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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안 자격지심 쓰신 분

흠... 조회수 : 4,665
작성일 : 2019-02-06 22:47:46
저도 그랬어요.
아빠의 직업도 직업이지만 학벌이 부끄러웠어요.
아빠는 고졸, 엄마는 초졸...
어쩌다 대치동에서 자라서 더 부끄러웠어요.
돈이 많지는 않았지만 없지도 않아서 사교육도 잘 받았죠. 엄마가 학력이 낮으니 엄청 신경쓰고 저를 통해 그 한을 풀고 싶어하셨어요.
공부를 좀 잘하다 보니 친구들이 다들 공부 잘하는 친구들.
공부 잘 하는 친구들은 부모님들도 서울대, 연고대, 이대.
저도 명문대를 갔죠.
제 친구들 부모님들도 모두 의사, 변호사, 국회의원.
오랫동안 알고 지내다보면 부모님들의 직업은 물론이고 어떤 학교 나오신지도 다 알게 돼요(심지어 고등학교도 시험봐서 들어가던 시절 분들이라 고등학교까지 알게 되어요).
서울대 법대 나온 분들이 그리 많으시대요~많이 부러웠습니다.

저는 더 위축되어 갔고 연애도 못했어요.
제 외모나 학벌 기준으로 만나는 남자들은 다들 집안이 좋더라고요. 만나다 남자의 집안이 좋으면 만나기를 중지하게 되는 못난 모습을 보였지만 어쩔 수가 없었어요.

그러다 우연히 연애를 하게 되었는데 제가 만나던 남자들보다 학벌이 안 좋았어요. 저는 부모님의 학벌 때문에 힘들었었기에 남편도 최고 학부 나온 남자와 결혼하는게 목표였지만 사랑 때문에 할 수 없이 그 목표는 포기해야했어요 ^^;

만나다보니 예비 시부모님이 두분다 명문대를 나오셨더라고요.
너무 걱정됐지만 남편은 부모님이 뭘 하시는지 학력이 어떻게 되시는지 묻지 않았고 저도 그냥 자세한건 말하지 않고 결혼해서 잘 살고 있어요.

저희 아빠는 부족함 없는 집에서 자라셨지만 할머니가 공부를 막 열심히 시키지는 않으셨고 공부하기 싫어하셔서 고졸 후 시장통에서 장사를 하셔서 말투나 어투가 음...점잖지 않으세요. 엄마는 가난한 시골 집에서 자라셔서 초등학교 밖에 못 나오셨지만 집안 자체는 점잖은 집안이고 고운 외모에 고상한 스타일이시고요. 사회에서 만난 사람들이 대뜸 뭘 전공하셨냐고 물어서 곤란해 하시곤 했죠.

저는 다행히 어쩌다 연애를 하게 되었는데 남편이 제 배경을 따지지 않았고(딱 저로만 봤을때는 남편보다 더 좋은 조건이었을 수도요) 제 부모님이라고 자신의 부모님께 하듯 온마음을 다해 대했기에 컴플렉스에서 벗어나고 결혼도 했네요. 시부모님들도 눈치는 채셨겠지만 제게 물어보지 않으셨고 저를 바르게 키운 분이라며 양반 집안 분이라고 ㅋ 저희 엄마를 높여주세요.

최근 아이들이 대학명을 알게되면서 할머니 할아버지들의 대학도 물어보대요. 할아버지 대학 말해주니 와~하는데 좀 긴장되더라고요.
남편이 "외할아버지, 외할머니는 대학 안 다니셨지만 존경스러워.아빠는 외할아버지, 외할머니가 좋아~" 뭐..대략적으로 이렇게 대답하며 지나갔습니다.

저희 부모님은 제가 친구들보다 안 좋은 집안에서 자란 것에 대해 미안해 하셨어요. 아무래도 상대적인거니 비교가 되니까요. 저 자랄 때는 부모님 학력까지 조사했을 때라 아이들 책상에 엎드리라고 하고 거수로 학력 조사도 했었고요. 그때는 컴플렉스에 시달렸지만 그래도 처한 상황에서 최선을 다해 키워주셨고 이만큼 잘 살게 해주셔서 감사한 마음 한가득입니다. 그걸 또 말로 표현했고 부모님은 기뻐하셨어요.
결혼하고 아이 키우다보니 화목한 분위기에서 최선을 다해 저를 사랑으로 키워주셨기에 제가 위축되어 있었다는게 미안한 일이었다는걸 깨달았거든요.

글 쓰신 분도 시간이 지나면 알게 되실거에요. 하지만 지금의 마음도 이해돼요.
이 글을 쓰기 시작하다 이것저것 하느라 산만하고 중언부언 난리도 아니네요. 결국 제가 하고 싶은 말은 움츠러들지 말고 연애하세요. 나를 진정으로 사랑해주는 사람을 만나면 다 해결됩니다. 부모님이 인성적으로 도덕적으로 나쁜 분들이 아닌데 부모 직업으로 나를 안 좋아하고 무시할 사람이라면 안 만나면 돼요. 당당히 내 인연을 찾으시길 바래요.
IP : 223.38.xxx.213
15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19.2.6 10:50 PM (121.133.xxx.173)

    저는 원글님 정도 형편이라면 컴플렉스 자체가 없었을 거 같은 데 그럴 수도 있군요. 좋은 분과 결혼하셨고, 이렇게 덤덤히 경험 공유해주셔서 제가 감사하네요^^

  • 2. ㅡㅡ
    '19.2.6 10:52 PM (122.35.xxx.170)

    대치동에서 자라셨으면 부모님 학벌, 직업을 떠나 경제적으로는 어느 정도 넉넉하셨겠네요.
    사실 경제적 지원 많이 해주셨으면 직업, 학벌이야 초월하는 거죠.

  • 3. 원글
    '19.2.6 10:59 PM (223.38.xxx.242)

    지금도 마찬가지지만 대치동이라고 다 잘사는건 아니랍니다. 아주 찢어지게 못사는건 아니었지만 초라한 연립이었고 초등때 지나가다 저를 본 반 아이가 그게 집이냐고 물어봤을 정도였어요 ^^ 엄마의 학력 한 때문에 최선을 다해서 교육시켜주신게 고마울 따름이죠.
    제가 40대 중반인데 그때는 지금보다는 덜했지만 그때도 집에 방이 몇개인지 아빠 대학 어디 나왔는지 서로 물어보고 비교하곤 했었고 그게 제 컴플렉스 원인의 시작이었어요. 제 친구 하나는 어떻게 아빠가 서울대를 안 나올 수 있냐고 큰소리로 ㅋㅋㅋ

  • 4. ㅇㅇ
    '19.2.6 11:00 PM (175.114.xxx.176)

    이 정도면 전 오히려 더 자랑스럽게 생각했을것 같아요~
    고학력 부모보다 더 잘 키워주시고, 본인들도 열심히 사셨으니까요

  • 5. ...
    '19.2.6 11:01 PM (175.113.xxx.252) - 삭제된댓글

    저는 그런컴플렉스 자체는 없어서..부모님 학벌이 그렇게 중요한가 싶어요..솔직히 저희 부모님은 두분다 고졸출신이거든요.. 도박. 술알코올 중독자나 폭력자 아버지라면... 자격지심 솔직히 좀 생길수도 있을것 같기는 한데... 보통의 평범한 부모님이라면 뭐 그렇게 집안 자격지심을 가고 살 필요가 있나 싶네요.. 솔직히 저는 진짜 아무생각없이 컸고 정말 두분다 자식 키우느라 정말 노력 많이 하셔서 아무걱정없이 자라게 해주신 부모님에게는 많이 커서 많이 고맙고 그렇거든요...ㅋㅋ

  • 6. ...
    '19.2.6 11:02 PM (175.113.xxx.252)

    저는 그런컴플렉스 자체는 없어서..부모님 학벌이 그렇게 중요한가 싶어요..솔직히 저희 부모님은 두분다 고졸출신이거든요.. 도박. 술알코올 중독자나 폭력자 아버지라면... 자격지심 솔직히 좀 생길수도 있을것 같기는 한데... 보통의 평범한 부모님이라면 뭐 그렇게 집안 자격지심을 가고 살 필요가 있나 싶네요.. 솔직히 저는 진짜 아무생각없이 컸고 정말 두분다 자식 키우느라 정말 노력 많이 하셔서 아무걱정없이 자라게 해주신 부모님에게는 커서 는 많이 애틋하고 고맙고 그렇거든요...ㅋㅋ

  • 7. 저는
    '19.2.6 11:04 PM (121.133.xxx.173)

    원글님 이해해요.. 잘사는 동네 잘나가는 무리에 있을 때 사람이 더 움추려 들더라구요. 남의 옷같이 불편하고...

  • 8. ㅇㅇ
    '19.2.6 11:04 PM (175.114.xxx.176)

    가난하고 학력 낮은 부모보다 부부사이 좋지 않은 부모가 훨씬 자식을 위축시킵니다

  • 9. 원글
    '19.2.6 11:17 PM (223.38.xxx.102)

    네~저는 쓸데 없이 대치동에 쓸데 없이 잘 사는 아이들이 많이 다닌 사립대에 다녀서 더 그랬던 것 같아요. 그래서 제가 컴플렉스를 가질 수 밖에 없었던 환경에 대해 주절주절 썼던거고요.
    뭐..그 컴플렉스로 인해 제가 비뚫게 자랐거나 아직도 자격지심에 힘들어했다면 대치동에서 자란게 독이 되었겠지만 그게 아니니 다행이지요.
    그런데 저희 엄마는 결국 이사하셨어요.
    고졸만 되도 상관 없죠. 그시대 고졸 많았죠.(강남은 대졸..그것도 명문대가 많아요. 그 연세에도)
    영어 까막눈인 것도 그렇고 그 이웃들과 어울리기엔 엄마가 자신있게 행동하지 못하셨어요. 고졸만 되었어도 그정도는 아니었을거라 생각돼요.

  • 10. ㅇㅇ
    '19.2.6 11:30 PM (121.168.xxx.137)

    내가 공부를 잘 할수록 알게 되는 사람들, 친구들의
    집안이 좋아지더군요. 직업만으로 학벌 경제력 모든 게
    설명이 되는 친구 부모들의 직업이 정말 부러웠어요
    한 때 저는 차라리 내가 공부를 못했다면 이런 생각도
    한 적이 있었어요
    저희 형제들에게 그 어떤 관여, 금지행위를 얘기한 적이
    없어요. 나중에 엄마에게 우리가 뭐 하겠다, 어디 간다고
    했을 때 왜 한 번도 안된다고 한 적이 없냐고 물은 적이 있어요
    그랬더니 우리가 뭐 아는 게 있니 대학 생활이 어떠한지
    우리가 뭘 아는 게 있어야 너네를 이끌거나 반대를
    하거나 하지..
    그때 제 마음이 어찌나 아프던지.
    그때는 저도 어느 정도 철이 들고 성숙해져서 부모의 학벌에
    초월해져 있었어요
    근데 엄마 아빠가 평생 배움의 끈이 짧아서 위축되어 사신 거
    생각하면 마음이 찢어져요
    두 분 다 부지런하고 특히 아빠의 판단력이 정확하여 경제적으로는 윤택했어요 경제적으로 잘 풀릴 수록 엄마 아빠가
    만나게 되는 사람들의 집안은 더 좋았겠죠

    어찌됐든 지금 현재는 자식들 자식들의 배우자 손자들까지
    아빠를 존경하고 있어요..

  • 11. ...
    '19.2.6 11:51 PM (220.127.xxx.123)

    저도 학력은 아니지만 아빠에대한 자격지심 때문에... 결혼에 영향을 끼치는 것 같아요. 친조부는 잘사신 편인데 자식들이 전부 부모 돈 받아 사업말아먹기 일쑤... 저 대학이후로는 그나마도 계속 백수... 다 쓰러져가는 집에 남자친구 데려가는 것 조차 창피... 사실 부모님 탓은 아니고.. 제 마음탓인건 잘 알지만. 제 자식은 그런거 없이 키워주고파서 열심히 살아요^^;;

  • 12. 저희도
    '19.2.7 1:25 AM (124.49.xxx.61)

    친정 학벌땜에 사실 40후반인 지금도 위축되긴 해요. 그냥 무시하자 하면서도
    형님네
    조카 서울대 붙는거보고
    유전자의 힘이구나.싶고 운명인가 싶고 존심 무지 상해요.
    그런데 어쩌겠어요. 잘났으면 얼마나 잘났나 ..두고보자싶어요.또 언젠가 꺽이는 시기가 있더라구요

  • 13. 가방끈
    '19.2.7 1:33 AM (211.207.xxx.190) - 삭제된댓글

    원글님 글 잘쓰시네요.
    긴글인데 쉽게 읽히네요.

  • 14. ㅇㅇ
    '19.2.7 1:16 PM (121.168.xxx.137)

    잘났으면 얼마나 잘났나 ..두고보자싶어요.또 언젠가 꺽이는 시기가 있더라구요
    ㅡㅡㅡ
    이런 마음은 좀 그러네요
    우리도 해보자 나도 할 수 있다는 걸 보여주겠어..
    이런 마음이 발전적인 거 같아요

  • 15. sksm
    '19.2.8 1:43 AM (61.105.xxx.94)

    저도 비슷한 나인데요 저희 엄마는 학벌을 속였어요. 초졸을 고졸로 ㅠ 저보단 낫쟎아요. 그 시대엔 엄마가 다들전업주부라 직업 묻지도 않앟을테고요. 본인은 그 시절에 중학교도 시험쳐서 갔다고 여자는 안보내줬다고 당당하게 말하면서 제가 모르는걸 물어보면 다 잊었다로 일관하심ㅠ
    그러면서 왜 너는 집안을 못 일으켜세우냐고 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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