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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커피잔을 챙기는 대신 얼굴을 놓고 간 여자.

나들이 조회수 : 4,082
작성일 : 2022-04-25 12:40:31

뭔소린고 하니..

1박 2일로 남편과 나들이를 다녀왔어요

마스크 쓰는 일이 생긴 이후로 마음이 좀 가벼워지긴 했지만

평소 저는 화장을 안하면 밖을 잘 안나가는 스타일이에요

얼굴에 색소침착도 많고

눈썹도 모자리자 같이 앞에만조금 나고 뒤는 없는

눈은 작고  입술은 혈색없는 갈색빛 입술이라

진짜 뭐라도 찍어 발라야 좀 사람다운 형태를 갖추는 거죠


그러니 1박으로 집을 비우게 되면

일순위가 화장품 챙기는 거에요

그렇다고 화장품이 많은 것도 아니고

그냥 기초랑 얼굴 가릴거  입술칠할거  눈썹 그릴거..ㅋㅋ


그날도 아주 중요한 화장품 챙기기를 의식처럼 딱 해놓고

잔짐들 챙기고

보온병에 물도 팔팔 끓여서 담고..


평상시엔 안쓰는 일회용 종이컵을 한두번 쓸때가 있는데

그게 차가지고 어디 나들이 가거나 할때

차안에서 커피 타마시는 용도로 쓰거든요

일회용품을 안쓰자 주의인데  다른건 다 어찌어찌 되는데

나들이갈때 차안에서 마시는 커피.  이 한잔을 위해서 종이컵이 필요 하더라고요


종이컵 화학처리 문제도 많고  사실 찝찝해서 원래도 안쓰는데

어쩌다 한번 쓰게되는 이 날도 다른걸로 대체할 수 없을까 하다가

집에서 쓰는 커피잔을  작은 통에 담아 보았어요.

어머나~ 커피잔 두개가 딱! 맞게 들어가는 거에요

커피잔도  옛날 커피잔이라 작거든요.

오예~ 이제부터 커피는 이렇게 커피잔 가져가서 마셔야겠다!

아주 좋아가지고  믹스커피도 챙기고 커피잔도 잘 담고  찻 수저도 커피잔 담은 통에 잘 넣고

작은 아이스 보냉백에 물, 음료, 과자  그리고 보온병과 커피잔 통을 잘 넣어서

기분 좋게 나들이를 떠났어요


하하 호호~  운전하는 남편이랑 수다 떨면서 가는길

남편이 커피 마시고 싶다길래

커피잔 꺼내서 커피 타서 남편에게 건네고  저도 한잔 타서 마셨어요

종이컵으로 마실때랑 또 기분이 다르더라고요.

웃기기도 하고요.


커피잔 챙기던 저를 보고 남편은 어이없게 웃기도 했는데

뭐 나쁘지 않다고 하더라고요.

종이컵 그 안쪽 화확처리 물질 때문에 뜨거운물 담으면 어쩌고 저쩌고~

맛도 이상하고 어쩌고 저쩌고~~

열심히 얘기를 하면서 즐겁게 커피를 마셨죠.



이렇게 저렇게 주변 구경도 하고

숙소에 가서 씻고 나서 

소중히 챙겼던 화장품 가방을 찾는데

아무리 찾아도 없는거에요.


이상하다, 이상하다.

분명히 챙겨서 넣었는데..

구석구석 뒤져도 안나와요.


결론은 화장품잘 챙겨서 미니 파우치에 넣어놓고

파우치를 가방에 넣었다고 생각했는데

가방에 넣으려다가

커피잔 챙기면서 화장품 파우치 넣는걸 깜빡한거죠


와..

커피잔 때문에 내 얼굴을 놓고 오다니!!

좌절하면서 내얼굴~ 내얼굴~  하고 있었더니

남편이 웃겨 죽더라고요 ㅡ.ㅡ


그나마 다행이 마스크가 있었으니..

그래도  마스크 위로 보이는  혈색없는 피부와

시늉만 낸 앞눈썹은 가릴 수도 없고..


다음날  절대 마스크 안벗고 열심히 놀다  집에와서 보니

파우치가 얌전하게 놓여 있더라고요.


마스크 없었으면 진짜 큰일? 날뻔 했어요.ㅎㅎ


IP : 121.137.xxx.231
9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ㅇㅇ
    '22.4.25 12:46 PM (110.12.xxx.167)

    재미있고 유쾌한 글~

    마스크가 이제는 고마운 세상입니다

  • 2. ㅋㅋㅋ
    '22.4.25 1:07 PM (118.219.xxx.224)

    이니스프리에서
    작은 봉투파우치에 스킨 로션 크림 등
    2~3회 정도 사용할 수 있는 파우치 팔아요
    나중에도 그런 일 생기신다면
    이용해 보세요 눈썹 펜슬 하나 사면 끝

    당황하지마시고용 ㅎㅎ

  • 3. 아ᆢ
    '22.4.25 1:14 PM (122.254.xxx.119)

    그맘 너무 이해가 가네요
    ㅋㅋㅋㅋ 너무 동감되고
    마스크한테 한턱 쏘세요 ㅋㅋ

  • 4. 원글
    '22.4.25 1:15 PM (121.137.xxx.231)

    ㅇㅇ님 정말 마스크에게 감사를 표한 하루였어요

    ㅋㅋㅋ님 나중에 꼭 보험용으로 준비해 둘께요~
    사실 뭐 화장 한다고 해서 드라마틱하게 변하는 것도 아니고
    그저~ 사람 모습좀 갖추는 형태라
    안해도 큰 차이는 없긴한데..
    그래도 립스틱은 꼭 해야겠더라고요

    입술이 갈색이라 립스틱 안하면 어디 아픈 사람 같아요..

  • 5. 근처
    '22.4.25 1:44 PM (211.245.xxx.178)

    로드샵 들리시지..ㅎㅎ..
    눈썹만 그려도 그게 어디유..
    전 화장 귀찮을땐 눈썹.,입술,,마스카라 세개만합니다.ㅎㅎ
    대충 쓱쓱요..ㅎ

  • 6. 무슨
    '22.4.25 1:49 PM (180.70.xxx.49)

    소설인가? 하고 읽었는데
    넘잼나요

  • 7. ㅎㅎㅎ잼난글~
    '22.4.25 1:57 PM (112.153.xxx.228)

    저도 색칠 안하면 인간답질 못해서 ㅎ 메고 다니는 가방에 눈쎱펜슬 립스틱 쿠션은 필수로 넣고 다니고 여행갈때도 짐가방 외에 항상 메고 다녀여 ㅎ언제 어디서 필요할지 몰라서 ~ㅎ 마스크 하는거 귀찮았지만 귀잖은 일 많이 줄여주기도 했었던 마스크 ㅎ 작별할 시간이 점점 다가오나요~~^^

  • 8. 구엽당
    '22.4.25 2:13 PM (221.167.xxx.158) - 삭제된댓글

    눈썹 없어도 이쁘실듯

  • 9. 원글
    '22.4.25 2:27 PM (121.137.xxx.231)

    파우치가 없다는 건 숙소에서 다 씻고 난 후에야 알았고
    그 주변은 로드샵이나 이런 곳이 전혀 없는 곳이에요
    관광지 주변도 음식점 편의점은 있어도 그걸 살만한 곳이 없는.. ^^;

    아침에 일어나서 기초고 뭐고 바를게 아무것도 없어서
    내얼굴~ 내얼굴~ 하고 있었더니 남편왈
    " 니 얼굴 아무도 안봐~ " ㅡ.ㅡ 요러길래
    " 누가 보고 안보고가 중요한게 아녀~~ 이건 내 자존심이여~" ㅋㅋ 했는데

    집에 와서 사진 찍은거 봤더니
    앞머리 날려가며 생기다만 눈썹은 신경도 안쓰고 신나게 찍은 사진이
    여러장 보이네요.
    그때만큼은 눈썹이 없다는 사실도 잊은거죠

    이게 다 마스크 덕분이에요
    마스크에게 무한한 감사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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