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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반려견 장례식장에서

11 조회수 : 2,004
작성일 : 2023-09-29 16:31:44

아까 강아지가 떠났다는 글 읽고 생각이 나서 적어요. 

 

작년에 우리개가 떠났을때 

전 애들이 어리고 충격받을까봐 집에선 크게 소리내 울지도 못했던 것 같아요. 

새벽에 숨멎은거 확인하고

아침에 일어난 애들한테 ㅇㅇ이 갔다고 말해주고

회사 월차내고 애들 학교에 전화해 결석처리하고

그길로 바로 시외에 있는 장례식장에 갔지요.

어찌보면 슬픔보다도 기계적으로 일을 진행하는데

더 신경이 곤두섰던거 같아요.

 

화장터에 들어간 아이를 기다리며 대기실에 있는데

상복을 차려입은 어느 가족이 들어왔어요. 

우리가 대기실 자리를 뜰 때까지 방에서는 오랫동안 곡소리만 나더군요. 

유골 받아서 마무리 하고 차에 올라타면서 보니

화장터에 보내놓고 나와있는지 마당 구석에 

그 일행 중 한 여자분이 있었어요. 

짙은 화장에

한 손엔 담배를 들고  

퉁퉁 부은 눈은 허공을 향한 채

멍한 표정으로 쪼그려 있던 모습

그 모습이 잊혀지지 않아요.

 

전 한창 바쁘게 돌아가는 일상속에서 덤덤하게 있다가

가끔 온전히 혼자서 우울할때

항상 곁을 지켜주던 우리 강아지 빈자리 보면서 울곤 해요. 

 

강아지들은 너무나도 쉽게 우리에게 조건없는 사랑을 주고

마음을 무장해제 시켜놓고는

이다지도 금방 훌쩍 떠나버리는 걸까요. 

 

 

IP : 122.43.xxx.20
9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그러게요
    '23.9.29 5:25 PM (211.201.xxx.28)

    방금 아들이랑 우리 사랑이 잠든곳에
    다녀왔어요.
    돌아오는데 원글님 말씀과 똑같은 말을
    아들이 하더군요.
    왜 그렇게 수명이 짧은거냐고.
    아들 초등 1 학년부터 성인이 될때까지
    함께 살았어서 떠나고 나니까
    인생의 한 부분이 막을 내린것처럼
    상실감을 느꼈어요.

  • 2. ....
    '23.9.29 5:34 PM (114.200.xxx.129)

    너무 슬퍼요..ㅠㅠㅠ 제가 그런 반려견 못키우는것중에 하나가 그런이유도 포함되요...
    전 부모님도 일찍 돌아가셨는데.. 더이상 누군가의 죽음을 보기는 살면서 정말 보기 싫거든요...
    원글님이 묘사한 그분도 너무 슬프네요..ㅠㅠ

  • 3. ..
    '23.9.30 12:38 AM (211.204.xxx.68)

    ㅠㅠ
    ㅠㅠ
    ㅠㅠ

  • 4. ....
    '23.9.30 6:47 AM (58.29.xxx.85)

    저도 아이가 어려서 슬픈 내색 안하려고 엄청 참았어요.
    저도 기계적으로 처리하는데 곤두서있었던 것 같아요.
    얼마나 슬프던지 한번 감정이 터지면 걷잡을 수 없을 것 같았어요.
    오히려 유치원 다니던 아이가 엄마 OO이가 죽었는데 왜 안울어? 하더라고요.
    엄마 많이 슬픈데 참고 있어. 그냥 그랬어요.

    강아지 유골을 가지고 집에 돌아오는데
    유골단지의 온기가 제 다리 위에 따끈하게 느껴지는데
    저희 강아지가 항상 제 다리 위에 올라앉아있었거든요.
    그래서 왈칵 눈물이 날뻔한 걸 꾹 참았어요.

    그 뒤로 출근하는 차 안에서 매일같이 펑펑 울고 그렇게 추스려 갔던 것 같아요.
    지금 3년 되었는데 조금 덜 아파요. 근데 아직도 그 녀석 동영상을 못 보겠어요,
    말티즈였는데 비슷한 말티들 동영상 보면서도 저희 강아지 동영상은 차마 못 보겠더라고요.
    오랫동안 아파서 더 마음이 아플수도요

  • 5. 11
    '23.9.30 12:53 PM (122.43.xxx.20) - 삭제된댓글

    저도 인생의 한 챕터가 끝났지요.

    다시 개를 키울 수 있을지는 모르겠어요..ㅠ

  • 6. 11
    '23.9.30 12:56 PM (122.43.xxx.20)

    저도 인생의 한 챕터가 끝났다고 생각해요.

    내 강아지 너무 그립고 개를 키울때의 그 기쁨도 그립지만

    이게 참 엄청난 상실감이라

    다시 개를 키울 엄두가 나지는 않아요..ㅠ

  • 7. 유지니맘
    '23.10.1 1:35 AM (219.248.xxx.175)

    우리집 .... 봉구가 이제 저희를 떠날 준비를 하나봅니다.
    병원을 데려가지 말것을
    조금 기운없고 밥 안먹어서
    걱정되어서 데려갔었는데

    캔을 사주니 그렇게 잘 먹었었는데
    그냥 캔으로 사료 주고 그 좋아하는 고구마도 사과도 줄것을 ...

    병명을 알아버리고 나니
    처방식 사료 이외엔 아무것도 줄수가 없구요 .

    좋아질수 없고
    나뻐지는 기간을 늦추기 위해 하는 일련의 행동들이
    우리의 욕심인건지
    매일 반복되는 마음입니다 .

    수치상으로는 밥도 물도 못먹는 수치라는데
    이 아이는 살려고 그러는건지
    때론 밥도 산책도 물도 잘 먹어주기도 하고 .

    9월은 저에게 너무 힘든 날이였어요 .
    이제 15살 .. 많은 나이임을 인지 하지만
    이런글 접할때마다 참 힘들긴 하네요

    원글님도 댓글님들도
    힘내시길요 ..

  • 8. ..
    '23.10.2 3:49 PM (61.254.xxx.115)

    명절끝나고 이글 읽고 우네요 ㅠ

  • 9. 11
    '23.10.3 3:24 PM (122.43.xxx.20)

    봉구맘님 아이가 먹으려 하면 뭐든 주시구요.
    곡기를 끊으려 할때 억지로 먹이려 하지 마세요.
    전 강제급여 했던 게 후회로 남았어요. ㅠ
    한번씩 안고 나가 바깥바람 쐬어주고
    화장실 못가게 되면 그땐 패드 수시로 갈아주면서
    안아주고 말 건네주고 닦아주고 하세요.
    평화롭게 갈 수 있도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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