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 올해 45세 입니다. 작년부터 부쩍 부부사이에 대화가 어렵습니다.
지난 토요일에도 이사온 동네에 도서관 카드가 아직없고,
아이들이랑 시간도 보낼겸,
"애들이랑 도서관도 좀 가고, 카드 좀 만들어주면 안돼?"
했더니 저보고 하라고 하더라고요.
다음날 저는 남편이 어제밤에 그 말때문에 기분이 나빴는지도 몰랐습니다. 그리고 다시 말을 했더니 머리자르러 가려고 했는데, 제가 도서관 가라고 해서 화가 났답니다. ]
"애들이 주중에도 아빠 얼굴을 거의 못보고 (남편은 퇴근 후 매일 운동을 하고 옵니다.)
주말에도 거의 못 보니까, 한두시간 시간 내서 뭘 하면 좋을까 생각하다가 도서관을 제의한거라고" 말했습니다.
머리자르러 가려고 했다는 것도 한참 뒤에나 해 준 말이예요. 그리고 제가 일장연설을 했다네요. 한마디로 "네 말이 듣고 싶지 않다"로 저에게 들립니다.
"나 머리자르러 가려고 했는데, 꼭 가야해? 네가 가면 안돼?" 하고 말하면 되는 문제 아닌가요?
일하고 운동하고 온 남편 밤에 붙잡고 이야기하고 싶지 않지만,밤에 잠자기 전, 말고는 도저히 말할 시간도, 공간도 없습니다.
그동안 싸울때마다 제가 남편에게 꼭 부탁한게 있습니다. 앞으로 의견이 충돌할때는 적어도 "나는 지금 OO로 화가 났고, 나한테 좀 시간을 줘"라고 말해달라고 정말 여러번 부탁했습니다. 권투 선수가 링 위에서 싸우듯, 규칙을 정하고 지킬건 지키자고 부탁했고요. 그말만 잘 해주면 저는 남편이 밤에 이부자리에서 싸우는걸 너무도 싫어한다는 걸 알고 있기 때문에 남편을 건드릴 생각이 없습니다. 그래서 제가 나름의 해결책으로 제안했던 일입니다. 상대방이 뭣때문에 감정이 상했는지 알고 기다리는거랑, 뭣때문에 화가 났는지도 모르고 서로 투명인간 처럼 지내면서 기다리는 건 다르지 않나요?
이번 역시 남편은 아무 말이 없습니다.
그래서 밤에 운동하고 들어온 한테 "내가 뭘 잘 못했는지, 뭐때문에 화가 났는지" 말해달라고 했어요. 당연히 별것 아닌 일로 큰 싸움이 됐습니다. 자기가 나간다며 와이셔츠랑 운동장비 주섬주섬 챙겨서 가방에 넣더라고요.
그제서야 말해줬던게 제가 도서관 가라고 일장연설을 했고, 자기는 머리자르러 가려고 했고.. 이런 이야기를 합니다.
이게 싸울 이유나 되는 건가요?
한마디로 남편이 제게 애정이 없다는 생각이 듭니다.
어제 밤엔 그래도 미안했는지, 팔베개를 해주려고 하더라고요. 제가 이 상황에 안긴다고 해결될 문제가 아니라고 생각하고요. 저는 대화를 원합니다. 그리고 같은 문제가 반복되지 않도록 서로 조심하고 노력을 하고 싶습니다.
하다못해 나가서 하는 일이 힘들고 스트레스 받아서 그런다고 말을 하면 정말 기다리고 참아줄 수 있는데, 이게 무슨 에너지 낭비를 하고 있는건지 모르겠습니다.
저희는 결혼 17년차입니다. 그즈음에는 이런 시기가 한번씩 오는건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