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Banner

스페인 산티아고 순례길(까미노) 저는 추천드립니다..

산티아고 조회수 : 3,770
작성일 : 2019-03-24 11:59:36
아직은 한국 사람이 별로 없던 예전에... 4월후반부터 5월 말까지 걸었습니다.

종교적인 이유보다 단순히 걷는거 좋아하여 걸었습니다.
(뉴질랜드 트래킹이나 우리나라 제주 올레길도 몇번씩 걸었습니다. 추자도까지 가서도 걸었구요 ㅎㅎ)



1.좋았던 점



우선 언어도 생김새도 문화도 다른 수 많은 세계의 사람들이 같은 목적으로 같은 장소에 간다는 것
자체가 좋은 경험이라 생각했습니다.

스페인,프랑스,독일,네덜란드,미국,일본 그 다음 한국 순으로 순례자들이 많이 오는데,
정말 다 다르면서도 즐거웠습니다. 

시끄럽긴 해도 요리를 정말 잘하고 맘 따뜻하여 항상 먹을것을 나누어 주셨던 스페인 아저씨들,
남의 땅 와서도 자기나라말 고집하여 멀게 느껴지다가 봉쥬르라고 인사하면 씨익 웃으면서 좋아하시던 프랑스할아버지들
분위기 띄우려고 안 웃긴 개그를 하지만 그래도 참 건실하고 잘 겄던 '콤파스가 긴' 독일 청년들
테이블에 앉으면 매번 3~4개국어를 통역해야 했던 네덜란드 청년들
시끄럽지만 유쾌하고 항상 에너지가 넘치던 각종 미국인들
조용히 혼자 걷다가도 가끔씩 합류해 이야기 나누던 일본인들
아침밥은 꼭 먹어야 한다며 제일 늦게 나와서는 밥심으로 씩씩하게 잘 걷던 우리 청장년들

공립알베르게위주로 자다보니, 매번 비슷한 사람들 만나게 되고 손짓 발짓 해가면서 와인에 이야기 나누고
맛있는것도 나눠먹고 서로 도움이 필요할 때는 도와주고.. 
오늘은 안보여서 아쉬웠는데 잊혀질 쯤 속도가 맞아서 또 만나게 되면 괜히 반갑고ㅎㅎ
 





게다가 일반 관광객들보다는 선하여(제 개인적인 의견입니다.) 좋은 일도 한 번씩 겪습니다.

숙소예약 길찾기나 판초우의 씌워주기같은건 기본이고

무릎을 다쳐 절뚝거리는 절 보고는 무사히 여행할 수 있도록 기도해줘도 되냐고 하며 무릎 꿇고 기도하던 아저씨도
있었고, 폰세바돈에서 내려오면서 굴렀을 때 발목이 다 나가서 더이상 걷는게 무리라고 느껴졌을때 
평생을 간호사로 일하시다가 알베르게에서 의료봉사를 하시는 분에게 마사지를 받고 낫게 되어 무사히 완주했던
것도 기억에 남습니다.




시골 경치를 좋아하는 지라 산에 핀 들꽃이 너무나도 좋았고요~ 양이나 소들도 반가웠습니다. 들개는 좀
무서웠습니다. 이런류 여행이 그렇듯이 스마트폰과는 좀 거리를 두고 조용히 자연을 즐기기에 좋지요.
종교적인 것을 꼭 찾지 않아도. 잠시 쉬어가는 것도 참 의미있다 생각해요. 걷기전까지 진짜 바쁘게 살았었거든요.





물론 단점도 많습니다.
많게는 200명 가까이 한 방에서 자보기도 했고요. 코골이며 이빨갈이 냄새들 그리고 상업화 되어가는 모습들에 대한
약간의 실망들.....사람들과 지내면서 생길 수 있는 마찰들...



그렇지만 그 모든 단점을 상쇄 할 정도로 좋냐고 물어보면 '예 그렇습니다.'

다시 바쁜 일상으로 돌아와 그 길을 못 걸은지 벌써 5년 가까이 되었습니다만

되돌아보면 정말 아련하고, 다시 잡아보고 싶은 기억입니다.


여유가 생기고, 한국에서의 유행이 좀 지난후에
다시 가보고 싶네요.

봄 풍경을 즐겼으니 이제 가을의 그 길을요.



 
IP : 218.155.xxx.139
5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뭐든
    '19.3.24 12:02 PM (211.184.xxx.143) - 삭제된댓글

    유행 바람 불기 전에 해봐야 해요

  • 2. 좋네요
    '19.3.24 12:05 PM (211.248.xxx.19)

    무조건 유행이고허세라고 보는
    삐딱한 시선들... 유명해진데는 다 이유가 있죠

  • 3. ....
    '19.3.24 12:16 PM (112.170.xxx.23)

    어릴땐 가고싶었는데 유행하니까 가기싫어졌어요

  • 4. 버킷리스트
    '19.3.24 12:31 PM (222.235.xxx.196) - 삭제된댓글

    20년전부터 버킷리스트 중 하나였어요
    좀더 유명해지고 상업적이 되었다 하더라도
    멀지않은시기에 꼭 가고싶습니다.

  • 5. ㅇㅇ
    '19.3.24 1:16 PM (175.223.xxx.38)

    님글 읽으니 꼭 가보고 싶은 길이네요
    스페인 여행 정말 즐거운 기억인데
    물론 패키지로 다녀왔지만
    좋은글 감사 합니다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1784495 잘 챙겼던 친구가 인색하게 굴어서 손절했는데 연락옴 A 21:29:30 16
1784494 화장의 기술? 1 ..... 21:26:24 66
1784493 로보락 청소기 처음 사용 2 원래그런가요.. 21:25:18 65
1784492 혹시 자매들끼리 사시는 어르신들 계실까요? 1 .. 21:22:38 152
1784491 나홀로집에 케빈네 다시봐도 진짜 부유하네요 7 21:10:16 1,037
1784490 인간관계를 더 넓히고 싶지 않아요 5 21:07:15 496
1784489 내 인생의 드라마 (전생관련) 8 ... 21:06:27 721
1784488 먹는프로는 언제까지 유행할까요? 2 대체 21:05:29 237
1784487 수시는… 3 21:01:37 351
1784486 한두잔이 아세요 3 저는 이제야.. 21:00:44 752
1784485 결혼시기 놓친 여자분들 안타까운게 12 요즘 20:57:50 1,290
1784484 보험 피싱? 1 Kb손해보험.. 20:56:26 125
1784483 사랑을 어떻게 증명할수 있을까요? 1 ........ 20:55:38 248
1784482 햄이나 소세지 아예 안먹는 5 20:55:07 607
1784481 도람뿌 황금열쇠 5인방 8 .. 20:54:56 638
1784480 크리스마스 분위기 4 썰렁 20:53:04 622
1784479 낼 국립박물관 인상파전시회 붐비겠죠? 메리 20:50:10 192
1784478 싱어게인4 보시는분 4 Tt 20:48:22 401
1784477 덮밥과 밥 반찬 먹는것이 뭐가 다른가요? 3 차이 20:47:19 371
1784476 모임갖고 그래도 다 외로운걸까요? 3 사람이란 20:40:56 727
1784475 머라이어캐리 또 1등 한거 아세요? ㅎㅎ 2 ........ 20:39:41 1,253
1784474 어제부터 승모근부위 어깨가 너무 아파요 2 ... 20:29:46 511
1784473 요즘은 화장 방법이 신기하네요 4 .. 20:29:07 2,263
1784472 운동나왔다가 성당에 6 .. 20:26:04 1,144
1784471 입시 컨설팅 입시 20:25:52 2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