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Banner

아이와 함께 말장난하기

콜링유 조회수 : 888
작성일 : 2019-08-05 15:08:04

저는, 차가 없는 뚜벅이에요.

그래서 대중교통중에서도 가장 대중적인 버스를 애용해요,

아카시아향기가 코끝을 벌름대게 하는 온화한 봄날이나, 선선한 가을날에는

버스정류장의 의자에 앉아 잠시 기다리는 건 어쩌면, 좋은일일수 있어요.


가끔 푸른 코발트빛 하늘, 금방이라도 물이 뚝뚝 흐를듯한 하늘을

바라보기도 하고, 투명한 햇빛이 정류장 지붕끝에 매달려 반짝이는 모습을

보는건 모든 아날로그들이 사라지는 이런 시대에 해볼수있는 몇가지 일들일수 있거든요.


그런데,

정말 그런 아날로그적인 낭만도 허락이 되지않을때는

요즘같은 폭염이에요.

목을 빼도 기다려도, 와야 할 버스가 더 늦어서 오지않고,

뚜벅이 엄마덕분에 같이 리틀뚜벅이인 7세아들은,

땀이 범벅되어서 벌겋게 익은 시장에서 파는 도너츠같은 얼굴로

울어요.

버스가 안온다고~

들고 온 양산으로 일단 머리위를 가려주지만, 어림없어요.

그런 우리애 얼굴을 보니까..

'아들, 앞으로 조금 더살다보면, 이렇게 애간장 녹는 일이 많단다.

특히 아들이 누굴 만나 사랑하든지 그게 이런 더디오는 버스같은 여자라면

그 속은 더 까맣게 탈거야~'

측은해지는거에요.


그러다가 마침내 뜨거운 폭염을 뚫고 우리가 타야할 버스가 오고

그 안에 앉아 창밖을 보면, 세상 너무 시원해요.

그전의 슬픔은 금새 잊어버리고, 밝아져서, 방송멘트를 따라하기도 하고

이젠 다 외워버려서 즐거워해요.

"엄마, 아깐 너무 더웠지?"

"응, 바깥은 여름~"

"버스안은 서늘한 가을."

"바람의 살들이 푸른 청보리밭을 일렁거리게 하기를."
"엄마의 살들이 옷자락보다 넉넉하지 않기를."


우리들의 대화는 가끔, 이렇게 무심히 버스안에서 ,혹은 길위에서

시작되었다가 사라지곤 해요.

2099년엔 엄마 살아있는지 궁금해하던데,

아들, 그런 질문은 너무 슬픈거야,,,

그런 장난스런 질문도 괜히 슬퍼지게 하는 아들,

넌 운좋으면 어쩌면 살아있을수도 있겠네 라는 생각도 들고..

오늘도 건강해라,,

IP : 121.184.xxx.237
4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7세
    '19.8.5 3:15 PM (223.39.xxx.19)

    아직은 그런 아날로그 적인 낭만이 좋은 나이
    초등 고학년 중학교 고등학교 가면 시간이 돈이
    되 버려서
    길 에서 그렇게 한가하게 있을 시간이 없어요
    자차로 아이 라이드 하게 되는 날 오면
    지금의 추억도 좋을 거고
    라이드 하면서도 오 가는 차 안에서 많은 이야기 할 수
    있어요

  • 2. ㅜㅜ
    '19.8.5 3:24 PM (223.62.xxx.168) - 삭제된댓글

    만연체를 많이 다듬으면 참 좋을 텐데요.

  • 3. 원글
    '19.8.5 3:26 PM (121.184.xxx.237)

    ㅋㅋ
    폰으로 쓴거라 만연체일수가 없어요,^^

  • 4. ...
    '19.8.5 5:56 PM (119.67.xxx.194)

    글이 예쁘네요^^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1791414 美·中 1순위로 점찍은 '양자컴'의 위협...정부, '밀리면 끝.. ㅇㅇ 10:23:48 80
1791413 보검 매직컬 10:23:42 63
1791412 서울 분당, 가구 특히 씽크 많이 구경할 만 한곳 있나요 서울 10:20:47 49
1791411 하지정맥류 워터터널 정맥 10:20:06 58
1791410 이광수 대표, 손절타임 지키세요 2 주식하는분들.. 10:17:27 421
1791409 미국 중산층의 소비수준? 12 ㅁㅁ 10:14:04 466
1791408 공부안해도 잘 살고들있나요???? 8 고등입학앞두.. 10:13:41 347
1791407 저 대상포진이랍니다 3 ㅜㅜ 10:11:39 317
1791406 뭐든 내가 할 수 있을 때 많이 해야 하는 거 같아요. anythi.. 10:11:13 155
1791405 오늘 빨래 돌려도 될까요? 6 빨래 10:10:25 196
1791404 이숙캠 리와인드 부부 같은 사람 방송 다시는 보지 말았으면 1 ..... 10:06:42 358
1791403 님들은 이런 상황 어떡하세요? 3 이러면 10:02:48 312
1791402 마운자로 5일째 입맛이 올라옵니다. 5 마운자로 10:02:28 323
1791401 이재명 대통령 임기동안 부동산 3 .. 09:57:59 336
1791400 코스닥을 기관이 샀다고 긍정적으로 보는 분들 11 ... 09:53:01 746
1791399 원자재 내린 이유 하락 09:51:54 403
1791398 이재명 대통령 이거 하나는 확실하네요 9 dd 09:50:11 1,037
1791397 57세 2 chelse.. 09:47:55 694
1791396 방송대 편입과 신입학이요 3 ㅇㅇ 09:46:30 258
1791395 금값이 내린거면 금 악세사리도 내리나요?(귀금속) 4 귀금속 09:45:10 875
1791394 병원추천부탁(강서양천) 갑상선,부신 등 수액치료(난임치료중) 4 ... 09:43:36 142
1791393 李대통령 "부동산 정상화, 5000피보다 쉬워…마지막 .. 25 ... 09:32:46 1,618
1791392 한화 시스템 8 한화 09:32:16 799
1791391 이럴땐 어찌 대응해야 할까요 문의 09:31:14 332
1791390 일론 머스크 넘 좋아요 17 ㄱㄴ 09:28:58 1,8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