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Banner

다슬기 좋아하세요?

다슬기 조회수 : 2,389
작성일 : 2019-07-03 14:58:27

주변이 온통 산인 전라도 어디어디가 고향이에요.

어렸을때  여름이면

동네사람들 경운기에 모여타고

근처 강가에 다슬기 잡으러 가곤 했어요.

저녁밥 야무지게 먹고

다들 경운기 뒤에 올라 앉아서

털털털털 소리만 요란스럽고 속도는 나지않는

경운기타고 밤의 강가에 가서

그 빨간몸통의 손잡이에  얼굴만한 투명꾸껑이 달린

일명 후라쉬를 잡고 물속을 비춰가며

돌맹이 마다 붙어있는 다슬기를 열심히 잡곤 했어요.

 

어른들은 다슬기가 참 맛있었는지

해매다 여름에는 한번씩 다슬기 잡으러 강에 나가곤 했지요

예전에 다슬기 많았을때는  양파망에 몇 망씩 잡아오곤 했는데

이젠 자연산 다슬기는 많이 없어졌어요.

 

그렇게 잡아온 다슬기 빨간 고무 다라이에 담궈 놓고

풀잎 찌꺼기 같은 이물질 해감하고 나면

된장 넣고 푸르르 끓여내서

껍질째 확독에 홱홱 갈아서 알맹이만 골라내서는

다슬기 수제비를 끓이기도 하고

간간하게 다슬기 장을 만들어서 밥 반찬 대용으로

하나씩 하나씩 까먹기도 했어요.

 

어렸을때도 지금도

저는 자근자근 다슬기 알이 씹히는 식감이 싫어서

다슬기를 아주 좋아하는 편은 아닌데

 

친정엄마는 해매다 여름이면

장에 나가서 다슬기를 몇 kg씩 사다가 다슬기 장을 만들어 놓으세요

다슬기장 좋아하는 자식들 챙기려고요

(저만 그냥 그렇고 다른 사람들은 다슬기장 좋아하거든요.)

 

이번에도 시골갔다가

친정엄마가 만들어 놓으신 다슬기 장을 아주 조금 가져왔는데

한번 끓여 보관한다는 것이

가스불에 올려놓고 잠깐 TV에 한눈 팔다가  바짝 졸인 거에요.

냄비 바닥에 물기가 좀 있긴 했지만  넉넉했던 장물이

거의 다 졸아버렸죠.

 

밥 먹을때마다 조금씩 꺼내서 까먹는 것도 귀찮다 싶어

그냥 이쑤시개 들고 일일이 알맹이를 깠어요.

오동통 실한 살이 끝까지 빠져 나오면

그거 참 별거 아닌데 되게 희열(?)이 느껴져요.ㅎㅎ

다슬기 머리위에 붙은 투명 껍질을

저는 다슬기 물안경이라 부르는데

이눔의 물안경이 사방팔방 떨어져서 그렇지...

 

식당에 가보면

다슬기 탕이라고 해도  대부분 다슬기 머리 부분만 좀 들어가있지

몸통 끝까지 있는 건 없거든요

대부분 그냥 껍질째  갈아서 살만 발라낸 거라.

 

집에서 일일이 다슬기 까는 수고로움을 해야

끝까지 다 빠져나온 오동통한 다슬기를 맛볼 수 있는.

 

저녁에는 된장에 얼갈이 넣고 다슬기 가득 넣고

다슬기국 끓이려고요.

 

다슬기 장은 귀찮아서 잘 안먹는 남편도

다슬기국은 시원하게 잘 먹거든요.

 

IP : 121.137.xxx.231
21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판다
    '19.7.3 3:01 PM (109.205.xxx.1)

    아주 좋아하죠... 다슬기

  • 2. ..
    '19.7.3 3:03 PM (220.116.xxx.35)

    저는 다슬기 그거 어떻게 일일이 살 발라내나
    바늘로 꺼내려면 하세월이다 싶어서요.
    그런데 껍질을 부수는 군요.
    다슬기국은 정말 시원하고 맛있죠.

  • 3. ....
    '19.7.3 3:04 PM (116.45.xxx.45)

    저는 한 번씩 깐 다슬기 사서 먹어요.
    무지 좋아해요.
    부침개에도 부침가루 보다 더 많이 넣어서 부쳐요.
    이 정도는 돼야 다슬기 맛이 나죠.

  • 4. ㅁㅁ
    '19.7.3 3:05 PM (175.223.xxx.239) - 삭제된댓글

    오 ㅡㅡ
    그걸 확독에 갈아 분리하나요?
    제고향이 유명인줄 알았더니 아랫녘이 오히려
    더 전문?스럽네요

    우린 짭쪼롬 된장풀어 삶은뒤 일일이 하나씩 뺀뒤
    아욱에 삼삼하니
    보신탕?먹듯 한번씩 먹었었어요

  • 5. 경상도인데
    '19.7.3 3:09 PM (116.39.xxx.29)

    여기선 고디(강하게 꼬디)라고 불렀어요.
    어릴 때 외갓집 동네 도랑에서 고디 잡던 것 너무 좋은 기억으로 남아있어요. 다슬기장은 모르겠고 저흰 고디국(충청,강원도에선 올갱이국) 많이 끓여먹었어요.
    해감했다가 삶으면 진초록 물이 우러나왔고 삶은 다슬기 까는 건 애들 몫인데 시침핀으로 찔러서 먹어가며 까모았었죠.

  • 6. 원글
    '19.7.3 3:16 PM (121.137.xxx.231)

    저희도 삶아서 일일이 까기도 했는데
    그건 정말 너무 수고스럽긴 해요. 시간대비 비효율..ㅎㅎ
    어렸을땐 형제들 모여 앉아서 엄마가 삶아준 다슬기
    일일이 까서 모아 국 끓이거나 수제비 끓이거나 했지만
    나중에 사람 손 없을때는 그냥 확독에 갈아서 알맹이만
    빼모아서 국 끓이거나 했어요.

    지금은 그냥 다슬기 장으로만 먹고요.

    사실 일일이 손으로 까기 너무 힘들잖아요.ㅎㅎ

    저흰 집 뒤에 탱자 나무가 있었어서 탱자나무 까시로
    바늘삼아 빼먹곤 했는데..^^

    다슬기 장은 의외로 안해드신 곳도 많은가봐요
    남편도 다슬기 국은 먹어봤는데
    다슬기 장은 안먹어 봤다고...

  • 7. 원글
    '19.7.3 3:17 PM (121.137.xxx.231)

    아...맞다
    저희 전라도 쪽은
    대수리...대사리... 이렇게 불렀어요.

  • 8.
    '19.7.3 3:43 PM (211.108.xxx.228)

    너무 맛있어요.
    없어서 못먹습니다.

  • 9. ..
    '19.7.3 3:44 PM (223.62.xxx.51)

    침이 꼴딱꼴딱...

  • 10. 너무비싸요
    '19.7.3 3:48 PM (211.36.xxx.142)

    얼갈이배추넣고 부추넣고 콩가루풀어서 끓이면 진짜 맛있죠
    근데 국산다슬기 비싸서 잘 못사먹죠
    중국산 냉동은 먹기싫고.또 몸에는 얼마나 좋게요.특히 간에.

  • 11. 그렇군
    '19.7.3 3:56 PM (116.120.xxx.101) - 삭제된댓글

    윗님 맞아요.
    얼갈이배추에 부추 많이 넣고 된장도 살짝 풀고 너무 맛있어요.
    없어서 못 먹습니당~

  • 12. 고디국
    '19.7.3 4:08 PM (222.116.xxx.8)

    대구 살때 처음 먹어봤는데 제입에 잘 맞았어요
    들깨넣어서 끓인것도 맛있고 배추넣고 맑게 끓이는 곳도 있었어요
    지금은 다른 지방에 와있어 잘 못 먹는데
    가끔 한살림에서 주문해서 먹어요

  • 13. 원글
    '19.7.3 4:13 PM (121.137.xxx.231)

    고향마을 지역은 장날이면 직접 잡은 다슬기 가져와서 파시는 분이 있어요
    비싸더라고요.
    친정엄마는 그걸 사셔서 다슬기장을 만들어 주세요.

    시중에는 알맹이만 파는 중국산이나 북한산이 많다고는 하더라고요

  • 14. 남원
    '19.7.3 4:30 PM (112.184.xxx.124)

    대사리라 부르네요
    경상도 사리고디라 했는데

  • 15. 충청도
    '19.7.3 4:34 PM (106.102.xxx.190)

    올갱이라고
    이젠 추억의 음식이 되어버렸네요

  • 16. 구례?
    '19.7.3 4:40 PM (211.227.xxx.172)

    주변이 온통 산인 곳 하니 구례가 떠오르네요.
    구례에서 다슬기 수제비집을 찾아가서 엄청 맛있게 먹은 기억이 있어요.
    저는 충청도 사람이라 된장 풀어 끓인 올갱이해장국 좋아해요.

  • 17. 원글
    '19.7.3 4:51 PM (121.137.xxx.231)

    국이나 탕은 많이들 드셨네요
    수제비나 다슬기장은 저희쪽이 많이 해먹었나 봐요
    여름에는 다슬기장을 기본으로 해먹거든요
    상하지 않게 오래 보관이 되면서 짭쪼롬하니
    밥 먹을때 먹기도 하고
    그냥 막 까먹기도 하고..

    먹다보면 자꾸 손이 가서 ...


    저는 다슬기의 푸른 색이 그대로 보이는 맑게 끓인 국을 좋아하고
    다슬기 넣은 수제비도 꽤 좋아해요.

  • 18. 진씨아줌마
    '19.7.3 5:24 PM (223.39.xxx.57)

    다슬기장조림 아는사람 많지 않은데...반갑네요.
    전주가 고향이라 어릴때부터 많이 먹었어요.
    딸래미도 어릴적 부터 먹어서 좋아해요.
    지금은 친정갈때 시장서 조금식 사와요.
    키로에 2만원정도 해요.
    쓰다보니 먹고싶네요.

  • 19. 원글
    '19.7.3 5:48 PM (121.137.xxx.231)

    진씨아줌마님
    정말 그쪽 지역만 다슬기장으로 해서 먹나봐요.
    남편은 충청도인데 다슬기장은 저희 친정에와서
    처음 맛봤다 하고요.
    우린 어렸을때부터 많이 먹었는데..ㅎㅎ

    친정도 전주랑 가까워요. 옆 지역..ㅎㅎ

    장에 나가서 다슬기 키로당 이만원주고
    5키로나 사다가 다슬기장을 만들어 놓으셨더라고요.
    오빠네들이 많이 가져가고
    저는 아주 조금 가져왔는데 며칠 조금씩 까먹고
    어제 다 알맹이 까놨어요.

    국 끓여서 남편이랑 먹으려고요.ㅎㅎ

  • 20. ..
    '19.7.3 5:55 PM (49.169.xxx.133)

    다슬기 대사리 올갱이 다같은거죠?
    이번휴가 구례 남원 쪽으로 가는데 다슬기 많이 먹고 올랍니다

  • 21.
    '19.7.3 6:39 PM (183.109.xxx.237)

    다슬기장? 궁금하네요.
    저희 친정은 다슬기 껍질째 강된장을 만들어요.
    된장과 함께 버무려진걸 포크로 집어서 까먹어요.
    밥도둑이죠.

    보기에 더럽다고 남편하고 올케들은 안먹는데,
    우리 남매들은 환장합니다.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1781450 자식 힘들었던 학창시절보다 다 끝난 지금이 더 힘들어요 ㄱㄴㄷ 19:49:19 118
1781449 김혜경 여사 왜케 종교계에 들락날락하는지 2 종교징글 19:48:05 140
1781448 부정적인 친정엄마 계세요? 대화 19:47:40 66
1781447 가톨릭대는 어떤가요?? 지방사람. 2 수시 19:45:25 108
1781446 공공 화장실에서 볼일 냄새난다고 큰소리 나는중 8 ㅇㅇ 19:37:04 708
1781445 지방내려가면 지원금 주기? 4 ㄱㄴ 19:36:56 274
1781444 심한 텃세?당했어요 2 ㆍㆍ 19:36:28 408
1781443 박성재가 김건희한테 수사보고 한 정황이 드러났는데 2 .. 19:32:54 407
1781442 민주당 분발하세요 하물며 지귀.. 19:31:27 148
1781441 월세 곰팡이벽지 도배 세입자가 해도되나요? 3 .. 19:31:15 189
1781440 지인의 자녀 혼사와 15 언제나 19:26:40 1,114
1781439 가락시장 이 정도면 싼 거 맞나요.  7 .. 19:17:41 593
1781438 전대갈 손자 전우원 3 19:14:37 1,408
1781437 치과 의사 말이 달라요. 누구한테 갈까요 11 .... 19:14:16 515
1781436 냉동 고르곤졸라 피자 맛있는거 추천 부탁드려요 .. 19:11:32 85
1781435 다이소 요가매트 괜찮나요? 집에서 운동 4 저렴이 19:09:43 309
1781434 고양이를 입양하고 싶은데.. 4 ㅇㅇ 19:09:31 475
1781433 동국대 어떤가요? 10 ... 19:08:02 739
1781432 요가고수님들 의견을 듣고싶어요(아쉬탕가&하타) 1 들레네 19:05:06 199
1781431 그립은 어떻게 보는건가요? 그립 18:58:43 169
1781430 이대·중대 AI학과 수시합격선 SKY 수준 8 .... 18:53:07 902
1781429 목어깨 마사지기 3 어깨 18:41:09 434
1781428 “난 글로벌 CEO” 청문회 못 온다는 쿠팡 김범석···최민희 .. 5 ㅇㅇ 18:40:56 1,124
1781427 독신으로 살려면 돈을 잘 모아야해요 1 ㅇ ㅇ 18:38:34 1,090
1781426 카니 시어머니 김장김치 사고 싶어요 3 김장 18:35:29 1,76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