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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그냥 하소연이 하고 싶어서...

힘드네요 조회수 : 7,713
작성일 : 2020-01-17 19:56:42

딱히 털어놓을 친구도 없고, 그냥 우물가 하소연 같은..


40대 비혼이고, 아버지와 살고 있습니다.

생활 습관의 차이 같은 데서 오는 불편함을 이제는 익숙해질 법도 한데,

여전히 가끔 임계치만큼 힘이 들 때가 있네요.. 오늘도 그런 날인가봅니다.


아버지는, 흔히 말하는 꼰대와는 거리가 먼 분이십니다.

멋적고 부끄러워 표현은 못하셔도 가정적이시고 자상하시구요.

서툴러도 집안 일도 다 하시고, 입맛도 까다롭지도 않으시고.

잔소리 한번 하시는 적 없는 주변에서 많이 부러워하는 부녀사이에요.


결국 문제는 저입니다.

성격이 아주 급한 편이기도 하고, 감정적이기도 하고,

머리로는 이해해야 한다면서도 잘 안되는 ....


친구분에게 조기 한 상자를 산다고 하셨어요.  사지 마시라고 했습니다,

2인 가구, 게다가 직장에서 하루 2끼를 먹기에 일주일 동안 밥이라고는

고작 6,7인분 먹는 가구에서 조기 한 상자라니요..

열 마리 먹는데 석달이 걸리는 식단입니다.

- 냉장고엔 아직 지난 번 마트에서 사온 진공 포장된 생선이 두 어 종류가 있습니다.


말씀을 드렸는데도 굳이 고집을 부리시기에

매번 이것저것 품목을 바꿔가면서 일을 하시는 친구분에게

인사처럼 사고 싶으신걸 알기에 그럼 제발 큰 걸로.. 큰 걸로 신신 당부를 했습니다.


오늘 택배가 와서 열어보니,

모나미 볼펜보다 조금 큰 조기들이 생선박스에 빼곡합니다.

선물용 사과상자만한 박스에 70여 마리가 들어있는 것 같네요.

한숨이 절로 나옵니다. 화가 나기까지 합니다.

마침 집에 똑 떨어진 지퍼백을 사러 거지꼴로 마트까지 다녀오면서도 화가 가라앉지 않아 퉁퉁 부어있었더니,

눈치를 보고 계시다가 이제는 도리어 퉁퉁 부어 방에 들어가십니다.


혼자서 생선가게 작업자 마냥 면장갑 끼고 4,5마리씩 담아 냉동실에 얼리면서

내가 이게 뭐하는 일인가 ... 싶습니다.

무엇보다 돌아가신 엄마 생각에 울컥합니다.


똑같은 일이 몇 년 전에 있었습니다. 엄마가 조기 좋아한다면서 이런 일을 벌이셨죠.

냉동실에 정말 음식물 쓰레기마냥, 커다란 종이 박스 그대로

몇 마리씩 뒤엉켜 쳐박혀있던 피래미만한 조기들.


엄마는 그때 화가나셨던 건데, 그래서 잘 손질해서 저장한게 아니라 쳐박아두셨던건데.

아버지에게 화도 안내시고 그냥 한숨 몇 번 쉬시고서는

나중에서야 저에게 속상함을 토로하셨었죠.

하나를 먹어도 좋은 거 비싼거 몇 마리면 되지 이게 뭐냐고..

- 이 말 생각하면 지금도 울컥해요.


이런 비슷한 일들이, 잊을만하면 한번씩 터집니다.

과수원 하는 친구분에게서 떨어진 사과를 얻어왔다면서,

이삿짐 그 커다란 궤짝 아시죠.. 사람도 들어가는 거기에 서 너개를 싣고 와서는

집에서 몇 날 몇일을 닦고 손질하고, 그걸 어떻게 다 먹나요. 여기저기 퍼줬지요.

그 즈음에 이 많은 사과 어떻게 하냐고 82 에 물었던 글이 아직도 있네요.


누가 얼린 죽순을 줬다면서 커더란 김치통으로 하나를 들고 오셔서,

이리저리 난리 부리다가 결국 냉동실에서 반년 만에 버려졌구요.


생전 처음 만져보는 최소한의 손질도 안되어 있는 주꾸미를 한 박스를 들고오신 적도 있고,

길~다란 통갈치도  그랬구요.


그러면서 항상 하시는 말씀이 그런 식이에요.

그냥 이렇게~ 해서 먹으면 된다는데...


그때마다 이런 감정 소모에, 모진 소리도 했습니다.

나는 엄마가 아니라고, 대충 아무거나 검정 봉다리 들고오면 뚝딱 음식 나오지 않는다고.

뭐가 먹고 싶으면 말을 하시라고 제일 좋은 식당 제일 맛있는 곳에서 사다드릴테니까.

나를 괴롭히고 싶은 게 아니라면 이런 거 이제 그만하라고.


남들은 미혼에 애 없으니, 손에 물 한방울 안 묻히고 사는 줄 알더라구요.

오히려 애 둘 셋씩 키우는 동료들도, 생선 한번 만져본 적 없다는 이들도 많은데.


이것만큼 또 답답한 일은, 새로운 것에 대해서 전혀 '배우지' 않는 겁니다.

아직도 tv 조작도 서투르다 못해 채널 하나 바꾸려먼 하세월..

집에서 산지 3년째인데도 아직도 보일러 조작을 못하십니다.

사진까지 찍어서 나름 설명서도 만들어 붙여놓았고,

설명을 여러 번 해드려도 '모르겠다'.... 식이고.


이제는 내가 보호자라는 건 알지만,

한 번씩은 오늘이 당신의 남은 날 들 중에서 가장 젊은 날인데,

앞으로 다가올 날들이 답답하고 갑갑한 마음까지 듭니다.


이건 어쩌면, 먼 훗날에는 온전히 혼자 늙어야할 내 모습이 그려저 그렇겠지만.


답답한 마음에 주절주절 하고 싶어서 82 켜고 떠들다보니

언 생선 만지느라 같이 얼었던 손이 이제야 녹네요.

너무 답답하니 눈물도 안나고, 체한 듯이 꽉 막힌 느낌....

마음이 너무 힘든 저녁입니다.


길게도 주절주절 풀었네요. 영양가없는 하소연이라 조만간 펑할께요..


IP : 221.140.xxx.139
47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위로드립니다.
    '20.1.17 8:00 PM (223.62.xxx.146)

    아무리 말해도 소통이 안되는 부모님..
    참 답답하고
    안터깝고
    고집 부리시는 모습에 짜증나고
    그 마음 조금은 이해 됩니다.
    힘내세요~

  • 2. ᆢ토닥토닥
    '20.1.17 8:05 PM (1.245.xxx.107) - 삭제된댓글

    그심정 알것 같아요
    시어머니가 택배비 오천원내며 보낸게
    냉이한주먹 미나리 부추 손질안된 채소들 받았을때
    기분일것 같아요 전 시어머니의 음모라고 해요
    그럴때 혼자하지 마시고 손질 같이하자고 하세요
    작은 조기 구우면 먹을거 없어요
    손질해서 고추가루 고추 넣고 자작하게 끓이면
    맛있어요
    그렇게해서 소비하세요

  • 3. 뭐였더라
    '20.1.17 8:07 PM (211.178.xxx.171)

    그냥 토닥토닥...

  • 4. 좋게
    '20.1.17 8:07 PM (223.38.xxx.21)

    생각하세요
    안 팔려 속상한 그분들
    도왔으니 그 복이 원글님에게
    다 갈거에요

  • 5. 토닥..
    '20.1.17 8:09 PM (221.162.xxx.233)

    이해하세요
    아버지도 그분들 도와드린다고 생각해서하신 행동일거예요
    주변에 나눠드리라고하시면 안될까요

  • 6. 원글
    '20.1.17 8:09 PM (221.140.xxx.139)

    안그래도, 나는 아버지니까 다행이지
    시어른들이랑 이런 갈등 겪는 사람들,
    그 사람들이 가끔 게시판에 퍼 붓는구나... 이해를 하게 됐네요.

    정말 작아서, 먹을 것도 없어보이지만..
    저는 굽기 밖에 할 줄 모르는 요.알.못이라서.. 그냥 죽자살자 구워먹게 될 거에요...
    또 한숨 납니다..

  • 7. ...
    '20.1.17 8:10 PM (182.216.xxx.228) - 삭제된댓글

    에휴 토닥토닥

  • 8. 에고
    '20.1.17 8:12 PM (124.49.xxx.246)

    힘내세요. 저도새댁때 손바닥만한 조기가 오십마리에 오천원이라며 손질하라고 백마리던져주셨던 기억이 나서 얼마나 힘드실지 이해가 갑니다. 노인의 속도와 젊은이와의 속도가 달라서 그럴 수도 있어요. 같이 사는 저희집도 고집에 질리고 답답해서 일주일에 두어번씩 큰소리 납니다.
    툭툭 털어버리세요 마음을 가볍게..감정이입할수록 어깨가 무겁습니다.

  • 9. ..
    '20.1.17 8:14 PM (175.113.xxx.252)

    근데 저같으면 원글님처럼 행동을 안할것같아요. 어차피 잔소리 해봐야 안되는거 잘 알지 않나요.. 그냥 그려려니 하고넘길것 같아요.... 저도 저희 아버지 홀아버지이고 제가 살림 해줘야 되는데.. 저는 그런것에는 스트레스 안받거든요.... 그냥 아버지 성격 잘아니까.... 그냥 해도 안되는걸 아니까 그냥 아버지 행동 그대로 받아들여요..

  • 10. 원글
    '20.1.17 8:14 PM (221.140.xxx.139)

    공감해주셔서 너무 큰 위안이 되네요..

    윗님 말씀이 핵심인 것 같아요.
    남이면 그냥 흘깃하고 말텐데, 감정 이입이 되면서
    이해하려는 노력과 짜증남과, 속상함과 답답함이 콜라보되서
    속이 이러네요.

  • 11. 아버님이
    '20.1.17 8:22 PM (180.67.xxx.24)

    인정많고 따뜻한분이신듯해요,

    저도 비슷한 상황에 자주 놓여 알아요,
    조기는 큰돈이 안들었을거 같으니
    툭 터세요, 스트레스는 몸이 상해요.


    굽는거보다 물 자작히 깔고
    찌는듯 익히시면 살이 훨씬 잘 발라져요,
    저는 이런상황이 되면
    이거밖에는 먹을게 없지. 하면서 죽자사자 그거만
    상에 올려서 한가운데 토막만 대충 발라먹으면서
    반은 먹고 반은 버리는 느낌으로다가 먹어 치워요,

  • 12. ...
    '20.1.17 8:25 PM (183.98.xxx.95)

    내 부모라서 힘들어요
    교육도 안되고 내말도 안듣고 어른노릇만 하면서
    결국 나만 의지하는 부모...
    너무 힘드시겠어요
    너무 참지 마시고 원글님 맘대로 하세요
    그래도 상관없다고 생각해요

  • 13. 아이고
    '20.1.17 8:27 PM (211.36.xxx.205) - 삭제된댓글

    토닥토닥.
    아버님이 정이 많은것도 사실이네요ㅜㅜ

  • 14. 아마도
    '20.1.17 8:27 PM (110.10.xxx.74)

    조기는 넉넉하게 먹겠네하시며 드실꺼예요.
    내놓으면 내가 산 조기는 어딨고 이런게 내놓냐고...

    본인이 사신거 잘 모르실꺼예요.
    늘 맛나고 크고 좋은것만 챙겨드린 탓에...

    어쩌면 하지말래도 또 하실꺼예요.ㅠㅠ크게 마음먹으세요.

  • 15. ..
    '20.1.17 8:27 PM (119.71.xxx.86)

    그냥 버려요
    70마리 멸치만한걸 뭘 손질해요
    네하고 받아놔서 아깝다는생각말고 바로 버리세요
    그걸 손질하고 해먹으면서 스트레스받는거 생각하면 그냥 버리는게 원글님께 훨씬이득입니다 결국 투덜대도 손질해서 상에 올라오니
    사오지는거에요 그냥 가져오자마자 다음날 싹 버려요

  • 16. 조기
    '20.1.17 8:28 PM (175.123.xxx.115)

    차라리 튀기세요 튀김가루 묻혀서 한번에 15마리 쯤 튀기면 어느순간 다 먹을거예요.

    노인분들 현실파악 안되며 고집이 있으시죠. 울친정엄마도 마찬가지...

    위로드립니다.

  • 17. ...
    '20.1.17 8:34 PM (121.183.xxx.78)

    힘내세요
    힘드실것 같아요
    조기찌개도 먹을만해요
    고사리넣고 매콤하게..

  • 18. 레이디
    '20.1.17 8:34 PM (211.178.xxx.151)

    저같으면 조기에 아무짓도 안하고 그냥 가만히 있던자리에 냅둘겁니다.
    냉동실에 넣든말든 가만히. 버리든말든.
    그리고 손도 안댈거에요.

  • 19. 33333
    '20.1.17 8:36 PM (175.209.xxx.92)

    늙는거예요
    아버님도 안그러고 싶은데 속아서 자기도 모르게 그러는거예요.아직 젊은 님은 한심하고 본인도 속상하고 막막한거죠
    주위 고모랑 언니가 돌아가시지 전에 그렇게 싸웠어요
    그래도 진짜 못보게 되면 그것도 추억이랍니다..힘내세요~

  • 20. ..
    '20.1.17 8:37 PM (222.104.xxx.175)

    토닥토닥
    힘내세요
    어느날 갑자기 훌쩍
    우리 곁을 떠날수도 있답니다
    친정아버님은 친구들과 여행가셨다가
    다시는 집으로 못돌아오셨어요
    놀랄사이도 슬플겨를도 없이...
    힘드시겠지만 마음 잘다독거리시면서
    잘지내시길 빕니다
    원글님께서 글을 차분하게 잘쓰셔서
    마음에 더 와닿네요

  • 21. ...
    '20.1.17 8:41 PM (59.15.xxx.152)

    파신 분 연락처 모르시나요?
    다음엔 우리집에 재고 처리하지 마시고
    좀 크고 굵은 놈으로 달라고 하세요.
    아버지가 맘이 여리시니 그런거 주시는듯...
    그나저나 원글님 글을 잘 쓰시네요.
    표현력이 참 좋으세요.

  • 22. ..
    '20.1.17 8:46 PM (110.70.xxx.13)

    그냥 다 버리세요
    제가 그 심정 잘 알아요
    결국엔 제가 다 책임져야 하는 물건들이고 살림들이고 식재료인데 그렇게 감당이 안될정도로 주시고 가져오는 시어머니와 남편이 있어서 스트레스받아 제가 죽을지경입니다
    어쩔땐 보란듯이 방치해놓을때도 있고요 어쩔땐 다음날 싹 다 버려요 버릴때 속시원하니까 차라리 버리세요

  • 23.
    '20.1.17 8:46 PM (117.111.xxx.204) - 삭제된댓글

    아이들은 시간 지나면 발전하는데 노인은 퇴보만 남았으니 끝이 안 보이는 암담함 잘 압니다.
    아버지는 나날이 더 해맑아질테고 책임은 오로지 나에게만 있으니 사는 게 무섭고 주저앉고 싶으시죠.
    제가 드릴수 있는 조언은 그 조기 손질하지말고 통째로 버리세요.
    아버지 오냐오냐 기분 맞추다가 님이 제 명에 못삽니다.
    아버지 속상해 하거나 말거나 기 죽거나 말거나 님 페이스대로 살아야 계속 같이 살 수 있어요.
    아니면 요양원 가시든지 따로 방 얻어 독거노인 하셔야 합니다.

  • 24. ...
    '20.1.17 8:48 PM (221.140.xxx.119)

    아버님도 이해되고 원글님도 이해되고... ㅠㅠㅠ 오늘 글 쓰시고 털어버리고 꿀잠 주무세요

  • 25. 토닥토닥
    '20.1.17 8:55 PM (122.34.xxx.114)

    님도 이해가고, 아버님도 이해갑니다.
    이왕이리된거 어쩌겠어요. 또 담달이면 그러실거에요.
    그냥 님이 이해하는 수밖에 없는데 그게 잘 안되죠.
    비슷한 처지라 위로놓고 갑니다.
    여기에 글쓴걸로 털어버리세요.

  • 26. 토닥토닥
    '20.1.17 8:59 PM (110.47.xxx.67)

    남 일 같지 않아서요..저에겐 굉장히 익숙한 일들이라서. 잘 털어놓으셨어요. 이런 거 사실 터놓고 얘기할 사람 없어요. 비혼에 가족 일로 너무나 무겁고 속 터지는 사람, 사실 많지 않거든요. 사서 고생한다는 식이고..너만 손해라고 하고 성인들이니 알아서 할 거라고 굳이 나서서 하지 말라고만 하죠. 그런데 현실은 그렇지 않으니까..
    하다보면 달관할 날이 와요. 오죽해야 그러겠냐 싶지만..그게 가장 현실적으로 나와 내 가족을 위하는 길이니까요. 당분간 저녁반찬 있네 하면서 멸치같은 조기 그냥 굽고 못 먹으면 버리고..생각나면 보일러나 티비에 대해서 마치 처음인 것처럼 다시 설명해주고 앞에서 해 보라 시험처럼 테스트해보고..또 못하면 말고..
    그냥 그게 내 일이라고 생각해요. 전 온 가족이 다 그런 식이라 저 없으면 형광등 꺼진 채로 사는 집이거든요. 몇 개월도 그러고 있어요. 그러니 그냥 내가 하는거죠. 화 내면 내 속만 쓰리니까 이게 우리 가족의 풍경이구나 생각하면 딱히 화도 나지 않아요. 불편하겠다 빨리 해줘야겠다 싶죠.
    엄마 보내고 이십년 넘게 걸렸어요. 이런 마음까지 오기가. 이제 아버지 남은 날이 얼마나 될까 싶어 한번이라도 더 같이 웃어보려고 해요. 그리고 나 또한 그닥 완벽하지 않으니 서로 모지란 이들처럼 모자란 대로 살아가게 되네요. 조금만 더 내려놓으세요 원글님. 좀 모진 말 했다고 혼자 자책하지 말고요. 이러기도 하고 저러기도 하면서 그냥 남은 가족끼리의 풍경을 받아들이세요. 엄마 생각에 더 속이 아파서 그러기도 할 거예요.
    남은 사람들끼리는 가끔 모진 말도 서운하기도 하고 바보처럼 웃기도 하고 그냥 그렇게 사는 거예요.
    토닥토닥 해드립니다. 체하지 말아요. 그래서 아프면 아버지 더 미안하고 걱정하시니까....

  • 27. 글을
    '20.1.17 9:03 PM (210.95.xxx.56)

    지우실 것 없어요.
    원글님 표현력이 좋아서 그렇기도 하지만 그 마음 충분히 이해하는 딸들 여기 많이 계세요.
    저도 그렇습니다.
    원글님과 똑같은 처지는 아니지만, 결혼하고 친정 5분거리 살면서 온갖 심부름에 지친 딸이죠.
    배우려 들지않는 늙은 부모님도 참 곤란하지만, 모르셔도 사는데 지장없는 인터넷 기술들을
    자꾸만 알려달라고 하시는 부모님도 참 힘들답니다.
    그 연세되시면 아무리 잘하려 해도 안되는 것이 있는데 폰도 최신식 사서는 그 기능을 전부 저더러
    알려달라 하시고, 알려드려도 잘 안되는것은 바로 물어보고 해결하려고 득달같이 연락도 없이 저희집에 오십니다. 숙제하느라 바쁜 대학생 손녀붙잡고 알려달라고도 하시고...참 난감해요.
    사실은 문제를 확실히 해결하려면, 사는 공간이 같아선 안되는거 같아요.
    저는 부모님 댁에서 차로 10분 거리로 이사했어요.
    제가 여전히 자주 갈수는 있는 거리지만 너무 가까워서 너무 많은 숙제를 받지 않아도 되는 거리로요.

  • 28. ..
    '20.1.17 9:13 PM (121.141.xxx.171) - 삭제된댓글

    근처 마트같은 곳에 갖다주고 가지고가고 싶은 사람 공짜로 가져가라고 하세요
    그걸 아버지한테 갖다주게 하세요
    몇 번 반복하면 안할 겁니다.
    그 노동력과 스트레스를 어찌 감당하나요?

  • 29. 아빠
    '20.1.17 9:25 PM (175.223.xxx.172) - 삭제된댓글

    우리 따로 살자...
    나중에 합치더라도.
    이것 말고는 답이 없어요.

  • 30. 555
    '20.1.17 9:26 PM (218.234.xxx.42)

    나쁘지 않은 노인에 착한 따님이네요.
    너무 지극히 현실적이구요.
    아버지 욕해 달란 것도 누구 뭐 어째 달란 것도 아닌 거 알아요.
    그냥 쓰시고 조금이라도 풀리셨길.
    노인과 산다는 건 어려운 거더라구요.

  • 31. 조기보다
    '20.1.17 9:26 PM (175.223.xxx.172) - 삭제된댓글

    보일러 조작 못 한다는 대목에서
    숨이 턱 막혀요

  • 32. 그냥
    '20.1.17 9:35 PM (223.38.xxx.183) - 삭제된댓글

    시부모가 아니라는 걸 다행이라 여겨야죠
    정 짜증나면 싹다 내다 버리세요
    그게 정신과 상담하는 비용보다 싸게 먹혀요
    저도 그렇게 한번씩 싹 내다 버립니다

  • 33. ..
    '20.1.17 9:36 PM (182.228.xxx.37)

    하소연에 답을 못드려 죄송한데
    원글님 글솜씨가 너무 좋으세요.
    소설 읽듯이 장면 하나하나가 재연되네요

  • 34. 원글이
    '20.1.17 9:51 PM (221.140.xxx.139)

    ㅠ.ㅠ 조기 구워 먹고오니, 이렇게 많은 위로에 감사합니다.
    (토라지셔서 밥 안드시면 어쩌나했는데 그나마 다행이네요)

    맞아요 늙는다는 것.. 요즘 그런 생각을 많이 하네요.
    채 다 늙지도 못하고 떠나신 엄마 생각하면, 내가 이러면 안되지.. 하면서도
    순간 순간 잊어버리는 게 철 안드는 자식인건지.

    피부가 몸매가 아니라 머리가 늙지 않으려고
    이래저래 애쓰는 나도 결국 늙음이 두려운거겠죠.

    아프지 말아야한다 마음 다 잡는 게,
    적어도 아버지랑 온전하게 큰 상처 남기지 않고 이별 할 때까지는
    내가 신체적으로 정신적으로 또 경제적으로 단단해야한다는 생각이 요즘 많이 들어요.

    사는 게 뭔가 했었는데.. 따뜻한 공감의 말씀들에,
    그냥 이렇게 사는 거구나... 하루 치 또 깨달아봅니다.
    감사합니다..

  • 35. ...
    '20.1.17 10:14 PM (61.72.xxx.45)

    원글님 고생많았습니다
    저도 그냥 토닥토닥

    조기가 아니고 황새기 같은 건가봐요
    작으니까 한번에 10마리씩 구워서 드세요
    구워서 1회용 장갑끼고 쏙쏙 살만 발라
    접시에 담으면 얼마 안되요

    굽기전에 소금 좀 뿌려두고요
    밀가루 좀 발라 구우면 맛나요~^^

  • 36. ㅎㅎ
    '20.1.17 11:00 PM (49.196.xxx.104)

    아 전 신혼 때 아기고양이 밥 해준다고 한겨울에 냉동생선 손질하던 생각이 나네요. 집락에 몇마리씩 대충 전자렌지에 돌려 밖에 두면 냥들이 잘 먹어 줄 것 같기도 한데요. 조기라면 소금에 절여있을라나요

  • 37.
    '20.1.17 11:01 PM (121.167.xxx.120)

    작은 조기 튀김 옷 입혀서 기름 넉넉히 붓고 튀기듯이 해서 구워 먹으면 가운데 큰뼈는 발라내도 작은 뼈는 그냥 씹어 먹어도 돼요
    맛 있어요

  • 38.
    '20.1.17 11:06 PM (211.36.xxx.192)

    감정 상하지 마시고 적당히 버리거나 남주세요.
    그렇게 감정상하고 관계꼬이는거 돈으로 환산하면
    수천만원 어치에요.

  • 39. 시키세요
    '20.1.18 12:06 AM (178.191.xxx.108)

    방에서 불러내서 칼 쥐어주고 손질하라 하세요.
    직접 해봐야 뭔지 알아요.
    집안일 시키세요.

  • 40. 원글
    '20.1.18 12:50 AM (221.140.xxx.139)

    튀김 조언이 많네요.. 한번 해봐야겠어요.
    평소 프라이팬 굽듯이 하면서 기름 많이 두르고 튀김가루 입히면 되는거죠?

    그리고 윗님.... 제가 그 정도로 전달 능력이 없는 거라 생각하겠습니다.,

  • 41. ..
    '20.1.18 1:00 AM (116.34.xxx.62)

    너무 생생히 그려져요. 마치 우리 남편같으네요 어제 남편이 생굴 5kg짜리 두박스 주문해서 택배로 받고는 기겁을 하고 싸우고 난 후라.. 난 원래 그때 그때 소량으로 사먹는 걸 좋아하는데 저렇게 누가 건너건너 살기회가 생기면 두박스씩 사요 ㅜ 워낙 먹는걸 좋아하기도 하지만 정도 많은 스탈이라 그런가봐요. 그전에도 전적이 많아 항상 갈등의 요소가 되는데 참 매번 반복하는거 보면.. 이번에 이러고 또 안그럴것 같은데 원글님 아버님보면 지금 50인 남편 앞으로도 또 그러겠다 싶네요 ㅜ
    원글님은 미혼에 식구가 더 없어서 정말 화나셨겠어요

  • 42. 그러게요
    '20.1.18 1:04 AM (39.123.xxx.175)

    우리 아빠 생각 나서 그냥 지나지를 못하겠네요.
    늙어 그런 것 아닌 가 싶어요
    사리분별, 이익분배, 잔머리라고 하죠.
    없어지는 나이라서 그런 건 아닐까요?
    그래도 좋으신 분이라 누군가 판다고 하는 조기를 상자 째 사고.(부인이 생각나서일 수도 있겠어요)
    그걸 원글님께 안길 때도 머쓱하고...
    그냥 늙는 다는 것과
    부모 자식 간의 사랑과 애증에 눈물이 납니다.
    좋은 글입니다. 지우지 마세요.

  • 43. ..
    '20.1.18 2:00 AM (1.227.xxx.17)

    네 밀가루를 묻히고 기름두르고 튀기듯구우면 비린내가 덜나요
    참으로나착한따님이네요 저라면 아버지가 어찌하던 손도안댈겁니다 화딱지나서요 갖다버리든 아버지가 분류해서 냉동실녛던했을터인데 존경스럽네요 시부모가아니라서 다행이라고해야하나 .제발 이런거사지말라하세요 친구분전화해서 저라면 교환하던지 되돌려보냈을겁니다

  • 44.
    '20.1.18 2:51 AM (220.93.xxx.30) - 삭제된댓글

    그래도 버리지는 마시고 튀김해드시고 아버님 식사는 챙겨드려야 하니 조림해서 드리고 하면 금방 먹어요.

    아버님 살아계실때 좋은거예요.돌아가시면 후회만 남아요.

  • 45. ㅡㅡ
    '20.1.18 4:22 AM (125.176.xxx.131)

    원글님 심정도 이해되고,
    아버님의 심정도 이해가 가고...
    그래서 읽으면서 더욱 마음이 짠해집니다....
    아버지는 좋은 뜻으로 한 행동이니... 원 글님께서
    아버지의 마음을 한번만 더 헤아려주셨음 좋겠고..
    아버님이 티비버튼 조작을 못하시고
    보일러 작동 버튼을 여태 만질 줄 모르신다는 건..
    혹시나 초기 치매가 아니 실런지 조심스럽게 여쭙니다.
    한국최고의 명문대까지 나오시고 젊은시절 꽤나 스마트 하셨던 아버지께서 최근들어, 말을 답답할 정도로 느리게 하시고, 아주 쉬운 기계 조작도 제대로 하지 못하시는 걸 보고, 병원에 가서 치매 검사를 한 적이 있습니다..
    그리고 조기는 크기가 작으니..한끼에 인당 두세마리씩 구워드세요^^

  • 46. ㅇㅇ
    '20.1.18 7:10 AM (125.182.xxx.27)

    조기맛있으시 이왕이면 맛나게해드세요 아버님 매끼니마다구워서 드리고 양념장은한식양념장이랑 와사비소스 두세가지만들구요 찌개도 슴슴하게 해서 드세요 금방소진되요

  • 47. 즐거운삶
    '20.1.18 10:01 PM (182.210.xxx.106)

    사올거면 아버지가 다듬어요 하심 되지 않나요? 저희 아빠는 본인이 사오고 대신 본인이 손질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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