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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씁쓸한 어머니날

진짜 조회수 : 6,292
작성일 : 2023-05-15 21:23:39
미국은 어제 어머니날이었어요. 한국 어버이날 못지 않게 성대하게 하는 것 같아요.
하지만 저희집은 남편이 이틀 전에 생일이어서 엄청 비싼 레스토랑에 가서 식사도 했고 (같이 내자는 걸 제가 다 냈음) 남편 생일 선물로 돈도 많이 썼고해서 아이랑 남편한테 그랬어요. 나 준다고 선물이나 꽃다발같은 거 사지 말고 또 레스토랑 예약하지 말고 내가 원하는 걸 해달라고요. 딱 두가지. 나랑 같이 동네 근처 산에 가볍게 등산가기. 그리고 둘이 알아서 마음에 드는 화분 하나씩 사다가 마당 꽃밭에 심어주기.

점심 시간 지나도 각자 컴앞에 앉아서 안 움직이길래 저혼자 부랴부랴 도시락을 싸고 두 남자를 재촉해서 산으로 갔어요. 동네 미장원에 갔더니 아주 쉽고 좋은 하이킹 코스가 있다고 가보라고 지도까지 그려주길래 처음 가본 건데 지도가 애매해서 좀 헤매긴 했지만 다른 등산객들 따라서 정상에 쉽게 올라갔고 자리깔고 도시락도 먹고 사진도 찍고. 제 마음속에선 오케이 한가지 소원 클리어. 이제 내려가서 화분사러 가야지~ 그랬는데 내려오는 길을 잘못 찾아서 빙 둘러내려왔어요. 차까지도 멀리 떨어진 엉뚱한 출입구로 나와서 한참을 더 걸어야 했고요. XXL를 입는 고도비만의 남편은 컴퓨터 타자칠때 손꾸락 움직이는 거 말고는 몸을 쓰는 일이 없는 사람이라 원치않던 하이킹을 두 시간하고는 머리끝까지 화가 나서 길 한가운데서 저한테 고함을 고래고래 질렀어요. 그리고는 바로 집에 와서 쓰러져 자고요. 

저녁에 아이가 배고프다고 라면끓여달라길래 남편도 먹으려냐고 물어봤더니 달래요. 스테이크 구워 올려서 두 남자 라면 끓여주고 페북에 보니까 남편은 제가 며칠전에 직장에서 받아온 카네이션 바구니를 어머니날 선물인 것 처럼 사진 찍어서 올렸네요. 나쁜 * 아무리 쇼윈도 부부라지만 이건 좀 아니지 않나요. 그깟 선물이 뭐라고 카드 한장 못받은 게 뭐 대수라고 써놓고 보니 제가 쪼잔한 것 같지만 마음이 참, 헛헛하네요. 

 


 
IP : 74.75.xxx.126
26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ker
    '23.5.15 9:25 PM (180.69.xxx.74)

    뭘 같이 할 생각을 마세요
    한심한 남편이네요

  • 2. Mmm
    '23.5.15 9:27 PM (70.106.xxx.253)

    이미 다 알거면서 뭘 기대해요
    저도 제가 하고싶은거 제가 했어요
    기대말고 님이 혼자 다 하세요
    아이는 계속 가르쳐요 그래야 나중에 자기마누라한텐 안그러죠

  • 3. ker
    '23.5.15 9:28 PM (180.69.xxx.74)

    앞으론 생일도 대충 해주고
    님 생일이나 그런 날엔 친구랑 노세요

  • 4. ....
    '23.5.15 9:30 PM (39.7.xxx.151)

    쇼윈도 부부인데 뭐하러 비싸누외식비에 비싼 선물까지 하셨어요.
    남편 하는 꼴을 보니 남편은 달라질 생각 없나 본데
    괜한 기대 말고 잘해보려는 노력도 하지 마세요.
    님편한테 쓸 돈과 마음을 아껴서 날 위해 나에게 쓰는게 낫겠어요.

  • 5. 글쎄요
    '23.5.15 9:31 PM (122.32.xxx.116)

    제 경험으로 보면
    다른건 필요없고 내가 원하는걸 해다오
    저는 이것도 힘들더라구요

    익숙하지 않은 길에
    좋아하지도 않는 하이킹, 예정보다 늦어지는 시간
    꼭 이걸 했어야 하는걸까
    좋아하는 화분도 내가 사고 하이킹도 내가 하고
    가족들이 엄마한테 해주고 싶은걸 받으세요

  • 6. ㅁㅁ
    '23.5.15 9:32 PM (183.96.xxx.173) - 삭제된댓글

    어머니날을 남편에게도 챙김을 받아요?

  • 7. //
    '23.5.15 9:33 PM (218.149.xxx.186) - 삭제된댓글

    진짜 솔직히 제 남편이 아버지날에 곱게 갖고싶은 선물을 차라리 달라고 하는게 낫지
    몸으로 어딜 가자 뭘 해라 그러면 너무 힘들것같아요. 똥개훈련시키나 싶고....
    님이 선물 하지 말래서 하지 않았고
    대신 나름 큰맘먹고 움직인건데 그걸 나쁜놈이라고 하면...

  • 8.
    '23.5.15 9:34 PM (74.75.xxx.126) - 삭제된댓글

    내 아이의 엄마니까요. 반대로 아버지날 남편한테 카드랑 선물 줘요.

  • 9. j게다가
    '23.5.15 9:34 PM (70.106.xxx.253)

    이미 쇼윈도라며 뭔 고급레스토랑에 돈도 다내고..
    더블엑스라지 남편이랑 하이킹이라니요
    아이랑 둘이 보내요 다음부턴요
    화분도 님이랑 아이랑 심구요

  • 10. 이제 다음달
    '23.5.15 9:35 PM (70.106.xxx.253)

    다음달에 파더스데이 있는데
    또 고구마짓 하지말고 받은만큼만 하세요

  • 11. ㅇㅇ
    '23.5.15 9:44 PM (58.124.xxx.225) - 삭제된댓글

    어머니날이면 자식한테만 받으면되죠.저도 어제 받았어요 아이들한테서

  • 12. 무리수
    '23.5.15 9:45 PM (180.69.xxx.124)

    그렇게 운동 싫어하는 사람을 끌고 그렇게 개고생을 시키다니요
    상상만 해도 끔찍해요.
    그냥 그 사람들도 가볍게 부담안될 만한 것을 달라고 해야지요.
    동네 산책 20분만 하자던가.
    같이 차마신다던가..이정도요.

  • 13. 아이고
    '23.5.15 9:49 PM (74.75.xxx.126)

    남편이랑 같이 차마시는 게 선물이라고요.
    아이고, 제가 너무 큰 걸 바랬나보네요 ㅎㅎ

  • 14. 피곤
    '23.5.15 9:52 PM (112.164.xxx.243) - 삭제된댓글

    남편욕만 못해요
    거꾸로 울 남편이 나한테 그랬으면 나도 열 받았을거라서
    적당히 해야지요
    그래도. 하잔다고 가는거면 그렇게 나쁜건 아닌듯요
    그냥 원글님 보통남들 하는대로 하세요
    다 피곤해요

  • 15. 님 실속도 없음
    '23.5.15 9:58 PM (1.238.xxx.39)

    쇼윈도라며 그 인간들이랑 등산이나 차 마시며 시간 보내고 싶으세요?
    남편 생일에 돈쓰지 마시지..
    님 실속 차리세요.
    좋은거 드시고 좋은거 사시고 그 사람들에게 기대란 것을 하지 마세요.
    님 남편만 가식 떤거 아니예요.
    님도 돈으로 환심사고 그들의 시간을 사려한건데
    그들은 최소한의 돈값도 못하네요.

  • 16. ㅇㅇ
    '23.5.15 10:00 PM (14.52.xxx.109)

    쇼윈도우 뜻을 잘못 알고 계시네요
    그냥 님이 호구죠...
    남편 생일은 다 챙겨주고 본인은 못받아먹는건
    쇼윈도우라고 그러지 않아요.

  • 17.
    '23.5.15 10:03 PM (74.75.xxx.126)

    남편이 왠지 계속 폰을 들여다 보길래 페북에 뭘 올렸나 싶었는데
    집에 있던 꽃바구니 사진이랑 자기 생일날 레스토랑 가서 찍은 제 사진을 올렸더라고요. 마치 어머니날 기념으로 외식한 것처럼요. 아무것도 안 해줄거였으면 그냥 그러고 있을 것이지 왜 척은 하냐고요. 저 원래 페북 안하는데 남편 올린 거 보느라고 들어가보니 다른 제 친구들도 자랑글 엄청 올렸네요. 친구들의 행복해 보이는 모습이 진심 흐뭇했지만, 힌편으로 난 뭘 잘 못해서 이렇게 다른 하루를 보냈을까 궁금해지더라고요.

  • 18. ker
    '23.5.15 10:06 PM (180.69.xxx.74)

    사실 운동 싫어하는 사람에겐 고문이죠 .그냥
    동네 산책이나 하고 맛집 가시지 ...
    상대방 입장에서 보면 달라요
    각자 좋은거 하세요

  • 19. 저도
    '23.5.15 10:06 PM (211.36.xxx.141)

    마침 미국에 있어요 어제 어머니날 이라고 난리네요 식당들이 웨이팅이 너무 길더라구요..미국사람들도 이런날 이러는구나 했네요~
    기분 푸세요 남편도 제일 싫어하는걸 하자하니 짜증났죠뭐 그러려니 하세요~

  • 20. ㅡㅡㅡㅡ
    '23.5.15 10:19 PM (61.98.xxx.233) - 삭제된댓글

    어머니날은 자식한테만 바라시고?
    남편은 놓아 주시지.

  • 21. 아이는
    '23.5.15 10:22 PM (74.75.xxx.126)

    아직 미성년이니까 어머니날이면 아빠가 나서서 돈도 내주고 이렇게 하는 거라고 가르치고요
    아버지날이면 엄마가 챙겨주죠. 성인이 되면 아이가 알아서 하게 내버려 두고요. 학교에서도 엄마한테 편지 쓰게 시키고 여러가지 행사를 많이 준비해줘요.

  • 22. ...
    '23.5.15 10:27 PM (45.124.xxx.68)

    헛헛한 마음 이해합니다. 토닥토닥.
    만약 다음에도 산책하신다면 아는 길로 가볍게~

  • 23. .....
    '23.5.15 10:28 PM (39.7.xxx.147)

    남편은 그저 남에게 보이기 위해 님을 이용하는거 같은데요.
    가정적인 남편 연기를 위해서 님 사진 올리는거 보세요.
    돌아올 아버지 날에는 선물이건 외식이건 아무것도 하지 마세요.

  • 24.
    '23.5.15 10:33 PM (221.140.xxx.139)

    원글님 서운함은 토닥

    근데 평소 안 다니시는 분 끌고
    2시간 산행은 ㅜㅜ 공감 못해요

  • 25. 아니
    '23.5.15 10:45 PM (74.75.xxx.126)

    정 페북에 자랑하고 싶었으면, 있는 그대로 산에서 찍은 사진 올리고.
    취향도 독특한 우리 와이프님, 어머니날 선물 대신 같이 등산가달라고 해서 두 시간 동안 개고생. 그래도 일년에 한번뿐이니 참고 넘어가기로... 뭐 이렇게 솔직하게 올리면 되잖아요. 왜 그렇게 ㅈㄹㅈㄹ 해놓고 사 주지도 않은 선물에 외식 뻥을 치냐고요. 다시 생각해도 열받아요.

  • 26. 아직도
    '23.5.15 10:49 PM (70.106.xxx.253)

    아직도 남편에 대한 기대가 있으니 열받으시는거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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