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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제 목 : 슬픈기억

기억소환 | 조회수 : 4,562
작성일 : 2019-12-10 00:35:05
지금 대입합격철이라 학부모들이나 학생들 심정이 지옥과 천당을 오갈것 같다
그마음이 어떠할지..나는 25년이 지난 지금도 수능 대입을 생각하면 가슴이 아리다 못해 쓴 커피가 쏟아져 나오는 느낌이 든다
온몸에 바늘이 천개쯤은 박혀 하루종일 들 쑤시는 느낌이랄까
지금도 수능일 대입등록일이 돌아오는 겨울에는 문뜩 그때의 내가 생각나 눈물이 난다 나는 참 대견하고 강하고 착한 사람이라 생각하지만 혼잣말로 욕도 한다..
가난한데 형제가 많았던 우리집에서 공부 잘하고 똑똑한 첫째딸은 살림밑쳔였다 나는 그말이 참 싫었는데 말이 씨가 되는건지 나는 살림밑천이 되고 말았다. 성실하고 충실하게 집안의 살림밑천으로 오빠의 재수학원비를 내줬다 나보다 공부 못한 오빠
왜? 공부가 하고 싶은 나는 돈을 벌고 공부가 힘든 오빠는 내가 번돈을 받아 재수까지해 대학을 가야할까? 그걸 깨닫는데는 오랜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나도 공부를 했다 일주일에 얼마 차비랑 용돈을 받았던 나는
그돈을 아끼고 아껴 1년뒤 새벽반 영어입시학원을 다녔다
학원가기 위해 아침 2시간 먼저 움직여야 했으나 나는 행복했고 희망이 있고 좋았다
새벽공기 맡으며 수업듣고 편의점서 라면하나 먹고 뛰어서 출근하던 그때..몸은 고되고 힘들었지만 오히려 나는 그걸 즐겼던것 같다

수능보러 가던날
어느 누구에게도 대입준비한걸 말하지 못했고 말할수도 없어서
출근하듯 낡아 속감이 헤진 가을 코드에 더 낡은 구두신고
출근가방 들고 집을 나섰다
겨우 주어진 하루 휴가로 인해 전날 나는 야근을 해 마지막 정리도 못하고 잠도 뒤척이고 집을 나섰다
슬펐지만 행복하다는 말을 나말고 그누가 알까? 그날 나는 진심으로 그랬다 공부를 제대로 하지 못하고 핑계아닌 핑계를 대며 나는 나를 합리화 시켰지만 대입을 직장다니며 혼자 숨겨서 준비한다는건
참 고독하고 힘든 과정였고 나를 자꾸 무너지게도 했다
직장선배가 나를 좋아한다며 데이트 신청을 해온적이 있다
나도 그가 좋았다 선배가 나를 좋아한다는게 믿기지 않을만큼 나도 그를 너무 좋아했지만 그와 데이트를 하면 내가 준비한 시험을 놓아버릴것 같아 나는 그를 잡지 못했고 내사정을 몰랐던 그는 내랑 친했던 내동기랑 사내연애를 나보란듯 행복하게 해나갔다

시험직전 그선배가 생각났다 이자리에 앉아 있지 않았다면 나는 선배랑 꿈같은 연애를 하고 있을까?
만약 여기서 무너지면 나는 또 다시 그힘든과정을 홀로 오롯이 다시 시작할수 있을까? 정신을 차리고 집중을 하려해도 자꾸 손이 떨리고 마음 진정하기 힘들었다 감독관의 말소리가 안들렸고 교실안에 나혼자 앉아 큰파도에 휩쓸며 온몸이 빨려들어 가는것 같았다
22살의 나는 태어나 그렇게 떨어본적이 없다 온몸이 떨리고 마믐이 흔들리는데 자리에서 어찌 할수 있는 방법은 없었고
눈물은 나는데 울수도 없었다
그떨림이 가끔 꿈에 오래도록 나타나기도 했었다 꿈인줄 알고 있는데도 몸이 떨렸다
그런와중에 배가 고팠던 내 배를 보고 헛웃음도 나왔다..
omr마킹을 하는데 손이 떨려 한손으로 감싸고 하느님께 기도 하고 정신을 집중하기 위해 허벅지를 꼬집어가며 시험을 끝냈다
시험이 끝나면 홀가분 할줄 알았는데 오히려 마음이 더 무거웠었던건 점수가 좋지 않을거란 예감보다 더 이상 목표가 없어져 희망이 날아갈까 두려움때문에 답답했나보다
늘 환경이 좋지 않아도 남들에게 씩씩한척 긍정적이고 즐겁고 행복한척 연극하며 살았던 나는 시험이 끝나고 결과가 나오기 까지
직장에서나 집에서 웃거나 떠들수가 없었다
그모든걸 혼자 오롯이 겪어내고 감내하고 받아들여야 하는 그날이 다가오는게 나는 공포였고 무서웠다
그러나 나는 내가 목표했던 학과에 합격했고 직장인에서 대학생이 될수 있는 꿈같은 반전의 삶을 살수 있을거라고 생각했다
오산였다 그런행운은 그런 행복한 꿈같은 일은 쉽게 나에게 오지 않았다.내가 할수 없는 영역 내힘으로 도저히 할수 없는..나에겐 돈이 없었다..집에서 나에게 대학등록금과 입학금을 내줄수 있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고 부모님은 대학 늦게 들어가는 가난한 집안 살림밑천 딸에게는 입학금은 커녕 책값 한푼 줄수 없는 처지였다
그리고 내가 번돈으로 막내 남동생 대학입학금을 이미 내버리셨다
돈이 없다고 딸인 너에게까지 대학보낼 돈이 없다고 무심한듯 남의집 자식 이야기하듯 나에게 하신 그말은 지금도 너무 크게 상처로 돌아와 비수로 꽃쳐 지금도 빠지지 않고 남아 있다
이미 나는 그렇게 되버릴걸 알고 있었는지 모른다
그래서 수능보는것도 숨기고 합격자 발표하던날도 혼자 숨어 들었다
그것을 드러내는순간 불행이 다가올까봐 조금이라도 더 간직하고 싶었는지 모르겠다 어쨌든 나는 그날 그말을 엄마 입을 통해 듣고 울지 않았고 한마디도 안하고 그냥 그렇게 평상시처럼 출근을 했다

어쩔수 없는건가? 나는 진짜 어쩔수 없는건가? 이런환경에서 태어난것도 내 불행이고 그런집안에 아들이 아닌 딸로 태어난것도 내불행이고 ..우리부모님은 아들 딸 배움으로 차별하셨는데 왜 심정은 착하셔서 부모욕도 맘껏 못하게 내가슴을 찢어놓는걸까?
그러나 나의 바램이 나의 노력이 하늘에 닿았는지 기적적으로 입학을 했고 힘겹게 졸업을 했다.
그런데 나는 여전히 그날이 슬프고 아프다..
부모님과 맘졸이며 합격소식을 기다릴 지금 수험생들
누구에겐 슬픔이 누구에겐 기쁨이 오는 시간이 되겠지만 함께 그시간을 나눌수 있다는것만으로도 나는 질투가 나고 부럽다



IP : 112.154.xxx.39
19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mmm
    '19.12.10 12:40 AM (70.106.xxx.240)

    지금은 행복하세요?

  • 2.
    '19.12.10 12:44 AM (175.194.xxx.54)

    그때 22살의 원글님 안아주고 싶어요.
    장하셔요.
    저보다 7.8살 어릴것 같은데
    외롭고 외로웠을 그날.
    잘 이겨내셨어요

  • 3. +_+
    '19.12.10 12:46 AM (223.62.xxx.176)

    대단하세요

  • 4.
    '19.12.10 12:48 AM (39.118.xxx.10)

    님, 대단하고 멋있어요.

  • 5. ...
    '19.12.10 12:53 AM (211.202.xxx.155)

    원글님의 해피엔딩을 위해 기도합니다

    남들보다 더 힘들고 더 고되게 살아왔기에
    남들보다 더 기쁘고 더 행복할 시간들을

    오늘이 어제 같고 내일이 오늘 같은
    무덤덤하게 살아가는 이들이 질투할지도 몰라요

    가보지 않은 길이 그런 거죠

  • 6. ..
    '19.12.10 12:55 AM (211.108.xxx.185)

    원글님 대단하세요
    옛날 드라마 아들과 딸에 후남이( 김희애)가
    연기한거 같은 드라마에서나 나올거 같은
    상황 다 이겨내시고...
    어릴적 아픈 기억은 끝까지 나를
    따라다녀 슬프지만
    그래도 원글님이 항상 행복하시길 바랄께요

  • 7. 행복
    '19.12.10 1:05 AM (112.154.xxx.39)

    행복합니다 그래서 그런슬픈기억도 추억으로 곱씹으며 살고 있는지도 모르죠
    다시 예전의 활발하고 자신감 있고 당당한 모습으로 가면이 아닌 진짜 그런모습으로 열심히 잘살고 있어요

    게시판에 대입합격소식들 불합격소식들
    자녀걱정 하는 학부모들 이야기 보니 또 슬퍼져서 누구에게도 말하지 못한 과거 글로 써봤네요

    제아이도 곧 고3수험생이 되는데 우리아들곁에 나같은 엄마가 있다는것 행운인줄 알게 해주고 싶어요
    까칠한 아들은 잘 모르겠지만요 ~~^^

  • 8. .....
    '19.12.10 1:13 AM (125.185.xxx.24)

    훌륭하세요..

  • 9. ㅡㅡㅡ
    '19.12.10 1:35 AM (222.109.xxx.38)

    장하고 애썼어요.. 받지 않은 사랑을 줄 줄 아는 사람이 되었으니 님은 이 생이 보람있네요.

  • 10. 우와
    '19.12.10 1:47 AM (124.50.xxx.225)

    받지 않은 사랑을 줄 줄 아는 사람
    부모가 자기 책임을 어찌 자식에게 지우는지
    참 나쁘네요

  • 11. .....
    '19.12.10 1:47 AM (121.132.xxx.187)

    넘 장하고 대단하세요. 원글님 앞으로 더 잘되시고 행복하실겁니다.

  • 12. 멋진엄마
    '19.12.10 1:54 AM (221.161.xxx.36)

    성실하게 살아온 원글님에비해 불성실한 제가 부끄럽네요.
    다만
    받지않은 사랑을 자식에게 주는 준비된 엄마인건 같다고..ㅎㅎ
    원글님
    힘들게 살아오셨지만
    지금은 행복하시다니 그걸로 충분히 멋진인생입니다.
    ^^

  • 13.
    '19.12.10 2:43 AM (221.144.xxx.221)

    저는 그 나이때 그렇게 주체적이지 못했어요
    현실에 안주해버리곤했죠ㅠㅠ

    원글님은 정말 훌륭한 분이세요!

  • 14. ...
    '19.12.10 3:03 AM (180.224.xxx.53)

    토닥토닥~~원글님 참 멋지고 훌륭하세요!

  • 15. ....
    '19.12.10 5:53 AM (38.75.xxx.87)

    원글님이 행복하시길 바랍니다.

  • 16. 훌륭하세요
    '19.12.10 6:10 AM (59.6.xxx.191)

    슬픈 기억마저도 원글님의 오늘을 만든 자양뷴인 걸요. 행복함에 이른 원글님 칭찬하고 존경합니다.

  • 17. 아름다운 그대
    '19.12.10 7:14 AM (14.5.xxx.180)

    꿈을 꾸는 사람은 그 열정 만으로도 아름다운 사람이에요. 스스로의 힘으로 개척하며 살아야하는 인생에 내 모든걸 걸고 살아오신 원글님은 진정으로 아름다우신 분입니다. 불행이 나를 따라오지 못하게 하는 힘이 있으신거죠.

    힘들고 외로웠던 어렸던 시절의 님을 감히 안아드립니다.
    행복하세요. 앞으로도..
    꿈을 꾸는 아름다우신 그대.

  • 18. ㅁㅁㅁㅁ
    '19.12.10 9:30 AM (119.70.xxx.213)

    마음이 아프네요...

    제가 첫임신해서 아들이래요 하고 알렸을때
    시모의 말이 생각나요
    "첫딸이 살림밑천이라는데.."
    원글님 글 읽으니 시모가 더 밉네요.

    앞길에 행복만 가득하시길..

  • 19. ,.
    '19.12.10 1:30 PM (58.230.xxx.18)

    왜이리 눈물나나요.ㅠㅠ
    저랑 비슷한 연배이신것 같은데.... 정말 당시 원글님 어느누구보다 강단있고 훌륭합니다.
    저였으면 상상도 못할 일을... 대단하셔요. 그런 깡으로 열심히 사셨을듯....
    그래서 지금의 행복한 자리 만들어내신것 원글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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