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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평에서의 오늘 하루

..... 조회수 : 3,890
작성일 : 2021-05-23 21:42:29
서후리 숲으로 갔다. 5월달에만 세 번째 방문이다. 오늘은 B코스로 걸어, 폭포 앞에서 아이들과 함께 손을 씻었다. 아파트로 둘러싸이고 백화점으로 차가 늘 막히는 동네에서 지내다가, 하늘을 막는 거대 콘크리트 벽과 도시의 소음이 없는 숲에서 맞이하는 일요일 아침은 언제나 행복하다. 입구 카페에서 연한 라떼 거품이 입 안에 들어오면, 모든 근심이 사라진다. 

나무 냄새와 꽃 향기를 맡으면 걷는 한 시간의 산책길. 신선한 공기와 새소리가 가끔 반주하는 고요는 입장료 칠천원이 아깝지 않다. 서후리 숲 같은 나만의 숲을 버킷리스트에 넣어 본다. 이렇게 숲 가꾸는데 20년 걸렸다는데, 지금부터 20년이면 내 나이 65살이다. 고향에 내려가서 정착하고 싶은데, 온통 낮고 무덤이 많은 고향의 산이 걱정된다. 

가족과 함께 농부네쉼터 앞 놀이터에 갔다. 방방을 아이들이 뛸 수 있고, 맑은 냇가에서 잠시 발을 담가도 되는 곳이다. 나는 그늘막에 돚자리 깔고 누워서 낮잠을 자거나, 책을 읽을 수 있는 곳이다. 벌써 다섯 번째 방문이다. 아이들은 정말 잘 뛰어논다. 아이들 모습만 봐도 행복하다. 5분도 못 되서 잠을 청하다가, 주변 쓰레기를 주웠다. 우리가 도착하기 전에 놀던 5살 아이 엄마아빠는 자기 가방은 가져가면서, 그 옆에 놓여 있던 물티슈 쓰레기는 그냥 놓고 갔다. 마을 사람이 아니지만 이 놀이터를 이용하는 사람으로서 내가 할 수 있는 최소한의 의무다. 

몽키가든에서 맛있게 점심을 먹고, 텃밭으로 갔다. 이주일 사이 비가 몇 번 중간에 오더니, 겨자채는 야구 글러브만큼 크기가 커졌다. 2만원 어치 심은 딸기 묘종에서는 꽃이 피질 않는다. (오뉴월에 따먹던 딸기를 요즘은 12월에 먹어서 내 마음이 급해졌나?) 시금치는 가물어서인지 윗 잎이 타들어갔다. 쑥갓도, 루꼴라도, 아욱도, 청겨자도 엄청 자랐다. 

열무는 어린 잎이 팔뚝만큼 자라서, 큰 아들에게 다 뽑으라고 했다. 녀석의 이마에 송글송글 흐른다. 저녁에 핸드폰 돌려받으려고 묵묵히 열심히 한다. 둘째 아들은 자연이 주는 선물에 신나서 물을 길어 날랐다. 아이들이 땀흘려 수확하는 기뻐하는 모습을 보면서 나도 자연에 감사한 마음이 들었다. 남편은 우리가 수확한 야채를 보고 옆 밭에서 서리를 해왔냐고 놀랐다. 

지금은 내일까지 내야 하는, 이번주까지는 꼭 마쳐야 하는 일들로 마음은 타들어간다. 맑은 5월의 아침을 숲에서 보낸 오늘 양평 여행은 정말 행복했다.      
IP : 218.145.xxx.234
19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쓸개코
    '21.5.23 10:00 PM (121.163.xxx.73)

    서후리숲 검색해보고 왔어요.
    아 참 좋네요. 집에서 멀지 않은데 언제 가봐야겠습니다.
    https://blog.naver.com/elliws/222341151098

  • 2. 양평도민
    '21.5.23 10:19 PM (14.56.xxx.93) - 삭제된댓글

    쉬자파크 추천합니다
    입장료는 1000~2000원이고
    양평군에서 400억을 들여 조성한 공원인데
    계절마다 꽃이 종류별로 피고 정말 좋아요.

    지금은 보리수나무와 보라색아카시아가 한창입니다

  • 3. 양편군민
    '21.5.23 10:20 PM (14.56.xxx.93)

    쉬자파크 추천합니다
    입장료는 1000~2000원이고
    양평군에서 400억을 들여 조성한 공원인데
    계절마다 꽃이 종류별로 피고 정말 좋아요.

    지금은 보리수나무와 보라색아카시아가 한창입니다

  • 4. 같은 코스라 반가
    '21.5.23 10:25 PM (59.9.xxx.161)

    반가와요. 저도 그제 서후리숲을 비오는데 우산쓰고 A코스 돌았어요.
    입장료 7천원. 정말 숲을 걸으면서 정말 감사했어요.
    이런 숲을 가꾸는데 20년이상 걸렸다는데. . . 아버님이 가꾸고 딸이 이어받아 가꾸고 있는 숲.
    새소리 자작나무숲
    그리고 BTS가 뮤직앨범 촬영했던 곳이라 곳곳에 놓인 방탄 사진들 보면서
    2시간을 천천히 걸었어요.

    그리고 몽키가든 가서 맛난 음식들 먹으며 정말 행복했었는데
    원글님이랑 같은 코스라 반갑네요.^^

    다음엔 윗분 말씀하신 쉬자파크도 가보겠습니다.

  • 5. 다음주
    '21.5.23 10:28 PM (58.140.xxx.55)

    다음주 토요일가는데 차로오전출발하면 오래걸릴까요?
    안된다면 경의중앙선 타려구요

  • 6. .........
    '21.5.23 10:32 PM (218.145.xxx.234)

    저도 쉬자파크 가봐야겠어요. 감사합니다.

    저는 양평갈 때 늦어도 8시 30분에는 출발해요. 그러면 한 시간 걸려요. 조금만 늦게 출발하면 차에 막혀서요. 날씨가 더워질수록 더 일찍 출발하시는 게 좋아요~ 돌아올 때에도 3시에 출발하면 4시20분에 집에 다시 돌아와요.

    다음주에는 양평가서 하루 자고 오려구요.

  • 7. ..
    '21.5.23 10:34 PM (49.166.xxx.56)

    힐링코스네요 ^^

  • 8. .......
    '21.5.23 10:34 PM (218.145.xxx.234)

    비오는 날 서후리숲이라.....저도 비오는 숲길 걷는 거 너무 좋아하거든요. 꼭 가봐야겠네요~ 감사합니다.

  • 9. 요엘리
    '21.5.23 10:47 PM (122.32.xxx.181)

    애기 데리고 양평 숙박은 어디가 좋나요? 저도 꼭 가보고 싶어요 서후리숲...

  • 10. 양평
    '21.5.23 11:08 PM (14.56.xxx.121)

    서후리숲과
    쉬자파크 알려주셔서 감사합니다

  • 11. ..
    '21.5.23 11:35 PM (211.58.xxx.158)

    좋은곳 알려주셔 감사해요

  • 12. ..
    '21.5.24 12:07 AM (220.117.xxx.13)

    가봐야겠어요. 감사드립니다.

  • 13. 반드시
    '21.5.24 1:55 AM (121.128.xxx.152)

    그곳에 가보리라.

  • 14. 호미
    '21.5.24 2:23 AM (108.225.xxx.148)

    양평사는 친구가 놀러오라고 하는데 꼭 가봐야겠네요. 알려주셔서 감사합니다^^

  • 15. ...
    '21.5.24 6:46 AM (58.120.xxx.143)

    서후리숲, 쉬자파크 좋은 산책길 알려주셔서 감사합니다!

  • 16. 쓸개코
    '21.5.24 8:28 AM (121.163.xxx.73)

    쉬자파크도 기억할게요. 감사합니다.^^

  • 17. 양평이
    '21.5.24 8:35 AM (119.64.xxx.91)

    그리 좋은 곳이었군요.

  • 18. 와우
    '21.5.28 2:57 PM (222.237.xxx.132)

    감사합니다

  • 19.
    '21.7.5 6:23 PM (202.30.xxx.24)

    양평은 두물머리만 알았는데. 고맙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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