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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지리산에 죽으러 갔다 만난 사람들

묵주 조회수 : 6,107
작성일 : 2020-09-10 08:42:18
https://theqoo.net/hot/1608613983

저 글을 읽으니 십여년 전 일이 생각나요. 저는 자살 할 마음을 먹었던 것은 아니었지만, 막 시작한 외국 생활에서 몹시 힘든 일이 있어 힘들어하고 있었어요. 한국 사람들은 절대 가서 살지 않을 만한 곳에서 알바를 하며 사는데 고용주와 문제가 있었고 저는 그 나라 말도 잘 하지 못해서 맘 고생을 하고 있었죠.
그런데 어느날 기차역에서 중년의 한국인 부부를 우연히 만났어요. 제가 있던 곳이 인터넷도 잘 안 터지는 곳이고 가끔 하는 엄마와의 전화 통화가 제가 맘 편히 언어장벽 없이 소통 할 수 있던 유일한 기회였는데... 이 부부를 보니 반가운 마음에 기차역에 앉아 아주 오랫동안 이야기를 했어요.
어느덧 그분들이 떠나야 할 시간이 되어 작별 인사를 하는데, 제게 그분들의 한국 주소를 주시며 연락 하라 하시더라고요. 그리고 아주머니께서 쓰시던 묵주를 제 손에 쥐어주셨습니다. 힘들때면 기도하라면서...
저는 그때도 지금도 무교지만 그때 받은 묵주는 아직도 잘 간직하고 있습니다. 요즘도 가끔씩 꺼내보곤 해요. 아쉽게도 주소를 적어 주신 쪽지는 여러번 이사 하면서 없어 진 것 같아요... 감사인사를 드리고 싶은데...

이상한 세상에 지쳐 죽고자 산에 오른 저 분은 등산길에서 마주한 이상한 친절에 결국에는 죽고자 하는 마음을 버립니다.
저 트위터 글 타래의 초반과 마지막에 언급되는 이상한 이란 형용사를 ‘예측불가의’라는 말로 대체해보면 어떨까요. 우리가 사는 세상이 그런 것 같습니다. 예측불가의 일로 죽고 싶어지기도 하고 살고 싶어지기도 하고... 해석 하기 나름이고 마음 먹기에 따라 달린 것 같습니다.

저도 요새 제 인생이 어디로 흘러가는 지 몰라 막막했는데 다시 새로이 마음을 먹고 힘을 내 봐야겠습니다.
다들 힘내세요.
IP : 84.161.xxx.143
18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ㅇㅇ
    '20.9.10 8:48 AM (49.142.xxx.36)

    아.. 그런 묘한 인연이 있으시다니 어떻게 보면 평생 떠올릴만한 추억이네요.
    주소 잊은건 차라리 잘된것 같아요.. 사람이라는게 원래 입체적인 면이 있어서.. 다시 만났으면 또 다른 면을 보고
    추억이 변질될수도 있거든요..
    저는 직업상 계속 삶과 죽음의 경계에 있는 분들을 많이 만납니다. 그분들 중 결코 진심으로 죽고 싶다는 분은 안계세요. 어떻게 하든지 살고 싶어하세요.
    고통스러워서 차라리 죽여달라고하지만 막상 조금이라도 의식이 돌아오거나 상태가 호전되면 너무 기뻐들 하시죠... 모든 분들 죽을 생각 마셔요. 하루라도 더 살고 싶어하시는 분들이 무척 많습니다.
    건강하게 하루를 살수 있는것도 큰 복입니다. 하늘에서 내린 아주 큰 복...
    욕심을 조금만 내려놓으면 건강이 얼마나 큰 복인지 알수 있을겁니다.

  • 2. 감동
    '20.9.10 9:09 AM (222.120.xxx.113)

    링크글도 원글님 글도 또 ㅇㅇ님의 댓글까지 마음에 스며드는 아침입니다
    요즘 많이 힘든데 ..기운내 보겠습니다

  • 3. 읽는데
    '20.9.10 9:38 AM (211.201.xxx.28)

    글쓴이와 함께 어두운 산길을 함께 걷는것처럼
    동화가 되네요.
    눈물이 나요.
    타인에게 친절한 사람이 되고 싶어요.
    오늘도 힘내요 다들.

  • 4. 차한잔마시면서
    '20.9.10 9:50 AM (175.192.xxx.170)

    이 글 읽으니 힘찬 하루를 보내야겠다는 결심아니 결심이

  • 5. 진심
    '20.9.10 10:05 AM (182.228.xxx.89)

    살아줘서 고마운 글이네요
    나도 한오지랍 하는데 등산길에 만난 모든 분들이 고맙게 느껴지고 앞으로도 이런 오지랍 더 부려 볼랍니다
    친족이 스스로 목숨을 버려서 정말 그 트라우마는 십년이 흘러도 없어지지않는데
    살아줘서 고마워요
    앞으로 주변 살피고 가끔씩 오지랍도 부리고 살랍니다

  • 6. 이글을읽고
    '20.9.10 10:05 AM (183.99.xxx.224)

    감동이 와서.. 저도 보람찬 하루 보내야겠다는 다짐..

  • 7. . .
    '20.9.10 10:06 AM (175.223.xxx.225)

    좋은 글과 댓글입니다. 저도 아플 때마다 너무 고통스럽고 괴로운데 통증이 가시면 그렇게 행복할 수가 없어요. 건강이 제일 소중하다고 생각하며 하루하루 살고 있습니다.

  • 8. 실제로
    '20.9.10 10:09 AM (122.37.xxx.188)

    천사를 저런식으로 만난다고 믿어요.

  • 9. ...
    '20.9.10 10:17 AM (1.242.xxx.144) - 삭제된댓글

    링크 글 꺼이꺼이 울면서 읽었어요
    저도 힘든 일 참 많이도 겪어서 안좋은 생각한적이 많았거든요
    좋은 글 소개 감사하구요
    원글님 항상 행복하세요

  • 10. ...
    '20.9.10 10:23 AM (1.242.xxx.144)

    링크 글 꺼이꺼이 울면서 읽었어요
    저도 힘든 일 참 많이도 겪어서 안좋은 생각한적이 있었거든요
    좋은 글 소개 감사하구요
    원글님 항상 행복하세요

  • 11. 링크글...
    '20.9.10 10:26 AM (14.33.xxx.174)

    정말 감동이네요.... 울컥.. 저도 왠지 힘을내어봅니다.

  • 12. 좋은글
    '20.9.10 10:29 AM (58.231.xxx.9)

    감사해요. 댓글들도 다 좋네요.
    힘들어도 우리 살아있음에 감사하며 살아요.
    세상엔 진짜 행복한 사람은 없고 행복한 성격만 있다고
    해요.
    모두들 행복을 선택하시길......

  • 13. 너무 좋은글
    '20.9.10 10:57 AM (119.71.xxx.177)

    막막하죠 인생이....
    그래도 즐겁게 살아가도록 노력해보아요
    주어진 인생 힘차게 살아내야지요

  • 14. ....
    '20.9.10 11:36 AM (14.52.xxx.249) - 삭제된댓글

    글읽다가 울었어요. 요즘 많이 힘들다보니..눈물이나네요

  • 15. 나만
    '20.9.10 11:49 AM (121.153.xxx.250)

    그냥 살아있으니 살아요 우리 ..

  • 16. ....
    '20.9.10 2:49 PM (222.101.xxx.152)

    고마운 글입니다

  • 17. 저도
    '20.9.10 9:23 PM (1.254.xxx.219) - 삭제된댓글

    지리산에서 만난 사람들처럼 누군가에게 랜턴을 양말을 물을 주는 사람이 되어야겠다고 다짐합니다

  • 18. ㅡㅡ
    '20.9.11 4:58 AM (211.202.xxx.183)

    감동적인 글이네요
    이 새벽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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