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Banner

꾸밈의 이상한 심리에 대한 고찰

... 조회수 : 2,396
작성일 : 2022-09-02 21:31:20
지금은 안 만나는 20여년 전 옛날 대학 친구 중에 제 옷차림에 되게 시시콜콜 참견하는 친구가 하나 있었어요.
제가 입고 간 옷이 새 옷인 걸 귀신 같이 알아보고 무슨 브랜드인지도 맞추고 백화점에서 샀는지 캐묻고 등등. 
자기도 청바지 톰보이 입은 날에는 누가 묻지도 않는데 톰보이 입었다 자랑하기도 해서 
처음에는 전 걔가 패션에 관심이 많은 애인 줄 알았어요.
그런데 시간이 흐르면서 처음에는 볼 때마다 풀메이크업에 하이힐 신고 다녔던 애가 점점 안 꾸미기 시작하더라고요. 
그런데 패션에 대한 관심은 사라진 게 아닌 거 같은 게 제 옷차림에 대한 지적질은 더 늘었고요. 
플러스 틈틈히 브랜드 입는 골빈 인간들에 대한 분노와 험담을 하곤 했죠. 
저는 쟤가 왜 갑자기 저러나 왜 멀쩡히 대화하다가 갑자기 이상한 대목에서 버럭하나 이해할 수가 없었죠.
그런데 이제 나이 들어 생각해보니 알겠어요.
걔한테는 애초에 자기가 우월감을 느끼는 게 세상에서 가장 중요하고 처음 만난 옛날부터 그랬다는 걸. 
뭘 해도 타인과의 비교를 통해서만 자기 자신을 정의할 수 있도록 사고 회로가 고정됐달까.
그러니까 걔한테는 뭘 입고 꾸민다는 게 
오늘 나 예쁘다 만족^^이 되는 게 아니라  
오늘 내가 이 무리 중에 제일 예쁘군 후후 난 역시 잘났어^^ 
가 되는 거였어요. 
그래서 주변 친구가 어떤 브랜드 쓰고 입는지에 대해서도 엄청나게 신경을 곤두세웠던 거구요.  
나보다 좋은 거 나보다 예쁜 거 입으면 상대적으로 내가 초라해지니까.
애초에 타인이 좋은 브랜드를 입은 걸 자신에 대한 공격으로 받아들이는 거죠. 
자기 만족을 위해 꾸민다는 걸 상상하지 못하고 
아니 저 년이 오늘 나를 만나는데 기 죽이려고 저런 비싼 옷을 입고 왔구나 하고 생각하니까 화가 치미는 거였어요. 
그래서 생각해보니까 
걔가 어느 순간부터 꾸밈을 포기하고 수수하게 다녔던 건 되게 역설적인 행동이었더라고요. 
나는 그런 천박한 년들과는 다르거든! 하고  다른 쪽에서의 비교 우위를 선점하기 위한 것이었어요. 
그런데 내가 수수한 게 스스로 좋고 자랑스러우면 그러면 되는데, 
그 애의 선택은 애초에 소신도 아니고 자기가 좋아서 한 게 아닌 다른 사람과 비교해서 내가 돋보이기 위해 방편으로 한 것이니까 
여전히 끊임없이 남이 입은 브랜드가 뭔지 촉각을 세우고 
친구가 명품이라도 입고 오면 심정이 사나워져서 명품만 입으면 뭐해 몸매가 꽝인데 같은 심술맞은 말을 면전에서 내뱉어야 직성이 풀리는 거였죠.
평소에 틈틈이 자기 좋은 몸매와 저의 슬프게도 꽝인 몸매를 비교하기를 즐겨하면서요. 

그때는 몰라서 그 애가 이유를 모르게 돌변해서 나를 비난하곤 할 때 상처도 많이 받았는데 ㅎㅎ 
이제 나이가 들어서 생각하니 비로소 그 심리가 보이는 것 같아요.
걔가 참... 밴댕이 소갈딱지였구나 ㅎㅎㅎㅎ  
작년에 역대급 망언을 뱉는 바람에 그 친구와는 절연했어요. 
자기는 옛날부터 비싼 핸드폰도 두 개씩 잘만 갖고 다녔으면서 공짜폰만 쓰는 제가 그렇게 미웠을까 싶네요 ㅋㅋ 
쓰다 보니 이런 에피소드도 떠올라요. 
걔가 어느날 학교 도서관에서 저에게 너 폰 어디 꺼냐고 물어서 공짜로 가게에서 준 거 쓴다 했더니 
어머나아 왜 그랬니? 하면서 가방에서 자기 모토로라 폰이랑 남친이 사줬다는 뭐 다른 폰 두 개 꺼내서 보여주며 
비싼 건데, 과 동기 누구도 이거 쓰더라 걔가 우리는 자부심을 가져야 한다고 하드라 
길게 늘어놓던 대화가 떠오르네요 ㅋㅋㅋㅋ 
그때는 별 생각 없이 그래 예쁘네 하고 말았는데 참 ㅋㅋ 

이런 게 이제야 보이네요 
인간 참... 시시하다 해야 할지 재밌다 해야 할지 
나이 드니 안 보이던 게 막 보이면서 인생을 다시 생각하게 되네요.  

IP : 14.42.xxx.245
4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ㅇㅇ
    '22.9.2 10:08 PM (106.101.xxx.62)

    친구가 명품이라도 입고 오면 심정이 사나워져서 명품만 입으면 뭐해 몸매가 꽝인데 같은 심술맞은 말을 면전에서 내뱉어야 직성이 풀리는 거였죠.

    ㅡㅡ
    이런 인간 밥맛이예요.
    원글님 보살.

  • 2. 보담
    '22.9.2 10:59 PM (39.118.xxx.157)

    열받을필요없어요. 그냥 여자들은 비교에죽고 비교에 사는 그런동물이다 생각하세요. 자기 속마음이 친구와의 비교로 지옥이든 아니든 어쨌든 앞에선 티 안내고 질투안하는척 자존감 높은척!! 겉모습만은 당당하게 포장 할줄 아는 정도라도 안되는 그냥 모지리다 생각하세요.

  • 3. dlfjs
    '22.9.2 11:02 PM (180.69.xxx.74)

    그런 인간도 있군요

  • 4.
    '22.9.3 12:45 AM (175.121.xxx.7)

    결국 의식 안에 내가 더 많은가 남이 더 많은가 그거에요.
    자존감 낮은 친구분이네요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1811976 스벅의 고향 시애틀 현지 분위기(펌) .... 05:57:10 228
1811975 화애락 드셔보신분 어떤가요? 돌겠네 05:53:40 51
1811974 뉴스공장에 유시민 작가님 나오세요. 2 오늘 05:26:37 347
1811973 韓유조선 호르무즈 통과 중…이란과 협의 거쳐 통행료 내지 않아 ㅅㅅ 04:32:51 571
1811972 여동생이 갑자기 죽었는데 8 ㅇㅇ 04:32:07 2,757
1811971 명언 - 막강한 힘과 권력 1 함께 ❤️ .. 03:49:49 298
1811970 중국 반도체주 일제히 급등…외신도 긴급 타전 5 ㅇㅇ 02:31:50 2,271
1811969 영국 삼전GDR 7.5프로 올랐네요 3 루루루 02:15:16 1,480
1811968 분당카페 도른자들 18 ㅅㄷㅈ.ㅈ 02:11:33 2,601
1811967 임신성 역류성식도염 때문에 3일째 못 자는 중 ㅠㅠ 2 ㅠㅠ 01:45:23 535
1811966 국무회의 보는데 잼프 화 많이 났네요 1 .. 01:35:00 1,584
1811965 일단 코스피 야간선물 4%이상 상승중이네요 1 ........ 01:33:24 894
1811964 삼성전자 노사합의안 내용을 보니 주주의 이익은 고려하지 않는 배.. 15 555 01:17:15 3,155
1811963 10일 여행이면 보통 캐리어 몇인치 가져가나요?? 5 질문 01:17:10 545
1811962 영숙 왜자꾸 자기가 1등했다고 하는거에요?? 6 .. 01:06:25 1,817
1811961 이마 미간 보톡스 맞고 쌍꺼풀이 두꺼워졌어요 1 ........ 00:51:21 745
1811960 나솔 영숙은 옷이 없나요 16 . 00:30:48 3,561
1811959 시진핑 다음주 북한 간대요 4 ... 00:29:10 1,437
1811958 점점 간편함만을 추구하는데 괜찮은건지;; 4 요리에 관해.. 00:22:00 1,139
1811957 전 파업한다고 해서 개발직이나 연구원들이 파업하는 줄 알았어요 13 이해가 00:18:38 3,673
1811956 미 10,30년물 국채 급락!!! 8 ... 00:15:33 3,492
1811955 이렇게 종일 비오는 날도 드문데 9 실크테라피 00:05:56 2,637
1811954 하정우 배우자 비상장주식, 독파모 심사위원 회사였다 22 ..... 00:05:47 1,634
1811953 유시민 증언 나옴.박균택 발언 과거의 유시민이 증언. 17 조국 파묘 00:01:31 1,776
1811952 고유가지원금 세대분리된 미성년자녀 신청 궁금한점이 있어요~ 2 드라마매니아.. 00:01:08 1,13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