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제의 배우자 밑에서 일을 하고 있습니다. 처음에는 이렇게 오래 일을 할줄 몰랐는데 어쩌다 보니 20년 가까이 되었습니다. 처음에는 백만원씩 받고 일을 했고 작년부터 최저임금 압박에 일자리 안정자금 수령하며 최저임금을 받고 있습니다.
오너가 되는 형제의 배우자는 나쁜 사람은 아닙니다. 그저 너무 똑똑하다보니 남의 마음을 살피는데는 좀 부족한 사람이지요. 일은 편하고 이제 제 나이도 많아서 다른 일을 할 수 있는 형편도 되지 않게 시간이 흘렀습니다. 일을하다 보면 제가 부족해서 눈쌀을 찌푸릴 때도 있고 마음에 들지 않았을 때도 있었을겁니다. 둘이 일을 하다보면 좋은 날만 있을 수 없으니 말입니다.
그런데 작년에 최저임금을 맞추면서 일년에 두번 주던 떡값 십만원을 주지 않더군요.
추석 때 그냥 지나가기에 잊어버릴 수도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가끔 잊어버리고 지나서 주기도 했습니다. 원래 뭔가를 챙기는 걸 좀 심하게 싫어합니다. 누가 자기 생일 챙기는 것도 부담스럽다고 생각하는 스타일입니다. 자신이 그런거 챙기는 걸 못하니 받고 싶지도 않은 사람입니다. 하지만 그래도 그동안 꾸준히 떡값 정도는 늦어도 챙겼는데 작년 추석에는그냥 지나갔습니다.
잊어버린건지 안 준건지 확인하는 건 이번 설이 되어야 알 수 있는 일이었고 이번에 알았습니다. 주지 않는다는걸.
이십여 년동안 근무한 저는 참 자괴감이 많이 듭니다. 그깟 십만원이 무슨 의미가 있을까 싶어서 잊어버리고 싶은데 쉽게 잊어 지지가 않아 고통스럽습니다.
공휴일도 출근하고, 여름 휴가도 가지 않으며 이십여년을 같이 했는데 그깟 십만원 때문에 이런 기분이 드는 걸 감당하기가 어렵네요. 그냥 확 말해버리고 싶은기분이 들기도 합니다. 너무 서운하다고요. ㅠㅠ
가족에게 흉을 보면 들어갈 수 있으니 다른 사람들에게 흉을 보지만 흉을 봐봤자 마음은 더 침울해지네요. 결국 너무 오래 다닌 내가 죄인이고 능력이 없어서 여기서 이러고 있었던 탓이라고요.
여름 휴가비 주던거 안 줄때는 그냥 그런가보다 하고 지나갔는데 명절 떡값 고작 십만원 씩 주던걸 안 주는 데 참 후유증이 큽니다. 이제 더는 말하고 싶지 않았는데 갑자기 울컥 하네요. 내놓고 서운하다고 하는 거 정말 그말 둘 생각 아니면 낯뜨거워 하지 말아야 하는데 ....
내가 돈 벌어 너한테 명절마다 십만원어치 고기를 사주겠다며 털어버리려는데 영 쉽게 아물지 않는 십만원어치 상처네요.
돈도 벌만큼 버는 사람인데 ㅠ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