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전업 6년차 들어가는 사십대 지방사는 아짐이에요.
매달 받는 제 월급 없는거 빼고는 아주 삶이 만족스러워요.
사회생활하면서 개진상들 안 만나고 살아도 되는 지금이 저는 제 인생의 리즈시절 같아요.
남편은 중소기업 열심히 다니고, 세후 400 조금 넘는데, 200쓰고 200적금 넣고 살아요.
엄청 아끼지도 않지만, 그렇다고 막 쓰지도 않아요.
추우면 아낌없이 가스틀고, 더우면 에어컨도 틀구요. 이런거 아끼는 거에 부심부리는 사람들이 으외로 많더라구요.
영어는 소싯적 실력으로 두 아이 모두 집에서 가르쳤어요. ㅎㅎ
요즘에는 애들 공부한거 채점해 주는 보조교사 정도?
애들 이발도 집에서 제가 해주고, 파마도 말아주구요.
어린시절 엄마에 대한 허기가 너무 깊어서 애들 간식을 목숨걸고 만들어줘요.
(남편은 이걸 가지고도 뭐라해요. 너무 잘 먹인다고.. 하...)
삼겹살은 정말 가끔 먹는 특식이고, 뒷다리살 고추장 재워놓고, 간장소스에 절반씩 재워 놓고 여기에 당면, 야채 넣고 볶아 먹는게 사치인가요?
아들도 학원없이 인강으로 상위권 유지하구요.
딸도 공부에 별로 흥미 없지만, 그냥저냥 학교 생활 잘하구요.
지방에서 오롯이 맞벌이와 적금으로만 삼십평대 새집도 장만했고, 남편 새차 뽑아주고, 저도 15년 탄 차 폐차하고 작지만 경차 뽑아서 운동도 배우러 다니고, 쭉 이렇게 살고 싶은데. ㅠ.ㅠ
저는 옷도, 화장품도, 가방도 다 욕심이 없어요. 가방은 회사생활할때 산 6만원짜리 가방을 10년 넘게 아직도 잘 쓰고 있어요.
대신 무언가를 경험하고, 배우는 것에 투자개념으로 돈을 써요.
이렇게 행복한 저에게 남편은 자꾸 태클을 겁니다.
돈 좀 벌어오라는 거죠. 막막 스트레스 주면서 하는게 아니라 살살 약 올리면서 '돈 좀 벌어와' 이럽니다.
저는 '안벌고 안쓸께' 라고 하는데, 남편은 알죠.
제가 사회생활 진절머리 낸다는 것을요. 사회생활이 좋은 사람이 있고, 저처럼 타인에게 기빨리는거 싫어하는 사람도 있는 거잖아요.
그런데도 계속 자기집에서 나가라는 둥 미친 헛소리를 해요.
한귀로 듣고, 한귀로 흘려야 하는데, 집에서 노는 사람 취급하는 남편때문에 짜증이 납니다.
집에서 주식장 쳐다보는 것도 재미있고,
책 보는 것도 재미있고,
애들이랑 데굴데굴 하면서 떡볶이 먹는 재미를 남편이 시샘을 해요.
솔직히 일찍 회사가서 늦게 퇴근했으면 좋겠어요.
제가 너무 이기적인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