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와 82쿡의 인연
아마 이명박의 광우병촛불이 한참 활활 타오를 때였을 것입니다.
그때는 광화문광장이 아니고 청계광장소라탑 앞이 촛불의 발상지이자 해방구였습니다.
그러다가 촛불이 점점 늘어나 청계광장이 비좁아 훨씬 넓은 광화문광장이 촛불의 본부가 되고 청계광장이 촛불의 고향이 되었습니다.
태평로에서 청계광장으로 꺾어지는 소라탑 남측편(조선호텔 건너편)에는 반원형<)>으로 꺾어진 야트막한 계단이 있습니다.
촛불들이 몰려있는 소라탑이 아닌 그 돌계단위에서 젊은 주부로 보이는 여인 몇이서 며칠을 계속해서 종이에 "82쿡 엄마당"이라는 피겟을 앞에 놓고 촛불을 들고 있었습니다.
호기심에 올라가서 <82쿡>이 뭐냐고 물어봤더니 남편이나 자녀가 집에 돌아오면 밥을 빨리해서 맛있게 먹게 해 준다는 뜻으로 82쿡이라는 이름을 붙였다고 했습니다.(하도 오래되어서 기억이 맞는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그날 부터 저도 소라탑 앞 보다는 그 돌계단의 주변에서 저의 배냇버릇인 즉석피켓을 들고 서성였습니다.
다른 카페와 82쿡의 다른점
그런 가족에 대한 지극한 사랑과 정성이 모인 곳이니 사랑이 넘쳐나는 것 같습니다.
대부분이 여성회원이고, 다른 키페나 사이트는 가짜(이명박과 박근혜를 무조건 지지)가 많이 섞여 있는데 82쿡에는 그런 가짜가 거의 없는 것 같습니다.
확연한 차이점
아주 오래된 글도 계속해서 읽는다는 것입니다.
다른데는 페이지가 바뀌어서 한 번 지나가면 그만인데, 여기는 몇달이 지난 글도 가끔 꺼내보면 반드시 읽으신 분들이 있어 상당히 놀랐습니다.
역시 82쿡이었습니다.
사랑하는 가족의 배고픔을 생각해 밥은 빨해 했지만 그 밥을 사랑하는 남편과 자녀가 서두르지 말고 꼭꼭 씹고 또 씹어 먹도록 하니 쌀알 한톨인들 어찌 피와 살과 맑은 영혼을 깃들게 하는 자양분이 되지를 않겠습니까?
82쿡 여러분!
사랑합니다.
여러분들이 있어 지금은 혼란스러워도 대한민국의 미래는 희망으로 가득합니다.
여러분과 항상 함께하겠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