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교 시절에 베프처럼 붙어다녔던 친구가 한명 있었어요,
고등학교 2학년, 3학년 늘 둘이서 다녔었죠첫인상은 나쁜편이 아니었고, 오히려 좋은 편에 가까웠죠, 사나운 느낌이나 날카로운 인상은 아니었거든요
그래서, 경계심이 드는 외모는 아니었기에 친해지게 됐고 내 쪽에서 먼저 친하게 지내자고 했었죠걔 성격은 특별히 모난데가 있어 보이거나 하진 않았어요, 초딩 또는 유딩처럼 귀엽게 보이고 싶어했고 또 외모가 그런 느낌이라 귀여운척하는 개그가 통하는 편이었고 처음엔 이런 점도 좋아했었죠
처음에 친해지고 나서 얘에게서 서서히 마음이 멀어지게 된 이유 중에 하나는, 얘가 나에게 꽤 자주 교실에서 다른 친구들도 다 있는 상황에서 거리낌없이 소리를 지른다는 거였어요,
그 당시의 저는 꽤 순진한 편이었고, 거절 잘 못하고 싫은 소리도 잘 못하는 편이었어요, 그래서도 저 애에게 왜 소리를 지르냐고 같이 맞받아치면서 소리지르고 싸우지 않았던 이유가 있지만 그보다는, 저렇게 소리를 질러서 당혹감,모멸감을 주는 와중에도 평상시에는 좋은 점들이 많이 있다는 이유가 가장 컸어요,
그리고 고등학교 친구로는 쟤가 가장 친한 친구라서 고딩 친구를 잃고 싶지 않다는 마음도 컸죠
저 애가 나에게 소리를 지를 때에는 보통, 내가 한 말들을 자기가 듣기에 황당하고 너무 잘난척하는 말(?)이라고 들어서 그런 점이 듣기가 싫어서 소리를 지르는 것 같았어요, 그렇다면 저렇게 잘난척하는 말을 하는건 나의 실수이기도 하니까, 그래서도 문제 삼지 않았었어요
(나도 사람인지라 서서히 처음보다는 마음은 멀어지고 있었죠, 그러나 이 이유로 관계를 끊을 생각은 없었어요, 그런데 졸업 후 2년 동안 겪었던 치가 떨리던 다른 일 때문에 이제 더 연락하지 말라고 하고 그 후로 연락한 적 없습니다)
그런데 얘에 대해 가끔 생각해 보면 참 이해할 수 없는 부분들이 몇개 있어서 여기에 적어봐요
하나는 생일선물 문제에요, 보통 고딩 때에는 애들이 아직 순진한 편이기 때문에 생일선물 주고받기 정도는 하는 편 아니었나요? 더군다나 둘이서만 다니는 베프 사이에 선물 주고 받기는 흔한 편인데, 고 2때 선물 주고 쟤는 내 생일에 선물 없이 지나가더라구요, 그리고 고 3때에도 생일선물 주었으나 역시 내 생일에는 그냥 지나가더군요, 걔네 집 특별히 어렵거나 하지 않았어요, 그리고 저는 소소하게 감명깊게 읽은 책 몇권 걔에게 준 적도 있었죠. 베프에게 생일선물 주는게 쟤에게는 많이 어려운 일이었구나 싶어요
그리고 또 있었어요, 고 3이 되어서 다른 알고 지내던 친구(c라고 하죠)와 함께 학교 근처에서 자취를 시작했어요, 도시락을 싸가지 않고 점심시간에 그 친구와 쌀 씻어서 밥하고 집에서 서로 가져온 반찬들로 나눠 먹었었어요, 그리고 저 베프였던 애도 같이 와서 밥을 먹으려고 왔는데... 도시락을 아예 안 가져 오더군요, 심지어 젓가락, 숟가락도 안 가져와서 젓가락은 내가 주고 숟가락은 c가 주고 밥, 반찬 다 3분의 1씩은 나눠서 걔에게 주고 식사를 했어요, 거의 1개월 반 정도를 그렇게 먹었을 때 즈음, 그때에서야 눈치가 좀 보였는지 이제는 자기가 먹을 분량만큼의 쌀을 가져와서 씻을 때 같이 합치더군요, 반찬은 여전히 가져오지 않았어요, 그렇게 한 학기가 지나고 방학이 될 때까지 먹었어요,
저는 속으로 이건 좀 아닌데 하는 생각이 들고 있었고, 특히 c에게 미안했어요, 자기 친구도 아닌 내 친구 때문에 얘가 이런 불편을 겪는게 미안했죠(c는 정말 착한 성격의 아이라서 싫어하는 티도 없었답니다..) 저는 얘가 언제까지 이럴까 싶어서 그냥 두고 봤었죠
근데 웃기는건 쟤네 집이 엄마가 하숙 치는 집이었거든요 ㅋㅋㅋㅋㅋㅋ 하숙생들 아침 식사 준비한거 그냥 도시락에 담아오면 되는 것을 왜 저렇게 그냥 보냈었을까요?? ㅋㅋㅋㅋㅋㅋㅋㅋ 그 때 즈음에 쟤네 엄마가 편찮으셨다거나 하면 이해할수도 있는데 그런 이야기는 들어본 적 없었어요..
그리고 몇달쯤 지나서 한번은 쟤가 쥬스 한병을 들고 집 앞에서 기다리더군요... 도시락 얻어먹었던게 나름 미안해서 그랬을까요? ㅋㅋㅋㅋㅋㅋ
도시락 사건이 기분이 더러운 가장 큰 이유는, 자취집에 와서 같이 점심 먹기 전에, 교실에서 먹었을 때에는 쟤가 도시락을 안 싸왔었던 적이 한번도 없었다는 거에요, 다른 친구들은 쟤가 저렇게 점심 먹고 다닌걸 모르는거죠, 만약에 자취집에 나와 c가 아닌 다른 친구가 있었어도 쟤가 저랬을까...?
고교 시절의 저는 뒷말을 하지 않는 성격이었기 때문에 이 얘기 다른 친구들에게 했던 적이 없어요, 지금이라면 이런 어이없는 일은 다른 친구들에게도 말했을거에요. 어쩌면 쟤는 내가 뒷말하고 다니는 성격이 아니라서 저랬을지도 모른다는 생각도 들구요
쟤랑은 고3 초기에도 이미 사건이 먼저 있었어요, 쟤 쪽에서 별다른 이유 없이 갑자기 나를 피하고 다른 친구와 다니려고 했던 사건이 있었어요, 이유는 원래 자기보다 성적이 낮았는데 고3 첫시험에서 내가 훨씬 성적을 잘 받아서 ㅋㅋㅋ
그 때는 여차저차 해서 다시 잘 지내보자 이야기해보고 그래서 고 3 때에도 같이 다녔던 건데, 정말 쓰레기같은 일은 졸업 후 2년간 있었죠(이 일은 자세히 쓰지 않을게요, 구구절절히 써야 되는게 피로해서요;;), 치가 떨리고 용서할 수 없는 일이에요. 그 후에야 알았죠, 아 저런 인간은 저런 첫번째 징후(?)가 있었을 때 정리했어야 됐다라고..
한가한 시간에 소시오패스로 인터넷 검색해보다가 생각나서 적어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