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협에서 일주일에 한 두번 배달 오는데,
지금은 새벽배송이라 아저씨 만날 일 없지만,
몇 년 전까진 오후에 배송 와서 저 연차인 때 뵐 일이 있었는데,
안에 들여놔 주시며 깜짝 놀라시더라구요.
혼자 사냐고.
집안에 애들 것도 없고 짐도 없고 휑하니 싱글인 거 딱 보였을 거예요.
근데 매 주 4인가족 먹을 양 이상 주문을 하냐고... 다 먹긴 먹냐고.
ㅋㅋㅋ
저 많이 먹어요. 하니까 막 웃으시더라구요.
구내식당 맛없고 매식 못 마땅해 도시락 싸는데 반찬 네가지이상 싸요.
나물 두가지, 생선이나 고기 중 하나 꼭 넣고, 두부나 계란 같은 종류 하나. 국이나 찌개, 여름엔 국 대신 미역 오이 냉국 종류나 오이지 국물이라도 꼭 싸요.
양배추 찐 거나 깻잎, 상추, 쌈배추 중에 하나 넣고.
날마다 저 반찬들만 해도 식재료 값 꽤 들어요.
도시락 외에 출근해 요기할 과일이나 파프리카 같은 야채 혹은 찐감자에 요거트. 이런 것도 챙겨요.
기운 좀 떨어진다 싶은 날은
아침에 부채살 두 점이라도 궈 먹고 출근해요.
먹는 데 돈 많이 듭니다.
음식하는 거 좋아한다기 보다,
도시락이라도 충실히 먹지 않으면 제대로 먹고 살지 못 하겠더라구요.
혼자 사는 직딩인데 누가 해 주는 사람 없고,
남편 애들 해 먹이며 덤으로 먹을 수 있는 상황 아니니,
나 혼자 먹자고 그걸 하냐는 사람들한테 말 좀 듣지만 그럴 땐
나 혼자 먹자고 하지 않으면 평생 못 먹고 사니 한다고 해요.
제 도시락 보면서 동료들이, 사먹는 밥 못 먹겠네. 하고 웃어요.
한번씩 도시락 먹으러 출근해? 하는 농담도 들어요. ㅋ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