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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그냥 올려보는 제 늙은 아버지 이야기입니다.

DD 조회수 : 13,339
작성일 : 2023-09-11 12:27:20

혼자계시는 아버지를 거의 독박으로 돌보고 있어서 

82에도 몇차례 속풀이 글을 올린적이 있지요~

며칠 전에도 또 아빠한테 다녀왔어요. 

말하는 것도 좋아하고 여전히 젊은 시절의 따지고보면 

그리 엄청나게 대단할 것도 없는 본인의 삶을 쉬이 내려놓지 못하는 

그런 분이시라 만나면 늘 하고 싶은 말도 , 

가르치고 싶은 것도 많은 분입니다. 

그러니 집에 있는 시간이 길어지면 당연히 우울증 타령을 시작하십니다 ㅋ 

이번에도 어김없이 야외로 드라이브 하던 도중에 

경치좋은 야외 까페에 앉아서 풍경도 좋고 바람도 솔솔 

아, 가을이다 싶은게 집에서 들으면 짜증나던 아빠의 끊길 줄 모르는 이야기가 

밖에서 들으니 여유있게 들어드릴 힘이 생기더라구요~

 

초가을 바람이 솔솔 불어오는데 

커피 한잔 앞에 놓고 주변을 휘휘 둘러보시던 아빠가 

이런 데는 젊은 청춘 남녀들이 오는 곳이구나... 하십니다. 

(사실 대부분 중년이상의 가족단위 손님이 많았지만 

아빠 눈에는 그나이도 청년이었나봐요 ㅋ) 

그러면서 나는 이런 걸 소설 속에나 있는 일인줄 알았지 

내 청춘에는 없던 일이다... 하시네요. 

돈이 없어서 돈만 생기면 책 한권이라도 더 사보려고 노력했지 

한가롭게 연애를 하고 여자랑 차를 마시는 데이트는 상상하기 

어려웠다는 뜻입니다. 

저희 아빠 90 연세에도 잘생겼다는 칭찬을 듣는 분이고

젊으실 적엔 정말 미남이셨어요.

그런데 그 잘난 얼굴을 갖고도 돈이 없어 데이트는 소설 속의 이야기였다는 

말에  듣는 저도 울컥. 

아빠도 말하다보니 울컥하셨었나봐요. 

나는 평생 살면서 잘못한 일, 죄를 꼽으라면 가난하게  태어난 죄밖에는 없다... 하면서

(물론 그것이 유일한 죄는 아닙니다만...ㅋ 평생 나름 정직하게 원칙대로 

살아오신 분이라는 건 인정하기엔 그밖에 많은 공과는 저도 잠시 눈감아드림) 

그 연세에도 포기하지 못한 젊을 적 꿈을 눈시울이 빨개진채로 말씀하십니다. 

돈많은 이병철이도 한번도 부러워본적이 없지만 

반기문처럼(반기문씨가 롤모델이라는 사실 너그럽게 이해하시길~)

세계를 누비면서 호령하는 그런 사람이 되고 싶었다고...

예나 지금이나 귀가 닳게 들은 

서울갈 차비만 있었어도 00대(본인이 나온 지방의 한 대학) 는 생각도 안하고

서울대를 갔을 거라고...

그 놈의 학벌주의를 여태 포기하지 못하셨구나 

참 대단하시다~~ 싶으면서도 그 모습이 아버지 돌아가시고도 

두고두고 남을 것 같아 마음이 아리더라구요. 

 

죽음을 목전에 둔 90넘은 연세에도

제가 나름 그럴 것이다...라고 생각하는 인생 말년의 회한이 아니라  

학벌이니 출세니 하는 세상의 잣대를 버리지 못하시는 모습이 

안타깝기도 하고 슬프기도 한 날이었어요. 

 

지금은 아, 지겨워~~ 싶은 모습도 

몇년 후면 두고두고 떠오를 그런 어느 날의 풍경이 되겠죠?  

 

 

IP : 61.98.xxx.7
54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
    '23.9.11 12:32 PM (211.39.xxx.147) - 삭제된댓글

    칭찬합니다. 아버지에게 특별한 경험을 하게 해 주셨네요.
    어쩔 수 없죠. 아무리 이해가 안가도 내 부모님이라 들어주는 수 밖에.

  • 2. ...
    '23.9.11 12:33 PM (211.39.xxx.147)

    칭찬합니다.
    아버님이 특별한 경험을 하게 해 주셨네요.
    나이드신 분들의 회한, 어쩔 수 없죠.
    아무리 이해가 안가도 내 부모님이라 들어주는 수 밖에요.

  • 3.
    '23.9.11 12:35 PM (42.25.xxx.164)

    90에 대학 가셨으면 부자인데
    저희 아버지 살아 계셨다면 83인데
    동국대도 돈만 있으면 가던 시절이라던데
    서울대는 지금보다 훨씬 쎈다고

    나이가 많아도 현세적이라는 것은 어쩜 젊은것일수도
    성숙한다는 것이 내려 놓는건데
    또 어쩌면 나이듬이고
    젊은 마음이라 불평도 많으시고 회한도 많다는 것은
    아직도 욕심이 있다는 거고 젊다는 거죠

    아버지 뇌졸증으로 쓰러지고 3년 누워있다 가셨는데
    걸어다닌 시절이 정말 좋은시절이구나 느꼈어요
    전쟁 겪은 시절 고생해서 다 회한이 있어요

  • 4. ㅇㅇ
    '23.9.11 12:36 PM (218.239.xxx.72)

    잘 해드리세요~~
    돌아가시고 나니 후회되더라구요...

  • 5. ....
    '23.9.11 12:38 PM (221.157.xxx.127)

    ㅎ 저희아버지는 많은걸 이루셨어요 그시대에 공부해서 박사하고 교수하고 미국 교환교수도가고 제자들도 뭐 국회의원에 뭐에 한자리차지하고 인사온다고 논문자랑에 어쩌고저쩌고 수척해지고 후들거리는 다리로 지금도 예전에 본인이얼마나 잘나갔는지 본인이름 네이버 검색하면 동명이인중 제일앞에뜨네. 다른교수들 논문표절시비있지만 한번도 그런거없이 본인이 연구해서 쓴논문만 몇십권이네 ..처자식한테는 빵점이었는데 본인인생 너무잘산듯 자랑만 하시는것도 듣기 힘들더라구요.
    자랄땐 딱 요점만간단히 말 길게하는것 싫어하고 말대답도 못하게 하시던분이 이제는 나이드니 자꾸 길게 통화하고싶어하심 ㅜ

  • 6. .....
    '23.9.11 12:38 PM (211.234.xxx.130)

    학벌이.. 지금은 큰 문제가 아니지만
    아버님 연세에 서울대를 나왔으면
    인생 행로가 확연하게 달라졌을 수도 있겠죠...
    그런 의미라고 대충 이해해드릴 수 있을 듯 합니다.. ㅠㅠ

  • 7. 그 세대의
    '23.9.11 12:41 PM (211.206.xxx.180)

    가치관은 못버려요.
    반대로 제 아버지는 해외 명문대 나오셨는데 거의 백수로.
    그놈의 사농공상 마인드가 강해서 내가 왜 그런 일을 해야 하나 마인드.
    청년 때까지의 한때 잘나갔던 시절까지의 꽃노래만 중년, 노년 내내 읊고 가셨음.

  • 8. 인간은 다 늙어서도
    '23.9.11 12:47 PM (116.34.xxx.234)

    후회와 회한을 못 내려 놓고 상황을 탓하는 존재인가봅니다.

    90년이면 장장 한 세기입니다.
    세상이 얼마나 바뀌었나요.
    한국은 그야말로 격동의 시기였고, 기회의 땅이었어요.

    말년이 되면 인생이라는 게 결국은 내 할탓이였다는 걸 받아들이는
    현명함이 필요한 것 같습니다.
    자기연민은 정신건강에 아무런 도움도 되지 않으니까요.

  • 9. 추억
    '23.9.11 12:51 PM (172.97.xxx.242)

    남동생 둘에 장녀인 절 말그대로 살림밑천으로 여기시며 대하셨던 엄마
    가끔 여기 나오는 독한 엄마들 중 대표급은 되실 분이셨어요
    어쩌다 해외나와 살게된 절 가족버리고 떠난 못된년이라 칭하셨구요
    긴세월이 지나 정신이 흐려지셨는데 오랫만에 뵙게된 어느날 절 보자마자
    눈물섞인 목소리로 하염없이 "아유~~ 예뻐" 연발하시는데 어찌나 낯설던지
    뒤이어 내가 딸을 그리 대접하는게 아니었는데 하시니 어안이 벙벙 ㅠㅠ
    자주 못뵈어 죄송해요 했더니 자꾸 미안하다 하시대요
    서운함이 다 사라지고 그모습으로만 엄마에 대한 기억을 간직하게 되었어요
    그 긴긴 사연이 이 순간으로 정리되다니 신기하기도 하고 서글프고 감사한 마음 복잡했어요
    몇달후 다시 뵙게 된 엄마는 그새 절 못알아보시게 되었는데 아직 정신이 맑으실적 제게 주신 가장 큰 선물이라 여깁니다

  • 10. 참으로
    '23.9.11 12:54 PM (115.138.xxx.190)

    복 많은 아버지시네요
    삶의 끝자락에 따뜻한 시선으로 봐주는
    딸이 곁에 있어서
    아버지에 대한 깊은 이해도
    나는 못했지만
    이 부녀를 응원합니다

  • 11. 우와~~
    '23.9.11 12:56 PM (180.69.xxx.152)

    90세인데 대학을 나오셨다구요??? 헐...

    저희아빠는 8남매 장남이라, 공부를 잘해서 중학교 가고 싶다고 몇날며칠을 울었는데도
    돈 벌어오라고 초등만 졸업하고 서울로 올려보냈대요.

    부모라는 인간이 그래도 서울 갈 차비는 마련해줬나 봅니다...허허허...

    다음에 아버님 뵈면 저희 아빠 얘기도 좀 해주세요. 그런 인생이 대부분이었다고...ㅜㅜ

  • 12. 우와~~
    '23.9.11 12:58 PM (180.69.xxx.152)

    군대에 가서도 시골에서 밥도 못먹고 있을것 같은 동생들이 눈에 밟혀서
    그 당시에 몇푼이나 나온다고....군에서 나오는 용돈...그거 모아서 시골로 부쳤대요...하아~~

    정말 장남이라고 골수까지 빨아먹던 시절이었나 봅니다.
    저 어린시절에도 저희집에는 항상 삼촌, 고모들이 늘 같이 살았었어요.

  • 13. 플로네
    '23.9.11 1:05 PM (223.38.xxx.46)

    저도 한자락
    장애인 할아버지 슬하 오남매 장남이었던 울아부지
    수영장 60대 젊은 할아버지 손주랑 노는 모습 보시며 당신도 저리 절을때가 있었다며 바라보시는 눈빛에 회한 어린 눈빛에 마음 아팠네요. 좋아하시는 크림빵 입가에 듬뿍 묻혀가며 드시는 모습에 어찌 젊은 시절엔 그리 엄하고 빈틈없는 가장이셨을까 얼마나 힘드셨을까.
    힘든 시절 꿋꿋하게 버터주셔서 감사합니다. 아버지

  • 14. 아버지랑
    '23.9.11 1:05 PM (211.206.xxx.191)

    지금처럼 종종 데이트 하세요.
    겨울에는 실내 카페로.
    그때와 문화가 다르니 따님 덕분에 좋은 체험 하시면 좋죠.
    아빠 딸 잘 둔 줄 아세요 생색도 내가면서

  • 15. 90넘어
    '23.9.11 1:05 PM (182.216.xxx.172) - 삭제된댓글

    아버님이
    징징 스타일 이신것 같아요
    울엄마도 징징 스타일이신데
    90넘으셨는데
    그시대에 대학 졸업하신거는
    회한이 아니라 자랑이신데요
    전 그시대 대학 졸업한 사람 눈 닦고 찾아도
    귀하던 시대에 대학 까지 보내주셨는데
    인생이 왜 이모양이었냐
    제가 타박했는데요 ㅎㅎㅎㅎ

  • 16. ㅇㅇ
    '23.9.11 1:07 PM (61.98.xxx.7)

    우와~~ 님.
    저도 아빠가 비록 가난한 집에서 태어났지만
    교육열이 누구보다 뜨거웠던 엄마(제 할머니)의 아들로 태어난 건
    진짜 축복이라고 생각한답니다.
    할머니가 청상 과부로 자식 넷을 키우셨는데
    그중 둘을 또 일찍 앞세우고
    저희 아버지는 먼저 간 형을 대신해서 장남의 역할을
    지금 이날까지도 (조카에 조카 손주들까지 챙기면서 살아오셨어요)
    하고 계시지만...
    아무튼 그래도 그 어려운 시절에 초등학교만 졸업하고
    논으로 밭으로 나가 일하라고 안하고
    하실 수 있는데까지 어떻게든 공부를 시키신 할머니가 있었단 건
    정말 큰 행운이었다고 생각해요.
    사실 아빠가 저런 이야기를 구구절절 하실때
    저는 맨날
    아빠, 그 시절엔 다 그만큼은 가난했어~~~ 하거든요.

    가난했고 가난했던 그 시절을 살아오신 분들이
    얼마나 많으시겠어요~
    생각해보면 참 그 세대는 안쓰럽기도 합니다.

  • 17. 드라이브
    '23.9.11 1:07 PM (59.6.xxx.156)

    가능하신 건강도, 과거를 회상하시고 아직도 자신의 생각을 말씀하실 수 있는 지력도,
    수차례 들으셨을 그 이야기를 잘 들어주시는 따님도, 말씀하시며 일렁이는 아버님의
    마음도 다 부럽네요. 원글님 그래도 힘드셨을 텐데 애 많이 쓰셨어요.

  • 18. ..
    '23.9.11 1:11 PM (121.163.xxx.14)

    부럽네요
    90세 아버지랑 카페 나들이라니..
    말씀도 정정하시네요
    52세 젊은 나이에 떠나신 내 부친은
    얼마나 가슴에 회한이 많으실까 싶어
    떠나신지 벌써 30년이 넘었는데도
    아버지를 생각하면
    안타까움과 함께 가슴이 너무 아파요

  • 19. ..
    '23.9.11 1:12 PM (118.35.xxx.8) - 삭제된댓글

    제가 늦둥인 이유로 저희 아버지 살아계셨다면 97세쯤 되셨겠네요
    어렸을때부터 아버지 책장에서 꺼내 읽었던 책들이 지금도 기억에 생생해요. 사도세자 뭐 이런류의 책들.
    그시절 보기드문 고학력자셨는데 현실적으로 이룬건 별로 없으셨어요 허약한 건강탓에 그마저도 정년 마치지 못하셨구요 조용하고 학구적인 분이 엄마의 지겨운 잔소리에는 참지 못하고 엄청 크게 내지르셨어요
    지금 생각해보면 염세적 색채가 좀 깔린 분이셨고..퇴근하고 오시면 주머니칼로 연필 깎아 챙겨주시고...
    전 아버지가 어느부대에 있었는지 아버지 학창시절에 겪었던 굵직한 사건들 다 기억하고 있어요 아버지가 옛이야기처럼 이해하기 쉽게 풀어서 말씀해주셔서요 아버지 딸이여서 참고맙고 행복하다고 생각합니다 죽음이 덜 두려운 이유도 아버지 뵐수도 있어서예요
    원글님도 참 소중한 시간 갖고 계시네요

  • 20.
    '23.9.11 1:16 PM (49.163.xxx.3)

    저희엄마는 반대로 국졸인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신이 얼마나 열심히 삶을 개척하여 잘살아왔나 하는 자부심이 대단하세요. 그 자부심으로 말년이 행복하신것같네요. 그리고 과거시절보단 항상 현재의 자신이야길 하세요. 지금이 엄마의 제일 행복한 시절같습니다.

  • 21. 눈물나네요.
    '23.9.11 1:34 PM (59.9.xxx.185)

    아버지는 그림을 잘 그리셨죠.어릴적 대학노트에 그린 그림들 보고 그러려니 했었는데
    지금 돌아가신 후 생각해보니
    다 제가 물려받은거 같아요.
    저도 제자식들도 다 그림을 잘 그리고 전공하고...

    돌아가신 아버지 생각하며 읽으니 눈물이 저절로 흐르네요.
    어려운 시절을 살아오신 모든 아버지들 부모님들 감사합니다.
    전쟁격동기에 살아내시느라 얼마나 힘드셨을까 생각하니 가슴이 미어지네요.

    원글님
    그외 아버지와의 어머니와의 일화를 들려주신 모든분들, 감사합니다.

  • 22. . . .
    '23.9.11 1:37 PM (218.50.xxx.110)

    글들 감사합니다.

  • 23. 선플
    '23.9.11 1:40 PM (182.226.xxx.161)

    대학을 나오셨어요,?? 와..우리 엄마는 10살 어리신데도 무학입니다떱..원글님 글을 참 잘쓰십니다

  • 24. ....
    '23.9.11 1:54 PM (119.69.xxx.42)

    90세 나이에 옆에서 이야기들어주는 딸과 함께 드라이브가셔서
    자연속에서 원글님은 지치고 지겨워도 함께 하시는 그 순간 그시간들이~~
    그러고 싶어도 상황상 그러지 못하고
    데면데면한 아버지와 저의 거리를 보니 원글님이 부럽습니다~

  • 25. 원글님
    '23.9.11 1:57 PM (116.122.xxx.232)

    잔잔한 수필처럼 상황이 그려져요.글 잘 쓰시네요^^
    보통 죽을 땐 성취 못한 것에 대한 아쉬움 보단
    좀 더 사랑하고 좀 더 재밌게 살지 못한 회한이 크다던데
    님 아버님은 사회적 성공에 대한 욕망이 크셨던 분인가보네요.
    님도 아버님도 건강하시길 ..

  • 26. 감동
    '23.9.11 2:03 PM (39.124.xxx.196)

    간만에 마음이 따뜻한 글들입니다.
    읽으면서 눈물이 나네요.
    글로 감동을 주신 여러분,
    고맙습니다!

  • 27. 지나온길
    '23.9.11 2:20 PM (121.174.xxx.114)

    학벌이니 출세니 하는 세상의 잣대를 버리지 못하시는 모습이
    안타깝기도 하고 슬프기도 한 날이었어요.
    ---------
    그때는 더 더욱 학벌이 최고 출세의 지름길이었던 때이고
    지금도 예전보다 더 넓은 기회는 있다지만 버릴수 없는 현실이잖아요.
    50대 중반의 저 또한 학벌주의 놓치 못합니다.
    심지어 병원갈때 이 의사가 어떤 학벌이냐로 선택하는 척도의 기준을 삼죠.

    인생의 회한
    나이들면서 차곡차곡 쌓여진 인식의 고정점은 더 굳어집니다.

  • 28.
    '23.9.11 3:12 PM (106.102.xxx.236)

    저와 비슷한 아버지를 두셨네요 제아버지 작년에 89세로 작고하셨어요 6남매중 맏이라고 할아버지 할머니께서 가문을 빛내라고 엄청 기대하고 뒷바라지 하셨어요 어려운 형편에 시골에서 명문고와 명문대를 수학하신 대단한분이신데 삶의 자세가 다르셨어요 늘 부지런하고 성실에 최선을 다하시며 끊임없이 할일을 만드셨죠 자식들 누구도 아버지를 따르지 못해요 늘 기대를 버거워 했어요 늘 엄격하고 성취를 요구하셨어요 말년에 병환에 힘드셔도 병원 안가고 어떻게든 다른사람 힘들게 안하려고 혼자 고군분투 하셨어요
    제가 작년에 긴 직장생활을 퇴직하고 뵈러갔을때 학원을 운영하라고 하셨지요 저 환갑인데ㅋㅋ
    쓰다보니 눈물나네요
    정말 지난한 세월을 불굴의 의지로 삶을 지켜낸 덕분에 우리세대들이 편안하게 사네요 정말 감사드려요
    쓰다보니 눈물나요~~

  • 29. 어떤날
    '23.9.11 5:09 PM (116.43.xxx.47)

    원글님도 덧글 올려주신 분들 글도 자꾸만 생각나는 글이네요.

  • 30. ...
    '23.9.11 5:25 PM (125.187.xxx.45)

    원글님도 덧글 올려주신 분들 글도 자꾸만 생각나는 글이네요.222

    부모님 생각도 나고
    노년이 된 저의 모습도 그려보게 되네요

  • 31. . .
    '23.9.11 5:49 PM (59.22.xxx.2)

    글들 읽으니 눈물이 나요

  • 32. ㅇㅇ
    '23.9.11 7:43 PM (219.250.xxx.211)

    뒤늦게 글 읽었습니다 정말 여러 가지 생각들이 드네요
    돌아가신 저희 아버지도 생각나고요
    원글 님이 그려 주시는 아버지와 딸의 풍경이 참 따뜻합니다

  • 33. 눈물
    '23.9.11 9:54 PM (223.39.xxx.41)

    돌아가신 제 아버지도 사연 많은 분인데
    딸이 재주가 없으니 기리는 글도 못쓰네요.

  • 34. ㅇㅇ
    '23.9.11 10:17 PM (218.158.xxx.101)

    눈물님...
    아버지에 대한 이야기 들려주세요~
    우리끼리 82에서 나누는 글에 잘쓰고 못쓰는 게 무슨 의미가 있나요~

    아버지에 대한 이야기, 엄마가 돌아가시기 까지 간병과정.
    그 이후 전과 같지 않아진 아버지와의 관계 등등
    마음 속에 너무 많은 생각들이 생겼다 사그라들었지만
    순간의 기억으로 흘려보낸 것들이 많아요
    원망과 미움처럼 흘려보내서 더 좋은 것들도 있지만
    기억하고 싶은 순간들도 많았는데 사라지는 것들이 안타깝더라구요.
    그래서 그냥 며칠전의 기억을 제 스스로 남기고 싶어서
    아까 82에 글을 올렸어요.
    덕분에 덤으로 다른 분들의 부모님 얘기도 들을 수 있었네요.

  • 35. ㅇㅇ
    '23.9.11 10:28 PM (218.158.xxx.101)

    저 위에 찐한 점 두개님
    환갑 나이에 학원 운영하라고 하셨다는 아버님
    제 아빠와 정말 너무 비슷하세요.
    저도 늘 친구들에게 농담반 하소연 반
    나이 40넘어서도 영어공부 하란 이야기 듣는 사람은
    나밖에 없을거야... 했거든요. ㅋ
    그래도 저희 아빠는 50넘어가니 그런 말씀 더 이상 안하세요 ㅋㅋ

  • 36. 노을
    '23.9.12 1:32 AM (125.132.xxx.86)

    지금은 아, 지겨워~~ 싶은 모습도

    몇년 후면 두고두고 떠오를 그런 어느 날의 풍경이 되겠죠?

    제일 마지막 이 부분..
    80대 중반 친정부모님이랑 같이 살고 있는데..
    저도 항상 이런 생각을 하곤 한답니다
    언젠가는 사무치게 그리워 할 이 순간들을
    우리 즐기도록 해요 ..

  • 37. 눈이사랑
    '23.9.12 8:29 AM (223.38.xxx.205)

    돌아가신 아버지 생각나네요

  • 38. 복숭아
    '23.9.12 8:45 AM (222.106.xxx.90)

    잔잔하게 마음을 파고 드는 글이었습니다

  • 39. 아부지
    '23.9.12 8:52 AM (58.234.xxx.244)

    따스한 풍경의 님 글을 읽으니
    고등학교 1학년때 멀리 집 떠나와 있던 저를 보러 오셨던 아부지가
    손에 쥐어 주신 용돈 31000원이 이 세상에서의 마지막 아부지 흔적이라
    오랜시간 앨범에 넣어두고 눈물을 삼켰던 세월이 떠오르네요.
    사고로 하늘나라 떠나신 아부지가 너무 그립고
    아직 곁에 부모님을 두신 분들이 무척 부럽네요..

  • 40. ..
    '23.9.12 9:24 AM (172.116.xxx.231) - 삭제된댓글

    그 시절에 살던 분들 인생에 아쉬움 없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요.
    그래서 그 아쉬움을 자식에게 투영하곤 하고
    이게 자식들에게 부모에 대한 찌릿한 연민의 슬픔을 남겨주지요.
    자식들은 항상 뭔가 자신에 대해 죄책감 내지는 부족함을 느끼고요.
    부모님이 과거의 끈을 놓아버리고 현재에 집중한다면
    자식은 자신을 부모의 정서와 분리한다면
    훨씬 건강하고 행복한 관계와 자아를 가질 수 있는데 말이죠.

  • 41. ..
    '23.9.12 9:27 AM (61.254.xxx.115)

    아버님이 아직도 못이룬 꿈이나 학벌에대해 아쉬움이 많으신가봐요 이런분들은 방송통신대라도 다녀야되는데..그래도 90세면 그옛날에 대부분이 대학 안보냈어요 지방대라도 나오신게 어디임? 다 농삿일하고 공장다니고 막일하는사람이 대부분이었죠 아님 회사원이고

  • 42. ..
    '23.9.12 10:22 AM (117.111.xxx.4) - 삭제된댓글

    부럽네요.
    아버지 일찍 여의고
    딸을 남편삼아산다고 하던 엄마 50년 넘게 모시고
    병수발까지 하고나니 정떨어저고 어리고 어렸던 나에게 세상짐 다 떠넘기고 세상 슬픈 청상과부 코스프레하고 40대부터 홀로된 불쌍한 엄마역하면서 빨대꽂은 엄마
    받은거없이 큰딸 약할 강요당해서 나도모르는 새 집안 기둥으로 살아서 엄마에 대해서 기억도 뭣도 없고 없길 바라요.
    그냥 세상이랑 깔끔하게 아무도 힘들게 안하고 잘 이별하고 싶네요.

  • 43. ...
    '23.9.12 10:27 AM (116.125.xxx.62)

    저는 아버지 돌아가신 후
    아버지가 제게 어떤분이셨는지
    조문 온 분들께 보내는 감사글에 썼어요.
    많은 분들이 그런 분을 아버지로 둔 저를
    부러워하는 답글을 주셨고요.
    벌써 4년전 일이였네요.

  • 44. ㅡㅡ
    '23.9.12 10:31 AM (125.176.xxx.131)

    아마도 아버님께는 학벌이 한으로 남으셨나봅니다.
    지나온 삶에서 본인이 처한 환경의 제약때문에 이루지못한 부분이 두고두고 미련이나 후회로 남기도 하잖아요.
    저는 40대후반인데도 학창시절 조금 더 열심히 공부하지 않았던 것이 지금까지도 두고두고 후회가 되고... 건강할 때 건강 지키지 못한 것도 후회가 되고....아쉽고... 그렇거든요.
    아버님께서 남은 인생은 하고 싶은 거 마음껏 하시고 여유도 많이 느끼시고 삶의 즐거움도 많이 찾으시기를 바랍니다

  • 45. 바람
    '23.9.12 11:03 AM (211.37.xxx.222)

    글을 참 잘 쓰시네요
    원글과 댓글 죽 읽으며
    40대 중반의 나이로 돌아가신 아버지를 떠올려 보게 됩니다
    감사해요

  • 46.
    '23.9.12 11:15 AM (1.238.xxx.15)

    맨 마지막 글이 뼈때리네요
    원글님 착하시네요

  • 47. 원글님
    '23.9.12 11:15 AM (211.244.xxx.144)

    아버님은 행복한 분이세요..
    딸과 걸어서 그런곳도 나가보시고..
    저희 아빤 76세에 돌아가셨는데 20년을 병상에 누워계셨어요,ㅠㅠ정말 저희 낳고 키우시면서 자식들 고생안시키고 좋은집 좋은거 다해주셨는데.. 사고로 말년이 많이 힘드셨죠.ㅠㅠ
    원글님 아버지 정도면 행복한 삶이네요.

  • 48. 6.25전쟁을
    '23.9.12 11:16 AM (183.97.xxx.120)

    직접 겪으신 세대라 너무 너무 고생하셨던 분들이죠
    군대에서도 전쟁 땐 주먹밥 하나 얻어 먹으면 다행이고
    뚫어진 신발에 차로도 먼 거리를 걷는게 일상이었던 세대요
    중 고등학교만 나와도 다행인 연세에 대학을 나오셨다니
    할머니의 자식 사랑이 대단하심

  • 49. 666
    '23.9.12 11:18 AM (221.140.xxx.127)

    원글님도 덧글 올려주신 분들 글도 자꾸만 생각나는 글이네요

  • 50. 옛 어른들은
    '23.9.12 11:31 AM (183.97.xxx.35) - 삭제된댓글

    위를 보지말고 아래를 보고 살라고 했는데
    님 아버님은 그 연세에도 특이하긴 하네요.

    그 가난했던 시대에 대학이라도 나오고
    얼굴도 잘생기게 낳아줬으면 나머지는 본인몫이지
    가난이 죄라니 .. 인간의 욕심은 ..

  • 51. 아빠와 딸
    '23.9.12 11:34 AM (110.11.xxx.172)

    원글님글과 댓글 보면서 47에 가신 아빠가 생각나 하염없이 눈물이 나네요.

  • 52. ...
    '23.9.12 11:50 AM (211.202.xxx.118)

    혹독한 세월을 살아내고 지금은 천국에 계신 저의 부모님을 생각나게 하네요.

  • 53. akadl
    '23.9.12 12:30 PM (210.180.xxx.253)

    나이 90에 대학이라 아버님은 다 가지셨네요,,
    대학에,,인물에 효녀에 ,,,부럽습니다
    나이 59세인 큰언니 대학보낼때도 가시나들을 대학보낸다고
    학비 하나 안보낸 고모들이 단체로 쳐들어온 집입니다 ㅋㅋ
    그런 세월들을 보내고 살았네요

  • 54. 어떤날
    '23.9.12 2:57 PM (175.195.xxx.148)

    제 동생한테 원글님 아버님에 대해 얘기하니
    제 동생 시아버님 얘길 하더라고요.
    동생 시아버님도 아흔이신데 당신은 큰며느리를 잘 둔 덕에 커피점 선불카드?를 가지고 다니셨대요.
    날 더운 날,
    할머니들 모아놓고 서예 가르치시고
    운동 삼아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아메리카노 한 잔에 얼음 동동 띄워
    빨대로 쪽쪽 빨아먹고 오셨다는.
    지금은 요양원에 계신 시아버지.
    어찌보면 그 때 그 시절이
    인생의 하일라이트 였을 테지만
    당신은 그 사실을 전혀 모르셨을 거래요.

    어쩌면 원글님 아버님도 딸과 같이 커피 마시는 그 순간이 당신 인생의 하일라이트 일지도
    모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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