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Banner

빼앗긴 들에도 봄은 오는가

이상화 조회수 : 730
작성일 : 2019-07-17 10:23:25

빼앗긴 들에도 봄은 오는가


이상화



지금은 남의땅
빼앗긴 들에도 봄은 오는가
나는 온 몸에 햇살을 받고
푸른 하늘 푸른 들이 맞붙은 곳으로
가르마 같은 논길을 따라
꿈 속을 가듯 걸어만 간다.

입술을 다문 하늘아 들아
내 맘에는 나 혼자 온 것 같지를 않구나
네가 끄을었느냐 누가 부르더냐
답답워라 말을 해다오
바람은 내 귀에 속삭이며
한 자국도 섰지마라 옷자락을 흔들고
종다리는 울타리 너머
아가씨 같이 구름 뒤에서 반갑다 웁네

고맙게 잘 자란 보리밭아
간밤 자정이 넘어 내리던 고운 비로
너는 삼단 같은 머리를 감았구나.
내 머리조차 가뿐하다.

혼자라도 기쁘게 나가자
마른 논을 안고 도는 착한도랑이
젖먹이 달래는 노래를 하고 제 혼자 어깨춤만 추고 가네

나비 제비야 깝치지 마라
맨드라미 들마꽃에도 인사를 해야지
아주까리 기름을 바른 이가 매던 그 들이라
다 보고 싶다

내 손에 호미를 쥐어다오
살찐 젖가슴 같은 부드러운 이 흙을
팔목이 시도록 매고
좋은 땀조차 흘리고 싶다

강가에 나온 아이와 같이
짬도 모르고 끝도 없이 닫는 내 혼아
무엇을 찾느냐 어리로 가느냐
우스웁다 답을 하려무나

나는 온 몸에 풋내를 띠고
푸른 웃음 푸른 설움이 어우러진 사이로
다리를 절며 하루을 걷는다.
아마도 봄 신령이 잡혔나 보다.

그러나 지금은 들을 빼앗겨 봄조차 빼앗기겠네



*이상화(李相和)의 시.



1926년 《개벽(開闢)》지(誌) 6월호에 발표하였습니다.

일제에 대한 저항의식과 조국에 대한 애정을 절실하고

소박한 감정으로 노래하고 있는 이 시의 가장 핵심적인 부분은

첫 연 첫 행의 "지금은 남의 땅, 빼앗긴 들에도

봄은 오는가"라는 구절이라 하겠습니다.

일제하의 민족적 울분과 저항을 노래한 몇 안 되는 시

가운데서도 이 시가 특히 잘 알려진 이유는

그 제목과 첫 연 첫 행의 구절이

매우 함축성 있게 모든 것을 말해주고 있기 때문입니다.

"최대의 절약(節約) 속에 최대의 예술이 있다"라는

좋은 표본이 된 대표작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 해설은 두산백과의 것을 인용한 것입니다)



출처: https://kwon-blog.tistory.com/677 [여행과인생]

IP : 1.216.xxx.21
4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
    '19.7.17 10:26 AM (211.243.xxx.11) - 삭제된댓글

    가슴 저리고 눈물 납니다.
    다시는 빼앗기지 말아야죠.
    어떻게 되찾은 나라인데요.

  • 2. 언제나
    '19.7.17 10:50 AM (182.215.xxx.201)

    좋은 시예요.

  • 3.
    '19.7.17 11:39 AM (106.102.xxx.60)

    노래도 들어보세요

    https://youtu.be/3c4UVLBNW8M

  • 4. 가슴이
    '19.7.17 1:45 PM (112.152.xxx.131)

    ...저려옵니다. 빼앗긴 들에도 봄은 오는가,,,,서글픈 봄.
    맘껏 즐길 수도 없었던 그 봄, 그 때의 사람들... 그 서러운 봄이 ,,아프네요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1797860 "그냥드림" 전국 107곳 위치도 3 먹거리와생필.. 05:46:40 358
1797859 네이버 페이 받으세요. 2 ... 04:44:40 260
1797858 당근에 커피쿠폰 판매 4 ㅠㅠ 04:42:30 387
1797857 전현무, 순직 경찰관에 '칼빵' 표현 논란되자…"사과 .. 2 공식입장 03:42:30 1,338
1797856 롯데 창업자 장녀 신영자 별세 4 이런 빈소 .. 03:17:18 1,687
1797855 딸아이 쌍커풀 상담가는데요.  5 .. 02:53:53 577
1797854 요즈음은 한국에서 미국에 유학도 안오고 관광객마저도 4 ..... 02:39:35 2,075
1797853 명언 ‐인생의 가장 큰 비극 2 ♧♧♧ 02:25:19 802
1797852 배우 김지호, 공공 도서에 밑줄 "조심성 없어 죄송&q.. 14 새벽 02:02:05 3,489
1797851 이언주 한짤로 보기 3 .. 01:50:27 737
1797850 연애 땐 못 알아본 죄 4 .. 01:26:56 1,503
1797849 레드향 vs 천혜향 4 ㅇㅇ 01:23:14 1,297
1797848 독거남 고독사 글에 23 ?? 01:16:38 2,451
1797847 잼마을 가입 열렸어요 정청래는 강퇴 22 ㅇㅇ 00:55:39 1,304
1797846 혹시 초등 수학학원 추천해주실분 계실까요?? ... 00:55:25 144
1797845 유니온페이 광고 1 광고음악 00:34:14 450
1797844 잘하려고 애쓰면 더 실수하게 되나요? 3 .. 00:29:47 609
1797843 나이가 드니 내가 쓴돈 따지게 되네요 10 ........ 00:27:42 2,459
1797842 연예인들 건물이나 집살때 기사나오는거요 1 궁금 00:22:53 752
1797841 닌자 에어그릴이 도착했는데요. 안에 용기 부분에 살짝 1mm 가.. 2 dd 2026/02/23 980
1797840 아파트관리비와 난방비 1 ... 2026/02/23 1,435
1797839 김밥 유부초밥처럼 3 ... 2026/02/23 1,191
1797838 역시 남의 주머니에서 돈 빼는건 쉬운게 아니네요ㅜ 12 2026/02/23 3,122
1797837 신생아 태열 질문 6 ㄱㄱ 2026/02/23 386
1797836 넷플에 2004년판 토지가 있어서 보는데 11 격세지감 2026/02/23 2,25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