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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개팅남이 한 말

아일린 조회수 : 6,612
작성일 : 2020-07-21 01:23:14

주말에 소개팅 했어요.

요즘 하고 있는 일이 너무 재미있고 시간도 없어서 사람 만날 여유도 없었어요

지인이 꼭 만나보라고 정말 괜찮은 사람이래서 일요일 오후에 만났죠


그 분은 성격이 좋으신 분 같았어요. 

이야기 나누던 중   

제가 문득 궁금해져서 어떨 때 행복하냐고 물어봤더니

너무 어려운 대답이라며 쩔쩔매더군요.

그러더니 하는 말이 함께 있을 때 행복한 기분을 느낀대요.

워딩 그대로 .. 주어 생략하고 .. 함께 있을 때.

그러면서 굳은 표정으로 어렵게 입을 떼며

자기가 사실은 이혼한 적 있다고 말하네요.

저는 이미 주선자에게 들어서 이혼사유는 몰라도 그 사실은 알고 있었어요.

요즘 이혼이 흠인가요.

행복해지려고 이혼하는 거 아닌가요.

남들이 어떻게 볼까 무서워서 꾹 참고 불행하게 사는 게 더 불쌍한 삶이죠.


어쨌든,

제가 행복할 때는 자기전에 서랍에서 적금통장 꺼내서 잔고 숫자 세어보는거랑

제가 일하는 분야에서 대체불가의 실력으로 인정받으면서 업무 잘 해냈을 때 보스한테 칭찬 받는 거 거든요.

저는 인정욕구가 강한 인간이라 사람들한테 칭찬받을 때가 제일 행복해요.

지금 마흔 넘었지만 결혼 안했어도 같이 여행갈 친한 싱글 친구들도 여럿 있고

가족도 저 사랑해주고 지금이 만족스러워요.

혼자 잘 노는 타입이라 지금까지 살면서 연애는 여러번 했지만 그러다 흐지부지 된 경우가 많아요.

때로는 내가 그 사람을 좋아했는데 그 사람은 날 좋아하지 않았거나

어떤 사람이 날 좋아했지만 난 그 사람을 좋아하지 않았거나

그런 관계의 연속이었죠.  

삼십대까지는 막연히 이러다 좋은 사람만나면 결혼 하겠거니 하고 일만 열심히 하고 살았는데

사십 넘으니까 아 이러다 독신으로 살다 하늘나라 갈 수도 있겠구나 싶어요.

저는 결정적으로 외로움을 몰라요.

회사 업무 외에도 외부강의와 개인적으로 진행하는 프로젝트 때문에 24시간 늘 바빠요.

쉬는 날에는 친구들이랑 노는 것이 마음 편하고

낯선 남자 만나서 예의 차리고 말 조심하는 그런 소개팅 자리도 이제는 불편하고 힘들어서 더 나가기도 싫어요.


그런데 그 남자분이 저에게 그러더군요.

최근에 오스트리아 철학자가 쓴 책을 읽었는데

여자가 나이들어서 결혼 안하는 이유는 믿음이 없어서래요.

아무리 별로인 여자라도 평생 살면서 그 여자 좋다는 남자는 분명히 한 명이라도 있었을텐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결혼하지 않았다는 것은 

남자에 대한 믿음이 없어서라고 하네요.

완곡하게 말했지만 결국은 네가 그런 사람이다라고 저한테 하는 말인거죠.


그 말을 들은 순간 뭔가 모르게 기분나쁜데 설명하기 어려운 미묘한 감정의 기분 나쁨이 ㅎㅎㅎㅎ

내 삶을 통째로 부정당하는 기분이라고 해야 할까요.

결국은 네 인생은 결핍되어 있어.

사람은 누구나 사랑하고 결혼해야해.

그렇게 생각하고 있는거죠.

본인이 독실한 크리스찬이라고 하던데 그래서 자기가 이혼한 것에 대해 부끄러워하고 다시 사랑하는 사람을

만나서 꼭 결혼하고 싶은 마음이 간절하고 그런건지 ㅎㅎㅎ

어쨌든 그 사람 눈에 비친 저는

인생이나 삶의 가치 속에 남자에 대한 믿음이 아예 없다고 보고 있는거잖아요 ㅎㅎ

아이고야







 




 


IP : 121.138.xxx.213
16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
    '20.7.21 1:26 AM (70.187.xxx.9)

    나이들어서 하는 소개팅이 다 그렇죠. 늙을수록 자기 고집을 꺽지 않으니까요.

  • 2. 나쁜말은
    '20.7.21 1:31 AM (223.62.xxx.31)

    아닌데요..
    어느정도는 그런 마음이 깔려있으니 결혼이늦어진게 아닐까요?
    그 남자분은 그런말을 꺼낸건 자신을 믿어보라는거 같은데.
    근데 자신이 크리스챤임을 강조하는 것도 그렇고
    이혼사유를 모르는 이시점에선 남자가 믿음이 안가긴 하네요.
    여자쪽의 일방적인 잘못때문에 이혼한게 아니라면 걸러야될것 같아요.
    대부분 바람,폭력,시가갑질,도박,주폭,구두쇠,의처증 이런 것들이
    이혼사유죠.
    이런 사유면 결혼해서도 안되구요.

  • 3. 아일린
    '20.7.21 1:32 AM (223.62.xxx.182)

    외로움 많이 타는 사람은 결혼해도 외로워하죠
    결혼하면 안 외로울 줄 알았는데 그게 아니었다는 사람들도 꽤 봤어요.
    그 남자분은 자기 너무 외롭다 누군가와 있으면 행복할 거다라고 하는데 그 누군가가 본인과 잘 맞아야 행복한거지 아무랑이나 있는다고 행복한 것은 아니잖아요.
    참 많은 생각이 드는 밤이네요

  • 4. 그글
    '20.7.21 1:39 AM (223.33.xxx.2) - 삭제된댓글

    남자한테 믿음이 없다기 보다는
    본인의 삶이 풍요롭다고 느끼기 때문에
    타인으로 부터 외로움을 충족 시키고자 하는 욕구가 없는 거겠죠
    그 남자 사람 볼 줄 모르네요
    저는 님 같은 사람이 괜찮은 배우자라고 느껴집니다
    자기의 결핍을 타인으로 부터 충족 시키려는 욕구가
    결국은 불만족과 불행을 야기한다고 생각함

  • 5. 00
    '20.7.21 1:40 AM (124.50.xxx.211)

    그 남자 자기가 님보다 아래인것 같으니까 은근히 원글님 후려치기한거에요. “너는 결핍된 인간이야, 너는 인간에 대한 믿음이 없는 사람이야, 너는 기본적으로 타인을 믿지 못하는 사람이야.” 이렇게요.

    그 남자 진짜 별로인것 같으니까 만나지 마세요.
    별 그지같은게 지는 믿음이 얼마나 넘쳐흘러서 이혼을 했냐. 그렇게 부끄러워하는 “이혼”하지말고 믿음으로 다 감싸안아보지.

  • 6. ....
    '20.7.21 2:12 AM (121.132.xxx.187)

    그다지 나쁘거나 신경쓸 말은 아닌데요?
    원글님이 그렇다고 돌려 말하기보다 살면서 원글님이 믿음을 가지거나 원글님에게 믿을을 주는 남자가 없었던 건 아니냐는 질문일 수도 있고...
    그냥 원글님이 그 남자분 맘에 안들어서 그렇게 느끼시 것 같아요.

  • 7. 엥?
    '20.7.21 3:01 AM (58.148.xxx.5)

    전 외로움 많이 타는 사람인데 연애할때 외로움 안타요. 전 남친이랑은 거의 결혼한 사람처럼 만나고 사귀었는데 외로움 없었어요
    그래서 저도 연애 할 사람만날때가 젤 행복해요. 일 잘해서 돈 많이 버는것도 여행가는것도 날씬하게 살빼고 이쁘게 옷 입어도 연애할 사람이 없으니 다 공허하고 무의미해요

    님도 님의 관점으로 상대를 평가하고 갖힌 시선으로 이미 생각하네요

    그리고 제가 외로움 많이타고 만남에 제일 가치를 두어도 아무나 안만납니다 잘맞고 사랑하는 사람을 만나야 마음을 열지

  • 8. ....
    '20.7.21 5:28 AM (178.196.xxx.159)

    글쎄요. 원글만 봐서는 원글이 내린 결론이 너무 논리적으로 비약이 심하다는 느낌인데요. 믿음이 없어서 결혼 안 했다... 와 결혼을 안 한 건 결핍이며 부족한 거다는 전혀 다른 얘기인데 그게 왜 그렇게 되나요.

    저는 개인적으로 예수쟁이는 아웃입니다만. 예수쟁이들 입버릇이 교만하다는 건데 지들이 제일 교만한 걸 자기들만 모르더라고요.

  • 9. 평가질
    '20.7.21 7:08 AM (222.97.xxx.219) - 삭제된댓글

    하는건 만나지 마세요.
    인생 피곤해짐

  • 10. 소개팅남의
    '20.7.21 7:42 AM (119.198.xxx.59)

    생각일 뿐이고

    그렇게까지 곡해해서 들을 말은 아닌데. .
    부정적이시네요

    저는 원글님이 찔리시나? 라는 생각이 먼저 드네요

    결혼 , 급하지도 필요성도 못느끼시는거죠
    아직은. . .

  • 11. 어쩌라고..?
    '20.7.21 8:44 AM (222.234.xxx.105)

    찌질이도 아니고 좀 희한하네요..

    그 남자 말에 거슬리는 건, 결혼을

    남자가 여자를 좋아해줘야 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부분이요.

    여자가 남자를 거절한다는 생각은 안 든대요? 그게 믿음이 없어서?

    아무나한테 믿음이 가는 건 아니잖아요. 그럴만해야 말이지.

    그러는 지는 결혼 씩이나 했다가 돌아온 주제에 ㅋ

    지가 그 여자한테 믿음이 없었대요, 그 여자가 자기한테 그랬대요?

    성격 좋다는 게 뭘 뜻하는 지는 몰라도..님도 이상해요.

    남자에 대한 믿음이 없으면, 인생이 부정 당하나요?

    참 이상한 사람들끼리 만났네..싶어요. 좀 더 생각을 하고 사세요.

  • 12. 자지가그런사람이
    '20.7.21 8:46 AM (121.190.xxx.146)

    반대로 자기가 님에게 믿음을 주는 그런 사람이 되고 싶다는 뜻에서 한 말 일 수도 있어요.
    긍정적으로 생각해보세요

  • 13. ㅇㅇ
    '20.7.21 9:33 AM (121.157.xxx.71) - 삭제된댓글

    그렇게까지 곡해해서 들을 말은 아닌데. .
    부정적이시네요
    저는 원글님이 찔리시나? 라는 생각이 먼저 드네요
    22222

    그리고 원글님은 글만으로 봤을 때
    혼자 사시는 게 맞는 분일 것 같아요.

    외로움, 결핍, 힘들어했던 마음들...
    이런게 느껴지지 않아서 타인의 그런 마음 잘 이해하지 못할 것 같아요.

  • 14. 그럴수도
    '20.7.21 10:12 AM (223.33.xxx.207)

    전 글쓴이 입장을 충분히 이해하는 나이많은 싱글인데...
    저도 외로움 잘 안타고 혼자서도 문제없이 잘살아요.
    오히려 혼자일때는 외로운 감정 자체를 거의 못느끼고 생각도 안하는데 누군가와 감정적 관계로 엮여있을때 오히려 외로움을 느꼈던것같아요. 그간의 나와 다르게 감정적이 되는거죠. 상대에 대한 기대심리같은것도 작용하겠구요...
    그 남자분 말은 크게 불쾌할 워딩은 아닌거같아요.
    믿음이란것이 기본이되어야 내 일상을 나누고 미래를 함께 설계할 생각이 드는건 맞으니까요. 그걸 꼭 글쓴이 결핍을 꼬집었다고 보이진않네요.
    제 경우는 남자를 믿지못해서...도 지금까지 혼자인 이유이기도 해요.
    사실 저 스스로를 못믿는것도 조금은 있어요.
    내 선택이 꽝일까바, 이 나이에 잘못 뽑아서 그나마 남은 평생이 괴로울까봐 두려운 마음이 살짝 있거든요--;;

  • 15. ...
    '20.7.21 11:53 AM (116.125.xxx.41)

    소개남이든 친구든 그런식으로 타인을 규정지어 말하는건
    진짜 별로에요. 특히나 초면인데 뭘 안다고ㅎ.
    여자조카가 낼모레 사십인데 연애에 관심없고 일만하다가
    한살연하 소개팅 나가서 목하 뜨거운 열애중입니다.
    신기하기도하고 본인이 활력이 더 생기니 보기좋아요
    결혼여부와 상관없이 좋은 인연 만나시길.

  • 16. 희망
    '20.8.16 2:39 PM (223.38.xxx.18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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