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박완서 님의 소설 시리즈 중 그산이정말거기있었을까
와 그남자네집 다시 읽고 있는데요-
다시 읽어도 마음이 가는 남자인물들이 있어요.
박완서 소설에서 오빠로 나오는 인물과 지섭 이라는 연하의 첫사랑 남자예요.
오빠는 그 많던 싱아는누가다먹었을까 에서부터 줄곧 나왔는데
생각많고 올곧고 여려서 폐병 걸린 시한부 첫사랑과 결혼해 결국 몇달 안 되어 신부가 세상떠난 순애보
의 주인공이기도 하고요... 사회주의 사상에 잠시 젖었다가 그 결과 비극을 몰고 와서
다리에 총을 관통당해 병원치료도 못 받아보고 서서히 말라죽듯이 안타깝게 죽은 인물....
그리고 박완서가 전쟁 중 미군 피엑스에서 생계를 잇고 있을 무렵,
같은 동네에 사는 한 살 어린 남자를 알게 되는데
그 남자와 청춘의 연애를 하죠... 남자는 전쟁통에 몰락한 부잣집의 철없는 막내아들인데
주인공 완서에게는 아주 끔찍히 마음을 바칩니다.
이 소설을 읽고 어디까지가 실제를 담고 있을까 굉장히 궁금했어요...
그 당시가 1950년대인데, 철부지이면서도 낭만적인 연하청년과 연애를 하고
(분명히 그를 사랑하긴 했으나 결혼상대감으론 고려하지 않았었고
두사람은 장난치며 가깝게 붙어다녔지만 남녀의 스킨쉽 이런 건 없었고요
그는 완서에게 누나 누나 하고 불렀죠)
서서히 감정이 식어가던 무렵 직장 근처에서 알고 지내던 남자에게서 결혼신청을 받고
결혼하게 되죠.
신혼이 조금 지났을 무렵, 그녀를 잊지 못하고 애태우던 그 청년(외가쪽의 먼 인척이기도
합니다)의 누나가 찾아와 바람쐬듯 한번씩 만나주지 않겠냐며 제안하고
장보러 나가면서 한번씩 그를 만나 옛날처럼 돌아다니면서 아이쇼핑도 하게 됩니다.
물론 몇 번에 그치긴 하지만요...
1950년대이면 정말 고루하고 조선시대 사고방식인데
결혼 후에도 만났다는 게 정말 놀랍고요-
2010년대에 결혼한 저도 결혼 후에 남자를 1:1로(업무상은 제외) 만난 적이 없는데
저 당시에 저랬다면 상당히 사고방식이 자유로왔다는 거네요....
주인공이 날라리 스타일도 아닌데 현대 여성 못지않게 영악하고
연애남, 결혼남 딱 선 자르듯 구분하고
결혼 후에도 연애남을 만났다는 게 발칙하게 느껴졌어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