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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이 부시게) 그림이 그려지네요

명작 조회수 : 3,248
작성일 : 2019-03-13 01:47:57
젊은 날에 죽은 남편과의 가장 행복했던 시간. 남편의 죽음. 아들의 교통사고...
어떻게든 붙잡고 싶고.. 되돌려놓고 싶었던 순간들.
그래서 시계를 수백번 돌리면서 남편을 구하고 아들을 사고에서 구해주려고 했나봅니다.

아마도 기자였던 준하는 검은 양복의 사복경찰들에게 잡혀서 음침한 지하실에서 고문받다 죽었을테고 (홍보관 지하실에서 손발묶여 피흘리며 널부러진 모습으로) 그게 한이되서 상상으로 할머니 할아버지들과 함께 시원하게 구해냄

초반에 집 나와서 바다가고 싶다고 표 산 것도, 지하실에 묶여 죽어가는 준하 구해서 행복해하며 바다로 간 것도 다 남편의 유골을 뿌린 곳으로 향하는 마음이었던듯 ㅜ

시계 가진 할아버지는 고문했던 경찰이고 요양원 의사인 남주혁은 혜자에게 젊은 시절 남편을 연상시키니 그때부터 그 의사에게 준하를 투영시켜 바라보고, 시계 할아버지는 그 이유로 홍보관 준하와 준하를 닮은 요양원 의사를 볼 때마다 놀람
그렇게 내 남편을 죽인 원수지만 지하실에서 큰 갈등없이 준하와 함께 구해냄
마음이 용서, 화해, 평화의 길로 향하는듯

샤넬할머니는 요양원 동료로 역시 치매, 그래서 아들도 연락끊고 사는듯
치매라고 혜자처럼 자식에 대한 사랑은 기억에 새겨져 아들만 끊임엊ㅅ이 찾고 손자도 아들생각하며 그리워함
그 끈이 끊어지니 사는 의미도 상실 그리고 자살

안내상이 멸치 안먹는 것은 김혜자가 다리다친 아들한테 뼈 튼튼해지라고 하도 먹여서 질린듯.
칠십 넘고 치매걸려 다른 건 잊어도 아들 멸치 챙기는 것은 못잊음

앞부분에 안내상이 혜자가 자기 살리고 팍 늙은 거 알면 얼마나 가슴이 무너질까 보는 나 자신이 걱정했는데
정작 혜자는 자신이 하루아침에 늙고 젊음을 다 날려도 아들만 구할 수 있다면 다 괜찮다는 자식에 대한 사랑이었네요 ㅠㅠ

한번 밖에 없는 젊은 날을 되돌리고 싶어 혜자가 늙음까지도 감수했던 그 눈이 부신 날들을 나는 지금 어떻게 보내고 있는지 자꾸만 돌아보게 됩니다.
누구에게나 주어지는 시간이지만 나와 연이 닿는 사람들이 있어 더욱 눈이 부신 날들이 되나 봅니다.


IP : 110.5.xxx.184
8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마음으로
    '19.3.13 1:51 AM (211.36.xxx.145) - 삭제된댓글

    기립박수...

  • 2. 이밤에
    '19.3.13 1:57 AM (124.49.xxx.61)

    '시원하게 구해냄'에 또폭소

  • 3. ..
    '19.3.13 3:14 AM (220.117.xxx.210)

    지하실에서 김혜자가 전무송도 데리고 나가자고 한걸 보니 용서와 화해로 가는거 같죠. 그리고 김혜자가 샤넬할머니 용의자로 준하가 경찰서에 붙잡혀 있을때 친구들이랑 찾아가서 경찰한테 준하 왜 못 만나게 하냐고 니들 사람 붙잡아놓고 고문하고 그러는거 아니냐고 그러는데 그것도 복선인가봐요.

  • 4. 우탄이
    '19.3.13 6:46 AM (117.111.xxx.193)

    오~~~ 대단하세요!!!!!
    작가하셔도 될것같아요. 자꾸 눈물이 나서 드라마보기가 힘들어요. 40중반되니까 감정이입이 너무 되네요.
    지금 이 시간을 귀하게 즐겁게 살아야하는데 왜이렇게 어려울까요ㅠㅜ

  • 5. ㅇㅇ
    '19.3.13 9:04 AM (223.39.xxx.6)

    와..
    대박.

    한지민이 제작발표회때 김혜자 헌정 드라마여서 출연결심했다고 할때 왠지 단순 타임슬립은 아닐꺼라 생각했어요.

    너무 잘 정리해주셔서 감사합니다!

  • 6. ..
    '19.3.13 9:24 AM (125.132.xxx.205)

    원글님...작가하셔야 겠어요

    드라마보다 이 글이 왜 더 눈물나지?? 눈물 뚝뚝 나네요

  • 7.
    '19.3.13 9:54 AM (194.125.xxx.129) - 삭제된댓글

    통찰력 대단하시네요.
    전 오늘차에서 홍보관 노인들이 준하를 구하는 씬이 너무 억지란 생각이 들었는데 이렇게 해석이 되는군요!

  • 8. 그나저나
    '19.3.13 10:17 AM (27.176.xxx.196)

    할머니 환자를 내려다보던 준하의 45도 옆모습은 또 어찌나 길고 훤하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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