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외동딸입니다. 친정엄마는 아빠 돌아가시고 혼자 지내시고요.
남편이 엄마(장모)를 좋아해서 같은 아파트 단지에 앞동 뒷동 이렇게 가깝게 살았었는데 얼마전 남편 일때문에 다른 지방으로 이사를 가게 됐어요.
같이 이사를 가네마네 하다가 그래도 엄마가 쭉 살았던 곳이고, 병원도 다니던 곳이 좋고, 모임도 있어서 옮기지 않는 게 낫겠다 해서 엄마는 그대로 있고 저만 이사를 했는데 혼자 사는 엄마가 너무 마음에 걸려서 컴퓨터를 가르치기로 하고 컴퓨터를 사드렸어요.
그리고는 2주일 정도 엄마 컴퓨터 특훈(?)에 들어갔었습니다.ㅎㅎ
처음엔 정말 가르치는데 어려움이 많았어요..엄마가 마우스를 어찌나 꽉 쥐고 온 팔에 힘을 주고 모니터 속으로 들어가듯이 웅크리고 하는지 자세 잡는 것 부터 잡아주고 시작했는데 두 개 가르치면 담날 세 개 까먹는 ^^;; 상황이라 진짜 점점 가르치는 소리가 커지고 난리도 아니었네요.
엄마도 나름 자존심이 상했는지 씩씩대다가.. 삐졌다가..^^ 그래도 또 못한다는 소리는 하기 싫었는지 새벽까지 연습에 연습을 거듭하고 그러더니 제법 익숙하게 켜고 끄고..마우스도 부드럽게 클릭하고 그러시더라고요
이제는 궁금한 거 있으면 인터넷 검색도 하고, 음악 듣기도 하고, 지나간 방송도 다시보기로 하고 , 영화도 컴으로 보세요.
제가 이사하고 외로워서 어쩌나 걱정했는데...아침에 눈뜨면 컴퓨터부터 켜고 음악 틀고 하루를 시작하십니다.
블로그도 구경다니다 엄마랑 코드(?)가 맞는 내용이 있는 걸 찾으면 그날은 심봤다며 문자를 하세요.^^
하루종일 그거 보며 놀았다고 신세계가 따로 없다고 좋아하시는 걸 보니 너무 다행이다 싶어요.
세상에 이런 효자가 어디 있겠냐고...궁금한 거 있으면 알려주고, 좋은 글도 보여주고, 외국도 다 보여주고 ㅎㅎㅎ
하루종일 놀아주고 너무 좋다고 하십니다.
너무 하루종일 컴퓨터를 켜놓고 들여다보니 좀 걱정이 되긴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 좀 조절해서 하시겠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