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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게시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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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기 두려운 엄마의 생일축하 카톡

해피 조회수 : 5,053
작성일 : 2020-10-14 18:28:25
생일이 되면 엄마한테 장문의 카톡이 와요.
사랑하는~ 으로 시작해서 새빨간 하트 수십개,
간지러운 폭죽 팡팡 유료 이모티콘들.
ㅇ서방과 아이들 잘 케어하는 모습이 자랑스럽다느니
내 딸로 태어나줘서 감사하다느니..
더 발전하라는 채찍질 말도 꼭 잊지 않지만
그것 또한 낯간지러운 단어들의 조합이에요.

항상 자식 위해 살아오신 건 인정하지만
절대 입으로는 사랑한다 예쁘다 그런 말 안 하세요.
어릴 때도 들어본 적이 없어요.
부끄럼 많고 소심하고 뛰어나지 않았던 저는
본인 눈에 차지 않는 딸이었죠.

살 쪘다고 타박, 화장 안 한다고 피부 관리하라고 타박,
미용실 가라 옷 좀 예쁘게 입고 다니라고 타박...
다른 집 엄마들은 자기 딸이 젤 예쁘다는데
일흔넷에 이대 나오신 세상 멋쟁이 엄마에게는
외적으로도 내적으로도 항상 부족한게 많은 딸이죠.
어릴 때 선 보러 나가면 그냥 수수하다고 들었는데
생각보다 외모가 괜찮다고^^

저와 엄마는 외모부터 성향까지 너무 달라서
서로 존중은 하지만 서로한테 상처도 많고 생각도 많이 달라요.
전 입바른 소리도 잘 하고 앞뒤가 같은 편인데
엄마는 주변 신경 많이 쓰시고 남들 평판이 중요해요.
전 만나는 친구도 한정적이고 이성적인 편인데
엄마는 세상 발이 젤 넓고 만나자는 사람이 너무 많아요.
누구에게나 친절하고 아주 감성적인 사람이고요.
덕분에 여기저기서 환영받는 너무 멋진 할머니죠.

며칠 후 생일인데
또 저런 카톡을 받을 생각하니 가슴이 벌렁거리고 벌써 두려워요.
그냥 아무 것도 아닌데
날 세상에서 제일 사랑하는 엄마가 날 축하해주는건데
그게 왜 이렇게 싫고 겁이 날까요?
그냥 담백하게 전화만 한통 해주면 참 좋겠는데...

내가 써놓고도 내가 참 이상한 사람 같네요.
IP : 58.122.xxx.203
15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우리엄만
    '20.10.14 6:31 PM (223.39.xxx.132)

    자식 생일 아무도 몰라요. 본인 생일만 알아요

  • 2. 어떤
    '20.10.14 6:31 PM (116.126.xxx.128) - 삭제된댓글

    맘인지 알 것 같아요.
    엄마의 그런 행동이 싫은거지요.
    세상 따스한 표현 뒤에는 타박, 지적..ㅜㅜ
    편하지만은 않을 것 같아요.

  • 3. 저희 엄마도
    '20.10.14 6:32 PM (116.126.xxx.128) - 삭제된댓글

    제 생일 몰라요 ㅎㅎ

  • 4. 본인이 우선
    '20.10.14 6:35 PM (115.143.xxx.140) - 삭제된댓글

    생일축하 카톡 메시지는 진심이 아니라
    70대에도 온갖 유료 아이콘을 직접 다운받아서 쉽게 잘 사용할줄아는 지성적이고 스마트한 멋진 신세대 할머니임을 드러내고 싶어서..아닌가요?

    진짜로 축하하고 싶다면 딸의 목소리를 듣고 말하고 싶겠죠.

    그저..내 카톡방이 이렇게 풍성하다는걸 보여주고 싶으신가 보네요.

  • 5. 엄마 마음
    '20.10.14 6:39 PM (49.172.xxx.82)

    좀 이상하게 들려요
    나름 엄마가 기대치에 맞게 키우시려고 사랑 주신건데 힘드셨나보네요
    전 대학생 딸이 제 눈에는 너무 이쁘지만 남들 눈에는 그렇게 안보일까봐 늘 잔소리 나오네요
    등펴라 똑바로 앉아라 소식해라 옷 신경써 입어라...저만의 사랑법일까요?
    우리딸도 저 부담스러워 하고 잔소리 싫어하는거 알지만 다 그게 엄마마음이죠
    우리 딸들이 부담에서 더 나아가 싫어하고 가슴벌렁거릴거라 생각하니 쓸쓸하네요
    편하게 쿨하게 엄마 마음 받으실수도 있을텐데..ㅠ

  • 6. 어머님의
    '20.10.14 6:42 PM (223.62.xxx.11)

    그 순간 글을 쓰실땐 진심이실꺼에요.

  • 7. 아,,,,
    '20.10.14 6:45 PM (211.36.xxx.233)

    우리 딸이 나에대해 이런마음이었겠네요
    사춘기때 이유없이 저랑 안맞던 이유
    난 최선다하고 밥주고 관심주고하는데
    딸은 담백한 대접만을 바랬었어요

    성향이란게 있어도 서로 알아주고 노력하면 좋을걸
    안타까와요

  • 8. 아우
    '20.10.14 7:07 PM (112.169.xxx.189)

    울엄마같네요
    왕년 한미모에 한지성 했던
    여자들 특징일까요?
    와 진짜 울 엄마도 지적질 독설 장난 아닌데
    누가 있거나 톡에서는 세상 그런 스윗맘이 음슴
    오글이 아니고 전 가식적으로 보여요

  • 9. 그래도
    '20.10.14 7:34 PM (118.36.xxx.175)

    부럽네요.사랑하는 으로 시작해서
    자랑스럽다고 하시네요
    저희 엄마는 매사에 훈계만..
    따뜻하고 감성적인 아버지와 달리 너무 이성적인 울엄마 별론데..

  • 10.
    '20.10.14 7:41 PM (110.11.xxx.85) - 삭제된댓글

    저도 읽다 울엄마같은 분이 또있네 했어요
    사랑해주신건 알지만 평생 미모나 학벌? 엄마만큼 못하다는 게 제 무의식중에있구요.
    뭘해도 잘했다 충분한 칭찬을 받아본적이 없어서 그런거같기도 해요.
    제 나이가 몇이고 자식이 중학생인 그냥 아줌마인데 만날때마다 다리굵어졌다 그런옷입지마라 잔소리..
    가끔은 못배우셨지만 자식이나 며느리까지 덮어놓고 잘한다 잘한다 해주시는 시어머니가 더 편할때도 있어요.

  • 11. ㅇㅇㅇㅇ
    '20.10.14 8:20 PM (202.190.xxx.144)

    본인이 하고 싶은 사랑을 하지 말고
    자식이 원하는 사랑을 줘야죠
    그게 사랑 아닐까요?
    섭섭해 하시는 어머니들이 계셔서..

    원글 맘 이해해요.
    "눈이 녹으면 *********"
    다음 문장을 만들어 보세요.
    전 "물이 된다"인데 감성파들은 "봄이 온다"라고 하더군요.
    있는 그대로 존중해주는 부모가 좋아요. 저도 딸 키우는 사람입니다.

  • 12. 나르시시스트
    '20.10.14 10:34 PM (175.223.xxx.25)

    본인이 좋은 엄마라는자기만족에
    이중메세지 구사하는 나르시시스트듯

    유튜브에 이중메세지 검색해보세요

  • 13. 지나가다
    '20.10.14 10:59 PM (175.223.xxx.165)

    눈이 녹으면....지저분해진다.인 저는 무슨 파 일까요? ㅋㅋ

    어머니는 어머니의 방식대로 사랑하고 사랑을 표현하신것 같네요.
    외모에 대한 말씀이 엄마 눈에 안예쁘다는게 아니고
    다른 사람들 눈에도 예쁘게 보였으면 좋겠다는 말씀 같네요.
    부모의 노심초사네요.
    윗분 말씀처럼 상대방이 원하는 방식으로 표현하는게 중요한데
    우리는 그렇게 배운적이 없어서 잘 몰라 실수하곤 하죠.

    원글님. 생일 축하드려요.
    어머니와도 잘 연결되시길 바랍니다~

  • 14. 읽지말고
    '20.10.14 11:00 PM (114.204.xxx.15)

    감사합니다 엄마
    짧게 답을 하고 마세요

  • 15. 지나가다님은
    '20.10.16 12:48 AM (121.176.xxx.79)

    현실파이시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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