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여자답게 컸음에도 불구하고...

직장맘 조회수 : 1,936
작성일 : 2020-02-21 20:50:49

밑에 여자는 여자다운 성향을 가지고 있고 커야 된다고 하시는 분 글을 그 분과 정반대인 관점에서 적어봅니다.


일단 전 외모부터 여리여리하고 천상여자다 라는 소리를 듣는편입니다. 폭력 싫어하고 굉장히 감성적이라 나이50임에도

잘 울어 한편으로는 손해도 엄청보고 한편으로는 은근 보호본능을 일으키는 구석이 있어 도움을 잘 받습니다.(쓰잘데기 없는 도움이긴 하지만)

(그냥 눈물이 잘 나는편입니다. 오래 사귄 친구들 같은 경우 굉장히 이성적이라 평할정돕니다.)


여자집단에서 배척 당한다고 하며 인간관계에 굉장히 힘들어 하는데 인간관계라는게 원래 힘든 겁니다.

외모나 성향 때문은 아닙니다. 저 역시 엄청 힘들었지만 단지, 내색을 하지 않았을 뿐입니다.

성격이 활발하거나 좋거나 우울하거나 침울하거나 20대때는 그만큼의 자아가 형성 되어가는 시기이기에 힘든 것이 아니었는지 혼자만 앓는 몸살은 아니었던 것 같습니다. 목숨과 바꿀 수 있을 것 같은 친구와의 우정, 평생 우러러 봐도 못 따라갈 것

같은 스승, 자신이 가진 모든 노하우를 전수 해줄 수 있을 것 같은 상사가 한낱 소설속에 나오는 환상이라는 것을 깨닫는

시기 아닐까요?


공부만 하다가 책에 나오는 모든 것이 진리인양 외워대다가 막상 현실에 부딪힐떄의 배반감. 공부만 했던 남자처럼 선머스마였던 순전히 책 한자 안보고 놀았던 천상 여자였던 간에 그때는 우리가 힘들 시기였던 겁니다.


그렇게 그렇게 통과하고 사회에 한 구성원이 되며 자리 잡게 되는 것 같습니다.

서로 무난무난한 관심과 취향을 맞춰서 어울리는 정도의 암묵적인 약속으로 이루어진 것 같습니다.

가끔 굳이 자신의 오타쿠적인 취향을 말하고 솔직하지 못하면 큰일 날것 처럼 너무 솔직해서 주변을 얼려버리는 분들.

보면 아직 저분들은 순수하시구나 라는 생각이 들곤합니다.


적당히 상처받지 않을 정도의 정보공개와 상처주지 않을 정도의 험담으로 제 사회생활은 유지됩니다. 가장 밑바닥까지 보여줬다가 배신감에 잠 못이루었던 수많은 밤들과 솔직이 미덕이라고 밀어붙이면서 피곤하게 만들었던 많은 관계들.

가끔 지금도 침대에서 이불킥 하며 얼굴 붉힙니다.


얼마나 서툴렀는지 얼마나 어리석었는지 그래서 후배들의 솔직함이나 무모함을 볼때 웃음이 지어질떄가 많습니다.


여자답지 못해서 관계가 힘들었다기보다 그 시기는 그 어떤 누구라도 자아형성으로 인해 힘들 수 밖에 없었음을 확실히

말씀 드릴 수 있습니다. 왜냐하면 천상 여자였던 저 또한 인간관계의 스트레스와 고민으로 엄청 힘들었던 시기였으니까요.


그리고 지금 역시 일보다는 인간관계가 더 힘듭니다.

일은 정확하게 맞다 아니다 계약의 결과 유무 이익의 유무로 판단되지만 인간관계는 내가 아무리 옳아도 저 쪽에서

받아들이지 않으면 이루어질 수 없고 내가 틀렸다고 해도 상대방이 용인해주면 성립되는 관계니까요.


그래서 그 스트레스가 싫어 무리보다는 개인을 선호하면서도 외로움에 자신 스스로의 단점을 찾아보려고 하는데

인간이라 다 그런것 같다는게 제 결론입니다.

80이 되신 저희 시어머니도 계모임 갔다오시면 늘 하시는 말씀이 다시는 그런 모임 가지 않으신답니다. 70대인 저희 친정엄마도 모임만 갔다오면 제게 전화로 난리도 아닙니다.

50인 저도 모임 나갈때마다 다 비우고 누가 무슨 소리해도 별 신경쓰지 말자 라고 하면서도 나갔다가 칭찬 한마디에

기분 좋다 살짝 비꼬인 말 한마디에 상처 받아 오곤 합니다. 그렇다고 또 생각해보면 그 말 한마디가 그리 틀린 말도 아니기에 또 풀어집니다.


그냥 여자답지 못하다기보다 인간관계는 평생 가장 힘든 관계인 것 같습니다.

IP : 222.118.xxx.139
4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그게...
    '20.2.21 9:01 PM (182.69.xxx.200)

    저는 두 글 다 무슨 말씀인지 알겠어요.
    이전글은 그 암묵적인 약속을 모른채로 살았다는 것 같아요.
    제가 평생 자발적 아싸로 사는 이유가
    원글님 말씀하신 그 과정들이 싫어서거든요.
    적당히 할 줄을 이제야 알게 됐지만
    신경씀이 과도해서 전혀 즐겁지가 않으니까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와 비슷한 사람들,
    평생 친구인 사람들이 몇명 있어요.
    무리로 어울리는 게 싫고 피곤한 것도 있고
    그 무리에서 떠도는 묘한 공기는 더 싫고요.

    그래서 저는 그냥 나로 살고있고
    그러다보니 서로의 이끌림?ㅎ 으로 비슷한 사람들과
    깊이 오래 만나요.

  • 2. 20eo
    '20.2.21 9:35 PM (112.140.xxx.220)

    맞아요.우정 존격이 꺠지는 시기..안돌아가고 싶습니다.

  • 3. 원글
    '20.2.21 11:25 PM (222.118.xxx.139)

    ㅎㅎㅎ 그러고보니 20대 꼭 그리 행복하기만 한 시기는 아닌 것 같네요. 그때도 지금도 매 순간 매순간 마다 쉽지 않은 때가 있으니.... 다들 이제는 상처받지 않는 방법으로 조금은 둥글게 살아가고 있는 것 같습니다.

  • 4.
    '20.2.22 11:40 AM (175.117.xxx.158)

    성격이 ᆢ평생우울밝음을 좌우한다 생각해요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1730624 비정규직 이런거 당해봤다 14시간 19:09:47 96
1730623 일본 샵에 두고 온 분실물을 찾다 3 ..... 19:06:40 279
1730622 내란특검 “영장 발부시 윤석열 체포 과정 모두 공개 방침” 13 ㅇㅇ 19:03:24 536
1730621 거늬가 뇌물로 받은 가방값만 해도 김민석 재산보다 많겠다 2 ㅇㅇ 19:01:52 294
1730620 근데 문재인보다 이재명이 더 교양있음.X 2 음.. 19:01:02 414
1730619 영부인이 해먹은 3 대한민국 18:59:26 350
1730618 김민석 총리임명 언제될까요? 8 겐트대 18:58:02 442
1730617 [심약자 절대주의] 지하철 5호선 방화 영상 2 18:57:43 312
1730616 얼굴 비대칭 교정에 대해서 아시는분 계세요? 2 한의원 18:53:11 171
1730615 김민석은 총리직은 어렵겠네요 19 18:51:08 1,850
1730614 부모에게 더 잘하고 싶은 마음 2 단감 18:45:25 376
1730613 미지의 서울 몰아 보고 있는데.. 아역이.. 5 .. 18:44:12 712
1730612 김건희측 "특검 소환 조사 받겠다" 11 ... 18:41:39 1,315
1730611 초3아이 5-1 수학을 드디어 끝냈어요 3 엄마표 18:37:12 388
1730610 “당사자 애기 듣고 싶다” 취임 이후 호남 처음 찾은 이대통령 2 ../.. 18:34:29 672
1730609 벽걸이 에어컨 냉방과 자동건조 동시에 사용 가능? 1 ... 18:32:39 129
1730608 만성신부전이래요.. 13 휴우 18:31:36 2,016
1730607 김병기원내대표님 화이팅 1 이뻐 18:29:42 446
1730606 브리타 정수기 쓰시는 분 계세요? 12 ... 18:20:29 902
1730605 넷플릭스 네이버플러스로 보시는 분 11 오겜 봐야지.. 18:12:30 1,069
1730604 하루종일 뭐하고들 지내시나요 9 시간 18:12:27 1,217
1730603 주식 이건 매도가 안 된 거죠?  7 .. 18:12:02 687
1730602 시험 기간 고등학생 눈치보기 4 ... 18:05:28 424
1730601 얼마전 코코갔다 카트에 물건두고온건요. 7 18:01:45 1,823
1730600 잼프가 세쌍둥이라는 설이... 6 ... 17:58:33 1,57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