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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학교 가는 아이에게 화를 막 냈어요..

..... 조회수 : 6,415
작성일 : 2019-12-18 02:24:14
이제 만 7살 되는 아들애인데
학교 가려고 집을 나서는데 보니 바지가 앞뒤로 입혀져 있어서
제대로 입으라고 시켰죠.
바지 돌려 입는 것도 오래 걸려서 제가 도와줘야 했어요..
그리고 나서 다시 신발을 신는데
저도 옆에서 신발을 신고 있었거든요.
근데 저한테 비키라면서 막 화를 내는 거에요.
제가 자기 신발 신는 걸 방해한다면서요.
안 그래도 제 아픈 허리 참아가며 부츠 신고 있었는데.. 
그래서 제가 옆에 있는 구두 주걱을 들고 엉덩이를 때릴 듯이 하면서
너 좀 맞을래?
그러니 아들이 처음엔 놀란 것 같았어요.
누가 엄마한테 그래?!
죽여버릴라!
라고까지 말해버리고 말았어요.
그 때도 아들이 반항적인 눈을 하고 있었거든요.
그리고 동시에 후회 막심.. 내가 왜 그랬을까..
평상시에는 겉옷도 가방도 제가 들고 학교까지 같이 가는데
오늘은 옷도 입히고 가방도 자기가 들게 하고 학교 데려다 주고 왔어요.
처음에는 묵묵히 저를 두세 걸음 뒤로 따라 걷다가 같은 반 친구 멀리서 보고는 얼굴이 환해져서 달려 나가는 거 보고
조금 마음은 놓였지만..
아이 얼굴 다시 보기가 민망하네요..
이렇게 개같이 화 내지 않고 아이 키우고 싶은데.. 방법이 없을까요..
IP : 50.92.xxx.240
33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
    '19.12.18 2:30 AM (211.243.xxx.144) - 삭제된댓글

    나중에 아이가 원글님 보고 그렇게 생각할거에요.

    어떻게 아냐면 제 아버지란 사람이 저를 대한 방식대로 저도 지금 아버지를 대합니다. 전 아버지 아프다고 해도 눈하나 깜짝 안해요. 돈이 넘쳐도 병원비 한푼도 댈 생각 없고요.

    저는 폭언뿐만 아니라 중학교때 아버지한테 맞은 것때문에 담임쌤한테 가정폭력 얘기까지 들은 케이스에요.

    원글님이 제 아버지 수준이라는 얘기 절대 아니고요~

    아이한테 언제나 적정선은 지키세요. 나중에 아이가 원글님 보고 죽여버리고 싶다고 생각하면 원글님 괜찮으세요?

  • 2. 성질
    '19.12.18 2:35 AM (108.41.xxx.109)

    애들에게 자기 성질 다 부리고 살면 안됩니다
    트라우마 분노가 생겨요

  • 3. 힘드시죠
    '19.12.18 2:41 AM (221.138.xxx.25) - 삭제된댓글

    잘못했다는 거 아니까 올린글일텐데 평소에 잘하다 한번씩 참던게 터질 때가 있어요 부모도 사람이니까요
    오늘 일 잘 기억하고 계셨다가 더 잘해주세요 아이에게.
    저희집 아들놈은 6학년때까지 등교길에 양치 세수 하라고 시키면 둘 중 하나는 까먹고 매번 다시 들어가던 애였어요. ㅎㅎ 조금 더 크니까 나아지긴 하네요.
    생명에 지장이 있는 위험한 장난 아니면
    아이가 모든 걸 직접 다 하게 두세요.
    등교도 하교도 공부도 노는 것도..
    꼭그렇게하세요
    잘될거에요
    아이도 엄마도

    힘내세요

  • 4. ㄱㄴㄷ
    '19.12.18 2:42 AM (211.246.xxx.172)

    원글님께서
    아이키우면서 화가 쌓이셨겠지요

    저도 살면서 점점 애를 잘키우는게 쉽지 않고
    잘 사는게 힘든것같아요.

    그래서 가끔 고함지르고 화낼때 많아요
    제자신을 반성하게되네요

    근데 애가 그대로 따라하더라구요

  • 5. 어렸을때
    '19.12.18 2:44 AM (218.50.xxx.174) - 삭제된댓글

    제 고향서는"학 마 때리쥐기삘라"이런 말들을 참 아무렇지도 않게 썼어요. 웃으면서도 썼으니요.
    옆지방 친구가 "쪽딱거려 불랑게"란 말을 가르쳐줬어요.얼마나 살벌하고 끔찍한 말인지 인지한다면 못쓰겠지요.
    애 키우면서는 언어 습관도 참 중요한거 같아요.
    본인이 절실하게 후회하니 두번다시 안쓰면 됩니다.

  • 6. ....
    '19.12.18 2:51 AM (221.157.xxx.127)

    원글님 신발신고 있는데 원글님보다 키 1.5배 큰 거인이 옆에 와서 신발신으면 걸리적거릴까요 아닐까요 애는 신발 하나 신는것도 큰일이기땜에 다 신을때까지 기다려줍시다 좀

  • 7. ...
    '19.12.18 2:51 AM (73.97.xxx.51) - 삭제된댓글

    참다가 터지는게 참 안좋은게
    그럼 당하는 입장에서는 아니 갑자기 왜저래
    분노조절 장애인가 하거든요 ㅋㅋ
    화가 난 순간에 빽- 하더라도
    바로 조곤조곤하게
    임뫄 내가 지금 늙고 몸이 고단하고 허리도 아프고
    확 마 다 집어치고 드러눕고 싶고만
    너를 델따줘야 해서 이렇게 애를 쓰고 있는데
    너는 엄마한테 비키라고 짜증이나 내고 그럼 내가 심정이 어떻겠니

    하고 조잘대면서 설명하는 연습을 해야하더라고요
    첨에는 쫌 구차하고 구질하긴한데
    아이가 불필요하게 엄마를 오해하고 상처받는 일은 덜 할테니까
    담번에는 함 해보세요
    (남편한테 연습중인 1인)

  • 8. ㅡㅡㅡ
    '19.12.18 2:54 AM (70.106.xxx.240)

    결국 걍 내 짜증나서 그러는거에요
    바지 거꾸로 입던말던 전 그냥 보내요
    굳이 거기서 기운빼서 성질내봤자 나만 손해에요
    그리고 일곱살이면 자기 짐 겉옷 본인이 들고가게 하세요
    여긴 외국인데 만으로 세네살만 되어도 자기 몸만한 가방 자기가 들고 학교 가고 여행가요
    여행가보면 유독 동양계 부모들이 애들꺼 다 이고지고 쩔쩔매고
    고생하는데 .. 그게 길게 보면 애들 망쳐요.
    평소에 너무 애땜에 힘빼고 고생하지 마세요

    그래 니 몸이지 내몸이냐
    니가 망신이지 내 망신이냐
    뭐 일케 생각해요.
    자기가 망신당하면 고쳐요. 그래야 자기가 생각하고 정리하고 챙기는게습관이 되죠
    성인되서도 고생해요 버릇 잘 들이세요

  • 9. ..
    '19.12.18 3:06 AM (114.203.xxx.163)

    애가 좁다고 짜증내는거 보니
    원글님 오늘 외에도 아이에게 그러셨죠?

    아이가 벌써 원글님 따라하는데 또 거기에 폭발해 화내셨네요.

    대화하는법 다시 공부해보세요.

  • 10. 저도
    '19.12.18 3:12 AM (65.110.xxx.6)

    남의일 아니라 반성하며 씁니다.
    분명히 아이는 평소 님을 따라한 걸거에요. 평소에 쉽게 아이한테 짜증내시죠? 알지만 또 나닮은그모습보니 또 화가 버럭 난거구요.
    죽여버릴라. 이런말 보통 엄마들 왠만해선 안씁니다. 내가 그렇게 행동해놓고 그런내모습 따라하는 아이 또 혼내는거 웃기지요. 엄마도 완벽한 사람이 아니니 늘 노력해요 우리. 아이가 늘 어리지않고 지금은 혼내면 겁이라도 먹지...좀 지나면 대들고 논리로 엄마를 이겨먹고 비난합니다. 그럴때 할말없어요. 미리미리 내모습 돌아보고 고쳐야해요.

  • 11. ....
    '19.12.18 3:19 AM (50.92.xxx.240)

    한줄 한줄 마음에 새기며 댓글 읽고 있어요..
    말씀하신대로 제가 평상시 보인 태도가 아이에게 영향을 미쳤나봐요..
    제 성정을 어찌 못한 것이 아이에게 그대로 물림이 됐나봐요 ㅜㅜ
    제 자신이 너무 싫어지네요..

  • 12.
    '19.12.18 3:35 AM (223.38.xxx.112)

    감정적으로 화내신 것, 죽여버... 이런 말 쓴 건 반성하고 계시고, 또 그러면 좀 안 좋은 일이긴 하지만
    거기서 아이가 좀 엄격하게 혼나야 했던 건 맞다고 봐요.
    누가 엄마에게 걸리적거린다고 비키라고 화를 내나요?

    저기서
    어 그래, 엄마가 몰랐네? 엄마가 ㅇㅇ이 신발 신는 데 방해하고 있었구나~ 미안,
    이라든가

    그래, 알겠는데 화는 안 냈으면 좋겠구나~

    정도로 대응하시는 분들,
    자애롭고 이성적인 엄마인 줄 알거나
    훈육을 이성적으로 잘 하는 엄마인 줄 아실 것 같은데
    만 일곱 살 애가 엄마에게 비키라고 화를 낸다...
    이건 혼나야 하는 게 맞아요.
    애니까 몰라서 그렇다는 분들도 있겠지만
    애니까 가르쳐야 하는 겁니다. 애니까 그나마 훈육이 되는 거고 더 크면 말이 씨도 안 먹히는 날이 생각보다 무섭게 빨리 와요.

    혼날 일은 혼내 가며 가르치세요, 그게 맞습니다. 제발 부탁드리고 싶습니다.
    십대 애들 가르치는 일 하는데,
    해마다... 애들이 달라요. 예의와 매너의 선이 무섭게 무너지고 있는 게 눈에 보입니다.
    82에도 그런 글이 해마다 쭉쭉 늘어납니다. 신기한 게 뭔지 아세요? 각각 다 다른 집인데 애들이 마치 동일인물처럼 비슷한 집들이 많아요. 엄마에게도 화를 벌컥 내고 무슨 말을 해도 들어먹지를 않고 자기가 하기 싫으면 죽어도 안 하고 등등...
    엄마들은 공통적으로
    내가 지를 얼마나 정성으로 키웠는데,
    해 달라는 거 다 해 주고 키웠는데,
    화 한번 안 내고 말로 달래 가며 키웠는데 이상하게 애는 너무 화가 많다... 등등입니다.
    제3자가 보기에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고마운 엄마를 애들이 모르’는 게 아니고, 바로 그게 애들이 그렇게 된 원인 중에서 큰 부분이에요.
    행동에 따라 강하고 엄격한 제재가 가해져야 할 때는 가해져야 하고, 혼나야 할 때는 혼나야 해요. 그래야 아이가 양육자를 존중하고 신뢰하게 됩니다... 자기가 더 약하고 어린 존재인 걸 인정하고 부모에게 의지하게도 되고요.
    친구같은 엄마, 친구같은 아빠, 이 환상 때문에 아이에게 눈높이를 지나치게 맞춰 키운 집들이, 양육자가 없어서 불안하고 신경질적인 아이들을 양산해 내기도 했습니다. 그걸 직시하셔야 해요.

    원글님은 감정적으로 대한 걸 반성하셨는데...
    내 욱하는 감정은 물론 빠져야 하지만, 화는 내실 수 있었다고 보는 겁니다. 화 없이 엄격한 카리스마가 있었다면 최상이었겠지만요.
    아이들은 자기 행동에 가이드 라인이 제시될 때 오히려 안정감을 느끼고, 배울 걸 배워요. 넘어가 주면 안 될 것들을 혼내고 바로잡아 제대로 키우는 부모가 되기로 방향 잡아 노력하시면 좋겠어요.
    엄마에게 신경질 부리는 거, 안 되는 겁니다.

    물론, 이렇게 말하시려면, 엄마도 감정적으로 신경질 부리는 사람이 아니어야 하겠지요. 모범이 되어야 말에 권위가 생기는 거니까요.

  • 13. ㅇㅇ
    '19.12.18 4:44 AM (125.178.xxx.214) - 삭제된댓글

    아이가 왜 엄마 비키라면서 화를 내겠어요. 그것도 엄마한테 배운거죠. 본인이 짜증이 나는 상황에서 어떻게 말하고 행동해야하는지 다 부모를 보고 배웁니다. 특히 엄마요. 보통 애들 같으면 엄마 좀 비켜주세요 했겠죠. 엄마가 내는 짜증 그대로 흡수해서 애도 짜증많은 아이로 자라는거에요. 다 뿌린대로 거두는거죠.

  • 14. ㅇㅇ
    '19.12.18 4:50 AM (125.178.xxx.214) - 삭제된댓글

    제가 저런 엄마 둬서 아는데 저런 행동 전혀 애한테 훈육 안돼요. 오히려 애는 엄마가 벌컥 화내서 충격받고 가슴에 그 상처가 그대로 남습니다. 아직 어려서 그 분노와 화를 반사하지 못했을 뿐이에요. 저런식으로 엄마가 갑자기 낸 화 그대로 가슴에 쌓여있다가 내가 커지면 그대로 엄마한테 돌려줍니다. 그동안은 내가 엄마보다 힘이 약하니까 그냥 참았을뿐이죠.
    자기 감정 컨트롤 못하고 갑자기 화내거나 짜증내는 엄마 밑에서 큰 애들 크면 고대로 돌려줘요.

  • 15. 조절
    '19.12.18 5:01 AM (121.174.xxx.172)

    엄마한테 신발신는데 비키라고 화낸거에 대해서는
    혼내는게 맞아요
    죽여버릴라 라는 말하신건 잘못했구요

  • 16. .....
    '19.12.18 5:12 AM (112.144.xxx.107)

    어휴... 죽여버릴가가 뭐에요. 그것도 애한테...
    엄마한테 화낸건 야단쳐야 맞지만 거친 언어는 쓰지 마세요.
    결국 애가 따라합니다.

  • 17. ...
    '19.12.18 5:25 AM (50.92.xxx.240)

    아이에게 사과해야 할 것 같아요..
    심한말한 것에 대해서요..
    위에 음.. 님은 오은영 박사님이 아니실까 싶을 정도로 좋은 글을 남겨주셔서 감사합니다..

  • 18. ㅁㅁㅁㅁ
    '19.12.18 6:35 AM (119.70.xxx.213)

    음님 댓글 공감합니다

  • 19. ....
    '19.12.18 6:42 AM (122.60.xxx.23)

    엄마도 실언 할 수 있고 실수 할수있지요.
    오늘 아이 오면 사과하고 맛있는거 사주세요.

  • 20. Dd
    '19.12.18 6:46 AM (121.139.xxx.72)

    어릴때 좀 참고 잘해줄걸...
    나도 한다고 했는데도 아이가 크고나니
    내가 어릴때 내 성질대로 했던것이 그래도 나오고
    그걸 그대로 당하고 있자니
    속이 쓰리고 화가나고 마음이 힘들때가 많네요.

  • 21. 저기
    '19.12.18 6:52 AM (58.120.xxx.107)

    워글님 케이스는 음님 글이 아니라

    ㅇㅇ님 글을 주의 깊게 읽으셔야 할 것 같은데요.

    무슨 이아가 짜증 냈다고 죽여 버린다는 표현을 썼다는 분에게 부모 권위 운운하며 혼날 일은 혼내라고 부채질 하나고
    원글님은 거기에 공감하시는지.

  • 22.
    '19.12.18 7:10 AM (223.62.xxx.134) - 삭제된댓글

    워글님 케이스는 음님 글이 아니라

    ㅇㅇ님 글을 주의 깊게 읽으셔야 할 것 같은데요.22222


    애가 어디서 그런 말버릇배웠을지 생각해보세요. 전 죽여버린다는 소리 생전 들어본적 없이 커서 이해가 안되네요...

  • 23. .....
    '19.12.18 7:19 AM (58.227.xxx.128)

    언어와 행동이 엉망이고 인격의 품격이 없는 부모가 권위를 내세우는 것만큼 웃기고 아이를 반항으로 내모는 것은 없어요.

  • 24. ...
    '19.12.18 7:20 AM (50.92.xxx.240)

    제가 잠깐 돌았던 것 같아요.. 그 표현 썼을 때는..
    화가 이성을 지배해버렸던 것 같습니다..
    평상시 친구같은 엄마가 되고 싶어서 혼도 잘 안 내고
    대화로 문제를 해결하려고 노력했어요..
    저도 맞고 자란게 싫었기 때문에, 제 자녀는 안 때리고 키우려고 노력하는 중에
    여러 스트레스가 겹치다보니 이런 일이 터졌네요..
    그래서 스스로에게 더 혐오감이 듭니다..
    아이에게 이래라 저래라 잔소리 많은 엄마가 되고 싶지 않아서
    아이 하고 싶은대로 하게 존중해주는 편인데 자승자박이 된 것 같아요..

  • 25. ?
    '19.12.18 7:50 AM (223.52.xxx.145) - 삭제된댓글

    앞으로 아이는 점점 엄마를 더 닮게 될거에요.
    엄마보다 키도 몸도 더 커진 아들한테
    오늘 같은 일 입장 바꿔 당하게 되신다고요.

  • 26.
    '19.12.18 7:54 AM (223.38.xxx.112)

    저는 오은영 박사님은 아니지만.

    원글님의 아이가 어리다는 점,
    원글님이 화를 내니 아이가 놀란 듯했다는 점,
    원글님이 깊이 후회하고 있다는 점을 읽었어요.

    다른 분들은 원글님이
    다른 때에도 이번처럼 신경질적이고 감정적인 엄마였을 거고
    아이의 짜증은 당연히 그걸 배운 걸 것이며
    그러니 원글님은 진짜 나쁜 엄마고 아이가 고스란히 엄마한테 받은 걸 돌려주는 것 뿐이라고 생각하고 탓하시는 것 같은데...
    그렇게 보이지 않았거든요.

    만 7살밖에 안 된 아이라고 했죠, 정말 원글님이 화 잘 내고 평소에도 감정적으로 손대는 부모면
    그 정도 어린 아이들은 아직 그걸 돌려주기보다는 주눅이 들어 있기 쉽습니다.
    평소에 저런 엄마였으면, 아이 일곱 살은 엄마가 언성만 좀 높여도 찔끔할 나이에요.
    그런 애들은 감히 엄마에게 비키라고 짜증내지 못해요.
    위에서, 화 잘 내는 부모 손에 길러져서 지금 고대로 돌려준다는 분들, 일곱 살 때 생각해 보세요. 그때도 돌려주셨나요.
    다 큰 후의 일 아닌가요.
    그 나이에는 나쁜 부모에게 당하고 있을 때였을 겁니다.
    엄마에게 짜증내는 아이는, 엄마가 평소에 친구같은 부모가 되느라 가르칠 걸 못 가르친 경우가 훨씬 더 많습니다. 사실은 그게 전부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에요.
    짜증쟁이(? 원글님 아이가 그렇단 게 아니라) 아이의 뒤에는 거의 반드시라고 해도 좋을 정도로 열이먄 열,
    지나치게 온화하거나 아이를 못 가르치는 부모가 있습니다.

    엄마 비켜~!
    아 엄마 때문에 ㅇㅇ 못 했잖아~!
    아씨 엄마 때문이야!
    엄마 이거 들어~ 나 ㅇㅇ 할 거란 말야!

    이런 아이들 정말 많지요. 이 말버릇부터가 부모에 대한 예의가 없는 건데 정말 많은 엄마들이 저런 소릴 듣고도
    어~ 그래, 하고 다정하게 웃으며 그 말대로 해 주고 있어요.
    이런 아이들이, 부모에게 짜증낼 수 있는 겁니다.
    위에서 ‘짜증내는 부모에게 길러져서...’ 인 분들, 그 마음도 충분히 이해하지만 이 경우는 님들과 정확히 반대인 경우입니다.
    본인의 어린 시절을 생각해 보세요. 그 무서운 엄마나 아빠에게 마음껏 짜증냈었는지.
    그렇게 당한 아이가 변하고 부모에게 대들기 시작하는 건, 보통은 중학생 정도는 된 후의 일이에요.

    거기에, 아이가 놀랐다는 건
    원글님이 평소에 안 보이던 모습이었다는 반증이죠. 늘 보이던 모습이면 아이가 놀랐겠나요.
    그리고 평소 늘 저러던 사람이면 이렇게 스스로도 놀라서 이런 글을 쓰지 않습니다.


    원글님이 심한 말을 한 건 맞지만, 여기서 진짜 중요한 건
    그걸 촉발시킨 아이의 태도, 그리고 그 태도를 가능하게 한 원글님의 평소의 유했을 태도,
    그걸 읽어내는 거라고 봅니다.
    원글님은 이성적으로 대해야 한다는 기준에 본인을 맞추다가,
    아이는 가이드 라인 없이 부모를 친구처럼 대하게 되고
    원글님 본인은 스트레스 받았다가 뻥 터진 거죠.



    잘못한 걸 야단치는 걸, 바로잡아 주는 걸
    괜히 엄격하고 무서운 부모가 되는 건 아닐까 망설이지 마세요.
    감정이 섞이면 나쁜 거지, 가르칠 걸 가르치는 건 부모의 의무입니다.
    친구같은 부모라는 환상에서는,
    진짜...
    단체로 깨어나야 합니다. 친구는 밖에 얼마든지 많아요, 하지만 부모가 친구가 되어 버리면, 그 아이는 어디에서 부모가 가르쳐야 할 걸 배우나요?
    가만 보면 말입니다... 이런 아이들이 친구에게 그렇게 왈칵 짜증낼 것 같나요. 아뇨, 밖에 나가서도 성질 부려 친구들에게 인기 잃는 애들도 종종 있지만,
    보통은 친구에게 절대 못 부릴 성질을 부모에게는 부리는 애들이 넘쳐납니다. 방구석 폭군이 되는 거죠.
    그거 받아 주지 마세요...
    부모니까 편해서 그렇지, 가족 아니면 누구에게 그러겠나, 그거 다 헛.소.리. 입니다.
    왜 꼭 누구에게 그래야 하는데요?
    감정의 쓰레기통 돼 주지 말자면서요, 부모에게도.
    평생 누구에게도 성질 안 부리고 평화롭게 살 수 있어야 좋은 거지, 왜 밖과 안에서 완전히 다른 두 얼굴로 자라야 하나요?
    그런 남편 싫고, 그런 부모 싫잖아요, 위선자라서.
    아이도 그렇게 자라지 않게 도와 줘야지요, 감정받이가 돼 줄 게 아니라.


    얘기가 길어졌는데...
    원글님 말이 심하긴 했었으나
    진짜 문제는 그 뒤에 숨겨져 있다는 얘기를 한 겁니다.

    원글님. 아이를 양육할 때의 기본 태도를 다시 깊이 고민해 보고 재점검 할 때가 아닌가 합니다.
    그리고... 사과하고 싶은 마음은 알겠지만
    아이에게서도 사과를 받으세요.
    둘 다, 필요합니다.
    앞으로 그런 심한 말은 하지 않겠다고 하실 거라면 그 말을 꼭 지키셔야 하고요. 아이 또한 자기 잘못이 뭔지 알고 넘어갈 수 있게 가르쳐 주세요.

  • 27. 제목없음
    '19.12.18 8:17 AM (125.186.xxx.133)

    죽인다는 너무 심했어요
    너무너무

    이따 사과하세요

  • 28. 애 키우다ㅠ보면
    '19.12.18 8:24 AM (211.36.xxx.246)

    나도 모르게 실언하고 후회 일들 종종 있죠.
    너무 자책하지 마시고.
    나중에 아이가 하교하면 사과하시면 돼요
    아이ㅠ마음에 오늘 일이 응어리로 안 남도록요.
    며느리들이 시어머니들이 오래전 상처 준 일을 두고두고
    못 잊고 가슴에 울분이 쌓여있는 이유가
    시과를 못 받아서 그런 거거든요.

  • 29. ...
    '19.12.18 8:29 AM (112.220.xxx.102)

    헐...
    죽여버릴라? ;;;;
    저런말이 저리 쉽게 나오나?
    평소 자주 사용한건가?
    쇼킹하네....

  • 30. ..
    '19.12.18 8:48 AM (14.47.xxx.136)

    음. 님의 예리한 분석에 절대 동감합니다.

    많은 댓글이. 원글님이 더 잘못했다 사과해라
    하시는데.....

    원글님 말표현은 잘못하셨지만

    아이가 엄마한테 짜증낸 것도 분명 바로잡아야죠

    그리고 음님 말씀대로

    친구같은 부모는 있을 수 없어요.

    다정한 부모는 될 수 있어도..

    '평상시 친구같은 엄마가 되고 싶어서 혼도 잘 안 내고
    대화로 문제를 해결하려고 노력했어요.'

    이 말이 걸려요

    원글님은 어릴 때 받은 부당한 양육에 상처가

    있어서. 원글님 부모님과 다른 부모가 되고

    싶어서 노력하시는데...

    그게 무조건 혼안내고 아이의 의견 위주로 해주는 게
    아니라고 봐요

    적절한 부모의 양육을 받지 못한 이들은
    자기 부모와 다른 부모상을 꿈꾸지만

    어차피 자기가 보고 큰 건 내 부모의 모습이라
    부정적인 부모에게 당한 경험을
    되물림 안하겠다는 생각만 앞서지.

    진짜 좋은 부모의 요건을

    내 부모와 다른 부모 모습을 상정합니다


    하지만 부정적인 롤모델을 반대로
    적용하면 긍정적인 롤모델이 될까요?

    혼만 내는 부모의 반대로
    혼 절대 안내는 부모가 정말 좋은 부모일까요?

  • 31. 댓글
    '19.12.18 9:40 AM (222.121.xxx.16) - 삭제된댓글

    음님 말씀과 위에 점두개님 말씀 좋네요..
    저더 도움 받습니다.
    그치만,원글님 .죽여버릴라는 너무 심했던 건 맞아여ㅠㅠ
    아이셋을 키우면서 한번도 해보지 않은 말이라ㅠㅠ
    아이가슴에 상처가 깊게 남을 거 같아요
    저희아이들도 정말 별 거 아닌 일도 기억을 하는 경우가 있는데 ....
    아이의 잘못은 제대로 혼내야겠지만,
    말 그대로 언어폭력을 하신 건 제대로 사과하고 반성하셔야겠어요

  • 32. ㅇㅇ
    '19.12.18 10:25 AM (211.209.xxx.126)

    저는 야이 ㅆㅂ ㄱ새끼야~ 고 했어요ㅜㅜ
    평소에 잘하는데 가끔 눈이 뒤집히면 이렇게 됩니다
    자괴감때문에. 너무 힘들어요
    제가 어릴때 들었던말이고 똑같이 하고있어요

  • 33. ......
    '19.12.18 3:43 PM (50.92.xxx.240)

    음 님 너무 감사드려요..
    아이에게 친구가 되어주느라
    부모로서 가르쳐야 할 것을 못 가르치고 있다는 말이 마음에 와닫네요..
    엄마의 역할에 대해서 더 곰곰이 생각해 볼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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