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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저의 수다 친구

그게 조회수 : 2,591
작성일 : 2018-12-30 11:13:50
오늘 시어머니랑 통화하는데, 이야기 나눈 게 재밌어서 올려봐요.
(우리 어머니 경상도 사투리 쓰시는데 저는 서울내기라서 뉘앙스를 못 살려 표준어로 바꿨어요.^^;)

나 : 어머니 오늘 날씨 무지 추워요. 잘 지내시죠?

어머니 : 응 그래 여기도 무지 추워. 여기는 수도 틀어놓고, 부엌에 물 틀어놓고 하니까 안 얼었어. 너희도 잘 있지?

나 : 네 잘 있죠. 아파트는 뭐 얼고 그런 거 없어요.

(쌀은 있나 배추랑 무는 더 안 보내도 되나 필요한 것 점검하심, 그러고 아들과 애들에 대한 안부 대화...남편은 늦잠 중 애들은 친척 집에 놀러감)

어머니 : 아이고 애들을 그렇게 자주 데려가서 애쓰니 얼마나 고맙니? 설에 올라갈 때 쌀 포라도 하나 갖다드려.

나 : 네 필요하시믄 말씀 드릴게요. 아버지는 어디 계세요?

어머니 : 나는 마을회관에도 나오고, 어제는 동네 사람들이 점심 먹으러 시내 나갔다오자고 해서 나가고 하는데 아버지는 방에만 가만히 있어. 저번에 감기 들었다던 거 이틀만에 나았는데, 내가 너무 추우니까 어디 나돌아다니지 말고 집에만 가만히 있으라 그랬거든, 그러니까 방에서 티비만 보고 있네. 며칠 논에서 짚 가져오고 했는데 입술이 다 부르텄더라. 그렇게 입술 부르튼 거는 처음 봤어. 힘들었나봐.

나 : 다행이네요. 이틀만에 나으신 거 보니까 건강하시네요. 근데 어머니 남편은 부인 말을 잘 들어서 좋으시겠어요. 부러워요.

어머니 : 그래, 아범은 말을 안 듣지? 고집이 세서 ㅎㅎ

나 : 그러니깐요. 아휴~ ㅎㅎ

어머니 : 부인 말을 잘 들어야 일이 잘 풀리지.

나 : 그죠. 우리가 뭐 안 좋은 거 시키는 거 아니고, 다 잘 되라고 하는 말인데 ㅎㅎㅎ

어머니 : 그러니깐 말야.ㅎㅎ 그래도 나이 먹으면 좀 수그러져서 말을 차츰 잘 듣더라. 기다려 봐.

나 : 네~ ㅎㅎ

어머니 : 아침 먹었니? 

나 : 아직요. 남편 늦잠 자는데, 일어나면 같이 먹게요. 애들 없으니 우리 둘이 아주 깨가 쏟아져요.

어머니 : ㅎㅎㅎㅎ 애들 없는데 뭐 하러 일찍 일어났어. 너도 좀 더 자. 방 따뜻한 데서 둘이 꼭 붙어서 좀 더 자 ㅎㅎ

나 : ㅋㅋㅋㅋ 알겠어요.

하면서 둘이 하하 웃고 좀더 이야기하다 전화 끊었네요. 뭔가 끝이 썰렁하지만 제 수다 친구 자랑해보고 싶어 올렸어요.







IP : 122.34.xxx.137
10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ㅇㅇ
    '18.12.30 11:15 AM (125.128.xxx.73)

    고부간의 대화지만 서로 주고받고 할 마음이 생기는 대화스킬이 계신 시모시네요.

  • 2. ㅎㅎㅎ
    '18.12.30 11:17 AM (42.147.xxx.246)

    깨소금 맛 참기름 맛이 솔솔솔

  • 3. ..
    '18.12.30 11:22 AM (211.204.xxx.23)

    원글님이 더 열린 마음이니 저런 수다가 되지요

  • 4. 저도
    '18.12.30 11:32 AM (218.152.xxx.87)

    저도 시어머니하고 소통 잘 되서 좋아요
    살아오신 얘기
    지금 생활하시는 얘기
    재미있는 이웃 이야기 등등
    이야기거리 무궁무진

  • 5. 음..
    '18.12.30 11:46 AM (14.34.xxx.144)

    저도 시가에 가면 시어머님이랑 대화하면 재미있어요.
    시어머님이 많이 배우신건 아닌데 사람에 대한 관심과 애정이 많은 분이라
    친구들도 너무 많고 자매들 친척들과도 잘지내셔서
    다양한 군상들에 대한 대화를 할 수 있어요.

    대화를 통해서 어머님의 지혜와 경험을 통해서 배우는 교훈을 얻게되서 좋아요.

  • 6. 우리 시어머니도요
    '18.12.30 11:48 AM (180.68.xxx.109)

    아범 용돈 많이주지마라. 남자는 주머니 넉넉해지면 지나는 여자 건너다 본다...
    아범이 노름은 안할꺼다. 지 아버지한테 질려서...

    신혼 때 싸울 때는 말로 하지말고 싸구려 살림을 한번 정리해라. 애가 겁이 많아서 다시는 안덤빌꺼다.

    어머님 말씀대로 물건 정리한 뒤로 우리 서방은 저를 무서워하며 살고 있어요....ㅜㅜ

  • 7. ㅎㅎㅎ
    '18.12.30 12:20 PM (121.128.xxx.121)

    사이좋은 고부관게 대화 훈훈하네요.

  • 8. ㅎㅎ
    '18.12.30 12:37 PM (117.111.xxx.64)

    위에180.68님 넘 웃겨요

  • 9. ㅋㅋㅋㅋㅋㅋ
    '18.12.30 12:42 PM (125.188.xxx.4)

    180.68님 너무 웃겨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 10. 180 68님
    '18.12.30 1:03 PM (14.40.xxx.68)

    귀여워요. ㅋ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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