먼저 긴글을 읽어주셔서 감사드립니다. 저도 이 글을 정말 게시판에 올릴지는 잘 모르겠어요.
원래 사이가 좋지 않았던 결혼 15년차 부부예요.
중학생 아이도 있고 결혼하고 늘 맞벌이로 남편이 해외근무할때도 근무환경이 좋지 않은 곳이고 임신기간이랑 겹쳐서 남편이 한국으로 복귀할때까지 서울에서 직장다니고 친정에서 아이 낳고 키웠어요.
오픈되어 있고 솔직한 사람인 줄 알았던 남편은 같이 살아보니 꼰대에 순간을 모면하는 작은 거짓말부터 해외주재원 오래하셨던 시아버님덕분에 정외로 대학에 입학한 사실도 속이고 중고등학교때 강남8학군에서 엄청 치열히 공부하고 좋은 대학 입한한 사람으로 연애내내 속이고 결혼한 대담한 남자였죠. 연애할때 이부분을 확인하고자 물었을때 솔직히 얘기해줬으면 그냥 그런가보다하고 말았을 얘기인데 말이죠. 결혼하고 임신초기에 해외 근무전에 잠깐 함께 살때도 산책 한번을 안해주고 아이가 어릴때는 주말에 놀이터에서 자진해서 한번을 놀아준 적이 없었어요. 와이프가 억지로 놀고 오라고 내보내면 아이가 더 놀고 싶다고 아쉬워서 울면서 30분만에 아이 약만 올리고 들어오곤 했죠. 와이프 속이고 동남아 골프에 출장 가방에서 비아그라가 발견된 것도 한번이 아니였지만 이게 내껀 아니라는 초딩수준의 핑계를 대곤 했죠.
집에선 소파에 누워 티비보는 낙으로 살고 주말은 항상 골프로 아이와 와이프는 뒷전이였어요. 일하는 와이프 퇴근하고 동동거리는 거 보기 싫어서 늦게 퇴근하거나 근처 사는 친정에서 아이 목욕시키고 저녁먹이는게 당연한 남편이였지요.
와이프가 혼자 결혼생활하는 거 같다며 울고 외롭다고 울고 힘들다고 상담받자고, 직장생활이 힘들고 체력적으로 정신적으로 우울증 약복용하라고 했다고 얘기했을때도 남편은 멀뚱멀뚱 듣기만 하거나 와이프한데 징징거리지 말고 그렇게 힘들면 회사는 관두라고만 했어요. 남편한테 아이일로 휴가를 내고 대신해달라고 하거나 일찍 들어와서 아이를 재워달라거나 뭐 그런 부탁은 단칼에 자기는 어렵다거나 약속이 있다거나 뭐 그랬어요. 아이는 친정이랑 함께 키웠죠.
와이프는 직장에서 어떻게든 자리잘 잡고 아이 성인되면 이혼할거라 다짐하고 혼자서만 울었어요.
체력도 약해서 운전 많이 한날은 와이프한테 힘들다고 짜증내고 몸에 좋다는 보약이나 영양제도 귀찮다고 몸에 안받는다고 안먹고 운동도 전혀하지 않아요.
매달 정해진 생활비는 보내주니까 인간 ATM으로 여기고 버텼는데 남편이 회사가 사정이 안좋아지자 그만두고 위로금을 챙기고 이직하겠다고 하더군요. 생각잘해보고 신중하게 하라고만 했는데 덜컥 사표내고 가려던 직장으로의 이직은 생각처럼 쉽지 않았고 사이드 잡처럼 여기던 일이 메인이 되어버려서 수입이 반으로 줄었어요. 처음에는 외부 환경이 안좋으니 공부하고 운동하면서 기회를 보라고 위로도 해주고 기운도 내라고 하니까 고마워하면서 이제서야 지나가는 말로 생각해보니 저한테 미안한점도 있다고 하더군요.
보내주던 생활비는 변함없이 보내주고 있지만 이제 시간이 너무 많아서 주체를 못하는 상황이 되었지요. 늦게 출근하고 일찍 들어오고 저녁은 항상 집에서 제가 퇴근하기만을 기다리고 있죠. 이렇게 시간이 많아지면 운동도 하고 공부도 하고 자기 관리도 좀 하겠지 싶었지만 남편은 항상 똑같아요. 아이가 학교를 가던 온라인 수업을 듣던 누워서 유투브 보기가 일상이고 식사는 편식이 너무 심해서 본인이 먹을 집밥을 좀 하려나 했지만 사람은 변하지 않고 무기력한 그모습으로 껌껌한 거실에서 거실 조명도 안키고 기다리고 있어요. 그러다 향후 경제 상황이랑 기타 등등으로 부부싸움을 하게 되었는데 예전일부터 쌓였던게 터져나와서 이제 맘으로 회복이 안되네요. 죽을동 살동 친정 손 빌려서 아이 키워놨더니 너 하고 싶은대로 다 하려고 친정옆에서 너 편하게 너 하고 싶은대로 살지 않았냐고 하더군요. 그리고 가장 복 많은 부부가 여자는 돈잘버는 남자만나고 남자는 재테크잘하는 여자를 만나야하는데 너랑 나랑은 둘다 그런 복없는 사람들이니까 어쩌구 저쩌구 그러는데 속으로 내가 직장나가서 아등바등 여기까지 올라오느라 죽을뻔했는데, 또 애 키우고 학교 보내고 엄마만 있는 애처럼 모든거 엄마가 다하느라 죽고 있는데 내가 재테크도 했어야하는구나 싶은게 이런 인간이있나 싶더군요.
이후로 와이프는 남편이랑 말도 그 어떤 것도 하고 싶지가 않아요. 예전에도 가끔 이랬는데 아침에 눈을 뜨면 남편에 대한 분노로 욕지거리가 나와요. 생전안해보던 욕을 혼자 하고 있는거죠. 그리고 억지로 아침 운동을 가서부터 예전에 남편이 싸우면 와이프한테 했던 말들 곱씹으면서 아침부터 마음속으로 또 욕을 해요. 과거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사는 것 같은 와이프는 우울하고 힘들어서 매일이 죽고 싶어요.
가족인데 사정이 힘들고 어려울때 매정하게 하는건 아니지 싶어 죽을힘을 다해서 잘해줘야지 다짐하다가도 얼굴보면 예전에 내가 힘들때 외롭다고 울때, 남편한테 당신은 나를 사랑하는게 아니라고 소리지르면서 싸울때도 한번도 그게 아니고 나와이프를 사랑한다고 위로는 커녕 그렇게 믿고 싶으면 그러라고 매정하게 얘기했던 남편이 생각나서 남편을 외면하고 싶고 입을 닫게 되고 남편을 투명인간 취급하게 되요..저의 모습이 아이가 아빠를 대하는 모습에 영향을 줄거라는게 뻔하니까 아이한테 제일 미안하고 그래도 나는 남편덕분에 성찰을 많이해서 결혼하고 성장 많이 했다고 자평하던 내 인격이 겨우 이정도였나..싶어 속상하고 어디 하소연 할 사람도 없어서 또 이러다가 엉뚱한데다 미친짓을 할까 싶어 와이프는 자신이 무섭기도 해요.
종교에 기도도 해보고 운동도 하고 직장에서 열심히 일하고 피부과도 다니고 옷도 사요. 귀걸이도 사고 주식도 사고...남들은 행복한 가정에 행복하게 사는 여자라고 생각할지도 몰라요.. 근데 와이프는 자신을 어떻게 해야할지 모르겠고 매일이 죽고 싶어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