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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그만 일에 분개"하게 만든 볶음 쌀국수

깍뚜기 조회수 : 2,364
작성일 : 2019-02-18 14:24:31
오늘 점심은 무얼 먹나...
사실 아기 엄마는 밖에서 외식하는 것 자체게 참 설렙니다. 
근무 시간 사이라면 맘의 여유가 없이 바삐 한 술 떠야 하니 
'그냥' 외식하는 거 말이죠. 
1시가 넘어도 배가 고프지 않아서 기분이 찜찜했으나 
(때 됐는데 배가 안 고프면 불안한 성격, 늦게 점심 먹으면 저녁을 맛있게 못 먹으니 ㅠ)
1시 20분에 자리를 떠서 언젠가 길가다 본 베트남 음식점에 들어갔습니다. 
요즘 종종 볼 수 있는 저가 베트남 음식점인데요. 
예전에 비슷한 스타일의 다른 식당에 갔을 때 가성비는 나쁘지 않았거든요. 
아니 오히려 생각보다 괜찮아서 잘 되겠다 싶었어요. 수요자가 학생들이라 가격을 올리기도 어렵겠고요. 

암튼 마음은 똠얌꿍이나 분짜지만
맛없어도 크게 억울할 거 없어 보이는 식당에 들어갔어요. 
아이와 함께한 가족, 젊은 연인, 중고딩들이 바글바글하더라고요. 
쌀국수가 3900원이고, 기타 음식이 4000~5000원 선이었고, 
분짜는 8000원. 가격은 저렴하죠. 
당연히 똠얌꿍은 없었고, 쌀국수 국물 들이킬 자신이 없어서 볶음면을 시켰는데 

ㅜㅜ

비주얼을 보는 순간, 베이지 톤이 살짝 비치는 희여멀건한 색깔에 
한 눈에 보아도 싸구려 숙주 몇 가닥, 채소가 거의 없더라고요. 
닭, 새우, 소고기 등의 단백질까지 기대한 건 아니었지만 해도해도 너무한 담음새와
이에 어울리는 늑적지근(표준어 아닌데 암튼 이런 느낌요;;;)한 맛, 기분나쁘게 미끈한 면, 
가끔 씹혀서 당황스런 청양고추... 쌀국수 안 먹길 잘했다 싶은 육수. 

하아... 가성비의 문제가 아니라 기본이 안 된 것이었습니다. 
다른 메뉴라고 얼마나 괜찮을지 참 의심스럽더라고요. 
베트남 음식이 조미료 발이란 것도 잘 알지만, 
조미료를 써서 맛없는 음식을 만들자를 목표로 한 것처럼 처참한 맛이었습니다. 
1500원도 아까울 4500짜리 였어요. 
간만에 점심 외식을 망친 그 가게가 원망스럽고 
백종원 샘이 와도 해결안 될 수준이 걱정스럽기도 하고 

결국 끝까지 노력했지만 얼마 안 되는 양을 다 비우지 못하고 퇴식구에 그릇을 가져다 주러 가는데
마침 사장님이 먹고 있던 카레라이스에 총각김치는 참... 맛있어 보였습니다. 
참, 물도 맛있었어서 벌컥벌컥 들이켰고 
베트남마저도 싫어지게 만든 그 맛을 잊기 위해 평소엔 먹지도 않은 사탕을 빨면서 
"옹졸한 나의 전통" 하나를 추가한 점심이었습니다. 

교훈) 
그러니까 처음에 먹기로 한 걸 먹는 게 후회가 없다. 


IP : 1.212.xxx.69
11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작문연습인가
    '19.2.18 2:27 PM (222.118.xxx.71)

    왜 베트남 음식점에서 자꾸 똠양꿍을 찾는지는 몰라도...
    3900 쌀국수도 있나요? 우리동네엔 기본이 9000 이던데

  • 2. ...
    '19.2.18 2:27 PM (122.34.xxx.61)

    저가던 고가던 베트남 음식점은 이래선 안되지 싶어요.
    저가는 너무 싸구려같고..
    고가는 양이 너무 적어요.

  • 3. 깍뚜기
    '19.2.18 2:29 PM (1.212.xxx.69)

    첫 댓글님 / 그러게요 ㅋㅋ 태국과 베트남 그런 동네 음식이 땡긴다는 뜻에서 그리 적었어요.

  • 4. ...
    '19.2.18 2:30 PM (115.136.xxx.100)

    공감 양도 적고 비싸고
    한번 가고 안가게 되네요 4인가족 먹으니 양적은데 4만원가까이 나와요 국수가...

  • 5. 쓸개코
    '19.2.18 2:31 PM (175.194.xxx.220)

    저 사는 동네 한국인 젊은 사장님이 하는 쌀국수 포장마차가 있어요.
    보통 먹는 쌀국수, 볶음국수, 맥주 등을 파는데 지역카페에 평이 괜찮았어요. 가성비 있다고..
    쌀국수 한그릇에 3,500원.
    가서 주문했는데 고기도 꽤 많이.. 먹음직스럽게 주시더라고요.
    국물을 들이켰는데 고기 누린내에 숨이 턱;;
    딱 세젓가락 먹고 그냥 나왔어요. 제입맛이 이상했던 것인지 모르겠어요.
    아직도 장사는 하고 있거든요.

  • 6. ...
    '19.2.18 2:32 PM (220.93.xxx.88)

    망친 외식에 애도를...

    그런 저렴한 체인점이 몇개 있더라구요.
    저도 생각보다 괜찮아서 이것저것 먹어보니, 돈값하는 메뉴는 오로지 기본 쌀국수 딱 하나더군요.
    나머지는 아무리 싸도 그 값조차 못하는 싸구려티가 줄줄줄...
    그덕에 사이공 아가씨네 쌀국수 한동안 먹었던 기억이...

  • 7. 깍뚜기
    '19.2.18 2:34 PM (1.212.xxx.69)

    요즘 그런 체인이 꽤 많은가봐요.
    식자재도 비슷한 곳에서 공급하겠죠?

    결국 베트남에 가야 하는 걸까요? ㅜㅜ

  • 8. 베트남
    '19.2.18 2:52 PM (112.217.xxx.234)

    사람이 운영하는 저가 쌀국수 한번 먹고 웩!!!

  • 9. 지저분하고
    '19.2.18 3:05 PM (121.130.xxx.229)

    한눈에 봐도 냄새 날것같은 행주에 조미료 덩어리... 적은양
    어차피 조미료 먹을거라면 집네서 만들어 줘요 그나마 9000원짜리는 나은데 양이, 헉
    딸아이가 쌀국수 매니아라서 채소 육수에 국간장 쬐끔 치킨스톡이나 쌀국수 소스, 까나리액젓쬐끔
    넣고 청양고추양파채에 기름기 데친 차돌박이 듬뿍 넣고 불린 쌀국수와 숙주 듬뿍..
    파는것 못지 않게 맛있고 만들기도 쉬워요

  • 10. dma
    '19.2.18 3:06 PM (125.128.xxx.229) - 삭제된댓글

    친구들에게 밥 살 일이 있어서 지역에서 평일에는 직장인들이 줄 서서 먹는 곳에 토요일에 갔어요.
    주문한 쌀국수가 나왔는데 해물이 상한 냄새가 진동을 하는 거에요.
    세상에~ 불러서 얘기하니 아무렇지도 않게 바꾸어 준다고 가져가는데 싫다고 그냥 나와버렸네요.
    미안한 기색도 없고요. 지금도 줄 서서 먹는 집이에요.
    주인 종업원 전부 베트남 사람입니다.

  • 11. ..
    '19.2.18 6:10 PM (211.178.xxx.54) - 삭제된댓글

    별거아닌걸로 딴지걸자면..
    숙주가 싸구려채소인가요? 아니면 숙주도 고급이있고 싸구려가 있나요?
    원글님 하시려던 말씀은 숙주가 몇가닥 없었다는 뜻인거죠? ㅎ
    원글에서 외식에서 얻는 여유로움이 얼마나 간절한지..
    그 간절함이 맛없는 음식때문에 송두리째 빼앗긴듯한 분노가 느껴져요. 글에선 과격함은 없으나.. 제 느낌으론 싸구려숙주라는 표현에서 엄창 분노가 느껴져요. 원글님께 위로드려요. 그 기분 어떤지 충분이 알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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