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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돌고도는 단팥빵

웃기는얘기 조회수 : 5,615
작성일 : 2023-05-02 19:16:57
심심해서 옛날에 저희집에서 있었던 웃기는 얘기 해볼게요

저희 집에는
오랜 시간동안 갈고 닦은 간식 취향을 뽐내는 분이 한분 계셨어요. 아버지. ㅋ

1일 1회 보통은 뉴스보는 시간에 달달한걸 좀 드십니다.
좋아하시는 것도 거의 정해져 있어요
그중에서도 단팥빵 소보로빵 맘모스빵을 좋아하셨는데
이런 빵들이 잘하는 집꺼는 아주 맛있잖아요
보통은 제가 서울 시내 여기저기 일있을 때 다니다가
이동네에 유명한 오래된 빵집이 있다, 그러면 가서 사다 드리곤 했어요.
기본빵 말고도 휘낭시에나 이름 복잡한 양과자풍 빵같은것도요.

그런데 어느 해엔가 제가 너무 바빠서 정신이 없어서
통 아버지 간식을 못챙긴 때가 있었는데
아버지는 사다드리는 빵만 드시는게 습관이 돼서 동네 체인점 빵집은 잘 안가시게 됐단 말이죠.
맛이 없다나? ㅋㅋㅋ

저희 아버지는 성격이 약간 소심하신 편이라
얼굴도 못보는 딸한테 빵 얘기는 못하고 혼자 점점 삐지는 상태가 심해졌고
동생한테 요새 빵을 통 못먹었다 ... 고 하소연을 하게 됩니다.

동생은 모든 물건은 이마트에서 사면 된다고 생각하는 편이라
아니 우리 아버지가 단팥빵을 못드시다니!!! 이런 간단한 문제는 제가 해결해드리겠습니다
이러구서 다음에 이마트에 갈 일 있을 때
그 보름달빵 크림빵 단팥빵 ... 아시죠? 그걸 잔뜩 사온거에요.
아버지는 아 정성이 가상하다. 너는 효자~~~
이렇게 말만 해놓구는 한입도 안먹고 냉동실에 넣어두고요

저는 바쁜 일이 끝나고 돌아와보니
아빠는 삐져있고, 엄마는 아빠가 삐진건 옳지 않지만 너는 당장 빵을 좀 사줘야겠다는 입장이고
남동생은 나는 부모님 잘 챙기는 효자지, 이러고 있는데
냉동실에는 빵이 그득그득 들었구요.

그 빵은 제가 사무실 들고 나가서 매일매일 다 먹었구요 ... ㅋㅋㅋ 맛은 없더라구요

동생은 빵을 사오기만 하지 입에도 안대기 때문에 모르고 지나갔고

아빠는 다시 맛있는 빵을 먹었고

제 지인들은 이런 빵은 어디서 났냐고 다 한마디씩 물어보고 ㅋㅋㅋ

어버이날 주간이라 한번 써 봅니다 

제 동생은 참 이상한게
지도 안먹는 이마트 빵을 왜 한보따리를 사오냐구요
제가 먹다 먹다 짜증나서
이런거왜 사오냐고 했더니 냉동실 열어보면서 다 먹었는데??? 이래서
담부턴 절대로 사지 말라고 했어요  그러니까 안사더라구요
둔해가지고 ...
IP : 122.32.xxx.116
26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ㅇㅇ
    '23.5.2 7:19 PM (175.207.xxx.116)

    아~ 너무 재밌어요 ㅋㅋㅋ
    또 맛있어요 ㅎㅎㅎ

  • 2. 글이
    '23.5.2 7:20 PM (118.235.xxx.249)

    쫌 귀여워요. 아버님도 동생도 원글님도
    만화 캐릭터들 같아요.

  • 3. ..
    '23.5.2 7:23 PM (180.67.xxx.134)

    글이 넘 재밌어서 정독했어요^^

  • 4.
    '23.5.2 7:28 PM (122.34.xxx.245)

    아~~ 맛있는 단팥빵 먹고싶네요
    엄마가 몇년전에 사다주신
    천안에 있던 뭔 갈비집에서 팔던 단팥빵이
    인생 단팥빵인데...
    타산이 안맞아서 안한대서
    너무 아쉬워요ㅠㅠ

  • 5. 원글이
    '23.5.2 7:29 PM (122.32.xxx.116)

    알고보면 고구마 백만개 장르에요 ㅡ.ㅡ

    저희 아버지는 식당에 가면 종업원하고 눈도 안마주치는 성격 메뉴판도 안보심
    이거드실래요? 저거드실래요? 물어봐야 대답하심. 물수건 달라그래 ... 아주 작게 말해서 들리지도 않음.
    자주 느끼는 감정 섭섭함 ... 삐짐 ... 심술

    거기에 맏딸과 막내아들만 있는 집이라 자식에 대한 기대치가 하늘과 땅차이
    아들은 이마트 빵만 한보따리 사다놓아도 효자 소리 듣는 집 ㅋㅋㅋㅋㅋㅋㅋ

    이런 행간도 좀 읽어부세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

  • 6. ㅇㅇ
    '23.5.2 7:35 PM (175.207.xxx.116)

    밤고구마가 아니라
    꿀고구마인가봐요 ㅋㅋ

  • 7. ker
    '23.5.2 7:37 PM (180.69.xxx.74) - 삭제된댓글

    아들놈은 그래요 섬세한게 없죠
    그래서 딸딸 하는거임

  • 8. ker
    '23.5.2 7:39 PM (180.69.xxx.74)

    아들은 어찌해도 효자군요
    저라면 대놓고 사달라고 할때까지 모른척 해요 ㅎㅎ
    알아서 너무 좋은거만 해 드리니 당연하게 생각한단 글 많아요

  • 9. 댓글에서
    '23.5.2 7:41 PM (118.235.xxx.249)

    원글님의 빡침이 느껴져요.ㅎㅎㅎ

  • 10. 원글이
    '23.5.2 7:45 PM (122.32.xxx.116)

    아버지랑 사이가 좋은 편이라고 생각했는데
    엄마 돌아가시고 보니까 엄마라는 쿠션이 있었더라구요
    아버지는 자잘하게 원하는게 많은 성격인데 / 저는 대범한 편이구요
    그래서 원래도 잘 안맞는 성격이라 아빠가 힘들어하셨어요 ㅋㅋㅋ

    집에 올때 서브웨이 에그마요랑 스벅 프라프치노 좀 사와라. 라는 말을 못해서
    얼굴이 빨개지시는 성격이요.
    동생은 아빠랑 성격이 비슷한데가 있어서 좀 임의롭다고 해야 하나 ... 근데 동생은
    아버지가 뭘 원하는지를 정확히 몰라서 늘 이상한걸 사오구요
    서브웨이 에그마요 아니고 빠바 샌드위치. 스벅 프라프치노 아니고 캔커피 이런 식이요 ㅋㅋㅋ

    어느 집이나 이런 미묘한 문제들이 있겠죠

  • 11. .....
    '23.5.2 7:46 PM (39.7.xxx.144)

    아들들은 너무 우쭈쭈 자라서 뭘 할생각이 없어요.
    부모들은 또 딸이 하는건 다연하고 아들은 뭣같지도 않은거 해줘도
    잘한다 잘한다.

    근데 원글도 너무 잘하진 마세요
    아버지 그렇게 입이 고급이게 만든덴 원글도 한몫 했어요.

  • 12. ker
    '23.5.2 8:06 PM (180.69.xxx.74)

    직접 사셔야죠
    멀리도 아니고 서브웨이나 커피 같은건요
    엄마나 딸이 다 해주니 안 해봐서 구래요

  • 13. 아이구
    '23.5.2 8:16 PM (211.245.xxx.178)

    ㅎㅎ..식당 종업원이랑 눈도 못 마주치는 양반이 스벅이랑 서브웨이요? ㅎㅎ
    원글님이 동생한테 일러두세요.
    남동생이니 에휴..ㅎㅎ..정확하게 일러둬야겠지요.ㅎ
    그래도 이마트 빵이라도 사다주는 아들인거보니 아주 무심한 녀석은 아니니 정확하게 알려주면 아버지 삐지게는 안할거같아요.ㅎㅎ
    원글님의 빡침보다는 재밌게 읽었어요.ㅎㅎ

  • 14. ..
    '23.5.2 8:37 PM (73.195.xxx.124)

    동생도 착하니까 헛돈 쓰게 하지마시고
    아버님이 좋아하시는 목록을 동생과 공유하세요.

  • 15. ㅇㅇ
    '23.5.2 8:50 PM (175.207.xxx.116)

    서브웨이 에그마요 아니고 빠바 샌드위치. 스벅 프라프치노 아니고 캔커피 이런 식이요
    ㅡㅡㅡ
    동생은 모르는 척 하는 거 아닐까요 ㅋㅋㅋ

  • 16. 글지문
    '23.5.2 9:08 PM (168.126.xxx.248)

    원글님 전에 아버님 위해 굴전 많이 부치셨다는 분 맞지요? ㅎㅎ 역시 효녀셨네요.
    님 글은 여전히 귀엽고 사랑스러워요.

  • 17. 아빠는
    '23.5.2 9:18 PM (223.38.xxx.7)

    원글님같은 딸과 동생분 같은 아들이 있어 참 행복하시네요^^

  • 18. ....
    '23.5.2 9:24 PM (121.151.xxx.18)

    ㅋㅋㅋ

    삐져있는아버지
    삐진거는 잘못이지만 빵은사다줘라 ㅎㅎ

    남자애들은 좀그래요
    그냥빵이아니라
    어디제과 무슨빵 몇개이래이야기해줘야해요

    서브웨이는저도 주문못합니다ㅠㅠ

  • 19. 쓸개코
    '23.5.2 9:57 PM (218.148.xxx.236)

    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 아버지를 비롯.. 가족들이 귀여우세요.ㅎㅎㅎㅎ
    원글님 글도 참 술술 잘 읽히게 쓰시네요. 잘 읽었습니다.

  • 20. 남동생에게도
    '23.5.2 10:03 PM (108.41.xxx.17)

    아버지의 특이한 소심한 성격을 제대로 알려 주고,
    아버지의 취향을 제대로 전달 하시고,
    나눠야 합니다.
    안 그럼 원글님이 평생 아버지의 원망받이 심부름꾼이 됩니다.
    제발!!! 남동생도 사람 취급을 하고 제대로 훈련시키세요.

  • 21. 이 와중에
    '23.5.2 10:28 PM (58.127.xxx.169)

    짐승같은 저는
    제일 맛있는 단팥빵 소보루빵은 어디걸까 궁금해요.
    장블랑제리나 빵장수 그런걸까요?
    전 통단팥이 좋은데 요즘은 앙금빵이 많아서 섭섭해요

  • 22. 원글이
    '23.5.2 10:49 PM (122.32.xxx.116)

    장블랑제리 맘모스빵이 유명하다 해서 사봤구요
    이 얘기는 역사가 깊은 얘기라 ㅋㅋㅋ
    태평로 삼성본관에 신라명과 있었을 때 단팥빵 ....... 군산 이성당 ...... 수원 하얀풍차
    이런데 다 가봤구
    김영모 나폴레옹 이런데도 기본이고
    각 백화점 식품관 단팥빵 도 거의 다 사봤을걸요 ㅋㅋㅋ

    소보로빵은 잘하는 집 찾기가 힘들어요
    오히려 홍대 앞에 일본식 빵집 들어왔을 때 메론빵 이런것도 사가봤구요

    전 안먹어서 뭐가 맛있는지 모릅니다

    아참 아까 이름이 생각안나서 못썼는데 붓세, 전주 풍년제과 붓세
    부산 유명 제과점이 옵스밖에 없을 때 옵스 학원전
    이런건 다 사봤어요 ㅋㅋㅋ

  • 23. 우리아버지픽
    '23.5.2 11:42 PM (125.143.xxx.89)

    삼성역에 있는 인터콘티넨탈 파르나스 델리 단팥빵 맛있어요 4000원ᆢ

  • 24. ㅋㅋㅋ
    '23.5.3 1:00 AM (125.132.xxx.86)

    원글님 글 넘 재밌어요 ㅎㅎ 시리즈로 연재 해 주심 안될까요? ::

  • 25.
    '23.5.3 9:39 AM (125.247.xxx.227)

    소소한 글 재밌네요 아버지 입이 고급이셔요
    단팥빵 저도 좋아하는데 가성비 있고 빵은 말랑말랑 단팥 많이 든건 홈플러스 몽 블라제 세에트 제과점빵이에요 4개들이 홈플러스몰에선 정통단팥빵이라고 적혀있네요 4개에 6920원
    예전엔 트레이더스 단팥빵도 맛있었는데 요즘은 안보이더라구요 장블라제도 한동안 많이 갔었는데 멀어서 홈플러스꺼로 만족해요 근데 이마트껀 정말 맛없

    아버지 성격이 눈에 보이듯 그려집니다 건축탐구 집에서도 건축가랑 집주인이 인터뷰하는데 쳐다보지 못하고 다른곳을 응시하며 말한다던가 의외로 사회생활 오래해서 안그럴것 같아도 그런분들 많아요

    예전 저희 선생님은 학생들 쳐다보지 못해서 멀리 한 곳만 바라보며 수업을 진행하셨어요 개인 상담할때도 연필만 보고

  • 26. dd
    '23.5.3 10:22 AM (14.32.xxx.186)

    단팥빵은 장블랑제리가 괜찮은 것 같아요 통팥 좋아하시는 분은 나폴레옹 본점도 좋고요
    원글님, 아버님의 고급스런 취향 좀 공유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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