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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집 냥이 조제

참 이뻐요 조회수 : 2,056
작성일 : 2021-10-05 03:06:35

본가 집에만 다녀오면 우리 길냥이씨 조제가 쑥쑥 커 있네요

먼저, 까만냥이 애기길냥이얘기를 너무 고맙고 사랑스럽게 들어주셔서 정말 너무 감사해요

어미가 있어도 버려지고 아픈 애기냥이였지만 여러분 아니면 줍냥 할 용기도 못 냈을텐테 그래도 난 얘만은 내가 어떻게든 살리고 책임지고 싶다 란 생각에 함께 할 수 있었고 정말 까만 털이 빛나며 쑥쑥 자라는 것에 보면 여러분 생각이 납니다

굉장히 털도 듬성듬성 했고 전에 적듯이 눈곱 투성이에 다리도 쭛 못 펴고 절룩였는데 정말 사랑은 위대한 것 같아요

오늘 겸사겸사 4일만에 본가 가서 조제를 만나고 왔어요

고냥이엔 관대하지만 저에겐 꼬장꼬장한 츤데레? 남동생은 정말 오래 전부터 계획 되었던 낚시여행을 1박 2일 간 터라 하루 조제 집사 못 하는 거에 불안함이 크더라고요 누나 와서 돌봐야 돼 하더라고여

그렇게 애기냥이랑 혼자이신 아부지가 계시니까 본가 집에 가 드시기에 좋은 겉절이도 담그고 고기도 재우고  그리고 가장 중요한 것은 조제랑 노는 거였는데 참 신기해요

조제가 가장 좋아하는 것은 동생과 저의 의견의 일치인 것이 아부지예요 동생도 은근히 조제가 아부지를 따른다 너무 희한해 라고 하니까요

고양이가 노인을 좋아한다는 것을 검색은 해서 이해는 했는데

말도 행동도 느릿느릿하고 위협적이지 않아 고양이는 노인을 좋아한다, 까지는 이해했는데

조제는 아부지를 정말 좋아해요

문제는 아부지가 조제를 별로 그닥 좋아하지 않고 무서워까지 한다는 거죠 ㅋ

저희는 거실에 TV가 없어서(황량한 벌판같은 거실입니다)

TV소리는 대개 아버지방에서만 나는데 얘가 그 TV소리를 좋아하나봐요 아버지는 대개 CSI랑 포청천? 을 즐겨 시청하시는데 아버지가 막걸리 드시는 오후 시간에 꼬리를 살랑살랑 하며 아버지 근처에서 엎드리고 있고 또 주무시려고 하면 또 꼬리를 살랑살랑살랑하며 아버지 근처에서 맴돌다가 자기 자리와서 자나봐요

아부지는 너무 무서워하면서 막걸리를 드시다 너무 무서워하면서 주무시는데

조제가 전혀 냐옹거리거나 밥상 위에 뛰어드는 고양이가 아니고

제가 생각해도 애가 너무 기가 죽어있거든요

애가 너무 눈치봐서 정말 어쩔 줄 모르겠어요

자기가 버려졌던 애라는 걸 너무 잘 아는 것 같아요 그래서 어떻게든 조용조용 그리고 배변도 그렇고 먹는 것도 그렇고 눈치보는 게 느껴질 정도로 먼저 다가와 만져주면 참 좋아하고 저한테도 무릎위에 폭 안겨 있고 밥을 주면 삭 웃듯이 먹어줘요

아직도 시력은 많이 나쁜 것 같은데 그래서인지 잘 웃어줘요 입맛으로 찹찹찹찹 거리면서 안아주면 삭 웃어주는 거


하지만 가장 좋아하는 것은 아버지입니다

이게 너무 신기해요

아까도 집을 나서면서 잘 있어 나 금방 올게 잘 있어 하면서 어루만져줬는데 가만 고개숙이고 있다가 곧 아버지 방 쪽으로 가요 물론 아부지는 저랑만 인사하고 들어가시면서 니들은 좋다해도 나는 너무 무섭다 하시지만요 ㅋㅋ

그러면서 조제 먹으라고 *원참치 10캔 넘게 사오셨어요 ㅋ

물론 조제는 고양이 캔을 먹고 이 참치캔은 제 차지입니다만..

음..조제가 눈치 안 보고 그냥 우리 집을 자기 집이라고 생각했음 좋겠어요

아직까진 애냥이라 움직임보단 잠이 많고 그리고 너무너무 눈치 보는 것에 제가 참 많이 마음이 아픕니다만..

그리고 전 솔직히 제가 조제가 너무 좋아서 저 혼자 사는 집으로 데리고 오고 싶은데(내가 구해줬다규!)

본가가 집도 저 사는 것보다는 넓고 이미 다 갖춰진 곳에서 익숙해졌고 그 아이를 사랑하는 동생이 그렇게 든든히 있고 무서워하지만 따르는 아부지도 있으니 당연히 본가에서 기르는 게 맞겠죠?  그래도 두고 오면 이렇게 생각이 납니다..





 


IP : 114.129.xxx.2
13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감사
    '21.10.5 3:15 AM (114.203.xxx.20)

    조제 이야기 너무 따뜻하고 달콤해요.
    얼마전 강아지를 하늘 나라 보내고..
    무엇으로도 채워지지 않는 상실감에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는데
    조제 이야기에 웃습니다.
    꼭 종종 얘기 전해주세요

  • 2. 짝사랑?ㅋ
    '21.10.5 3:23 AM (223.62.xxx.62)

    길에 버려진 쓰레기 뭉치처럼 누운 고양이를 구해 준 원글님과
    그 고양이를 좋아하게 되었다가
    다 큰 남자가 한 줌짜리 아기고양이를 그렇게 살뜰히 돌본다니 남동생도 ‘좋아하는 대상’에 들어가고
    이제 동원참치 캔 열 개 사오신 아버님도 좋아졌어요.
    등장인물 모두가 예쁘고 귀엽고 따뜻하고 은근한 그런 이야기.
    정말 좋아요… 종종 들려 주세요.

    조제, 남동생, 그리고 아버지 이야기 ㅎㅎㅎㅎ

  • 3. 짝사랑?ㅋ
    '21.10.5 3:24 AM (223.62.xxx.62)

    일부러
    영화 제목과 맞춘 건데 눈치 채셨을지…!

  • 4. ...
    '21.10.5 3:25 AM (218.154.xxx.228)

    조제이야기 또 듣게 되어서 너무 반가워요~
    앞으로도 여유 되실 때 지내는 이야기 들려주세요^^

  • 5. 원글
    '21.10.5 4:27 AM (114.129.xxx.2)

    114님. 제 짧은 기억으로나마 저번에도 글 주신 것 같은데 님 덕분에 기른다면 기를 수 있었던 것 같아요
    전 어린 시절이이지만 저 역시 너무 사랑하던 강아지랑 헤어져서 그 다음부턴 뭘 기른다는 것을 그냥 거부해왔던 것 같아요 정말 그 상실감은 무엇으로도 채워지지 않았고 그 기억과 상실감을 동생과 공유해왔었어요 어떤 말로도 위로가 되지 않았어요 아직도 내 하얀 백구가 저를 보면 저만 기다리고 있던 그 기억.. 저에겐 이 애기냥이가 그래서 큰 도전처럼 느껴지는 일이었어요 뭘 해도 강아지..내 우리 강아지의 기억이 지워지질 않더라고요 조제를 보면서도 그 때 생각이 정말 많이 나요 하물며 얼마전 이라니 얼마나 힘드실까요
    그리고 무지개 다리 건넌 님의 강아지도 행복했을 거라고 그리고 그 어디선가 잘 지내줄 거라 믿고 싶어요 이렇게 그리워하는 가족이 있는데요 그래요 우리는 가족이였는 걸요....

    짝사랑님
    쓰레기뭉치 라고 ..맞아요 다시 눈물이 터지네요
    정말 쓰레기처럼 엎어져 있었어요
    까만 비닐봉지처럼 그렇게요...
    더 일찍 발견했으면 참 좋았을 것 같아요 그래서인지 버려져 있던 기억이 참혹해서인지 우리 조제는 애가 항상 기가 죽어있어요 잘 울지도 않아요 그리고 너무너무 눈치를 보죠..그걸 그냥 제가 느껴요
    우리 집 츤데레 아저씨 동생은 일단 목표가 정해지면 굉장히 투철해지는 사람인데 우리끼린 그닥 연락할 일을 안 만드는데 이번 낚시여행 가면서 정말 한 시간씩 조제 어떠냐 연락을 해대더라고요 그냥 걱정된다고..
    낚시 떠난 것 치고는 아무~~것도 없이 빈 손으로 왔는데 이래서야 고양이 아빠는 아니지 않냐고 제가 조금 조언을 주었답니다 조제가 걱정되서 아무것도 못했단 변명에 눈물이 앞을 가리더군요
    (패기는 한 우리 조제 한 10년 먹을 생선은 다 잡아올 줄 알았다는)

    일부러 영화제목 맞춰 주셨는데 센스 굳! 다만 우리 집 주연은 누구인지 모르겠어요 ㅋ
    (아부지 막걸리 마시고 계시는 동안 그 옆에서 가만 꼬리 살랑살랑 하며 있는 조제를 정말 보여드리고 싶네요 아버지가 한 병 마실 것을 얘 때문에 반 병도 못 드시고 계시다는..)

    218님.
    참 저도 팔불출이라고 요즘은 뭘 해도 조제 생각이 어른어른하네요
    애기 사진도 잘 찍고 있고 하니까 (근데 빛이나 셔터가 있으면..그리고 뭔가 앞에 들고 있으면 너무 놀라요 아무래도 시력이 나빠서도 그렇고 그 짧은 길냥이시절 기억에 뭔가 그런게 있나봐요...그런가봐요) 가능한 열심히 기록하고 있어요 이야기 들려드릴게요 그렇게 잊지않고 들어주셔서 너무 감사합니다

  • 6. happywind
    '21.10.5 6:13 AM (211.36.xxx.208) - 삭제된댓글

    어머...이전 글은 못봤지만 마치 영화 한편이
    그려지는 듯한 글이네요.
    일본이 고양이 사랑이 넘치던데
    노인분들이랑 유독 잘 지내더라고요.
    고양이와 할아버지라는 영화도 있고
    삽화집도 있을만큼요.
    어찌 생겼나 조제가 궁금한데 줌앤아웃에도
    올려주시길 기대해봅니다.
    더욱 건강하고 씩씩하게 자라나는 조제이길 바라며~^-^

  • 7. happywind
    '21.10.5 6:20 AM (211.36.xxx.208)

    어머...이전 글은 못봤지만 마치 영화 한편이
    그려지는 듯한 글이네요.
    일본이 고양이 사랑이 넘치던데
    노인분들이랑 유독 잘 지내더라고요.
    고양이와 할아버지라는 영화도 있고
    삽화집도 있을만큼요.
    어찌 생겼나 조제가 궁금한데 줌앤아웃에도
    올려주시길 기대해봅니다.
    더욱 건강하고 씩씩하게 자라나는 조제이길 바라며~^-^
    원글님, 진심으로 감사합니다.
    복받으세요 아주 많이요 ㅎ

  • 8.
    '21.10.5 7:44 AM (118.93.xxx.84)

    저희 친정아버지는 고양이 너머 좋아하시는데 ... 아마 조제는 님이 말한데로 검은고양이 라서
    아버지가 가까이하기 무서워하시는지요, 혹시 고양이 목에 핑크리본 아주 얇고 거슬리지 않을걸로
    해주면 어떨까요? 아버지가 좀 적응되고 이쁜마음이 드시면 그때 벗어도되고요, 아무튼 고양이는
    너무 사랑스러워요~

  • 9. ::
    '21.10.5 9:31 AM (1.227.xxx.59)

    고양이도 눈치보더라고요.
    본가에서 지내다가 동생이 알레르기로 오피스텔로 고양이 데려가서 지내는데 하는행동이 달라졌어요. 본가에는 아빠가 계시니까 피해다니고 했는데 오피스텔로 옮기니 깨발랑해지고 성격이 변하더라고요. 좁아도 마음편한게 최고인거같아요.
    하지만 조제는 지금 아빠와 친해지는 단계이니 아마 아빠와 나중에는 서로 엄청친해져있을것 같아요. 아빠가 참치도 사오시고 ㅎㅎ 저희 남편은 그런게 없었거든요. 고양이들도 마음으로 다가가는것도 다 알아요.
    저희도 길냥이 두마리 데려왔거든요.^^

  • 10. ..
    '21.10.5 9:59 AM (223.62.xxx.52)

    조제얘기 자주 올려주세요~ 줌인줌아웃에 사진도요~

  • 11. 손 내밀어주셔
    '21.10.5 10:05 AM (173.62.xxx.90)

    감사합니다. 가끔씩 소식 남겨주세요.

  • 12. 패리스
    '21.10.5 10:51 AM (61.74.xxx.64)

    우리 집 냥이 조제. 예쁘고 고운 이야기 재미있게 읽었어요. 우리집 냥이 생각하면서요ㅎㅎ

  • 13. 지금은
    '21.10.5 5:20 PM (81.141.xxx.19)

    처음 적응기라 눈치를 볼 수도 있어요.
    매사가 조심스러운 고양이는 생존의 트라우마가 크면 그게 죽을때까지 잊지 않는다고 하더라구요.

    조금 지나서 아버님과 많이 친해지고 마음을 놓으면 더 사랑스러운 냥이가 될꺼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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