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은 한두번 공부에 대한 생각을 올렸다가 막 지긋지긋해하시는 덧글들이 보여서 -_-;;;
다시는 글 안써야지 했다가
한 선생님의 글에 감정이입이 되어서 그만 글을 썼는데
호응해주시는 분들이 계시고...
이것저것 물어보시는 분들이 계셔서, 글 보시기 편하시라고
새글에 답글을 적습니다.
보통 흔한 경우들이라고 생각이 되어서... 다른 분들도 도움이 되실 것같구요...
익게니까... 질문 적어주신 어머님 마음 불편하지 않으셨음 합니다.
저희 아이에 대해 판단 좀 해주세요.
중딩내내 하위권, 고1인데 첫 중간 전과목 50-60점대고 3월 모의고사는 국영수 올 5등급 찍었습니다.
대외적으로 성실합니다.
숙제도 잘 해가고 학원샘 왈 자기주도적인 태도는 없으나 수업태도 괜찮고 기본기가 영 없는 것도 아니랍니다.
근데 느리고 허술한 면이 있답니다. (소위 구멍많은..)
아이가 목표도 있어서 공부를 잘하고 싶은 맘도 있는데 공부에 영 자신이 없습니다. 자긴 공부머리 아닌거 같다고..공부 빼곤 자신있답니다.
제가 옆에서 지켜봐도 공부머린 아닌거 같다는 생각이 자꾸 드는데 저희 아이 가능성 있을까요?
차라리 놀거나 목표가 없어서 저런 성적이면 희망을 가지겟는데 그게 아니라서 공부를 포기해야하나 갈등이 됩니다.
사교육비 만만치 않게 드는지라 ㅜ.ㅜ
이런 아이 어떻게 잡아주면 성적이 올라갈수 있을까요?
어머님,
중딩 내내 하위권이고 고 1 성적이, 모의고사가 그렇다함은
기본기가 정말 없는 겁니다... 숙제를 잘해간다는 것도, 숙제한 것을 학원에서 얼마나
챙겨주는지를 체크하셔야해요.
문제를 풀때 아이들은 그.냥.풉.니.다.
숙제를 내주니까 그냥 풀어가는 거지요.
모르는 문제, 조금이라도 찍는다 싶으면 별표하고 질문하고.
선택지가 두개 정도 헷갈리면 그건 연결해서 별표하며 풀게 해야합니다.
그리고 다 풀어가면 채점하고 별표시 되어있는 문제, 틀린 문제 다시 꼼꼼히
설명해주고 이해시켜야하구요.
문제집을 많이 풀 필요가 없어요. 일단 저 과정이 우선되어야합니다.
학원에서 그렇게까지 안해준다. 그리고 성적이 저렇다. 그러면 판을 새로 짜셔야합니다.
찍는 연습을 하기위해 문제를 풀게 하는 작금의 현실이 정말 아이들 피를 말립니다.
모르는 문제인데 아는척해야하고
내가 뭘 모르는지도 모르겠어서 답답하고
자고 싶고 놀고 싶고 핸드폰하고 싶은데 과제는 해야하니 짜증나고 그렇습니다.
일단 저렇게 문제를 풀고, 물어볼 사람이 없다면
답지를 보면서 자기가 왜 틀리고 뭘 모르는지 파고들어가게 하기라도 해야합니다.
그렇게 한권이라도 제대로 풀면 성적은 분명 오를 겁니다.
공부하는 방식이 잘못된 성실한 아이들을 보면 마음이 참 아픕니다.
그나마 이렇게 공부하는 거야 가르쳐줄 때 따라와주면 정말 너무 고맙고요.
아이에게 꼭 말씀해주세요.
많은 양을 하라는 게 아니라 정확하게, 네가 모르는 것을 없애가보자, 라구요.
선생님 한가지만 여쭤보고 싶어요.
5학년 딸아이가..구몬도 4년째 하고 있고, 수학을 중1 선행을 나가고 있어요.
그런데 중1 과정을 너무 어려워해요..
학원시간 늦는적 없고, 숙제 한번 안해간적 없는 착실하고 성실한 아이지만
공부에 대한 흥미, 머리가 뛰어난 아이는 아니여서 그런지 선행이 좀 무리인거 같기도 해요..
그래도 욕심은 있어서 선행을 빨리 나가고 싶어해서 중학교 나가긴 했는데 버거워하네요.
담당선생님께서는 중1 과정 한번 훑고 나서 기본교재 다시하면 구몬 오래했고, 기초가 탄탄해서 괜찮을거다
하시네요..
착하고 성실한 초등 5학년은 정말 소중한 인재입니다.
이때 아이는 아니다, 라고 신호를 보냈는데 엄마가 학원샘 말만듣고 선행을 밀고나가시면
학습과 생활면에서 무기력증이 오는 아이들이 참 많습니다.
왜 선행을 버거워할까요? 욕심은 있어서 시작했으나 무언가 기초가 탄탄치 않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구몬을 오래한 것은 선행에 별다른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초등-중등-고등의 문제풀이방식은 많이 다릅니다.
초등때는 외워서 와르르 쏟아놓는 문제풀이 방식입니다. 생각이 그다지 많이 필요하지 않습니다.
기본적으로 A는 B다 정도만 하면 됩니다.
중등때는 문제 풀 때 논리력과 판단력이 필요합니다.
A는 B이고 B는 C인데 C가 Q에 속하니까 A와 B도 Q에 속하겠구나 그러면 여기서 D는 Q에 속하지 않네?
이런 논리력이 필요한 것이 중등공부입니다. 그리고 헷갈리는 답들 속에서 나름의 근거를 동원해서
답을 선택하는 판단력이 필요하지요.
고등때는 문제 풀 때..... 하.... 논리력 독해력 판단력 산전수전 다 겪은 공부과 사고경험이 필요합니다.
그래서 수능이 아이들에게 어려운 거지요. 내신도 엄청나게 꼬아놓고 범위도 어마무시하게 많으니
풍부한 공부경험이 절대적으로 필요합니다. 그래서 중등과정이 정말 중요한 거구요.
그런데 지금 아이는 초등 5학년이고, 선행을 하고 싶어했으나 버거워하는 것을 보면
중등문제를 소화할 수 있는 논리력이 부족한 것이 가장 큰 원인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구몬을 해서 어느정도 기본기가 탄탄하다 하더라도 아이의 사고력이 좀더 발전해줘야하는 것이죠.
이럴 때는 오히려 국어공부를 좀더 시켜보시는 것도 도움이 될 수 있구요,
선행 문제를 좀 줄여서 하루에 스무문제 정도, 그것도 힘들어하면 열문제 정도만 풀게하면서
선행을 한번 훑는 정도가 좋습니다. 아이가 아직도 원한다면요.
앞으로도 궁금하신 것있으심... 성심성의껏 답글달아드리겠습니다.
가장 중요한 것은 부모와 아이의 관계에요. 그 관계에서 힘을 얻는다면
자신이 힘든 면을 부모에게 다 털어놓을 수 있는 상황이 되고
그러면 도움을 주실 수 있는 여지가 더 커집니다.
제 이야기가 너무 이상적이라고 생각이 드시는 분들도 계시겠지만
사교육 생활 17년 다되어가는 저로서는 기본이 가장 큰 힘으로 여겨집니다.
이 생활을 계속 하면 할수록 예전에 가르친 아이들에게 미안해지기도 하구요 T.T
점점 더 해주고 싶은 것들이 많아지거든요.
정보는 그다지 중요하지 않습니다. 그냥 입시정보정도로만.
너무많은 가짜정보들이 아이들을 괴롭게 하고 엄마의 지갑을 털어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