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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게시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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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2년생이 본 영화 82년생 김지영~

저는 조회수 : 5,923
작성일 : 2019-11-02 17:19:40
* 한줄 요약 : 가부장적인 집안에서 자란 딸들은 꼭 보시길...
* 아주 조금의 스포가 있습니다.


저는 독서를 매우 좋아하는 사람인데
이 책을 읽지 않은 상태로 줄거리도 모른 상태로  그냥 영화를 보았어요

영화를 보고나니 이 영화에서 82년생. 이라는게 부질 없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각자 가정마다 다 분위기가 다른데 나이 출생년도로 한정하는건 의미없는듯 했고요

다만 우리나라는 다들 아시다시피 가부장적인 분위기의 가정이 많았어서
그렇게 자라신 분들께는 꽤나 마음에 와닿는 영화가 될거예요

저 또한 매우 가부장적이면서 또 억압적인 집안에서 자라서 
내면에 상처가 한가득인데..
이 영화를 보니 한장면 한장면마다 마치 내가 겪는듯 너무 아프더라고요

최근에 무기력증에 걸려서 뭘해도 재미없고, 뭘 먹어도 맛이 없고
무슨 영화를 봐도 딱히 재미도 없었는데

이 영화를 보는 순간.
무슨 정곡에 딱 찔린것처럼 마음이 몸이 확 열리기 시작했고 순식간에 몰입했어요

매순간 마치 그 한장면 한장면의 바다에 제가 쏙 빠져있는듯 온몸으로 모든것을 다 흡수했고요
그 엄마가 보약집어던지며 오열하는 순간.
저도 함께 오열했어요 ㅠㅠ

재가 집에서 그렇게 흐느낀적이 꽤나 있었는데(가부장적인 아버지가 너무 힘들어서)
그 기억이 오버랩되면서 눈물이 주체할수 없이 흐르더군요
그 순간 영화관내에선 정적이 흐르면서 콧물 훌쩍이는 소리만 한가득.
뒷자리에 앉은 어르신들도 모두 우시더라고요

가슴에 한이 많은 분들께는 아마 꽤나 마음에 큰 울림이 있었을겁니다.

사실 이 영화주인공의 처지는 
어찌보면 그렇게 나쁜편만은 아니예요

자기마음을 헤아려주는 엄마도 계시고, 
진짜 이상적으로 보일만큼 다정다감한 남편도 있고..

현실에선 사실 아버지가 엄청 가부장적이면
어머니는 보통 찍소리도 못하고 그냥 속만 썩은채  겉으론 어쩌지 못하고 가부장적인 남편을 따르는
그런 어머니들이 많거든요 
엄마에게 의지 못한 채 그 딸의 속마음은 그냥 그렇게 방치되는 경우가 많거든요

그리고 현실에선 저렇게 다정다감한 남편이 거의 드물죠
한국사회에서 현재 저 정도의 세심한 배려를 해주는 남편은 거의 로또급 아닌가요?

그런면에서보면 이 영화의 여주인공은  나름 괜찮은 상황에 있는것으로도  볼수 있어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영화는
가부장제 하에서 딸이 여자가 겪는 그런 삶을, 자잘하고도 큰 일상에서의 상처들을
아주 섬세하고도 적나라하게 보여주기 때문에 그게 공감을 이끌어내서
이 영화에 빨려들게 되는것 같아요

다 보고나면 한바탕 제대로 운 듯한 느낌 들고요
또 한편으론 .뭐 그래도 저 여주가 나보단 나은것 같은데?  하는 이런 가벼운 마음도 살짝 들긴 하지만

어쨌거나 이 모던하고 첨단을 달리는 이 현대시대와는 정반대의 모습을 하고 있는
답답하고 숨막히고 억울한 여성의 삶을 너무나 잘 묘사했다는 그런 느낌을 받습니다. 

모든사람에게 다 공감가는 것은 아니겠지만
최소한 가부장적인 집안에서 자란 분들이라면 꼭 보시라고 추천드리고 싶네요

남자, 여자, 그리고 부모님. 할 것 없이
누가 봐도 뭔가 깨닫게 되는점이 있는 그런 영화로 저는 생각되었고 아주 좋았어요

IP : 175.223.xxx.61
16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그냥
    '19.11.2 5:22 PM (61.253.xxx.184)

    책은 안읽었고
    영화도 나온지 며칠전에 알았지만.
    여주인공도 별로고
    한 1,2분 보는것만으로도(네이버에서)....그냥 저같은 사람이 보면
    숨막힐듯...고리타분한거 같기도하고
    전 안볼거예요. 영화도 자기스타일이 있으니까.

  • 2.
    '19.11.2 5:25 PM (223.38.xxx.93)

    72년생이라면 끄덕끄덕

  • 3. 82년생만
    '19.11.2 5:27 PM (223.39.xxx.2)

    나오는게 아니라구요.
    아..똥멍청이들같아..ㅠㅠ

  • 4. 저도 원글님 비슷
    '19.11.2 5:29 PM (117.111.xxx.213)

    남편이 잘해주면
    어느 정도는 극복이 될 것 같은데

  • 5. ㅋ똥멍청이래 ㅋ
    '19.11.2 5:30 PM (112.169.xxx.189)

    그니까요
    82년생이라한건 그저 상징인데도 저러고있네요 ㅎㅎ

  • 6. ㅁㅁㅁㅁ
    '19.11.2 5:31 PM (39.7.xxx.57) - 삭제된댓글

    82년생인 지영이말고
    회사 팀장님
    친정엄마 언니 등등
    많은 여자들의 이야기이죠~
    하다못해 화장실 몰카만으로도 충분히 공감갈 이야기...

  • 7. ㅇㅇ
    '19.11.2 5:35 PM (183.96.xxx.113)

    후기 잘 읽었습니다.

  • 8. ....
    '19.11.2 5:39 PM (223.62.xxx.147)

    전 김지영정도만되도 행복했을 거에요. 그래도 영화내 시.친정 가족들은 공감이라도 하고 말이라도 통하니까요. 현실에서 김지영정도면 공주님이에요.

  • 9.
    '19.11.2 5:49 PM (110.70.xxx.119)

    잘 읽었어요 님..
    저도 책을 안 봤고 영화를 볼 생각은 없지만
    의미있는 작품이라고 나름 생각해요
    살아가다 보면 팍팍해져서 내 고민이나 내 처지가 가장 힘들다고 여겨져 타인의 삶에 대해, 특히 같은 연령대가 아닌 다른 여성들의 삶에 대해 경직되고 엄격해지기 쉬운데
    모두가 삶의 어떤 문제에 대해 힘들구나
    살아간다는 건 참 어렵고 엄숙한 거구나
    이런 기분으로 공감하고 있어요
    82와서도 참 많이 배우죠
    진솔한 목소리들이 내는 삶의 이야기에 내 얘기처럼 공감되고요

    그렇게 산다는 걸 깊게 생각해보고
    같이 울어볼 수 있다면 그 작품들은 작품대로 의미가 있을거예요 내 삶이 더 나아질 수 있는 시간도 될 거고요
    깊어가는 계절에 영화관을 나오며 덕분에 마음은 좀 편안해지셨나요^^ 그러길 바랍니다

  • 10.
    '19.11.2 5:57 PM (211.36.xxx.14) - 삭제된댓글

    댓글들 보고 넘 놀랬네요.
    내가더 힘들어 걔가 뭐가 힘든거야??
    영화 주제가 젤힘든 여자도 아니구만;;
    연예인 자살해도 돈많이 벌며 뭐가 힘든지
    악플다는 사람들 심보같네요. 참 각박하다.

  • 11.
    '19.11.2 6:11 PM (211.214.xxx.30) - 삭제된댓글

    안보려다가 오늘 봤는데
    정유미씨 연기도 좋았고 영화 좋았어요.
    이 땅의 모든 82년생 여성들의 삶을 대표한다는 것도 아니고, 그렇게 사는 삶이 불행하다는 것만도 아니고, 영화 속 주인공의 이야기라고 여기고 봐도 충분히 재미있었어요. 전 80년 생인데 제 친구들은 좋은 대학 목표로 기를 쓰고 공부했지만 취업난으로 졸업후 취업 안되고, 공무원 시험 준비하다 포기하고 그렇게 결혼해서 살거나, 정유미처럼 취업했다 육휴가졌다 전업으로 돌아서거나, 아니면 정유미 직장동료처럼 일가정 병행하거나, 정유미 언니처럼 결혼안하고 일만하거나 그렇게 살고 있죠. 꽤 평범한 요즘 삼사십대 여성의 삶을 그렸던걸요.

    저는 결혼안했고 일로는 자리를 잡은 편인데,, 저희집이 상당히 가부장적인 집이었거든요. 저는 일-가정 병행할 엄두가 안나서 결혼 생각도 없고 마음 접었는데 영화보면서 그런 생각 했어요.
    결혼하고 일시적으로 일을 포기한 정유미나, 일하느라 결혼생활은 하지 않겠다고 생각하고 살고 있는 나나 통하는 면이 있구나. 되게 힘이 빠지고 좀 서러운 생각이 들어서 영화 끝나고 갈데가 있었는데 그냥 집에 와서 울고 싶었어요.

  • 12. 공감되는 영화
    '19.11.2 6:28 PM (211.52.xxx.52)

    공감되는 영화였어요.
    남편이 공유처럼 배려심있는 사람이라면
    마음이 지금처럼 너덜거리지 않고 잘 토닥이며,얼마든지 버틸 힘이 됐을것같아요.

  • 13. ...
    '19.11.2 6:36 PM (218.236.xxx.162)

    멋진 후기 잘 읽었습니다
    글 잘 쓰시네요~

  • 14. ㅁㅁㅁㅁ
    '19.11.2 7:15 PM (119.70.xxx.213)

    82년생인 지영이 외에도
    회사 팀장님
    친정엄마, 언니 등등
    많은 여자들의 이야기이죠~
    하다못해 화장실 몰카만으로도 충분히 공감갈 이야기...

  • 15. 76년생
    '19.11.2 8:51 PM (218.153.xxx.134)

    딸이 공부 더 잘해서 아들 기죽고 앞길 막힐까 걱정이다
    제 얼굴에 만족한다는 말에, 겸손할 줄 모르고 꼴값하면 나중에 매운맛 볼거다
    외손주는 내 집안 자손 아니다
    딸 대학보내줬으면 차고 넘치게 한거다
    아들 없으면 남편이 바람핀다.
    등등등

    저게 다 자라면서 친정엄마에게 들은 말입니다.

    학교다닐때는 제가 전교 일등이었는데
    쪼끄만 여자애가 대표로 단상에 서면 보기 안좋다며
    5등짜리 남자애를 대표로 세웠었죠.

    전문직이지만 아이 둘 낳고 기르느라 10년 정도의 공백이 있었고 전문직이라 다시 취직은 됐지만 복지 좋은 큰 직장엔 못 들어갔어요. 취직 후에도 애들 건사 집안일은 제 차지였죠.
    남편이 돕는다 해도 중요한 대소사가 제 몫인데 일주일에 설거지 두어번 한달에 청소기 한 번만 돌려도 좋은 남편 평가 받는 남편은 참 편하겠더라고요. 남편은 두 아이 키우는 동안 전혀 업무 공백이 없었고 남들이 부러워할 위치에 올랐죠. 왜냐햐면 제가 다 뒤에서 커버를 했으니까요.

    성정이 강하고 씩씩해서 어떤 억압과 불평등에도 헤치고 나아가는 분들도 있겠지만 평생을 여자는 이래야 한다 기집에가 그러면 쓰냐, 너 자신이기 전에 엄마고 아내다, 여자가 왜이리 독하고 이기적이냐 남자는 가장이니까 월급 더 줘야지 하는 소리를 부모와 사회와 학교에서 끊임없이 들으면서 그걸 다 이겨내는 건 쉽지 않아요.
    사회와 가정에서 우쭈쭈 전폭적인 지지와 지원을 받고 자란 아들들도 다 사회에서 승승장구하진 못하잖아요?

    요즘 제가 퇴근이 늦어 남편이 저녁에 배달반찬을 먹기 좋게 세팅해놓는데 아마 여기선 그정도만 해도 정말 좋음 남편이다 칭찬이 쏟아질겁니다.
    맞벌이 하며 가족 식사 집안일 다 챙기는 여성에겐 뭐 당연한거 아니냐 하면서요.

    김지영은 그 모든 직 간접적인 억압과 차별에 대한 이야기라고 생각합니다.
    겉으로는 위해주는 거 배려해주는 것처럼 보이지만 그 안에 숨어있는 억압과 차별...
    네 꿈을 펼쳐라가 아니고 네 꿈을 접고 너를 희생하는 것이 너의 도리이고 사명이라는 끊임없는 세뇌와 주입.
    저는 아직 영화는 못 보고 책으로만 읽었지만
    우리가 공기처럼 물처럼 자연스럽게 받아들이는 차별과 억압을 다음 세대에도 그대로 물려줘선 안된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래도 지영의 엄마는 그런 생각은 어느정도 갖고 계신거 같더군요. 저는 엄마가 최대의 억압자이고 적이었네요. 지금도 그렇구요.
    엄마를 바꾸는 것은 포기했어요. 하지만 저런 얘기를 또 하거나 저에게 딸이니까 뭔가 정서적 물질적으로 부모에게 더 해주길 바랄때마다 거부할겁니다. 내 맘 가는 이상으로는 안 할거에요.

    그리고 내 자식에게는 저런 억압을 물려주지 않으려 합니다.
    물론 내가 이런다고 사회 전체가 바뀌진 않지만 적어도 엄마가 딸 편이라는 건 확실하게 알려주고 힘이 돼주고 싶어요.

  • 16. 꽃을
    '19.11.3 10:51 AM (223.62.xxx.149)

    76년생 윗댓글님 글에 크게 공감하며 윗댓글님 살아오신 삶을 응원하고 지지합니다.
    저는 73년이예요. 결혼생각없고 일 열심히 하는중입다
    남동생은 대학 멀쩡하게 나와서 20년 넘게 백수예요.
    엄마가 저에게 너는 네 앞가림 잘하니까 난 네 걱정은 하나도 안되지만 하나뿐인 아들 나중에 힘들게 살면 안되니까 이 집 재산 전부 아들 물려줄거다 하셨어요.
    남녀공학 다닐때도 교수가 여학생들은 시집가면 그만이지만 남학생들은 나중에 가장될거니까 하면서 같은점수 여학생 배제시키고 남학생 더 챙겨서 연수라든지 장학금 혜택 더 주는 일 빈번했어요. 제 인생 잘 한 일 중 하나가 여대로 편입한 거예요.
    남녀공학 다니다 여대 와서 처음으로 제대로 실력으로 경쟁해 봤어요.
    저는 제 인생에서 결혼 접었어요.
    제가 제 일 열심히 하면서 노후 준비하고 여가생활 자유롭게 하면서 살고 있는 것으로 만족해요.
    여혐 글 올리는 남자들은 자존심이 조금이라도 있으면 우리나라 여자들이랑 결혼 하지 말고 혼자 살았으면 좋겠어요
    그렇게 여자 욕하면서 그렇게 밉고 싫은 여자랑 결혼하면 쓸개도 없는 놈인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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