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Banner

[펌]고3 부모들 속 터질 정책 ( 대입 블라인드 평가 )

..... 조회수 : 2,615
작성일 : 2020-08-14 15:31:48

[펌] 

안녕하세요?

스터디홀릭 열혈운영자 강명규쌤입니다.

 

올해 대입의 가장 뜨거운 화두 중 하나는 블라인드 평가에요. 교육부에서 올해 대입부터 학교 소개서 개념인 고교 프로파일의 대학 제출을 금지하고, 소속 학교를 알 수 있는 내용을 학생부에서 모두 가리라고 지시했거든요. 기존에도 면접 때는 학교명을 가리고 교복도 못 입도록 했지만, 서류평가 단계에서 학교명이 드러나기 때문에 일차적으로 걸러진다는 논란이 있었지요. 그래서 아예 서류평가 때부터 학교명을 알 수 없게 지워버리라고 한 거예요.

  

그런데 올해 고3 학부모님들이 분통 터질 일이 생겼어요. 교육부에서 학생부 블라인드를 고3만 하고 재수생은 안 한다고 하거든요.

 

블라인드 평가를 하려면 학생부에서 학교가 드러날 수 있는 단어를 모두 찾아 지워야 해요. 예를 들어 학생부에서 학교 이름을 가려도 수상실적에 ‘스홀 영어 말하기 대회’라고 기록되어 있으면 그 학생이 ‘스홀고’ 학생이라는 것을 금방 알 수 있어요. 봉사활동에 ‘양재천 환경정화’라고 기록되어 있으면 강남 학생이라는 것을 알 수 있고요. 그래서 선생님이 1학년 학생부부터 학교가 드러날 만한 단어를 일일이 찾아 수작업으로 지워야 해요. 그런데 졸업생은 그게 불가능해서 근본적으로 블라인드가 불가능하죠. 학교에서 졸업생 학생부까지 신경 써줄 여유가 없으니까요. 누가 재수를 하는지 모르니 미리 수정해놓을 수도 없고요.

 

그래서 큰일 났어요. 올해는 고3이 학교를 제대로 다니지 못해 안 그래도 학생부가 부실한데 고3만 블라인드하고 재수생은 하지 않으면 고3이 더 불리해질 수밖에 없으니까요. 정시는 어차피 1년 더 공부한 재수생이 유리할 수밖에 없어서 고3은 수시에 집중해야 하는데 올해는 이것조차 위험하게 된 거죠.

 

교육부에서 현장 상황을 충분히 검토한 후 제도를 만들어야 하는데 특목고, 자사고, 강남 일반고 잡을 생각에 너무 즉흥적으로 만들다 보니 이런 문제가 발생하네요. 그렇다고 이제와서 블라인드 안 한다고 하자니 체면이 안 서고요.

     ​ 

블라인드를 하려면 최소 3~4년 전에 발표했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그래야 고등학교를 지원할 때 그 부분도 고려할 수 있겠죠. 그런데, 학종을 확대한다고 해서 내신을 손해 보더라도 학종 실적 좋은 학교에 지원했는데 완전히 뒷통수 맞았어요. 정책을 어설프게 소급적용하려다 애먼 사람만 잡는 거예요.

그런데, 고3 부모님 중에 이런 사실을 모르는 분이 많으세요. 교육부가 쉬쉬 하며 감추고 있어서요. 학생부 문구 한 줄에도 가슴 졸이며 고민하는 게 수험생 마음인데 누구는 블라인드하고 누구는 안 한다면 가만히 있을 부모가 있을까요? 도대체 이게 제대로 된 입시라고 할 수 있을까요?

  입시는 무엇보다도 공정성, 형평성, 일관성이 중요한데 이걸 다 무시하고 입시정책을 만들어내니 정말 답답합니다.

게다가 재수생을 블라인드 안 하면 고3 학생을 블라인드 해도 재수생 학생부와 비교해 해당 학교 학생들을 얼추 찾아낼 수 있을 거예요.

    

그렇다면 이게 재수생에게는 호재일까요?

이것도 애매해요. 그냥 뒀다가는 고3 아이들이 대거 재수해서 내년 보궐선거에 치명적인 타격을 입을 수 있어요. 그래서 교육부가 대학에 무언의 압박을 가할 가능성이 커요. 정시는 수능 성적으로 줄 세워 뽑기에 재수생과 현역 비율을 조절할 수 없지만, 정성평가인 수시모집은 대학이 선발 비율을 얼마든지 조절가능하니까요.

 

올해 대입은 블라인드 첫 해여서 입시가 끝난 후 대학별로 합격자 졸업연도를 전수조사 할 가능성이 커요. 국정감사 때 국회의원들이 이런 자료를 교육부에 요구할 가능성도 크고요. 게다가 교육부가 지금 사립대학들을 종합감사하는 중이어서 대학이 알아서 몸을 낮출 가능성도 커요.

    

그래서 올해 대입은 어떻게 될지 예측도 안 되네요. 교육부 장관도 자기가 지금 뭘 하고 있는지, 이게 어떤 결과를 빚어낼지 예측이 안 될 거예요. 그걸 안다면 이렇게 안 할 테니까요.

 

요즘 교육부 정책을 보면 이런 말이 자꾸 떠오르네요.

'가만히 좀 있어. 넌 가만히 있는 게 돕는 거야.' 

추신 1. 혹시 ‘고3과 재수생을 갈라치기 하려는 것은 아닐까?’라는 터무니없는 생각까지 들어요. 올해는 코로나 때문에 대입 준비가 어려워져 고3 학생, 학부모의 불만이 큰데 그 불만을 재수생에게 돌리려는 게 아닌가 싶어서요. ‘너희가 대학 가기 힘든 이유는 너희의 노력이 부족해서가 아니라, 작년에 이미 갈 수 있었는데, 아니 심지어 작년에 이미 갔는데도 또 한 번 가려는 적폐들(재수생, 반수생) 때문이다’라는 식으로요. 반수생은 부동산으로 치면 정부가 그토록 미워하는 다주택자인 셈이니까요.

 

추신 2. 블라인드 평가해도 정작 잡으려고 했던 특목고나 전사고는 잡지 못할 거예요. 학교명이든 대회명이든 뭐든 다 가려도 교육과정은 가릴 수 없는데 특목고나 전사고는 교육과정이 달라서 아무리 가려도 티가 나거든요. 그래서 블라인드 평가의 가장 큰 피해자는 학종 실적 좋은 강북이나 지방 명문고가 될 수도 있어요. 어차피 강남 일반고는 학종보다 정시에 더 힘을 쏟으니까요.

※ 강명규쌤의 3줄 요약

1. 특목고, 자사고, 강남 잡기 위해 블라인드 평가하자!

2. 어라? 재수생은 어떻게 하지?

3. 에라, 모르겠다! 대학이 알아서 하겠지.

 

IP : 125.191.xxx.148
6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
    '20.8.14 3:49 PM (211.202.xxx.242) - 삭제된댓글

    풋..
    작년 외고 자사고 죽 쓴 거 모르세요?
    그리고
    재수생 블라인드 제외라면
    재수생 출신고 넣어서 하겠다고 정했대요?

  • 2. ㅇㅇㅇ
    '20.8.14 4:29 PM (203.251.xxx.119)

    블라인드 해도 어차피 성적은 보니까 실력으로 뽑힙니다

  • 3.
    '20.8.14 4:33 PM (14.32.xxx.166)

    내가 생각하는 공정함과 저분들이 생각하는 공정 공평에는 차이가 있더라구요

  • 4. ...
    '20.8.14 4:34 PM (14.35.xxx.21) - 삭제된댓글

    중간층의 대학은 일반고학생들이 주로 지원하니까 블라인드하고 성적으로 뽑아도 별 영향이 없을 겁니다.
    근데 소위 인서울 10대 대학을 노리는 학생들에게는 희비가 많이 갈리죠. 굉장히 혼란스러울 겁니다.

  • 5.
    '20.8.14 4:46 PM (175.223.xxx.133)

    고3맘인데요
    재수생 블라인드하면 현역이 더 불리한거 아닌가요?
    수시는 재수생 비율같은게 조금 있다는데
    블라인드하면 재수생인지 아닌지도 모르는거 아닐까요?
    지금도 가뜩이나 지방 1.0에게 밀리는데
    재수생 1.0까지 합세하면 정말 고3 피눈물납니다

  • 6. ,,,
    '20.8.14 6:10 PM (211.212.xxx.148)

    학생부에 학교를 지칭할수있는 단어가 들어가서 삭제한다해도
    자소서에 기재하면 어쩔수없어요
    양재천에서 정화시설에,,,,어쩌구저쩌구하면
    강남학생인거 다 알지요,,,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1780538 사자보이스 소다팝 케빈 우 라이브 케데헌 22:56:57 15
1780537 박나래 넘 무식하고 겁이 없었네요 10 아고 22:45:13 1,310
1780536 중고가구 처리방법 3 ㄱㄱㄱ 22:43:55 145
1780535 혹시 종이신문 보시는분 계세요? 1 종이신문 22:42:35 141
1780534 한의사 & 약사 & 수의사 3 ㆍㆍ 22:38:55 342
1780533 스타벅스 샌드위치 당일 판매? 2 도대체 22:36:05 301
1780532 현장체험 학습 목적지 변경해도 될까요 ^^ 22:34:33 88
1780531 이마트 양념소불고기와 트레이더스 양념소불고기 맛이 동일한가요 여쭤봅니다 22:34:26 101
1780530 쌀국수사장님 도와주고 바게뜨빵 받아왔어요. 10 ... 22:33:35 523
1780529 그 시절 가족오락관 ........ 22:29:55 148
1780528 sk텔레콤 사용자라면 운 테스트 해보세요 8 시도 22:28:40 476
1780527 법 왜곡죄는 반드시 통과되어야한다 3 22:27:48 125
1780526 타임지 표지인물로 케데헌 헌트릭스 ... 22:27:18 230
1780525 주재원 다녀온 친구 미국타령 7 .... 22:26:36 1,216
1780524 적당히 좀 하지 너무 지겹네요 5 ㅇㅇ 22:20:50 1,438
1780523 역대 최대 보상금 터졌다..비리제보 보상금 "18억 .. 4 그냥3333.. 22:16:17 1,171
1780522 노상원이 자기도 모르게 계엄준비 인정 6 진실을 이길.. 22:09:54 1,240
1780521 유치한 인간 어떻게 할까요? 2 음음 22:08:43 355
1780520 고등)급식검수 안가면 어떻게 되나요? 3 ㅇㅇㅇ 22:08:20 316
1780519 조진웅 배우건을 보면서...... 13 아정 22:07:31 1,273
1780518 4등급대 대학 맛보기 6 맛보기 22:07:18 911
1780517 10시 [ 정준희의 논] 쿠팡ㆍ넷플릭스 등 온라인 플랫폼이 .. 같이봅시다 .. 22:04:53 143
1780516 장영란은 기쎄고 똑똑하네요 16 .. 21:55:20 2,717
1780515 유시민, 평산책방TV에 등판 1 ㅁㅁ 21:48:53 828
1780514 저는 실손보험 하루 통원진료비가 10만원이네요 바꿔야겠어요. 15 ........ 21:46:48 1,46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