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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희 가족 이야기를 해 볼게요

인생 조회수 : 6,977
작성일 : 2019-05-30 01:16:30

저희 가족은 부모님과 1남 3녀입니다. 1남이라고 하면 대부분 막내가 아들이라고 생각하시는데, 저희는 둘째가 아들입니다.

1972년생인 제가 맏이고, 남동생, 여동생 둘입니다.


어릴 적 경제적으로 많이 어려웠어요. 경기도 수원에 살았는데, 저희는 시골보다 못한 환경이었어요. 가난한 집이었죠. 단칸방에 여섯 식구가 살았어요.  .

한 쪽으로 머리 여섯을 두고 잘 수 없을 정도로 작은-집이 아닌 -방에. 

부엌은 있었는데, 거의 오픈 된 곳이라고 생각하면 돼요. 비닐로 둘려쳤을 뿐 비닐 앞으로는 사람들이 다니고. 그나마 연중 행사로 목욕을 할 수 있도록 목욕 통을 놓을 만한 공간은 벽돌로 쌓아줘서, 밖을 살피면서 목욕을 했어요.


저희 집이 큰 집이었는데 조부모님 제사 때는 고모님 댁, 작은 아버님이 두 분 계신데,  우리 집으로 제사를 지내러 왔어요.

명절 때는 작은 아버지들 가족이 왔지요.  더럽고 오기 싫은 형님 집이지만, 작은 아버지들도, 작은 어머니들고  의무라고 생각하고 오셨겠지요. 지금 생각해보면  굳이 왜 오셨을까 싶어요?

작은 아버지 가족들과 모이면 저와 저의 동생들은 그냥 좋았어요. 서울에서 사는 친척들이 있다는 것만으로 좋았거든요. 은근히 무시하는 작은엄마의 말투와 눈빛도 모르고요.


어렸지만, 기억에서 잊혀지지 않는 것들이 있어요. 작은 어머니는 며느리라 어쩔 수 없이 오셔서, 저희 집에서 아무것도 드시지 않고, 저희 엄마를 경멸하는 눈초리로 있으셨구요. 더럽다고 안 드셨던 것 같아요.

고모는 와서 엄마한테 삿대질을 하시면서 음식 타박을 하시고,  고모부는 서울에 사는 작은 아버지의 아들들에게 '판사님'이라고 불러주시는데, 동갑인 제 남동생에게는 눈길 한번 주시지 않으셨어요.


지금 현재........

저희 집은, 맏딸인 저는 인품 좋은 남편을 만나서 결혼 후 공부하여 전문직으로 살고 있고, 눈길도 못 받던 남동생은 대한민국 최고의 학교에서 박사 받고 교육계에 있어요. 여동생들 두명도 스스로 대학 졸업하고 백화점에 매장을 갖고 있습니다. 물론 부모님들도 늦 복이 있으신지, 지금 노후 대책 다 되어 있고 자식들한테 소소한 걱정 안 주시면서 지내고 계십니다.

저희 집을 무시하던, 고모와 고모부는 자식들이 나몰라라 하는 상황이고(고모가 며느리들 엄청 잡았다고 하심), 저희 집과 엄마를 경멸하던 큰 작은 아버지는 사업 망하고 작은 어머니는 아직까지 잘난 척 하십니다. 고모부가 판사님이라고 불리던 작은 집 아들들은 40살이 넘었는데, 제 밥 벌이도 못하는 상황입니다.

몇년 전부터 엄마한테 전화를 합니다. 소소하게 몇 십만원에서 몇 백만원 빌려달라고요. 아빠는 절대로 주지 말라고 하시구요. 솔직한 인간의 마음으로 불쌍하다는 생각이 들지만 도와주고 싶지는 않아요.

어린 제가 느낀 무시감을 저희 부모님은 얼마나 크게 느끼고 상처가 됐을까요?

얼마 전에 아빠가 울면서 말씀하시더군요. 저희들한테 미안하다고, 작은 아버지한테 보증 서서 그런 상황이 되었다고 하셨습니다. 고모부가 제 남동생한테 눈길 한번 주지 않고 이름 한번 불러주지 않는 것은 가슴에 맺혔다구요.

지금 돈 빌려달라고 얘기하는 것을 보면, 사람이 얼마나 뻔뻔한지 무섭습니다.


한가지 자신있게 드릴 말씀은, 저희 가족이 모두 잘 웃고 긍정적입니다.

두서없이 감정을 다스리면서 적었는데, 반감이 드는 분들도 계실거에요.

그냥 이런 가족도 있구나 하셨으면 합니다.




 

IP : 175.206.xxx.49
20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ㅇㅇㅇ
    '19.5.30 1:19 AM (180.69.xxx.167)

    사필귀정이네요 다행히

  • 2. 해피앤딩이라
    '19.5.30 1:25 AM (112.150.xxx.63)

    다행이예요.
    가나했지만 사랑 많이 주시며 키워주셨나봐요.
    그리 다들 잘 풀린거보니요.
    앞으로도 부모님 건강하시고 모두 행복하시길요

  • 3. 부모님
    '19.5.30 1:34 AM (116.40.xxx.219)

    원글님 동생들 모두 그 과정을 겪어내셨기에.. 현재의 복을 누리고 계신 것이라고 생각해요..

    그런데, 다른 사람도 아니고 작은 아버지에게 보증을 서서 사정이 어렵게 된 것을 고모나 고모부는 알고 있었을텐데.. 저런 행동을 하다니.. 자식들에게 미안한 아버지의 심정이 느껴져서 더 화가 나네요..

    악한 끝도 선한 끝도 3대까지 가지 않고 바로 자식대에 이루어져 참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어요..

    원글님 그동안 정말 수고 많으셨어요~ 앞으로는 마음 고생 하지 마시고 누리며 사시기를!

  • 4. ///
    '19.5.30 1:54 AM (211.195.xxx.102)

    제 주변도 옛날과 현재가 바뀐 사람들이 많아요.
    옛날에는 힘들었는데 지금은 먹고 사는 걱정 없이 사는분들이 있는가 하면
    옛날에는 잘살았는데 지금은 힘겹게 사는..

  • 5. ...
    '19.5.30 2:03 AM (223.38.xxx.192) - 삭제된댓글

    예전에 찢어지게 가난하다가 지금은 부모님 노후대책까지 다 되었다는데 어떻게 그렇게 된건지 알려주실수 있나요? 저희 시부모님은 예전부터 지금까지 꾸준히 가난하시네요. 언제나 늘 열심히 일하시는데도요. 안타까워요.

  • 6. ..
    '19.5.30 2:14 AM (59.16.xxx.120)

    웬지 원글님 부모님 인격이 좋은분이실꺼 같아요~

  • 7. 죄송요
    '19.5.30 2:16 AM (61.254.xxx.167) - 삭제된댓글

    친척 망한 거
    자랑하려고 쓴 글 같아요
    그냥 행복하게 사세요
    여기저기 인과응보다 말씀 마시고요

  • 8. ㄱㄴ
    '19.5.30 2:26 AM (125.178.xxx.37)

    아니오. 반감이라뇨..
    이런 글 좋아요.
    저도 어릴때 늘 같이 놀던 친한
    친구 엄마가 저랑 놀지말라고
    (엄마가 재혼한 집이라고 ㅜ) 그랬다더군요..
    상처가 되었지요..
    실제 놀러가도 시큰둥 하셨고요..
    그러다가..세월이 조금지나 대학을 가게 되었는데
    저는 잘갔고 그 친구는 못갔는데
    그 친구엄마 저를 대하는 태도가 확 달라져서
    씁쓸했어요...
    뭐든 늘 한결같지 않은것을..
    너무 겉모습의 잣대로 판단하면 안된다.
    나는 안그래아지..
    길고 넓게 봐야겠다 .
    라는 교훈을 얻었죵 ㅎ

    값지게 살아 온 원글님
    늘 편안하시길...

  • 9. 죄송요님
    '19.5.30 2:31 AM (125.130.xxx.23) - 삭제된댓글

    그 작은엄니세요?
    인간같잖은게 진짜 못땐네.
    글이 충분히 쓸만하구만...
    저 인간같잖은 작은 엄니가 원글님 아버님께서 보증서주신
    그 작은집 여자예요?
    남이라도 진짜 화나네..

  • 10. 나무
    '19.5.30 2:33 AM (110.70.xxx.19)

    어려운 환경에서도 반듯하게 잘 크셨네요
    보기 좋으십니다.^^

  • 11. robles
    '19.5.30 2:33 AM (191.84.xxx.140)

    원글님 참 장하세요. 그러니 사람은 잘 나갈 때 못나가는 사람 업신 여기면 안돼요.

  • 12. 멋지시네요
    '19.5.30 2:39 AM (211.227.xxx.165)

    지금의 결과는
    과거에 열심히 살아온 덕분입니다
    그리고 열심히 산다고 모두 성공하는것도 아니구요
    축복이 함께했네요~

    이경우가 바로 모두가 꿈꾸는 희망의 증거 인가요? ^^
    앞으로도 더 승승장구 하시길 바랍니다

  • 13. 고맙습니다
    '19.5.30 2:44 AM (101.235.xxx.94)

    남의 이야기 같지 않고 정말 행복한 이야기 눈물찔끔 흘리며 보았습니다 내이야기인것 처럼 기쁘네요 행복하세요

  • 14. ...
    '19.5.30 2:53 AM (112.154.xxx.109)

    정말 궁금하네요.
    힘들다가 어떻게 지금의 위치로 올수 있었는지..과정도 조금 써주세요~

  • 15. ??
    '19.5.30 2:55 AM (112.154.xxx.109)

    작은 아버지한테 보증을 서서 그렇게 됐는데 작은아버진 그당시 잘 살았다구요?
    이상하네요

  • 16. ..
    '19.5.30 3:09 AM (211.117.xxx.145)

    드라마틱하네요
    그런 형편인데도 불구하고
    오는 친척들 내치지얂고
    제사 모시고 명절을 지내셨군요

    남 탓 안하고 운명을 온몸으로 받아들이신
    부모님 두분 심성이 고우시네요
    그래서 자녀분들도 잘 풀리고 복 받으신 듯..

    결핍이 동기부여라고도 하죠
    열악한 환경을 극복하기 위해
    남들보다 몇배의 노력들을 했을테지요
    님 가족들에게 박수를 보내드려요

  • 17. 우와
    '19.5.30 6:09 AM (211.245.xxx.178)

    이걸 꼬아 읽는 사람도 있구나....
    아버지가 돈주라고 할까봐 졸이면서 읽었어요.
    잘되셨다니 다행이예요.ㅎ

  • 18. . ..
    '19.5.30 6:50 AM (175.116.xxx.116)

    82는 이상하게 뭔글을 써도 꼭 글쓴이를 비꼬는 댓글다는분들 꼭 있더라고요
    진짜 심성 베베꼬인사람 많아요

  • 19. 너무
    '19.5.30 7:48 AM (223.62.xxx.158)

    환경이 열악한 큰집이면
    작은집서 제사 지내면 안되는건가요?
    글보니 뭐 아버지가 장남이라고 재산 물려받으신것 같지도 않고
    암튼 부모님이 고생많으셨고
    자녀분들이 열심히 사셨네요.
    인생은 다 지은데로 갑니다.

  • 20. ...
    '19.5.30 8:46 AM (183.98.xxx.95)

    아무리 그렇지만 힘들때 한번은 도와줘야한다고 생각해요
    안그럼 똑같은 사람 되더라구요
    저도 집안의 불화 무시가 어떤건지 알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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