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은 좋은데 흐리멍텅하고 답답한..
사람 결이 곱고 됨됨이는 착하고 좋아요.
친해지면서 이런저런 얘기 하다보니 이 친구가 결혼생활을 힘들게 견디고 있다는 걸 알았어요. 남편이 좀 계획적이고 각진 면이 많은 사람인데 반해 이 친구는 느긋하고 어떻게 보면 좀 흐리멍텅한 성격이라 남편이 친구를 정신학대에 가까운 면을 보여도 그냥 넘어가기 일쑤더라구요.
첨엔 얘기 들어주고 다독여주고 했는데 지내다보니 저도 이 친구의 답답한 면을 보게 되는 거에요.
그 중 젤 큰 거는 연락이 잘 안되고 스케쥴을 기억 못한다는 거에요. 저한테만 그런걸까? 라는 생각도 해봤지만.. 카톡 안읽씹은 다른 사람들하고 어쩐지는 몰라도, 약속 기억못하는 건 애들 학교 행사 맨날 까먹는 거만 봐도 저한테만 해당하는 건 아닌듯해요.
카톡으로 뭘 보내면 반나절은 기본, 하루 후에 답이 와요. 시시콜콜한 얘기는 카톡으로 잘 안하고 보통 이 친구랑 저랑 어디 같이 다니는데가 있어 그 약속 잡는 일이 다반사에요. 예를 들어 금요일에 같이 가는 일정이라면 수요일 아침에 몇시 어디서 볼까? 라고 제가 톡을 보내요, 그럼 목욜 밤 늦게 답이 와요. 첨엔 수요일 오후까지는 답을 주더만 카톡 확인하고 답 주는 텀이 계속 길어져요.
제가 12시까지 그 친구 집 앞으로 데리러간다하면.. 11시 50분 쯤 10분 후 도착이라고 톡을 보내요. 그럼 그 집 도착할 때까지도 확인 안하고 12시 10분, 15분에 내려올 때가 다반사에요. 메세지 확인 안했냐 하면 잠깐 딴 생각하고 있었다며.. (그 시간에 집에 애들은 없어요..)
인간관계 얘기도 들어보면 성격이 답답하기 짝이 없는데, 시간약속도 잘 안 지키고 카톡 확인도 잘 안하고.. 이러다보니 매사 칼같은 그 집 남편이 정말 답답하겠다 싶어 이해가 갈 지경이에요. (저 역시 좀 똑부러지는 스타일)
옆에서 보고 있자니 매사 나사가 하나 빠진 사람마냥 본인 관심사 외에는 기억을 안하고, 그러니 사실 긍정적이고 즐겁게 살 수 있겠다 싶으면서도..
인간관계에 대한 기본적인 신뢰(?)가 없어지는 듯 해서 제가 힘드네요.
얘가 연락을 하면 받을지 안받을지에 대한 것조차 불확실하니까, 만나기로 한 날 기억을 하고, 제 시간에 나올까에 대한 것들이 항상 불명확하니까요.
제가 강박일까요..? 제 주변엔 그런 타입이 저 친구가 처음이라 좀 당황스럽네요.
1. 저라면 못해요
'22.8.25 9:10 AM (59.6.xxx.68)타인과의 약속은 그 사람이 게으르든 우유부단하든 사정이 있든 지켜야 해요
인지장애나 정신적 문제가 있는 경우 빼고 성인이면 당연히 지켜야 해요
카톡이든 약속이든 자꾸 어긋나고 그 중요성을 알지 못하는 사람과는 오래 가기 힘들죠
저라면 같이 다니는데가 있어도 앞으로는 혼자 다닙니다
원래도 어딜 같이 다니는 성격도 아니지만2. ㅇㅇ
'22.8.25 9:12 AM (175.207.xxx.116)그 친구와 꼭 다녀야 된다면
저라면 톡 하지 않고 전화로 하겠어요
톡 안 읽고 답도 늦게 준다면서요
그런 사람한테는 전화로..3. 성인
'22.8.25 9:22 AM (210.96.xxx.10)성인 ADHD 같아요
같이 다니기 힘들죠 ㅠ4. ㅇ
'22.8.25 9:51 AM (39.117.xxx.43)저런사람이랑살면
안그런사람도 자꾸 다그치게 될거같아요
착한데 멍하고 흐리멍텅하고
배우자는 답답하고 울화통터지는데
상대가 순하기까지 하니 더할듯요.
조용한 adhd아닐까요5. 약속시
'22.8.25 10:24 AM (121.143.xxx.68)톡말고 전화해서 잡아보시고
수정 안되면 끊으셔야 하겠네요.
가끔 빨리 대답하기 싫어서 톡 안본척 하는 사람도 있어요.
이미 게시판에 하소연하실 정도면 스트레스 많이 받으신거 아닌가요?6. 사람들
'22.8.25 10:31 AM (1.235.xxx.154)나랑비슷하지않아요
휴대폰 카톡 잘안보는남편시누이 있어서 아는데
뭘 잘 안읽어요
전화하고
약속미리 안잡아요7. 영통
'22.8.25 11:17 AM (106.101.xxx.181)경계성 지능 장애일지도.
그냥 장애인이다로 보면 장애인이라서 그렇구나 이해가 되며
답답하다 느낄 일이 적어질지도.
역설적 응대8. 쓴이
'22.8.25 11:25 AM (116.88.xxx.53)사실 약속도 약속인데.. 만나서 하는 얘기들 중 좋은 얘기도 있지만 남편하고 있었던일 혹은 생활 가운데 있었던 일을 들으면 진짜 고구마 백개 먹은 거 같이 답답해서 제 기분이 하루종일 다운될 정도에요.
예를 들어 그 친구가 어디 중요한 약속에 가야했는데 여차저차한 상황으로 늦게 가고, 심지어 준비해 가야할 문서들도 빠뜨려서 이러저러한 곤란한 상황에 처했다.. 라던가..
남편한테 사람다운 대접을 못 받은 상황이라던가 (외도, 폭력 이런건 아님)
근데 본인은 엄청 똑부러지게 뭘 잘하는 줄 알아요. 관심있고 집중하는 부분은 잘하죠, 머리가 나쁘지도 않구요.
예술하는 친구거든요. 원래 그쪽 계통은 자유로운 영혼이라 그렇게 사는 게 아무렇지 않은지.. 자기 세계가 있어서 일부러 남한테 피해를 주려고 하는 건 아닌데.. 옆에 있으면 뭔가 어긋날까 챙겨주게되요. 심지어 해맑아요 ㅜ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