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에 자게 보다가 "아깽이인데 데리고 외출해도 될까요?"라는 질문을 본 적이 있습니다. 고양이를 강아지 및 개처럼 산책을 같이 다니겠단 내용은 아니었고, 장기간 외출하는데 다른 집에다가 맡겨놔도 되느냐 & 이동하는 동안 괜찮겠느냐 라는 질문이었죠.
저희 집 냥이 예시가 도움이 될 것 같아서...
그 때는 댓글로 못 쓰고 써봐요.
저희 냥이는 지금은 꽤 나이 먹었는데,
12년 전 데려왔을 때 한 살이라고 했습니다. 그런데 이 한 살이 그 전년도에 태어나서 한 살 이라는 건지, 해당 년도에 태어나서 한국나이 셈법으로 한 살이라는 건지는 아직도 모르겠습니다. 그래서 지금도 좀 애매해요.
쨌든 그때 제가 학생이어서 차도 없고 교육이니 뭐니 며칠씩 집비우면 혼자 두기가 뭣해서 고양이 시외버스에 태우고 같이 많이 다녔거든요. 저희 냥이 성격은 온순하고... 얌전하고... 착하고...그리고 겁이 겁나게 많습니다.
학생이라 남는 게 시간 뿐이어서 버스에 사람 없는 평일 낮에 실험차 처음 태우고 가봤는데...
조용~~ 하더라고요. 버스에 쥐가 있는지 고양이가 있는지도 모를지경... 제 전방 한 5자리 앞뒤로 아무도 없어서 슬그머니 이동장에서 꺼내서 제 무릎위에 올려놓고 꽉 잡고 있었는데, 앞 발을 창가에 올려놓더니 창 너머 휙휙 지나가는 풍경들을 가만히 보고 있더라고요. 아직도 있어요... 창 밖을 응시하는 제 고양이 뒷통수 찍은 사진
그래서 오호라...
하면서 그 다음에 이동장에 넣어서 잘 다녔습니다. 처음 탈 때처럼 앞 뒤로 사람이 넓찍하게 없으면 제 무릎위에 올려놓기도 했어요. 그러면 또 창 밖을 물끄러미 보고 있더라고요. ?
시간이 흘러... 저도 차라는 게 생겨서, 이제 이동장 통째로 조수석에 모시고 가면... 이동장 안에서 그루밍도 하고 간식 펼쳐놓으면 간식도 먹고... 이래저래 편안해보입니다. 그 속이야 알 순 없지마는....그래서 저는 냥이와 함께 이동할 때는 애 먹는 일이 없는데...이게 어릴 때 데리고 나가서 그러지 않을까 싶습니다.
바깥 세상에 익숙해져서... 아 내 영역 아닌 곳이 눈에 보여도... 나를 해하지 않는구나 뭐 이런 관념이 심어졌지 않을까 싶어서 참고가 되시라고 써봤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