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가 멀어서 전차타고 기차타고 학교가던 이야기.
전쟁 나던 날은 일요일이었잖아요.
월요일인가 학교 갔다가 전쟁났다고 집에 가라고 하는데
기차가 끊어져서 기차길 따라 집까지 걸어가는데 영등포 어디선가 철길 옆으로 미끌어져 넘어지면서도
결국 걸어서 한 밤중에 집에 도착했던 이야기..
가끔씩 그때 이야기 하시는데 그때가 어린맘에 너무나 충격이었는지 그게 아직도 어제일 같다고 하시거든요.
근데 오늘 용산역에 대피소가 있어서 거기에 숨어있었다는 이야기를 하시네요.
기차역 보수하는 직원들이 있을 곳이 필요한데 그 대피소에서 직원 가족들이 숨어있었다는 말씀을 하시는데
갑자기 영화 인랑이 생각나더라구요.
거기였을까요?
용산 역앞에 들어가는 곳이 있어서 폭격에 흙먼지 뒤집어 쓴 여직원이 들어오더란 이야기를 하시는데
중학생 그 꼬마가 전쟁에 얼마나 무서웠을까요...
오빠가 북한군에 끌려가는 거 보면서 옆에서 총으로 위협하니 도망도 못가고 아리랑 고개를 넘어가더란.. 그게 엄마가 본 마지막 엄마 오빠의 모습이래요.
그런 걸 보면 부모님 세대도 참 안 된 세대 같아요.
어려서 일제시대라 고생은 고생대로 다 하고 거기다 전쟁까지 나고
시집살이 그대로 다 하고는 이제는 며느리 눈치보고 살아야 하고요.
늙어서는 시니어라고 대접받고 사는게 아니고 아직 죽지 못한 사람 취급까지 받는(모두 다 그렇다는 건 아니지만 존경받지 못하는 사람들이 너무 많긴 하죠) 불쌍한 세대 같아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