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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결혼해도 혼밥인생

ooo 조회수 : 7,042
작성일 : 2021-04-11 17:57:21
아주 늦게 결혼해서 20년 가까이 혼밥 인생였어요.
직장에서 먹는 점심 말고는 늘 혼자여서
혼자 밥 먹고 혼자 쇼핑하고 혼자 노는거
아무 불편함 없고 오히려 어느정도 적성에 맞아
편하게 잘 지냈어요.

7년 넘게 사귄 남친이 있어 결혼했어요
이제와서 결혼 해야하나 고민 많이 하다가
노년에 서로에게 좋은 친구가 되어줄 수 있을거라 생각해서
결혼 결정했어요.

지금은 제가 전업이고 일주일에 14끼 먹는데
혼밥이 10끼 정도이고 남편과 밥 먹는건 4끼 정도예요.
저도 사회생활 오래했고 워낙 혼자 잘 있어서
일 관련한 술자리나 약속이라면 절대 뭐라고 안해요.

하지만 며칠전 일 때문에 늦는건 이해하지만
일주일에 종교활동에 3일씩 쓰는건 줄여달라고 했어요.
전 무교이고 남편만 종교가 있는데 남들은 꺼려하는 종교이지만
전 전혀 상관 안하고 존중해줬어요. ㅅㅊㅈ 아니구요.
나한테 종교 강요만 하지마라. 그럼 나도 당신 종교활동 인정할게.
이런거였는데 처음엔 일주일에 한번 나가더니
점점 횟수가 늘어나 주말은 물론 평일에도 나가더리구요.

요즘 같은때에 매일 사람 만나고 모임하는거 싫다.
그리고 외로운게 뭔지 모르고 살았는데
오히려 결혼하고 나니 매일 우두커니 혼자 밥 먹는
내 모습이 싫어지고 외로운게 뭔지 알겠다고
4일전 조용히 얘기하니 알겠다고 하더군요.

지난주에 친정엄마 생신였는데 남편이 찾아뵙지 못했었거든요.
그래서 어제 친정엄마 모시고 같이 점심 먹고나서 헤어지고
시댁에 남편 혼자 자러 갔어요.
시부모님이 여행가셔서 빈 집에 강아지 혼자 있었거든요.
제가 분리불안 심한 강아지 혼자 두지 말고
가서 자고 오라고 했어요.
저희 집에 강아지 데려올 수 없는 상황이라 배려한거였어요.
그리고 일요일인 오늘 종교활동 갔다가 오후엔 집에 올 줄 알았는데
동네 친구들과 스크린 골프 가도 되냐고 전화 왔더라구요.

화나는건 아닌데 참 서운하고 우울해지더군요.
그냥 당신이 알아서 해요.....했더니 안 가고 집에 와서
제 눈치 보며 자기방에서 안 나오고 있네요.

인생 참 쓸쓸한것 같아요.
내가 알아서 내 짐 짊어지고 사는게 인생이란건 알고 있지만
가장 가까운 곁에 있는 사람이 외로움을 알게해주네요.






IP : 180.228.xxx.133
26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21.4.11 6:02 PM (211.219.xxx.193)

    맞아요. 저도 결혼하고 나서 혼자 바라보는 벽보다 둘이 바라보는 벽이 더 고독하다는 말이 와닿았어요.
    어쩔 수 없더라구요. 둘중 한사람의 패턴이 바뀌어야..
    반사회적인 종교 아니면 같이 해보시면 어떨지..

  • 2.
    '21.4.11 6:03 PM (210.94.xxx.156)

    안맞는 사람,
    노력안하는 사람과의 결혼 생활은
    솔로보다는 두배이상의 외로움이 있어요.
    허심탄회하게 얘기를 해보세요.

  • 3. 그렇군요.
    '21.4.11 6:04 PM (121.176.xxx.108)

    저는 원래 혼자 잘 다니고 먹어서 결혼전이나 후나 외롭다는 생각이 없어서 ....
    사람마다 참 달라요.

  • 4. ....
    '21.4.11 6:07 PM (1.237.xxx.189)

    종교 친구 둘중 하나만 활발해도 그런데 둘 다 가졌고
    애도 없으니 신경 쓸곳이 남편밖에 없으니 더하죠

  • 5. ...
    '21.4.11 6:07 PM (183.98.xxx.95)

    그렇죠
    어쩌면 좋나요

  • 6. ....
    '21.4.11 6:08 PM (61.83.xxx.84)

    저도 그게 걱정 결혼해도 외로울거면ㅠ
    결혼은 하지말아야하나

  • 7. ㅎㅎ
    '21.4.11 6:11 PM (121.190.xxx.152) - 삭제된댓글

    불교 아함경에 아마 이런 말이 있을거에요.
    보기 싫은 사람 만나는 것이 괴롭고
    보고 싶은 사람 못만나는 것도 괴롭다.
    그나마 함께 하고 싶은 남편이라는 점에서
    못만나지만 보고 싶은 사람이라서 행복하다고 생각하세요.

    여기 글중에 가끔 남편 퇴직해서 하루 종일 같이 있는데 불편해서 미치겠다는 글들도 올라옵니다. ㅎㅎ

  • 8. ...
    '21.4.11 6:13 PM (125.186.xxx.133)

    진짜 남편이 좀 이기적이네요
    애둘낳고 이혼한 친구
    애들은 남편이 키우고
    남친사귀며 신나게 사네요
    그 인생이 부럽고 그렇다기 보다는
    어차피 남편이랑 사는게 불행한데
    그렇게 자유롭게 즐기며 사는것도 좋아보여요

  • 9. ....
    '21.4.11 6:13 PM (221.157.xxx.127)

    결혼해도 그냥 각자 생활인거에요 ㅜ

  • 10. ooo
    '21.4.11 6:15 PM (180.228.xxx.133)

    지금 이 정도 패턴이 남편 입장에선 엄청 노력한거예요.
    작은 사업하는데 만날 사람도 많고 남편이 원래
    술을 엄청 좋아해요.

    결혼 초 일주일에 골프를 3번씩 나가더라구요.
    주위에서 맴버 급하게 메우느라 부킹 하루전에 전화해도
    무조건 콜.
    문제는 남편 사업체가 절대 그럴 형편이 못 된다는 거였어요.
    제가 직원들이 그런 사장 어떤 시선으로 볼지 아느냐.
    이제 실패하면 재기하기도 불가능한 나이다.
    정신 차려라 쓴소리해서 그나마 골프 줄이고
    건강이 안 좋아 술자리도 많이 줄인게 이 정도예요

    남편은 저 배려해서 엄청 노력했다고 생각하고
    전 여전히 남편이 밖으로 도는 시간이 많다고 느끼고...
    참 맞춰가기 쉽지 않네요.

  • 11. 애도
    '21.4.11 6:26 PM (112.166.xxx.65)

    없으신거 같은데
    차라리.취직을 하세요

    내 생활이 생기면
    좀 덜 쓸쓸하겠죠

  • 12. 님이
    '21.4.11 6:27 PM (222.110.xxx.248)

    좀 바꿔볼 수는 없나요?

  • 13. ..
    '21.4.11 6:34 PM (223.38.xxx.186)

    원글님도 기대 안 하면 원래 싱글생활도 길었고 기분이 좋아지지 않을까요?
    운전연습하러 공원 와서 이어폰으로 팝송 크게 들으며 운동했어요
    쓸 때 없는 사람들에게 받은 스트레스 많이 사라져서 좋아요
    원글님도 주중에 나와서 노세요

  • 14. ooo
    '21.4.11 6:38 PM (180.228.xxx.133)

    가장 먼저 생각한 일이 아무리 재취업 힘든 나이라도
    다시 일을 해야하나 였어요.
    하지만 평생 일하며 너무 힘들었는데 50 넘어 다시
    사회생활 한다는게 솔직히 피할수만 있다면 피하고 싶어요.
    일에서 성취감을 얻는 스타일도 아니었고
    제 생계를 위해 너무 기를 쓰고 일 했어요.

    경제적으로 남편 사업하는데 제가 벌어놓은 돈으로
    투자해줬고 제 앞으로 들어오는 임대수익으로
    생활비에 전부 보태고 있어요.
    그래서 사실 남편에게 경제적으로 의지한다는
    생각은 안 들지만 더 안정적인 노후를 위해서라면
    그래도 다시 일을 해야하나 스트레스는 엄청 받지만
    용기도 안 나고 제 경력 다 소용없어서 새로운 일에
    도전할 의욕도 용기도 없는 상태예요.

  • 15. ooo
    '21.4.11 6:42 PM (180.228.xxx.133)

    223.38님 댓글보니 혼자 잘 놀고 잘 즐긴다고 생각했는데
    더욱 제 자신에게 집중해봐야겠다는 생각 드네요.
    남편에 대한 기대가 그래도 평균 이하라고 생각했는데
    더 낮출 수 있다면 낮춰야겠어요.
    그냥 남편이라는 존재에만 만족할 순 없겠지만
    더 내려놓을 수 있는게 뭔지 고민해보겠습니다.

  • 16. 오래사귄
    '21.4.11 7:00 PM (125.178.xxx.145)

    남친이랑 덜 외롭겠다고 결혼한데서 남편분과 서로 핀트가 안맞는거 같네요.
    남편도 늦은 결혼이고 작은 사업체를 님이 서업자금.생활비를 충당하고 있으니 눈치는 보지만결혼생활에 큰 재미를 느끼지 못하는거 같네요.

    서로 필요어 의해 한 결혼이 서로 다른데를 보고 있고 젊은시절 한 결혼과 다르지만 그래도 나이들어 재혼한 사람들도 설레며 서로 의지하는데 남편분은 님 경제력에만 의지하고 있는듯 합니다.

    본인관심사에만 충실하고 님이 꺼려하니 눈치는 보며 동의를 구하나 속으로 기꺼이 아주 좋아서 님한테 맞춰주느라 애쓰는듯 하고.
    서로 편한 사이는 아닌듯 합니다

  • 17. ...
    '21.4.11 7:26 PM (86.159.xxx.68)

    일을 그만두신게 큰 영향을 미친거 같아요
    그간 자기 일이 있으셔서 외로움도 달래고 자존감도 지키는 싱글라이프가 가능했는데

    남편 분은 잃은 것 없이, 원글님만 일을 잃으니 균형이 깨어진거죠
    취직보다 사업을 해보심은 어떨까요? 소득보다 자기 관심과 노력을 돌릴 수 있는 뭔가 필요해보이세요

    저도 비슷한 처지라 그냥 지나칠 수 없네요

  • 18. ...
    '21.4.11 7:28 PM (86.159.xxx.68)

    그리고 좀 알고 싶지 않은 불편한 사실인데

    자기대신 집안일 해주고, 사업자금까지 대준 아내의 고마움을 모르고
    배은망덕하게 구는 남자들 많아요... 7년간 연인이었다니 어련히 상대를 잘아시겠냐 싶지만
    그래도 자기꺼 지키세요

  • 19. ..
    '21.4.11 7:44 PM (175.193.xxx.213)

    지금 외로운게 문제가 아니라 투자금 회수할수 있으면 회수하셔야 되는거 아니에요?

  • 20. ....
    '21.4.11 7:49 PM (220.93.xxx.137)

    댓글들이 씁쓸하네요. 인정할 수 밖에 없어서요

  • 21. ㅇㅇ
    '21.4.11 7:49 PM (125.182.xxx.27)

    주말휴일엔 주로 같이 외식하고 드라이브하고 놀러가고 그러지않나요 주말휴일에도 나간다면 결혼왜했지 싶을것같기도할것같아요

  • 22. 그남자는
    '21.4.11 7:52 PM (118.235.xxx.252)

    사업자금대주는 물주를 와이프로 얻은거네요.나같으면 회사가 어찌 돌아가는지 한번 들여다볼것같네요 애초에 그런식으로 돈섞는거 안했겠지만

  • 23. ..
    '21.4.11 8:22 PM (183.98.xxx.95) - 삭제된댓글

    진짜 내남편이나 그집이나 왜그러는지
    든든하게 지지해주는 부인 놔두고 못됐네요
    얘기들어보니...
    너무 억울해마시고
    왜냐면 내가 선택했으니
    궁리를 잘하셔야겠어요

  • 24. ..
    '21.4.11 9:38 PM (182.221.xxx.175)

    밖으로 나도는 남편의 마음속에 님은 없어요
    서로 사랑하는 부부는 늘 같이 있고 싶어해요
    친구를 만나도 데리고 가고 싶어하고
    어디든 같이 동행하고 싶어해요
    밖에서 맛있는 식당을 발견했으면 다시 부인과 가고 싶어해요.
    제가 보기에 님 남편은 님 사랑 안해요
    사업 자금 대준 물주일 뿐입니다
    노후자금 털어먹지 마시고 투자금 회수하시고
    생활비 대지 마세요 그리고 생활비 달라 하세요
    정신 차리셔야겠네요

  • 25. 그냥 손해보는 결혼
    '21.4.12 5:49 AM (223.131.xxx.101) - 삭제된댓글

    내가 돈 댔으니 내 위주로 살 줄 알았는데
    이제 와 계산해보니 손해라 화난거에요
    제 꾀에 넘어간거죠
    일하기 싫어
    돈 좀 투자하면
    남편이 재주 넘어 나 먹여살려주려나 했는데
    다 글러먹은 모양새라 불안감 고조

    182님 댓글 정확해요

  • 26. 그냥 손해보는 결혼
    '21.4.12 5:55 AM (223.131.xxx.101) - 삭제된댓글

    그리고 기를 쓰지 않고 생계 유지가 가능한가요

    내 욕구를 충적시켜줄 수 있는 건 내 자신 밖에 없어요

    아님 20살 차이나는 노인 모시고 살거나
    세컨드 내연녀로 불안하게 살거나 말곤 못봤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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