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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엄마나 나나...똑같구나..

엄마나 조회수 : 5,026
작성일 : 2023-08-19 22:02:35

딸이 요즘 상담을 받아요.

대학생인데 우울지수가 높게 나와서요. 상담을 받다보니 과거의 경험을 돌아보며 왜 이런 결과가 나왔을까 되집어보잖아요?

 

대학생이라 같이 bar에 가서 이야기하다가 이 이야기가 나왔는데 자기는 대략 중학교때부터 엄마의 푸쉬와  그거에 미치지 못할때 본인을 엄청나게 자학했대요.

반항한번 없는딸이었고, 시키는대로 잘 해줬고, 그래서 그게 맞는줄 알았어요. 아이를 위한 길인줄 알았고 , 좋은결과로 대학도 들어왔고 , 대학 1학년때도 부턴 아이도 지쳤나봐요. 당연히 가야할 그 길을 안가는 딸이 넘 이상하고 한심해보였는데...그런 아이를 견디느라 넘 힘들어서 제가 그냥 밖으로 나왔고..일을 하면서 제가 바빠지니 깨닫게 되더라구요. 아..애는 나랑 다른사람이구나..애는 이대로 온전하구나..그걸 인정하면서 마음이 편해졌어요.

 

그치만 스스로를 그렇게 자학해서 우울하게 될 줄은 몰랐어요. 넘 미안하고...나도 내 엄마랑 다를게 없구나라는 죄책감이 드네요.

정말 엄마노릇 열심히 했는데....너무 슬퍼요.

 

한편으론 너무 사랑하는 내 딸이  이제 그냥 귀여운 내  아기에서 진정한 독립된 성인으로 다시 서는 시간이 되기를 기도합니다.

 

부모되는게 이론이 아니라 실전인네요..

IP : 211.248.xxx.147
15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23.8.19 10:07 PM (115.136.xxx.13) - 삭제된댓글

    마지막 문장 명언이네요.

    근데 원글님은 부족한 엄마였을지 몰라도
    좋은 엄마네요.
    깨닫고 바뀌려고 노력하고 나를 돌아보는거요.

    이 가정은 분명이 서로를 믿고 의지하면서 잘 흘러갈거에요

    저는 지금 왔는데 '자기는 대략 중학교때부터 나의 정보력과 푸쉬와 그거에 미치지 못할때 본인을 엄청나게 자학했대요' 이거 진행형인 고등엄마에요 ㅠ.ㅠ

  • 2.
    '23.8.19 10:09 PM (115.136.xxx.13) - 삭제된댓글

    마지막 문장 명언이네요.

    근데 원글님은 부족한 엄마였을지 몰라도
    좋은 엄마네요.
    깨닫고 바뀌려고 노력하고 나를 돌아보는거요.

    이 가정은 분명이 서로를 믿고 의지하면서 잘 지낼거에요

    저는 '자기는 대략 중학교때부터 나의 정보력과 푸쉬와 그거에 미치지 못할때 본인을 엄청나게 자학했대요' 이거 진행형인 고등엄마에요 ㅠ.ㅠ

  • 3. ..
    '23.8.19 10:10 PM (211.208.xxx.199) - 삭제된댓글

    더 늦기 전에 지금이라도 깨달았으니 얼마나 다행인가요?
    이제는 행복한 날만 기다릴겁니다

  • 4. ...
    '23.8.19 10:10 PM (116.36.xxx.130)

    어릴때는 말을 잘 듣다가
    사춘기지나면 자기가 생각한대로 가는 경우가 많죠.
    정서적인 안정이 되어있어도 보통 그러해요.
    자책하지 않으셨으면 좋겠네요.
    딸은 시간이 가면 나아질거예요.
    수많이 넘어지는 순간에도 옆에서 괜찮아 힘내 하면서
    지켜주시면 좋아질거예요.

  • 5. ...
    '23.8.19 10:11 PM (39.123.xxx.101) - 삭제된댓글

    대학청년들 말 들어보면 엄마의 지나친 푸쉬 때문에
    노이로제와 우울증이 와서 약복용 중이라는 애들이
    정말 많아요

  • 6. 뒤늦은 사춘기
    '23.8.19 10:13 PM (1.245.xxx.138)

    저희 친정엄마가 저 공부시킨다고 희생 많이 하셨어요 아빠도 해외에서 일하셔서 말 그대로 독박으로 연년생 키우셨거든요 그러면서 엄마는 저를 공부시켜야 한다고 느끼셨는지 공부에 대한 푸시가 굉장했어요
    제가 어린 나이에도 부모님을 실망시킬 수 없다는 생각에 , 그리고 엄마의 푸시에 못이겨 죽어라 공부했고(저희 엄마 말로는 제가 사춘기도 없엇대요). 스카이는 아니지만 그래도 괜찮은 대학 학과 들어갔어요. 그리고 졸업 전에 대기업에 바로 취업했는데 (주변에 저만 취업했었어요 취업 전까지 엄마의 압박이 정말 잘난 아니였고 결국 제가 대기업 들어가면서 엄마아빠의 최대 자랑이되었어요) 그런데 저는 대학교 입학부터 대기업 취업 이후까지 사춘기가 왔어요. 엄마가 너무 밉고 원망스럽고... 저는 지쳤고요.. 사춘기가 늦게 온거죠..ㅜ 그 시기가 꽤 오래갔어요
    지금은 그때 그렇게 공부시켜줘서 감사한 마음이에요
    물론 엄청난 푸시로 입은 제 상처는 다 아물지 않았지만 나이 들면서 엄마의 입장을 이해하게 되네요 따님도 뒤늦은 사춘기 아닐까요... 너무 슬퍼마시고 잠깐 딸아이와 떨어져 지내보세요 따님도 마음 치유의 시간이 필요할거 같아요

  • 7. 오히려
    '23.8.19 10:18 PM (124.59.xxx.133)

    착하고 순한 아이들이 대학때나 심지어 대학 졸업하고 나서
    자아를 찾아가며 힘들어 하는 것 많이 봤어요.
    대개 엄마들은 그동안 착하고 공부 잘하고 말 잘 듣던 내 아이가?
    하며 원인을 못 찾는 경우가 허다하구요.

  • 8. 그러게요
    '23.8.19 10:21 PM (211.248.xxx.147)

    아이가 원망스러웠다고 조심스레 말하는데 마음이 미어지네요. 그럴 의도는 아니었는데..결국 내 욕심이었나. 진짜 미안하다..너가 그렇게 자학할줄은 몰랐다 했더니 모르는게 더 이상하대요. 근데...반항한번 없던 아이라 그냥 잘 따라온다 하며 욕심냈던것 같아요. 아이가 원망스러웠다고 하는 순간, 뭔가 엄마로 열심히 살아온 그동안의 내 인생은 뭔가 싶어... 넘 슬펐는데 난 엄마니까 아이가 다시 일어나게 응원해줘야지..정신 바짝 차려야지 하니 보이더군요.
    애가 어른이 되가는 과정이구나..
    어떤길이든...전 제 딸 정말 좋아해요. 자기만의 색깔과 정체성을 가지도록 앞서지 말고 지지하며 지켜봐야죠. 기억하려고 글로 남겼어요. 조언해주셔서 감사해요.

  • 9. 아이고
    '23.8.19 10:26 PM (61.74.xxx.226) - 삭제된댓글

    반항 한번 없고 시키는대로 잘해준 게 문제였네요.
    부모 시키는대로 안하면서 독립된 인간으로 커 나가는건데 그 시기가 없었으니. 이제라도 어머님한테 반항하고 시키는대로 안 하는 딸을 받아들이실 준비하시구요, 내가 얼마나 열심히 키웠는데...같은 자기연민은 내려놓으시길 바랍니다. 화살을 엄마에게 돌리지 않으려고 하니 본인 스스로에게 화살을 쏜 거고 그러니 우울지수가 높아질 수 밖에요. ‘좋은 결정’을 내릴 때 행복해지는 게 아니라 ‘자기 결정’을 내릴 때 행복해지는 게 인간입니다.

  • 10. 인생자체가
    '23.8.19 10:31 PM (182.228.xxx.67)

    실전입니다.
    그때 최선을 다한걸로, 지금은 딸의 말을 잘 들어주는 것만으로도
    훌륭한 엄마라고 느껴집니다.

    우울증은 누구 때문이 아닐수도 있어요. 뇌의 문제니까요 ㅜ.ㅜ

    잘 해결하고 엄마와 따님의 앞날을 위해 기도할게요.

  • 11. ...
    '23.8.19 10:50 PM (222.236.xxx.217)

    몇년전 저의 모습이군요
    전 지금도 마음이 먹먹합니다

    몇년이 지나니
    이젠 제가 지치고 힘드네요

    내가 왜 태어나서
    너까지 힘들게 할까..

    그런 생각도 들구요

    님은 저와 다르게 잘 해결하시기 바래요

  • 12. ㄴㄴ
    '23.8.20 12:05 AM (59.14.xxx.42)

    딸의 마음을 과거적이나 지금 현재로 다 이해하시는거보니
    대단하세요. 믿는 만큼 딸 또 잘 살 겁니다. 파이팅!

  • 13.
    '23.8.20 8:37 AM (14.33.xxx.113)

    지치면 쉬어가는 거 당연한 거죠.
    힘이 없으니 쉬는 거고요.
    딸아 힘내라.나도 힘내자 하지마시고
    스스로 자책하지 말고
    쉬어가도 된다고 스스로를 다독여 주시길요.

  • 14. 중 고생 자녀들
    '23.8.20 2:29 PM (124.53.xxx.169)

    지들끼리 있을때 엄마를 그년이라고도 한다는 말 들었어요.
    길거리서 흔히 볼수있는 평범한 학생들조차도요.
    다그치고 몰아 부치니 빠져나갈 구멍은 없고..
    그래서 그런지 .....끔찍하죠.

  • 15. ..
    '23.8.20 3:20 PM (58.226.xxx.35)

    당연히 가야할 그 길을 안가는 딸이 넘 이상하고 한심해보였는데...그런 아이를 견디느라 넘 힘들어서 제가 그냥 밖으로 나왔고..일을 하면서 제가 바빠지니 깨닫게 되더라구요. 아..애는 나랑 다른사람이구나..애는 이대로 온전하구나..그걸 인정하면서 마음이 편해졌어요

    말씀 좋네요.
    그 자체로 산이었다..70억개의 10원짜리가 쌓여있는 산에서 그 십원짜리들 중에 비교우위에 서려고 경쟁하는 것이 아니라 나 자체로 산이라는 걸 깨닫는 해방일지의 씬이 생각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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