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저의 수다 친구

그게 조회수 : 2,591
작성일 : 2018-12-30 11:13:50
오늘 시어머니랑 통화하는데, 이야기 나눈 게 재밌어서 올려봐요.
(우리 어머니 경상도 사투리 쓰시는데 저는 서울내기라서 뉘앙스를 못 살려 표준어로 바꿨어요.^^;)

나 : 어머니 오늘 날씨 무지 추워요. 잘 지내시죠?

어머니 : 응 그래 여기도 무지 추워. 여기는 수도 틀어놓고, 부엌에 물 틀어놓고 하니까 안 얼었어. 너희도 잘 있지?

나 : 네 잘 있죠. 아파트는 뭐 얼고 그런 거 없어요.

(쌀은 있나 배추랑 무는 더 안 보내도 되나 필요한 것 점검하심, 그러고 아들과 애들에 대한 안부 대화...남편은 늦잠 중 애들은 친척 집에 놀러감)

어머니 : 아이고 애들을 그렇게 자주 데려가서 애쓰니 얼마나 고맙니? 설에 올라갈 때 쌀 포라도 하나 갖다드려.

나 : 네 필요하시믄 말씀 드릴게요. 아버지는 어디 계세요?

어머니 : 나는 마을회관에도 나오고, 어제는 동네 사람들이 점심 먹으러 시내 나갔다오자고 해서 나가고 하는데 아버지는 방에만 가만히 있어. 저번에 감기 들었다던 거 이틀만에 나았는데, 내가 너무 추우니까 어디 나돌아다니지 말고 집에만 가만히 있으라 그랬거든, 그러니까 방에서 티비만 보고 있네. 며칠 논에서 짚 가져오고 했는데 입술이 다 부르텄더라. 그렇게 입술 부르튼 거는 처음 봤어. 힘들었나봐.

나 : 다행이네요. 이틀만에 나으신 거 보니까 건강하시네요. 근데 어머니 남편은 부인 말을 잘 들어서 좋으시겠어요. 부러워요.

어머니 : 그래, 아범은 말을 안 듣지? 고집이 세서 ㅎㅎ

나 : 그러니깐요. 아휴~ ㅎㅎ

어머니 : 부인 말을 잘 들어야 일이 잘 풀리지.

나 : 그죠. 우리가 뭐 안 좋은 거 시키는 거 아니고, 다 잘 되라고 하는 말인데 ㅎㅎㅎ

어머니 : 그러니깐 말야.ㅎㅎ 그래도 나이 먹으면 좀 수그러져서 말을 차츰 잘 듣더라. 기다려 봐.

나 : 네~ ㅎㅎ

어머니 : 아침 먹었니? 

나 : 아직요. 남편 늦잠 자는데, 일어나면 같이 먹게요. 애들 없으니 우리 둘이 아주 깨가 쏟아져요.

어머니 : ㅎㅎㅎㅎ 애들 없는데 뭐 하러 일찍 일어났어. 너도 좀 더 자. 방 따뜻한 데서 둘이 꼭 붙어서 좀 더 자 ㅎㅎ

나 : ㅋㅋㅋㅋ 알겠어요.

하면서 둘이 하하 웃고 좀더 이야기하다 전화 끊었네요. 뭔가 끝이 썰렁하지만 제 수다 친구 자랑해보고 싶어 올렸어요.







IP : 122.34.xxx.137
10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ㅇㅇ
    '18.12.30 11:15 AM (125.128.xxx.73)

    고부간의 대화지만 서로 주고받고 할 마음이 생기는 대화스킬이 계신 시모시네요.

  • 2. ㅎㅎㅎ
    '18.12.30 11:17 AM (42.147.xxx.246)

    깨소금 맛 참기름 맛이 솔솔솔

  • 3. ..
    '18.12.30 11:22 AM (211.204.xxx.23)

    원글님이 더 열린 마음이니 저런 수다가 되지요

  • 4. 저도
    '18.12.30 11:32 AM (218.152.xxx.87)

    저도 시어머니하고 소통 잘 되서 좋아요
    살아오신 얘기
    지금 생활하시는 얘기
    재미있는 이웃 이야기 등등
    이야기거리 무궁무진

  • 5. 음..
    '18.12.30 11:46 AM (14.34.xxx.144)

    저도 시가에 가면 시어머님이랑 대화하면 재미있어요.
    시어머님이 많이 배우신건 아닌데 사람에 대한 관심과 애정이 많은 분이라
    친구들도 너무 많고 자매들 친척들과도 잘지내셔서
    다양한 군상들에 대한 대화를 할 수 있어요.

    대화를 통해서 어머님의 지혜와 경험을 통해서 배우는 교훈을 얻게되서 좋아요.

  • 6. 우리 시어머니도요
    '18.12.30 11:48 AM (180.68.xxx.109)

    아범 용돈 많이주지마라. 남자는 주머니 넉넉해지면 지나는 여자 건너다 본다...
    아범이 노름은 안할꺼다. 지 아버지한테 질려서...

    신혼 때 싸울 때는 말로 하지말고 싸구려 살림을 한번 정리해라. 애가 겁이 많아서 다시는 안덤빌꺼다.

    어머님 말씀대로 물건 정리한 뒤로 우리 서방은 저를 무서워하며 살고 있어요....ㅜㅜ

  • 7. ㅎㅎㅎ
    '18.12.30 12:20 PM (121.128.xxx.121)

    사이좋은 고부관게 대화 훈훈하네요.

  • 8. ㅎㅎ
    '18.12.30 12:37 PM (117.111.xxx.64)

    위에180.68님 넘 웃겨요

  • 9. ㅋㅋㅋㅋㅋㅋ
    '18.12.30 12:42 PM (125.188.xxx.4)

    180.68님 너무 웃겨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 10. 180 68님
    '18.12.30 1:03 PM (14.40.xxx.68)

    귀여워요. ㅋㅋㅋㅋㅋ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899369 갤노트8기계값 65만원이면 어떤가요 6 땅지맘 2019/01/29 1,808
899368 치과 1 ㅓㅓ 2019/01/29 546
899367 유비페이 장수돌침대 결제 문자 뭔가요? 5 솔솔 2019/01/29 5,920
899366 아베 내각 지지율 50%대 회복..'레이더 갈등'에 내부 결집 .. 5 .... 2019/01/29 526
899365 [고칠레오 4회] 진보는 경제에 무능하다? - 경제위기론의 함정.. 5 ㅇㅇㅇ 2019/01/29 515
899364 차이슨청소기 넘 짜증나네요. 16 먼지도 2019/01/29 4,705
899363 다큐멘터리_ 안중근 북위38도 3 춘천mbc 2019/01/29 500
899362 지역 감정을 안 가지려고 해도... 8 아 놔 경상.. 2019/01/29 1,834
899361 나 혼자 산다에 성훈, 성격이 좋아 보여요 25 ㅇㅇ 2019/01/29 7,363
899360 방금 새가 차타고 가는거 봤어요 33 . . 2019/01/29 6,302
899359 그룹과외 첨인데요 2 영어샘 2019/01/29 858
899358 식용 '숯' 먹어도 될까요? 6 .. 2019/01/29 1,214
899357 친정 이정도면 부모님 노후걱정은 안해도 될까요~? 11 .... 2019/01/29 5,293
899356 붙박이장 일요일 설치가 안되나봐요. 8 .. 2019/01/29 1,303
899355 영문법만 3-4개월하는것 어떨까요? 9 영문법 2019/01/29 1,557
899354 오른검지 손가락이 아파요 ㅠㅜ 3 손가락통증 2019/01/29 2,525
899353 남의편이라~ 10 나는누구? 2019/01/29 1,889
899352 장애인공제대상이라고 추가서류를 제출하라는데요. 8 zz 2019/01/29 996
899351 문재인 대통령 페이스북 - 김복동 할머니. 편히 쉬십시오! 5 ㅇㅇㅇ 2019/01/29 816
899350 길냥이 커뮤니티 2 .. 2019/01/29 605
899349 잭앤 코디 한타몬타나 캐빈은 12살 등 미드 6 '' 2019/01/29 1,040
899348 통3중 스텐냄비가 3종에 29,000원인데 28 ... 2019/01/29 4,042
899347 “영어 4등급 맞고도 서울대 붙었다” 24 ... 2019/01/29 6,503
899346 부산 남구수영구 신경과병원 1 신경과 2019/01/29 1,656
899345 대출에 대한 남편과의 의견 차이..조언 부탁드립니다. 7 00 2019/01/29 1,2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