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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류근 시인 페북입니다.

나이쑤 조회수 : 2,568
작성일 : 2019-11-07 17:43:15
류근
6시간

마을에 중국집이 딱 하나 있었다. 장날마다 문전성시였다. 입학식, 졸업식, 생일, 면장님 취임식, 심지어는 환갑날마저 그 집에서 짜장면을 시켜먹었다. 한마디로 대박집이었다. 오죽하면 그 집에서 짜장면 한 그릇 먹는 게 내 유일한 장래희망일 정도였다. 아, 짜장면...

온 가족이 중국집을 운영했다. 아저씨는 주방에, 맨날 취해 사는 아주머니는 카운터에, 아들 둘은 서빙과 배달에, 딸 하나는 아직 어려서 손님들 탁자를 돌아댕기며 물잔 엎어버리기에... 웬 일인지 똥개도 두 마리 카운터와 주방에 묶어서 키우고 있었다. 음식물 쓰레기를 주로 처리하는 것 같았다.

중국집에 위기가 온 것은 아주 사소한 계기였다. 누군가 그 집에서 짜장면을 먹은 후 배탈이 났다고 주장한 거였다. 그러자 삽시간에 온 마을 사람들이 너도 나도... 엉? 나도 그랬는데? 너도? 오잉? 나도! 울 엄니도! 내 새끼도! 막 이러더니 급기야는 결혼식날 시켜먹은 짜장면 때문에 단체로 보건소에 가서 드러누웠다는 증언까지 등장했다. 그러고 보니까 나 역시 그 집에서 짜장면만 먹으면 뭔가 탈이 났던 것 같기도 하였다.

중국집은 하루아침에 파리가 날리기 시작했다. 소문 빠른 동네답게 거짓말처럼 발길이 뚝 끊겼다. 그 집에서 일부러 쥐약을 타는 것 같다는 유언비어까지 떠돌았다. 아니, 청산가리던가... 그러자 몇 개월 지나 더 이상 참을 수 없게 된 중국집이 며칠 문을 닫아걸더니 짠~하고 간판을 바꾼 후 "신장개업" 딱지를 붙이는 거였다. 심기일전해서 면모를 일신하겠다는, 가일층 분발해서 고객들의 성원에 보답하겠다는 의지 같았다.

그런데... 간판은 바뀌었는데 실내는 똑같았다. 술에 취한 아주머니는 아무 때나 우웩 우웩 구역질과 함께 가래침을 뱉어댔고, 아저씨는 주방에서 콧물을 뚝뚝 흘리며 용변을 해결했고, 똥개는 쥐를 쫓았고, 아들 둘은 까마귀 같은 손을 씻지 않았고, 딸 하나는 손님들 물잔에 손가락을 담궜고...

검찰이, 계엄령 수사도 말고, 패스트트랙 수사도 말고, 나경원 수사도 말고... 별안간 즤들이 덮었던 세월호 수사를 다시 하겠다고 눈에 힘주는 꼴을 보니 그 옛날 중국집 생각이 나서 실소를 금치 못 하겠다. 백주대낮에 벌거벗고 온 국민을 속이자는 나체쇼... 제발 목욕부터 좀 하고서 춘장을 담그든 단무지를 썰든 하시라. 지린 냄새가 진동을 한다. 시바,

https://m.facebook.com/story.php?story_fbid=2349790038466345&id=10000306115156...
IP : 27.117.xxx.152
19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시인이시라
    '19.11.7 5:43 PM (27.117.xxx.152)

    필력이....

  • 2.
    '19.11.7 5:45 PM (223.33.xxx.9)

    비유가 대단!!

    역시 시인이라 다르시네요.
    공감합니다.

  • 3. ...
    '19.11.7 5:48 PM (1.245.xxx.91)

    역시~~

    그런데 실화인가 소설인가? ㅎㅎ

  • 4. 다들
    '19.11.7 5:49 PM (116.125.xxx.203)

    세월호수사 한다고 했을때
    다같은 생각한듯
    지들이 덮은사건
    지들이 무슨수로 수사해?

  • 5. 한여름밤의꿈
    '19.11.7 5:51 PM (210.218.xxx.65)

    와..역시 문인을 서열로 매기면... 시인이 제일이라더니...

  • 6. ---
    '19.11.7 5:58 PM (210.96.xxx.247)

    국민은 더이상 속지 않아
    아무런 호응도 없는데 계속 칼춤추고 있음

  • 7. 검찰개혁
    '19.11.7 5:59 PM (211.196.xxx.107)

    내가 하고 싶던 말..

    하필 왜 이 시기에 세월호 수사, 그것도 우병우 사단을 수사단장으로..

  • 8. 쇼하네
    '19.11.7 6:07 PM (211.205.xxx.62)

    지린내 진동하는 쇼~
    괘씸한게 뻔히 보이는 거짓말을 거리낌없이 한다는거

  • 9. 모름지기
    '19.11.7 6:09 PM (112.152.xxx.131)

    시인은..
    시대의 새벽을 여는 사람..이라고 들었습니다.
    짝짝짝~~~~~~~~~~~~~~~~~~!! 속이 시원합니다.
    춘장인지 막장인지 지랄옘병떤다 하고잡았는데 가려운 데를 확~~ 긁어줍니다.
    류근 시인...고맙습니다. 역사그날도 류근시인땜에 맘이 애릴때가많아요 ㅠ

  • 10. 동감
    '19.11.7 6:14 PM (223.38.xxx.177)

    백만번 동감합니다.

  • 11. ㅇㅇ
    '19.11.7 6:14 PM (106.102.xxx.151) - 삭제된댓글

    썩은내 지동한다 ㅆㅂ

  • 12. ...
    '19.11.7 6:25 PM (14.39.xxx.161)

    검찰이, 계엄령 수사도 말고, 패스트트랙 수사도 말고, 나경원 수사도 말고... 별안간 즤들이 덮었던 세월호 수사를 다시 하겠다고 눈에 힘주는 꼴


    정말 그런 꼴이죠 ㅠㅠ
    요즘 우리나라 작가 중
    류근 공지영 두 분이 젤 맘에 들어요.

  • 13. 극공감
    '19.11.7 6:36 PM (115.91.xxx.34)

    대통령빼고 기득권세력들은 하나도 변하지 않았어요

    이번 김누리교수 차클 강연듣고 새삼 느꼈어요
    우리나리가 왜 이모양인지
    먼저 통일부터 되서 반공 이데올로기부터 없애야할듯 ㅜㅜ

  • 14. rainforest
    '19.11.7 6:48 PM (183.98.xxx.81)

    이 분 시나 에세이도 좋지만 페북에 써주시는 이런 글들 너무 좋아요. 찰떡같고 읽으면 속이 뚫리는 느낌.
    이 자식들 뭐하려고 갑자기 세월호 조사래..ㅠㅠ

  • 15. ...
    '19.11.7 7:05 PM (61.253.xxx.225)

    시인이라 정말 다르시네요.

  • 16. 류근시인님
    '19.11.7 7:08 PM (1.234.xxx.70)

    이 시국에 꿀먹은 벙어리짓하고 있는 사내들만 있는데
    오직 두사람의 상남자.
    유시민이사장님과 류근시인뿐이네요.

  • 17. .....
    '19.11.7 7:40 PM (202.14.xxx.173)

    검찰이 범인이다!!!
    검찰을 해체하라!!!!

  • 18. 옳소
    '19.11.7 7:54 PM (110.70.xxx.112)

    신장개업 나체쇼나 하지 말고 문닫고 업종 싹 바꾸고 직원들도 물론 물갈이 해야되고.

  • 19. ㄴㄴㄴㄴ
    '19.11.7 10:26 PM (202.190.xxx.76)

    아...글 잘쓰고 싶다.
    류근 시인님 최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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