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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희 엄마도 시어머니.

엄마 조회수 : 3,360
작성일 : 2019-11-19 18:59:27
저희 엄마 이야기는 여기 많이 썼어요.
엄마로도 그닥 좋은 사람은 아니에요. 본인은 선량한줄 알지만 내가 정말 그랬어? 하는 행동을 너무 많이 하셨죠.
두살터울 남동생이 뭘 잘못하면 그게 집에 있었던 제가 잘 못키워서라며 저를 때리고 제가 동생보다 키가 커서 의자가 불편해 동생의자를 썼더니 동생 기를 뺏는다며 난리를 쳤고 제 사춘기는 정신병이라고 하고. 엄빠 둘다 미친사람같았어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제가 떡볶이를 잘 먹으면 저거 먹으니 혈색이 돈다며 매일 사먹이고 제가 고래밥 좋다고 하면 한박스 사서 올려놓고 사랑의 방식이 아주 독특하고 이상한 사람들이었지요.
지금 저희집 근처에 사시는데 제가 연락을 안하면 잠잠히 계시다가 한번 연락을 하면 그때부터 시작이에요.
주말밤에 엄마 밥이나 먹고 오자고 교외갔다오면 다음날 저녁때 야 너 애랑 오늘 병원 갔다오지. 엄마네 집에 와라. 이래요.
그 다음날은 도라지청 해놨다 가지러 와라
그 다음날은 귤이 너무 많아 귤말리고 고구마 말랭이 해놨다 이런식으로요.
제가 그냥 안가. 피곤해 쉴래. 이러면 또 잠잠하십니다.
근데 아들이나 며느리는 그게 쉽겠어요?
오라면 안가. 이러기가요.
매일 무슨 일을 만들어서 매일이 축제처럼 덩더쿵 살아야 하고
그게 없으면 난 이제 죽어야지. 이렇게 외롭게 죽는거지 이난리고요.
그러면서 요즘 살빠진 며느리 걱정하는척 표정이상하다고 뭐가 남동생이 잘못한거 아니냐고 하기에 알려드렸습니다.
엄마가 생각하기전에 주어를 나. 로 붙여봐.
나는 지금 며느리 표정이 안좋다고 의심하고 있다.
나는 지금 며느리 표정때문에 아들하고 사이가 안좋다고 생각하고 있다.
나는 사실 아무것도 모르고 있지만 단지 며느리 표정때문에 이 모든것이 사실일것이라고 의심하고 있다.
여기까지 말해주니 엄마가 웃더라구요.
엄마가 얼마나 웃긴 생각을 하는지 알겠지.
하고 말해주니 막 끄덕이더라구요.
엄마 이게 확대되면 아무것도 아닌일에 혼자 오해하는 할머니가 되니까 그냥 꼭 그렇게 해. 하고만 말해줬고요.
오늘도 생강이랑 귤을 섞어 청을 만드니 맛이 너무 좋다고 연락이 왔길래 나중에 간다고 말해주었습니다.
엄마와 한참 이웃으로 살던 여동생이 알려준 팁인데 죄책감없이 거절하는게 좋다고 했어요.
엄마는 만약 언니가 화요일에 우연히 두번 연락하면 다음주 화요일에 연락 안하면 혼자 울고 불고 곡해하고 난리를 피울거라고요.
주말도 매주 하지 말라고요.
그러면 매주 기다린다고요.
예전에 엄마는 꼭 제가 아이들 수업하던그 시간에만 전화를 했고 너무 울려서 받고 엄마 나 수업중이야. 하면. 울고 불고하며 왜 나를 기대하게 하냐고 했었던 사람이죠.
사람좋은거 같아도 무시할수 없는 성정을 가지셨어요.
그래서 그냥 제 편한데로 삽니다.
엄마에게 며느리 곡해하지 말고 사람이 그렇다고 말 안했으면 오해하지 말라고
그렇게 말했더니 니가 맨날 그런거나 (자기 계발서와 유튜브 같은거. 다 엄마때문에 시작했죠. )쳐다보더니 아는척 하는구나. ㅇ런식으로 사람의 선함이나 좋은 의도도 후려치는건 일상이에요.

어쨌든 엄마가 오해하고 싶을때마다 그것좀 실천했으면 합니다.
나는 며느리가 웃지 않아서 쟤가 뭐가 불만이 있구나 하고 생각하고 있다.
얼마나 웃긴 일인가요.
엄마가 본인이 늘 하는 곡해 오해. 이런게 웃긴 행동이라는걸 깨닫고
전 어린시절 상처를 얼른 잊기를 바랍니다.
IP : 223.62.xxx.229
4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ㅇㅇ
    '19.11.19 7:16 PM (106.102.xxx.51)

    따님들이 보살이네요.
    엄마 파악까지 얼마나 힘드셨을지..

  • 2. ㅇㅇ
    '19.11.19 7:52 PM (211.108.xxx.231) - 삭제된댓글

    어릴때 무조건적인 사랑을 아이가 엄마한테
    10년 정도 사춘기오기전까지 줬잖아요.
    부모성격.재력안보고 좋아하죠.
    그때 효도는 다한거에요.
    어릴때 조건부 사랑을 받고.
    감정도 애들이 다 받아내잖아요.
    부모는 비교에 감정노동에
    사랑한다며 조정하고.
    커서는 죄책감 뒤집어 씌워서 발목잡고.
    이제는 편하게 살아도 됩니다~

  • 3. 어휴
    '19.11.19 8:13 PM (61.252.xxx.20)

    부모가 철 없으면 자식들이 도닦고 어른 되나봐요.

  • 4. ...
    '19.11.19 9:39 PM (42.29.xxx.185)

    제가 시누이가 여섯이에요.
    다 손윗 시누이고요...막내아들이에요.
    아들 장가 못갈줄 알았다네요.
    그런데 내가 시집을 오니
    시누이들이 환호를 했어요...고맙다고.
    다행히 시누이들이 자기 엄마를 잘알아요.
    드세고 극성스럽고 욕심 사나운...ㅠㅠ
    그런데 다들 엄마 안 닮았고
    자기 엄마 다 막아주기 바빠요.
    솔직히 시누이들 덕에 살고 있어요.
    원글님이 우리 시누이 같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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