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글을 쓴다는 것은 구혜선에게 어떤 의미인가.
“글을 쓴다는 것이 정말 아팠던 시간들을 다시 가지고 오는 것이지 않나. 아팠던 시간들에는 글을 쓰지 못한다. 그 감정이 지나가고 나면 다시금 감정을 가지고 와서 글을 쓴다. (아팠던 감정들에 대한) 애도하는 시간인 것 같다. 이렇게 책이 나옴으로써 이 사람들을(전 연인들을) 이제야 보내주는 거다.”
- 작가, 감독 등 창작하는 활동 위주의 행보를 보여주고 있다. 혹시 상상력이 넘치시는 편인가.
“예전보다는 덜한 것 같다. 20대 때는 병 걸린 사람처럼 머릿속에서 이야기가 계속 나왔다. 이제는 조금 힘들다.
워낙 꿈이 많은 사람이었다. 꿈이 실현되지 않을 때 좌절하지 않나. 그래서 어느 순간 ‘꿈을 꾸지 말야겠다. 그게 내 꿈이다’하는 생각을 하게 됐다. 요즘에도 ‘내가 꿈을 꾸지 않는 게 꿈이야’하는 말을 한다. 꿈을 꾸면 나를 힘들게 하는 것 같다. 내가 저지른 일이기 때문에 누구를 원망할 수도 없지 않나. 상처를 많이 받았을 땐 사람을 잘 안 만났다. 대인기피가 생겼었다. 어느 순간 보니 나만 그러고 있더라. 아무도 내 실패를 기억하지 않더라.”
- ‘눈물은 하트모양’을 쓰게 된 계기가 무엇인가.
“‘눈물은 하트모양’은 20대 때 영화 작업을 하기 위해 시나리오로 써둔 작품이다. 시간이 지나 결혼을 하고 우연히 시나리오를 다시 보게 됐다. 다시는 제가 쓸 수 없는 글이었다. ‘어차피 결혼도 했고, 과거 이야기이지 않나. 다들 연애하는 데 뭐 어때’하는 마음으로 책을 내게 됐다.
결혼을 했는데 연애 소설을 낸 게 어떻게 보면 남편(안재현)이 허락을 해준 거라고 볼 수 있지 않나. 그런 면에서 남편에게 고마움을 느꼈다. 또한 남편이 있기에 더 가능했던 것 같다.”
자신의 경험담을 녹여낸 책으로 알고 있다. 20대 구혜선은 어떤 사람이었는가.
“(20대 때 구혜선은) 사랑에 목숨 걸었고, 연애,사랑에 거침없었다. 사랑에 솔직했다. 하지만 헤어지고 이별하면서 점점 상처를 받게 되고, 그럴수록 자꾸 마음이 닫혔던 것 같다. 이에 방어적으로 변모하게 된 게 ‘소주’라는 캐릭터를 만드는 데 도움이 됐던 것 같다.
'눈물은 하트모양’은 좀처럼 예상하기 힘든 성격의 여자 ‘소주’와 거부할 수 없는 매력에 끌려 들어가 버리는 남자 ‘상식’의 사랑을 가볍고도 발랄할 문체로 풀어낸 경장편 소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