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나는 절대 안 그럴꺼야

아들엄마 조회수 : 1,314
작성일 : 2019-01-22 13:23:48
몇년전일.

70년대 소싯적 외국물 좀 먹은 울 친정아버지 항상 하시는말이 가죽제품은 구찌, 시계는 로렉스, 캐시미어는 버버리, 화장품은 랑콤

외국살며 명절에 찿아뵙지도 못하는 미안한맘 
여기사람들 하는대로 크리스마스면 이거저거 챙겨 박스하나 만들어 보내드리는걸로 조금이나마 덜어보고자 했었죠.

나는 매일 하루 매상이 얼마인가.
70만원넘으면 다행이다, 월세는 내겠구나....50만원 안되는날이면 오늘만 이렇겠지하면서 일희일비하고 살지만.
가방끈만으로는 남들부럽지않은 아들이 젤 잘난줄아는분들.

집이 백평이라네.
화장실이 4개라네.
외제차타네.
라면서 무슨 미국사는게 큰 호강인줄 알고있는 노인분들. 
  
일년에 한번가는 아울렛몰 버버리 매장.
아는건 어릴적 친정아버지에게 들은 풍월.
캐시미어는 버버리.
정가매장가기엔 지갑도작고 간도작아 멀리멀리 몇시간 운전하는 아울렛몰에서 두분 캐시미어 목도리며 손가방이며 누비옷이며 좋아보이면 매년 사서 보내드렸지.
분명 나는 한달 매상을 쓰고왔어도 언제나 우체국에서 부치는 상자크기는 왜이리 초라한지.

그해 겨울엔 정말 처음으로 몇주문닫고 한국이란델 가봤다.
그저 애들이랑 한번은 거기가 어딘지 이곳저곳 구경시켜주고싶은맘에.

올만에 뵙는 시아버지 젤 좋아하시는 목도리랑 모자 매일 쓰신단다.
흐뭇하다.
울 시모 농반진반 얼마나 좋아하시는지 나는 하나도 못쓰게 한다시네.
저 목도리 한번해보니 얼마나 따시던데 다 자기꺼라고 나 하나도 안주네하는 말에 괜시리 미안하다.

언젠가 겨울에 그 매장에서 얼마나 좋길래 울 아버지 30년을 캐시미어는 버버리라시나하고 둘러보는 나를 본 남편이 사라고 반강제로 목에 둘러줘 내겐 엄청난 고가품인 내 목도리.
초라해뵈지 않으려고 한국올때 두르고왔죠.
만지작 만지작거리는 내손은 갈등하다 결국 이거 하세요하고 얼른 풀어 둘러드린다.

얼마나 좋아하시는지 함박 웃음에 내가 딱 좋아하는 색이다하다가 문득 고개를 아들에게로 돌리면서 풀어버리신다.
애비 니가 해라. 너 춥다.너 하나 있어야지.
아들이랑 너무 오래 떨어져사셨던가,,, 잊으신 모양이다.
그 아들은 숨막혀 목폴라티도 못입는 사람이란걸....생전 목도리란걸 할수없다.
목도리하면 당장 숨을 못쉬어서 얼굴이 파래지는걸.
그런데도 그걸 아들목에 둘러주시며 아니다 이건 뜨시다 니가 해라 애비가 해야한다.
첨에는 좋게 어머니하세요하던 아들 나중엔 저 싫어요 목도리 못해요하고 목소리 높인뒤에야 겨우 진짜야? 하며 아쉽게 다시 당신목에 두르신다.
그러면서도 내내 이걸 애비가 해야하는데.....애비 추운데. 이거 참 뜨신데 애비 진짜 필요없냐?하시며 오로지 당신 아들만 바라보시던 그 모습.
내목이 시리다.사실은 내목이 시린건지 내맘이 시린건지 모르겠다.
그날 나는 고맙다는 말이나 들었던가? 아니 에미목은 괜찮냐고 춥지않냐고 한번 묻기라도 하셨던가, 내목은 아니 내 얼굴은 한번 쳐다보셨던가.

작다면 작은일.....하지만 니 까짓게 뭔데하던 시모의 그 비명이 귀에서 울릴때 언제나 이 기억도 새록새록 새로워진다.




IP : 73.229.xxx.212
4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샬롯
    '19.1.22 1:36 PM (222.116.xxx.248)

    글속에 시아버지랑 친정엄마 이야기인가요?
    아들목에 목도리 둘러준 사람이 누구인가요?

  • 2. ㅎㅎㅎㅎ
    '19.1.22 1:39 PM (220.88.xxx.98) - 삭제된댓글

    의식의 흐름대로 쓰신거같안데용

  • 3. Aa
    '19.1.22 2:13 PM (116.110.xxx.214)

    타박하기 전에 글을 다시 읽어 보면 어떨까요?

    캐시미어는 버버리가 좋다하신 분은 친정 아버지
    해마다 시댁에 보내는 선물 박스에
    친정아버지가 그 좋다하셨던 물건들로 채워 보내셨다잖아요.
    찾아 뵙지 못해 죄송한 마음에
    좋은 걸로 보내드리고 싶어서
    내가 아는 좋은건, 친정아버지가 말씀하신 그것들이라

    시어머니 너무 하셨네요
    며느리 훤한 목도 시려운 법인데
    서러우셨겠어요..

  • 4. 마음 시린 글
    '19.1.22 2:30 PM (110.5.xxx.184)

    시어머니의 그 좁은 시야가 볼썽 사납네요.
    며느리에게 잘해주면 아들에게 돌아가는데...

    참, 남편분은 본인이 원글님께 사준 목도리라는 거 기억 못하신거예요?
    아님, 나중에라도 다시 안 사주셨대요?
    글을 쓰신 지금은 그것보다 더 이쁘고 따뜻한 목도리가 원글님의 시린 목 감싸고 있을거라 믿어요.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897432 손혜원 5년전 인터뷰 내용 찾았어요. 31 ... 2019/01/23 5,171
897431 학창시절 인간관계는 철저히 약육강식같아요 6 안녕 2019/01/23 3,608
897430 48 남자가 투블럭을 하는거 어떻게 생각하세요? 8 .. 2019/01/23 1,796
897429 과연 해피엔딩이 될런지 ㅠ 5 예비고3맘 2019/01/23 1,072
897428 주진우 "민심 모르는 판사들.. 양승태 영장 기각될 듯.. 9 민심가소로워.. 2019/01/23 1,810
897427 전라도 광주놀러간 딸 유치붙인게 떨어졌다고 연락 9 :: 2019/01/23 1,691
897426 내용 펑합니다 62 충격 2019/01/23 16,173
897425 자궁적출 23 미세스..... 2019/01/23 8,209
897424 잘난 인간일수록 속한 집단에 대한 2 ㅇㅇ 2019/01/23 2,102
897423 귓바퀴 피어싱하고 싶은데요. 5 심미ㅇ 2019/01/23 1,720
897422 손혜원 마음이 이해가 가네요 18 ... 2019/01/23 2,323
897421 40대 쿠션팩트좀 추천해주세요 4 2019/01/23 6,564
897420 아들키우는 분들 조언부탁드려요 5 아들고민 2019/01/23 1,885
897419 3학년 돌봄교실 생긴다해서 좋아했는데 1학년이 거의다 차지하네요.. 10 ㅣㅣㅣㅣ 2019/01/23 2,474
897418 압력솥에 갈비찜 시간 좀 가르쳐주세요 6 갈비찜 2019/01/23 6,322
897417 물엿대신 조청이나 요리당은 어떤가요? 3 ........ 2019/01/23 2,128
897416 양승태·박병대 영장심사 마무리..서울구치소로 이동(종합) 5 사법부제사날.. 2019/01/23 772
897415 저탄수로 1일1식하면 두통이 오나요? 13 머리아파 2019/01/23 5,375
897414 힘들때 제일 의지되는게 있나요? 14 ... 2019/01/23 3,659
897413 전자렌지 돌릴 때 실리콘 뚜껑 안전할까요? 7 질문 2019/01/23 7,181
897412 건조기 9키로랑14키로 많이 차이날까요???? 7 ㅇㅇㅇ 2019/01/23 7,087
897411 공원걷는것도 힘드네요 2 2019/01/23 1,834
897410 남친 배신 글 쓴 사람인데요.. 26 K 2019/01/23 8,290
897409 시금치 보관법 8 포도나무 2019/01/23 1,958
897408 물불 안가리는 최저임금 공격..아동센터·홍석천도 제물로 2 뉴스 2019/01/23 3,18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