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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미성년'을 봤습니다.

... 조회수 : 6,215
작성일 : 2019-04-12 12:50:52
영화배우 김윤석의 첫 감독 연출작으로 관심을 끌었던 영화입니다. 
요즘 최고 잘나가는 영화배우의 한사람입니다만, 제게 김윤석이라는 배우의 처음은 일일 드라마인가 주말 드라마인가에서의 찌질한 불륜남이었습니다. 
부인 역할은 하희라 배우였지않나, 하도 오래전이라 기억이 가물가물하고 전체를 다 챙겨보지 못하고 가끔만 봤던 드라마라 이젠 제목도 생각나지 않지만, 전 개인적으로 김윤석 배우가 맡았던 불륜남 역할은 드라마 불륜남계의 신기원이었다 생각했었어요. 
일단, 당시 전형적인 불륜남이라면 외모 출중하고 잘나고 성격강한 스타일이었다면, 김윤석 배우가 연기한 불륜남은 외모부터 너무나 평범하다 못해 저런 사람도 외도가 가능하구나 싶었고, 찌질하기는 어이가 없을정도에, 외도를 들키고 난 후에도 어찌나 창피할 정도로 소심하고 비겁한지...
 사실 너무나 현실적이지만, 당시 드라마에서는 파격이라면 파격적인 캐릭터였죠.연기를 너무 잘해서인가, 어이없는 그 캐릭터에 빙의한 듯한 김윤석 배우가 참 인상적이었습니다.

 그 이후 드라마에서는 자취를 감추고 출연하는 영화마다 승승장구하는 배우가 되었죠.암튼, 이 영화에서 김윤석 배우는 제 기억의 첫 드라마의 역할이었던 찌질한 불륜남으로 소박하게 나옵니다. 분량은 많지 않아요.

 시놉시스를 대충 보셨던 분들은 아시겠지만, 스토리는 그다지 복잡하지 않습니다.그런데 스토리를 풀어가는 방식, 그 스토리가 튀는 방향이 좀 예상을 벗어납니다. 
이런 설정이라면 대략 기대하는 고정관념에서 슬쩍 슬쩍 벗어나더니 종내는 예상치 못한 방향으로 전개됩니다. 
 각본가가 누구길래 이렇게 현실적인 이야기를 잔잔하면서도 예리하게 썼을까, 눈썰미와 관찰력이 뛰어난가보다 생각했습니다. 

 불륜남의 가정에는 너무나 모범적인 현모양처와 우수한 모범생 딸이 있습니다. 
그런 훌륭한 가정을 두고도 정반대의 여인과 외도를 합니다. 
 그 여인에게는 불륜남의 딸과 같은 학교, 같은 학년에 다니는 딸이 있습니다.
 그 두학생은 한 학교에 다니니 안면만 있을 뿐, 완전히 정반대의, 전혀 접점이 없습니다. 

영화의 시선은 사건이 진행됨에 따라 어른들의 시선에서 점점 이 두 여학생으로 내려옵니다. 
영화는 익숙하면서도 수긍할만한 잔잔한 사건들이 조금 의외의 방향으로 조용하면서도 스피디하게 진행되지만, 그러면서도 날카로운 감정변화를 놓치지 않습니다. 
좌충우돌하면서 묘하게 쌓여가는 자매애, 어른들에 대한 실망과 연민, '미'성년의 정체는 영화가 밑장에 깔아놓은 깨알재미였습니다. 
찌질하고 비겁한 어른들의 맨얼굴을 알아버린 아이들 
살아온 궤적이 너무 달라서 정반대의 길을 걸어온 두 엄마가 불행에 마주해서 무너진 모습을 지켜보는 아이들, 
그러나 두 엄마처럼 정반대의 입장이었지만, 어른들의 익숙하지 않은 모습을 접하고 묘하게도 서로 인정하고 교감하는 아이들은 어른들보다도 훨씬 더 성숙하게 이 모든 사건들을 소화해냅니다. 전혀 소화하지 못했지만, 그냥 묻고 덮어버리는 걸로 해결의 끝이라고 생각하는 어른들과는 달리... 

 불륜이 폭로되는 장면은 매우 충격적이지만, 그 사이에서 가장 이성적이고 현명한 인물은 아이러니하게도 '미성년'인 두 여학생입니다. 
마지막 결말도 충격적이긴 하지만, 거슬리지 않았고, 매우 신선합니다.그 신선함의 기저에는 처음보는 두 젊은 배우의 연기가 큰 몫을 담당하지 않았나 싶습니다. 

 각본은 김윤석 배우와 다른 각본가 한사람이 공동으로 썼나 봅니다. 
김윤석 배우의 각본은 85점 정도 주고 싶습니다. 흔한 소재로 독특하게 현실을 그려냈다 싶어서요.대사는 간결하지만, 정곡을 찌르는 임팩트있는 대사들이 제법 많았습니다. 

연출가로써의 김윤석에게는 75점 정도 주고 싶습니다. 
매끄럽고 익숙하게 뽑아냈지만, 딱히 인상적이지는 않아서요.그렇지만 차기작에 대한 기대는 충분히 주었습니다. 
영화배우가 되기 전에 연극 연출을 많이 했었다는데, 꽤 폭발적인 잠재력이 있으리라 기대합니다. 

 이 영화는 어떤 면으로는 웨스 앤더슨 감독의 '문 라이즈 킹덤'을 떠올립니다. 
아는 사람은 다 알겠지만, 웨스 앤더슨 감독의 영화에는 어마어마한 배우들이 조연, 혹은 까메오급 조연으로 등장합니다. 
빌 머레이, 에드워드 노튼. 브루스 윌리스, 틸다 스윈튼, 하비 카이텔, 프랜시스 맥도맨드 등등등... 
도대체 이 많은 배우들을 어떻게 모았을까 경이로울 정도입니다. 
특히나 '문 라이즈 킹덤'의 주인공은 12살 소년, 소녀가 주인공입니다. 
이 대배우들이 어린 배우들을 받쳐주는 느낌을 받았던 영화였습니다. 

이 '미성년'에도 알만한 유명 배우들이 조연이라기엔 분량이 아주 미미한 까메오급 조연으로 여러명 등장합니다. 
'문 라이즈 킹덤'에서처럼 '미성년'의 유명배우들도 이 젊은 두 배우의 연기를 튼튼하게 받쳐주고 있습니다. 
비록 영화 스토리는 미성년을 제대로 보호하지 못하는 미흡한 성인을 보여주고 있지만, 실제 배우사회에서는 입지가 확실한 중견 혹은 노장 배우들이 이런 젊은 배우들을 끌고 받쳐주면서 성장하도록 지원하고 있다면, 참 다행이다 싶습니다. 
이것이 감독 김윤석의 능력이라면 배우출신 감독만이 가질 수 있는 강점이 아닌가 싶습니다. 
인상적이었던 이 젊은 배우들이 앞으로도 여러 영화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주었으면 합니다.
IP : 125.128.xxx.141
25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감사해요
    '19.4.12 1:02 PM (211.104.xxx.198)

    보고 싶었던 영화인데 분석평도 재미있게 쓰셨네요 감사합니다

  • 2. ㅎㅎ
    '19.4.12 1:08 PM (211.186.xxx.68)

    조아써! 봐야지~
    좋은 추천글 대박 감사해요 ^^

  • 3. ...
    '19.4.12 1:11 PM (125.178.xxx.221)

    보기좋게 잘 정리해서 쓰셨네요~^^ 김윤석씨가 재주가 많은 사람이었군요.

  • 4. 저도
    '19.4.12 1:15 PM (210.218.xxx.66)

    정말 재밌게봤어요

  • 5.
    '19.4.12 1:17 PM (125.136.xxx.17)

    불륜녀 역으로 나온 분 매력있더라구요,,
    결혼계약에서 유이 친구 네일숍하던 그분 맞죠?

  • 6. ...
    '19.4.12 1:21 PM (221.162.xxx.22)

    허허 이런 내공이 있는 분이 82회원인게 자랑스럽네요. 전에 상황에 맞는 영화 추천해준분이 기억나네요. 감사합니다.~^^

  • 7. 감독질이 아니라
    '19.4.12 1:22 PM (123.212.xxx.56)

    감독이 되었군요.
    영화판의 수퍼갑질하던 사람이니...
    작가적인 역량 잘 발휘하길.
    그래도 봐주고싶지는 않네요.
    원글님도 각본 쓰셔도 되겠어요.

  • 8. ㅇㅇ
    '19.4.12 1:25 PM (121.152.xxx.203)

    현장에서 감독질로
    여러 감독 미치게 했다던 뒷소문때문에
    연출 데뷔작 호평에도
    사실 별로 봐주고 싶지 않았는데
    원글님 글보니 보고싶네요

    김윤석 얄미운데 아놔..

  • 9. ...
    '19.4.12 1:31 PM (125.128.xxx.141)

    김윤석 배우가 김독질로 유명했나요? 전 그건 몰라서...
    첫 감독 데뷰작이 이 정도면 그럴만 했다 수긍이 가긴 하네요.
    눈에 빤히 보이는데, 완성도를 낮은 수준으로 맞추긴 힘들었겠지요.
    인간성이 나빴다면 그건 또 별개의 이야기겠지만...

  • 10. 아는게
    '19.4.12 1:40 PM (183.98.xxx.142)

    많다보니 감독질도 했었나보네요 ㅎㅎ
    전혀 관심없었는데
    원글님 평 보니 막 보고 싶어졌어요
    스포 안하면서 궁금증만 살포시 생기게
    글 참 잘 쓰시네요
    자주 글로 뵙고 싶어요^^

  • 11.
    '19.4.12 1:42 PM (211.197.xxx.34)

    이런 리뷰 너무 감사드려요

  • 12. 봤어요
    '19.4.12 1:49 PM (211.187.xxx.11)

    감독질이라는 표현이 마음에 걸려 댓글 남겨요.
    우리나라 감독들 중 몇 제외하고는 이런 배우한테
    감독질을 당해도 싸다고 생각합니다.
    50점짜리도 안되는 이름만 감독들 너무 싫어요.

  • 13. 저도
    '19.4.12 1:50 PM (121.141.xxx.207)

    오늘 아침 조조로 봤어요
    내용은 사랑과 전쟁 이야기를 전개해나가는 부분이 신선했어요
    대사는 많지 않았지만 대사가 아닌 연기로 감정을 전달하는 배우들의 연기력이 인상 깊었어요
    욕하며 웃으며 안타까워 눈물 흘리며 봤습니다

  • 14. 어머
    '19.4.12 2:16 PM (211.109.xxx.76)

    님 글 너무 잘쓰셨어요.^^

  • 15. 곰숙곰숙
    '19.4.12 2:19 PM (211.176.xxx.68)

    염정아 김윤석 조합 너무 좋아요 최동훈 감독의 범죄의 재구성 극장에서 3번 봤는데요 거기서 나온 김윤석, 염정아 그리고 박신양 너무 좋았어요 김윤석 아침 드라마 있을 때 잘해 2006년 가을에 나왔었죠 타짜 개봉하고나서 찌질하지만 기끔 멋지게 보였던 역할이 영화 속 아귀랑 겹쳐 보여 넘 무섭게 보이기 시작했다는 ㅎㅎㅎ

  • 16. 볼까말까
    '19.4.12 2:20 PM (211.192.xxx.148)

    미성년 자녀들이
    몸만 성인인 미성년 부모보다 더 美成年이라고 어디서 읽고는
    지금 볼까말까 그러네요.

  • 17. ㅎㅎ
    '19.4.12 2:28 PM (117.111.xxx.75)

    저도 김윤석 첨 본게 하희라랑 부부로 나오던 아침드라마였는데..
    거기서 김윤석 동생으로 이민정 (이싼타 부인)나왔던거 같구요.
    미성년 보고싶네요~^^

  • 18. 도레미
    '19.4.12 2:29 PM (119.195.xxx.253)

    저도 어제 봤는데 잔잔하니 괜찮더라구요
    원글님 글 너무 잘 쓰셨네요
    마지막장면이 제 기준으론 좀 엽기적이었는데 그거 빼곤 연기자들 연기도 좋았고 괜찮았어요

    중간에 이정은님 잠깐 나왔는데 그 짧은 장면에도 연기력에 깜짝 놀랐어요

  • 19. ......
    '19.4.12 2:59 PM (121.133.xxx.32)

    나오는 영화마다 연기력 출중에 작품도 좋다보니 이 양반 감독질 덕분에 그렇게된건가 싶기도하고...

  • 20. 잘될거야
    '19.4.12 3:03 PM (175.112.xxx.192)

    보고 싶네요

  • 21. 나이를
    '19.4.12 3:15 PM (65.93.xxx.203)

    먹는다고 다 어른이 되는건 아니라는
    미성년 영화의 주제가 공감이 가요.
    주변을 보면 그렇잖아요.
    성년이 되지못한 미성년이 너무 많아요.

  • 22. 궁금했던
    '19.4.12 3:21 PM (222.109.xxx.61)

    영화인데 원글님 리뷰를 보니 더 궁금하네요. 잘 버텨서 다음주 시간 매서 극장 갈 때까지 있어주길 바랍니다. 좋은 글 감사합니다.

  • 23. 11
    '19.4.12 4:01 PM (122.36.xxx.71)

    와 글 너무 잘쓰셨어요 안 그래도 어제 이금희 라디오에 염정아씨 나왔길래 끌렸는데 낼 남편이랑 조조로 보러 가렵니다.

  • 24. 쓸개코
    '19.4.12 6:38 PM (118.33.xxx.96)

    원글님 영화 보고싶은 맘 들게 평을 잘 쓰셨네요.^^
    김윤석에게 알려주고 싶다 ㅎ

  • 25. 보고 싶게 만드는
    '19.4.12 10:33 PM (211.107.xxx.182)

    글 읽으니 영화 보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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