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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치매엄마 이야기

힘들다 조회수 : 4,659
작성일 : 2019-06-17 10:52:25
치매 엄마와 같이 살고 있어요.

밤마다 탈출을 꿈꾸고 계시죠.

낮에는 데이케어 가셔서 그나마 숨통이 트이는데

저녁부터 밤까지는 횡설수설에

새벽 1시에서 5시 사이에는 탈출을 꿈꾸셔서 제가 잠을 못자요.

엄마의 탈출 목적은 대학가서 공부하는것.



사실 엄마가 고졸인것을 50여년간 몰랐어요.

정확하게는 저희를 속이셨죠.

어릴때 학교에서 가정환경조사 같은걸 하면

엄마는 대졸이라고 하셨고 저희도 그런줄 알았죠.

외삼촌들 모두 서울대 나오셨고

엄마도 초등교사셨거든요.

언젠가 82쿡에서 엄마 연배에 초등교사는

사범학교를 나오면 가능했고

사범학교는 고등학교에 준하는 직업학교였다는 글을 본적있어

엄마께 여쭤봤는데 그때도 엄마는 교대나왔다고 하셨어요.

중요한 일도 아니었고 따져물을 일도 아니어서

그냥 그런가보다 하고 말았죠.

그런데 엄마가 치매를 앓으시면서

입만 열면 서울대를 간다 고대를 간다 이대를 간다

원서내러 나간다를 끝없이 도돌이표하시는데

문득 엄마가 대학 못나온것에 대한

한같은게 있으신건가? 싶은 생각이 들어서

엄마 대학못가서 서러웠어?

삼촌들만 대학보내주고 엄마는 딸이라서 돈벌어오라했어?

했더니 그렇다네요.



저 학창시절동안 정말 힘들었거든요.

엄마의 공부에 대한 무서운 집착때문에요.

공부 안하고 잔다고 허구헌날 맞고

꼬집혀서 살점이 뜯긴적도 있어요.

그러다가 사춘기와서 제대로 반항하느라

완전 공부에 손놓고 sky도 못간애가 되었죠.

동문들에게 미안해서 학교는 못밝히지만

스카이 바로 아래쯤은 됩니다. 하하

언니,동생 둘다 스카이 의대 나왔으니

학벌로 따지면 엄마 표현대로 똥통학교 출신이구요.

뭔 말만하면 똥통학교 출신이라는 무시 많이 받았죠.

지금은 의사양반 둘다 너무 바빠서 엄마 돌볼시간 없고

무시하던 딸년 손에 밥얻어먹고 계시죠.

치매로 정신 없는 와중에도

똥통학교 출신이라는 무시는 여전하시구요.



막상 엄마가 학벌을 속인걸 알고 나니

엄마가 안됐다는 생각이 반

주제도 모르시고 왜 무시하시나 하는 생각이 반

오늘도 아침부터 쌍욕듣고 나니

마음이 참 거지같네요.






IP : 121.133.xxx.248
18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
    '19.6.17 11:10 AM (111.65.xxx.95)

    예전의 사범학교가 지금의 교대가 된거죠.

  • 2. 토닥토닥
    '19.6.17 11:18 AM (117.111.xxx.17)

    그당시 그런 사람이 한둘이었나요?
    엄마가 욕심과 집착이 강하신거죠.
    엄마 욕심은 엄마의 몫이니 원글님 힘들지 않은 만큼만 하세요.
    원글님 한 쌓여 치매오면 어쩌게요.
    지금도 차고 넘칩니다.

  • 3. 힘내요
    '19.6.17 11:28 AM (222.117.xxx.34)

    참 고약한 병이네요.
    엄마가 하는 말 중 어떤 것들은 치매니까.. 하고 넘기는 것도 있으시잖아요

    그러니까 엄마는 그냥 환자인 거죠. 그냥 환자다 생각하시고 마음에 들이지 마세요.
    어떤 말은 님 귀 들어오고 어떤 말은 안 들어올텐데 엄마가 살아온 일생을 알고 님에게 한 전적이 있으니
    더 공감이 가고 이해가 가서 그러시겠지만,,환자잖아요

    내 귀에 들어오는 것은 내 안의 어떤 것들이 건드려졌기 때문이니까
    살다보면 어떨 때는 상대가 하는 말을 새겨듣지 않을 때도 필요하더라구요

    대신 헛소리라도 자꾸 들으면 사람을 미치게 만드는데...지금 치매 엄마가 하는 게 일종의 가스라이팅이 될 수 있는 거잖아요.. 님이 상담을 받으러 좀 다녀보세요

    누군가에게 좀 털어놓고 진실이 아닌 것에 흔들리지 않도록 마음을 강건히 해야할 필요가 있어요
    힘내십시오..보이진 않지만 덜 힘드시기를 바랄게요.

  • 4. 세상에
    '19.6.17 11:32 AM (183.98.xxx.95)

    치매걸리면 억눌린게 자연스럽게 나오나봅니다
    너무 괴로우시겠어요
    모시고 같이 사는건 정말 힘들지싶은데

  • 5. 제가
    '19.6.17 11:33 AM (121.133.xxx.248)

    고팠던게 위로의 말이었나 봅니다.
    님 한마디에 울컥 하네요.

    교과서 같은 남편은
    환자가 한 말에 섭섭한 제가 이해안된다고만 하고
    위대하신 두 의사양반께서는
    치매환자에 대한 책만 보내시니
    육아는 육아서대로 되던건지...
    보리밭에와서 임금님의귀는 당나귀 귀 외쳐봤어요.

  • 6. @@
    '19.6.17 11:56 AM (218.152.xxx.87)

    원글님 참 좋은 사람같아요
    저희집도 부모님 두분다 치매셨어요
    장가 안 간 작은 오빠가 함께 살며 모셨는데
    지금도 많이 미안합니다
    아버지는 가끔 완전 딴 사람이 되셨어요
    자랄 때 작은 오빠가 아버지 사랑을 젤 못받았거든요
    그래도 모시고 함께 사는 자식이 효자더군요

  • 7. ㅇㅇ
    '19.6.17 11:58 AM (14.48.xxx.208)

    원글님 애많이 쓰시네요
    토닥토닥
    근데 치매 와중에도 서울대 간다, 이대 간다..
    하는 엄마도 맘 찡합니다 ㅜ
    얼마나 한이되서 그러시는지.

    90가까운 저희 엄마도 사범학교 출신이신데
    공부 무척 잘해서 간 학교인걸로 알거든요
    머리도 되는데 딸이라고 안시켜준
    대학 공부. 얼마나 서러우셨음 그러실까요

  • 8. 어휴
    '19.6.17 12:07 PM (1.225.xxx.62)

    치매 관련 책 보낸다는 두 형제들, 완전 얄밉네요.
    제가 시어머니 아프실 때 모셔와서 지낼 때
    몸에 좋다는 음식 리스트 카톡으로 보내고
    아침은 몇 시에 드시는게 좋다느니 하면서
    딴에는 돕는다고 설치던 시가 형제들 어찌나 얄밉던지요.
    제가 원한 건 돌아가면서 수고를 좀 나눴으면 하는 거였는데
    입으로만 모시는 사람들 진짜 짜증나더라고요.

  • 9. ....
    '19.6.17 12:16 PM (211.178.xxx.171)

    병간호 반년만에 입으로만 이래라 저래라 하는 동생하고 의절했어요.
    본인이 와서 하든지..
    뭘 해놓으면 이렇게 하면 되지 저렇게 하면 되지 하는데 환자의 어리광보다 더 미치겠더라구요.
    결국 성질 부렸는데
    같이 왔다갔다 하는 오빠는 내편
    외국 살면서 상황은 알지도 못하는 언니는 동생편으로 갈라졌어요.

    그러든가 말든가 서로 말 안하고 사니 감독관이 없어서 너무 좋아요

  • 10. 알고 있습니다.
    '19.6.17 12:17 PM (121.133.xxx.248)

    당시 사범학교는 성적은 좋은데
    못사는 집안의 아이가 가는 곳이었다는거요.
    다만 제가 황당한 점은
    그걸 왜 굳이 자식들에게 거짓말을 했을까
    나중에 제가 알고 물어봤을때에도
    왜 사실대로 말하지 않았을까
    저희도 중년이었고 엄마 연세도 칠십은 넘었을때였어요.
    경남여고 나와서 교대갔다 하셨어요.
    옛 경남여고는 공부 존잘이어야 가는학교라는거
    아시는 분들은 다 아실거고..
    아이러니는 엄마가 정하신 저희집 가훈은 정직입니다. ㅎ

    제 워딩이 시원찮아서 오해하실까봐 부언하자면
    엄마도 학벌이 안좋은데
    학벌로 절 무시하셨다는게 아니고
    거짓말하고 떳떳하지도 못한 양반이
    이 나이에 학벌이 뭐그리 중요하다고
    살 날보다 죽을날이 더 먼저 찾아올 나이가 된 딸에게
    아직도 학벌타령이냐는거...

  • 11. 저 70인데
    '19.6.17 12:52 PM (112.154.xxx.180)

    그 시절엔 고등 졸업 후 6개월짜리 양성소라는게 있었어요
    그러면 초등교사 자격증을 주었죠
    초등교사가 부족해서 그랬던 시절이어서 교대를 나오지 않아도
    교사를 했고 교대도 2년제였지요

  • 12. 위로드려요
    '19.6.17 1:04 PM (222.237.xxx.108)

    치매인 거 알지만 참 얄밉죠.
    제 엄마도 치매.
    놀랍게도 아직도 대학 나온 걸로 말씀하세요. 아닌 거 다 아는데.
    회사일로 바빠 죽겠는데도 달려가서 챙겨드리면
    내가 그래도 아들을 낳았어야 했는데... 이럽니다.
    경우 없고 얄미운 사람은 치매 걸려도 똑같아요.

  • 13. ㆍㆍㆍ
    '19.6.17 1:47 PM (210.178.xxx.192)

    저라면 그런 엄마 요양원보내요. 절대 같이 못살아요.

  • 14. 안타깝네요
    '19.6.17 2:33 PM (125.176.xxx.14)

    병원에서 수면제 처방 받으면 밤에 잠을 좀 주무시지 않을까요

  • 15. 아마도
    '19.6.17 2:34 PM (125.177.xxx.106)

    머리속에 각인이 된거 같네요.
    치매일수록 예전 기억만 박혀 있잖아요.
    본인에 대한 자부심과 학벌에 대한 열망
    그것이 얼마나 컸는지를 반증해주는 것같아요.
    그래서 사실대로 말못했고 지금도 그렇게 표현되구요.
    이제 와서 바꿀 수도 없는거고 안쓰럽게 생각할 수밖에요.
    원글님 말처럼 아이러니하게도 정작 보살핌은
    똥통학교라고 무시하는 딸에게 받고 있으니...
    그래서 우리가 인생에 겸손함을 배워야 하지요.
    그 무엇도 무시해서는 안된다는...
    어머니로 인해 큰 교훈을 얻는다고 생각하세요.

  • 16. 거참..
    '19.6.17 2:41 PM (110.70.xxx.122)

    왜 젤 대우 못 받은 자식들이 마지막까지 강제 효도해야 되는건지...
    남의 일 같지 않네요.

  • 17. .....
    '19.6.17 3:27 PM (110.11.xxx.8)

    엄마가 대학졸업 했다고 평생을 우기고 거짓말 하면서 속에 한이 많이 쌓였나 보네요.

    그런데 원글님, 엄마 증상 조금 더 심해지면 시설 좋은 요양원 찾아서 보내세요.
    원글님, 너무 기특하고 장한데, 그렇게 희생하고 살지 말아요.
    나중에 원글님이 치매 와서 형제들한테 엄마 좀 데려가라고 매일 전화해서 GR할지도 모르는 일입니다.

    저, 15년째 아픈 엄마 옆에서 두집살림 하는데요. 가족을 위해서 희생하는거 당연한거 아니예요.
    동네에서 심청이에 엄친딸로 소문났지만 정작 저는 제 딸 절대로 병수발 안 시킬거예요.

    내 자식 발목 잡지않고 자유롭게 마음껏 다니게 하고 싶어요.
    죄책감 갖지 말고 형제들한테 돈 내라고 통보하고 요양원 보내세요.
    저만 해도 울화병 걸리기 일보직전인데, 치매노인은 수발 든 보람도 없습니다.

  • 18. 글찮아도
    '19.6.17 3:29 PM (121.133.xxx.248)

    그런 생각도 들어요.
    무시하던 딸에게 보살핌 받는게
    자존심이 상해서 저러시나...
    자존심이 엄청나게 강한 분이셔서
    엄마친구들은 제가 연대나온줄 알아요.
    그렇게 거짓말을 하셔서... ㅋ

    두 의사 양반께는 불만 없어요.
    경제적인 형편도 제가 제일 낫고
    시간적인 여유도 제가 낫고...
    둘다 바빠서 할수있는 형편이 안되고
    그래서 요양원 보내자는데
    아직은 제정신이 있을때도 있어
    제정신일때 당신 스스로가 힘들까봐
    완전 정신이 없어 자식들도 못알아볼때까지는
    그래도 같이 있어야 하지 않을까해서
    제가 자처한 일이니까요.
    다만 치매책 보내는 일은 좀 안했으면 좋겠다는거죠.

    그럭저럭 데이케어에서 오실 시간이 되가네요.
    오늘은 또 무슨 허언을 하실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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