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어머니 경상도 사투리 쓰시는데 저는 서울내기라서 뉘앙스를 못 살려 표준어로 바꿨어요.^^;)
나 : 어머니 오늘 날씨 무지 추워요. 잘 지내시죠?
어머니 : 응 그래 여기도 무지 추워. 여기는 수도 틀어놓고, 부엌에 물 틀어놓고 하니까 안 얼었어. 너희도 잘 있지?
나 : 네 잘 있죠. 아파트는 뭐 얼고 그런 거 없어요.
(쌀은 있나 배추랑 무는 더 안 보내도 되나 필요한 것 점검하심, 그러고 아들과 애들에 대한 안부 대화...남편은 늦잠 중 애들은 친척 집에 놀러감)
어머니 : 아이고 애들을 그렇게 자주 데려가서 애쓰니 얼마나 고맙니? 설에 올라갈 때 쌀 포라도 하나 갖다드려.
나 : 네 필요하시믄 말씀 드릴게요. 아버지는 어디 계세요?
어머니 : 나는 마을회관에도 나오고, 어제는 동네 사람들이 점심 먹으러 시내 나갔다오자고 해서 나가고 하는데 아버지는 방에만 가만히 있어. 저번에 감기 들었다던 거 이틀만에 나았는데, 내가 너무 추우니까 어디 나돌아다니지 말고 집에만 가만히 있으라 그랬거든, 그러니까 방에서 티비만 보고 있네. 며칠 논에서 짚 가져오고 했는데 입술이 다 부르텄더라. 그렇게 입술 부르튼 거는 처음 봤어. 힘들었나봐.
나 : 다행이네요. 이틀만에 나으신 거 보니까 건강하시네요. 근데 어머니 남편은 부인 말을 잘 들어서 좋으시겠어요. 부러워요.
어머니 : 그래, 아범은 말을 안 듣지? 고집이 세서 ㅎㅎ
나 : 그러니깐요. 아휴~ ㅎㅎ
어머니 : 부인 말을 잘 들어야 일이 잘 풀리지.
나 : 그죠. 우리가 뭐 안 좋은 거 시키는 거 아니고, 다 잘 되라고 하는 말인데 ㅎㅎㅎ
어머니 : 그러니깐 말야.ㅎㅎ 그래도 나이 먹으면 좀 수그러져서 말을 차츰 잘 듣더라. 기다려 봐.
나 : 네~ ㅎㅎ
어머니 : 아침 먹었니?
나 : 아직요. 남편 늦잠 자는데, 일어나면 같이 먹게요. 애들 없으니 우리 둘이 아주 깨가 쏟아져요.
어머니 : ㅎㅎㅎㅎ 애들 없는데 뭐 하러 일찍 일어났어. 너도 좀 더 자. 방 따뜻한 데서 둘이 꼭 붙어서 좀 더 자 ㅎㅎ
나 : ㅋㅋㅋㅋ 알겠어요.
하면서 둘이 하하 웃고 좀더 이야기하다 전화 끊었네요. 뭔가 끝이 썰렁하지만 제 수다 친구 자랑해보고 싶어 올렸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