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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아지의 마음

000 조회수 : 2,036
작성일 : 2021-09-04 16:44:58

저희 강아지가 유기견 출신이에요. 
2016년 여름에 보호소에 들어와서 3개월 넘게 지내다 저희 집에 왔어요. 어느 동물보호 카페에 믹스견이라 사람들이 잘 데려가지 않는다고 벌써 3개월 넘게 지내고 있다고 쓴 글이 올라왔거든요. 2016년에는 유기견 입양도 지금처럼 활발하지는 않을 때고, 원래 개를 엄청 좋아하는 사람들만 유기견 입양하고 그랬던 것 같아요. 

암튼 저희 집에 왔는데 원래 바깥 생활을 했던 앤지 아니면 상처가 컸었는지, 사람이 만지는 것도 싫어하고 사람 옆에서 자지도 않고 만지면 도망가고 그런 애거든요. 저도 막 강요하고 그런 타입은 아닌지라 교육도 안 시키고 그냥 산책 잘 하고 화식 자주 해주면서 같이 사는데 한 5, 6년째 되니까 아주 가끔 애교도 부리네요. ㅎㅎ  얘는 어떤 타입이냐면... 자기가 위험한 상황이거나 힘들때 안아주고 걸으면 고마워~!! 하는 느낌으로 안겨서 뽀뽀를 한번만 쪽!! 해주고 그냥 안겨가는 스타일. 집에서도 뭐 뽀뽀 이런거 전혀 없고요. 만지려고하면 일어나서 딴데 가고 불러도 절대 안오고...  그런 애인데요. 

데려올때 나이가 4-5년 정도로 추정된다고 했는데, 데려와서 병원가니 1-2살 같다고 그래서 정확한 나이는 모르는데, 저랑 5-6년째 같이 지내니 어쨌건 나이가 이제 적지는 않죠. 그런데 나이가 많아지니 슬슬 이상이 생기는거에요. 뜀박질도 안하고. 
며칠전엔 밤산책 하는데 앞다리가 조금 이상하더라구요. 끈이 닿아서 그런가 했는데 걷다가 중간에 앞다리를 굽히고 잘 못걷는거에요. 그래서 뭐가 묻었나 살피고 아무것도 없어서 내려놨는데 계속 잘 못 걷길래 그냥 안고 집으로 돌아오는데요. 얘가 사람이 아플때 그런것 처럼 의기소침해서 새초롬하게 안겨서 오더라구요. 원래 자주 안고 걷는데 안아주면 지 구경하느라고 바쁜 앤데 그날은 진짜 사람이 의기소침한 것처럼 새초롬해서 머리와 몸도 내 쪽으로 살짝 기대고... 뽀뽀 해주니까 사랑받는거 느끼려는 것처럼 가만히 있고요. 

안고 오면서 '사람이나 강아지나 아프면 약해지고 의기소침해지네-' 하고 생각하는데... 약간 복잡한 마음이 되더라구요. 
다들 자기가 아프고 좋지 않은 상황이 되면 이렇게 마음도 약해지고 누군가에게 기대고도 싶어하는구나, 개도 그렇고, 다른 동물들도 어느정도는 그렇겠지 하면서.


암튼 그랬어요. 
사람이나 동물이나 다들 몸도 마음도 약한 생명체니 개나 고양이 너무 미워하면서 살지 말아요 우리. 
저는 이제 고기도 조금씩 줄일려구요. 



   
IP : 124.50.xxx.211
10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ㅇㅇ
    '21.9.4 4:49 PM (221.158.xxx.144)

    강아지 글에 아빠 생각나서 우네요 ㅜ
    혼자뿐인 자식인 나에게 자꾸만ㄷ기대려는
    아빠
    저도 한다고 하는데 가끔 너무 힘들어서
    혼자 울거든요
    아빠도 이젠 늙고 약해져
    맘도 약해져서 그런거라
    이해하려 애써보렵니다

  • 2. ...
    '21.9.4 4:52 PM (118.43.xxx.244)

    울집 개님도 아파서 병원가는데 내 품에 안겨서 나를 뚫어져라 물끄러미 쳐다보더라구요.
    그때 알았어요...얘가 나를 의지하는구나...잘해줘야겠다...

  • 3. 12살
    '21.9.4 4:59 PM (121.179.xxx.235)

    우리 말티
    2개월에 울집에 와서
    지금 이빨도 한둘씩 가고
    정말 식구들한테도 드럽게도 틈을 안줘요
    마이웨이
    근데같이 자는 누나가 병원 출근이라 나이트 근무할때면
    내방으로 쫄쫄 따라와서 침대에서 제몸을 내궁둥이에 딱
    밀착시키고 있네요.

  • 4. 동감
    '21.9.4 5:02 PM (61.79.xxx.186)

    우리 개도 평소 씩씩한 2살, 팔팔한 아이인데, 길냥이에게 다리 물려서 쩔둑 거릴때 병원 데려가니 기가 팍 죽고 의기소침해 지더라구요.

  • 5. 강아지
    '21.9.4 5:08 PM (125.130.xxx.219) - 삭제된댓글

    안쓰럽고 예뻐요.
    원글님도 생명존중하는 훌륭한 분이시구요.
    건강하게 행복하고 오래 함께하길 바랄게요.

    저희도 10살 되어가는 유기견 아기때 입양했는데
    뽑기를 잘못해서 너무 키우고 힘들고 올해 병원비도
    올해만 천만단위로 들었지만
    우주에서 가장 소중한 존재예요^^

  • 6. ㅇㅇ
    '21.9.4 5:12 PM (175.223.xxx.175)

    원글이나 댓글이나 오늘 왜 이렇게 강아지 얘기에눈물이 많이 나는지 모르겠네요

  • 7. 사랑
    '21.9.4 5:41 PM (1.231.xxx.2)

    저희집도 2017년에 강아지공장 불나서 일부죽고 살아남은 개들중 한놈 입양했는데요...얘는 수컷인데 번식장에서 태어난걸로 추정돼서 제가 첫주인인 느낌이라 저에게 모든걸 의지해요.... 올때도6~8세추정이라고했으니까 지금 최소10살은 넘었어요....이빨은 많이 빠져서 딱딱한거 못먹고요,요즘엔 앞도 거의 안보여서 짠하지만, 이아이가 나한테 와서 정말 다행이다~~하며 행복합니다~~
    원글님의 강아지도 엄청 의지하고 고마워할거에요
    강아지도 사람처럼 디테일한감정 다 있어요~~
    그래도 원글님이 한 강아지의 세상을 구하신 복받으실겁니다.....
    전 세마리 키우는데 한아이 데려올때마다 좋은일이 생기더라구요~세아이 돈도 좀 들지만 오히려 더 재산이 느는느낌~^^

  • 8. ..
    '21.9.4 5:53 PM (118.32.xxx.104) - 삭제된댓글

    뭐뭐 믹스에요? 그냥 강쥐모습 상상해보고 싶어서요^^;

  • 9. 난봉이
    '21.9.4 6:06 PM (115.21.xxx.3)

    눈에 보이듯이 묘사를 해주셔서
    마음이 따스해지기도 하고.. 아려지기도 하네요.

    저도 우리 뭉이 생각하면 고기를 줄어야 하는데 ...ㅎ 점차 줄여가야죠.

    위에 어떤 분이 한 강아지의 세계를 구하셨다고 하셨는데 그 말씀이 와닿네요.
    요녀석한테는 우리 보호자가 한 세상이겠죠.
    더 잘해주고 예뻐해줘야겠어요

    원글님도 예쁜 강아지와 더더 행복하세요.

  • 10. 댓글에 사랑님
    '21.9.4 7:42 PM (112.161.xxx.15)

    대단하시네요 ! 존경합니다.
    저도 유기견 둘 키우지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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